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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wrth - <All American F*ckBoy> 감상평

title: SCARING THE HOES히오스는니얼굴이다2025.04.19 22:43조회 수 288추천수 6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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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서사 위, 포장 없이 내보이는 자신의 이야기.

 


https://youtu.be/rJcvnpduzu0?si=c-Q5GD6LK_iV7Owv

 

Duckwrth. 힙합을 중심으로 R&B, 펑크, 일렉트로닉, 소울,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구축해온 아트, 패션, 비주얼에도 출중한 힙합 씬의 독창적인 아티스트로 자리 잡은 이다. 

 

이름이 드문 아티스트이기에 앨범과 그를 위한 소개를 조금 보태겠다. LA 남부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다. 그의 집안은 가스펠, 클래식, 재즈 음악으로 가득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배드 브레인스와 펑크 신을 접하게 되고 Iron Maiden과 Black Sabbath를 들으며 메탈 음악에 심취하기도 했다고. 이러한 환경이 그를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아티스트로 피워낸 걸지도 모르겠다.

 

종교적인 집안에서 컸지만, 모순적이게도 Duckwrth의 아버지는 많은 여자들과 바람을 피웠다고 한다. Duckwrth가 8살일 적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며, 그는 그런 아버지가 섭섭하고 싫었다고.

 

본작 <All American F*ckBoy>는 아버지의 피 — 바람쟁이 DNA — 를 물려받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과 사랑 얘기를 담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고쳐야할 남성상'으로 규정하면서 그 틀을 깨고 새로운 인간으로 나아가려는 자신의 노력을 음악으로 내보인다. 사실 파격적인 앨범 제목에서부터 앨범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All American F*ckBoy>. 미국의 바람쟁이 남정네들, 그리고 무엇보다 바람을 피워댔던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를 지칭하고 있다. 

 

 

앨범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바람기가 있는 Duckwrth와 그의 애인. 전반부에서는 그녀와 그의 이야기를 서술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후반부에서는 Duckwrth의 바람으로 인한 그녀의 결별 선언과 그녀의 마음의 문을 다시 열기 위해 노력하는 Duckwrth의 몸부림과 그 결과를 담고 있다. 그 결과는 마지막 트랙 "Temporary Pleasures"에 담겨있다. Duckwrth는 그녀의 마음을 다시 잡기 위해 노력한 것들을 그녀에게 고하고 다시 돌아와주기를 청하지만, 돌아온 것은 그녀의 싸늘한 대답뿐. 결국 Duckwrth와 그녀의 관계가 끝났음을 내비치지만, 동시에 아웃트로에서의 나레이션 "But, there is an upside / Our main character figures out why he couldn't truly love her", "It's 'cause he didn't love himself"라는 구절을 통해 그가 그녀와의 관계를 비료삼아 자신의 문제점을 고치고,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희망적인 내용을 보여준다. 

 

이러한 스토리를 큰 지루함 없이 이어가는 데에 큰 공을 세운 것은 앨범에 산재해있는 장치들이다. 앨범은 영화처럼 구성되어 있다. 21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본작은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있는 "chapter N*"이라는 장치나 스킷을 통해 앨범을 환기하고 앨범에 집중력을 기하게 만든다. 물론 집중력을 요하게 할 뿐만 아니라, 트렌지션을 구성하여 재미를 주는 요소로 작동하기도 한다.

 

심도있는 서사와 스토리 구성 능력을 보여준 본작, 그 중에서도

"Permanent Vacation"은 앨범의 정서를 나타내는 중심축에 해당한다. 트랙에서 그는 아버지를 떠올린다. 어린 시절 느꼈던 부재의 상처와 아버지의 여성편력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고백은 앨범에 몰입하고 그의 감정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울적한 가사에서 느껴지는 외로움과 복합적인 감정은 그가 본작에서 감정을 얼마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갔는지를 증명한다.

 

더해서 본작은 전작들보다 한층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얼터너티브 록, 펑크,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활용하며 곡마다 개별적인 사운드를 구축한 그의 시도는 탁월했다. 또, 호평할 만한 프로덕션 그 위에 Duckwrth 특유의 멜로딕한 래핑과 싱잉이 돋보이면서 앨범을 한 층 풍성하게 꾸며준다. 

 

아쉽게도 조악한 부분도 존재한다. 몇몇 트랙은 너무 과하거나 ("Pitbull"), 지루하다는 느낌도 준다. 물론 이 부분들이 앨범의 맥을 끊거나 방해할 정도는 아니나, 조금 더 신경 썼다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지금 이 시대의 예술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미덕 중 하나는 '진정성'이 아닌가 싶다. 꾸미지 않고, 포장하지 않으며, 인기와 평가보다 더 중요한 내면의 진실에 다가가려는 시도. Duckwrth는 본작을 매개 삼아 그 진정성을 구현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본작이 쉽게 잊히지 않을 이유다. 수많은 음악들이 하루에도 수백 곡씩 쏟아지고, 빠르게 소비되고, 또 잊히는 이 시대에, <All American F*ckBoy>는 다르게 흐를 것이다. 진정성이 뒷받침해주기에, 더 오래, 더 많이 팬들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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