페기를 들은 아빠의 반응

얼마 전에 아빠 차에서 페기 앨범 튼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꽤 오래 차를 타면서 창겁 베테랑 잔혹전시회 이렇게 세 장을 틀었는데요

왕년에 메탈헤드였던 사람이라 음악 개방적으로 많이 듣긴 하는데

아빠 반응이 너무 재밌어서 글로 쓰게 되었습니다

첫번째로 튼 앨범은 베테랑이었습니다

1539 N. Calvert는 그냥 비트 특이한 힙합인 줄 알고 잠잠하게 듣다가

다음 Real Nega가 나오니까

아니 이 그지깽깽이같은 비트는 뭐야 이러면서 엄청 웃더라고요

한번 더 틀어보래서 한 번 더 들었습니다......

Thug Tears도 나름 재밌게 들었다고 했고

Baby I'm Bleeding은 특히 아직 내가 모르는 힙합의 형태가 있었구나 이러면서 되게 좋아했습니다

나머지 트랙들에는 그런데 큰 재밌는 반응이 없었던 것 같아요

Rainbow Six 비트가 되게 듣기 불쾌하다... 오묘하다... 고 했던 거 정도...?

총점은 7/10

-재밌고 대단하다고 생각한 트랙도 있지만 다소 의미없다고 느끼거나(Dayum 같은거 말하는듯) 방향성이 좀 애매하고 안 어울리는 트랙(맥컬리컬킨 말하는듯)도 있긴 했다-

두번째로 튼 앨범은 바로 창겁

와 이 앨범 틀면서 반응 보는 게 너무 재밌어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Lean Beef Patty부터 Burfict!까지의 구간은

모든 트랙이 다 미치도록 재밌게 들린다고 했습니다

Lean Beef Patty는 랩이 마음에 든다고 했고

Garbage Pale Kids는 비트가 진짜 개판인데 어정쩡하게 개판이 아니라 확실하게 개판이라서 너무 좋다고 했고

특히 Burfict!는 정말 최고라고...

Kingdom Hearts Key도 앨범의 결을 지키면서 리프레시가 확 되니까 너무 좋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딴 난잡스럽고 믹싱도 개판인 비트들에 랩을 할 생각을 한 게 대담하다고 했습니다

힙합은 실험성이 떨어지는 장르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들으면서 완전 생각이 바뀌었다고...

총점은 무려 9/10

-힙합과 랩의 방법론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만든 굉장히 교육적이지 못한 용감하고 약빤 것 같은 앨범-

마지막은 잔혹 전시회

아까 앨범에서 페기랑 같이 랩 하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아까 그게 누군지 궁금해하길래 바로 틀어줬죠

첫 트랙 Downward Spiral을 듣고 '아 또 뭔가 심상치 않은 게 벌어지겠군' 이라고 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

근데 앨범을 전반적으로 들으면서 모든 노래들을 재밌게 듣는 것 같긴 했는데

막 한 트랙에 코멘트하면서 오 이거 좋다 하는 건 많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Ain't It Funny랑 When It Rain 정도?

두 곡은 비트랑 랩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했습니다

앞의 두 앨범에 비해 상대적으로 굉장히 잠잠하게 들었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야 진짜 톤이 특이하긴 하다 이런 톤의 랩은 진짜 못 들어본 것 같아' 라는 말은 계속 했습니다

총점은 그래도 8/10

-무난(...?)하게 듣기 좋은 랩 앨범이고 랩 퍼포먼스가 뛰어났다-

익페 세 장 골라서 틀어줬는데 생각보다 좋은 반응이 너무 많이 나와서 진짜 놀랐습니다

앞으로 타일러나 덴젤 커리 같은 좀 정상적인 것도 추천해보고

꼭 데스 그립스의 머니스토어 추천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