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와 멜로디가 없는 음악, ‘악기’를 뜻하는
instrument에서 비롯된 instrumental은
기악곡이라는 뜻으로 악기로만 연주된 음악이다.
가사와 멜로디가 없다는 점에서 지루하고 재미 없는
음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다.
나도 처음엔 같은 생각을 가지고있었지만 최근 들어
Inst 앨범 몇개를 듣고 생각이 바뀌게되어 글을 쓰게 됐다.
Instrumental 음악은 공감력이 매우 뛰어나다.
Inst 앨범인데 무슨 공감? 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당연한 말이다. 켄드릭이나 둠과 같은
리릭시스트들의 가사에 비하면 의미와 공감? 그런건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켄드릭이나
둠의 가사를 100퍼센트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들과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에 완전한 이해를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하물며 같은 나라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Inst 장르
음악은 오히려 가사가 없기 때문에 더욱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내가 Inst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마크 로스코 작품같다.” 라는 것이였다.
마크 로스코는 현대 추상화의 대표격인 화가이다.
로스코의 작품은 단색화가 주를 이루는데, 신기한
점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제목도 단순하게 짓고,
자세한 설명도 없지만 사람들은 작품 앞에서 멍하니
몇십분을 바라본다거나 심지어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이다. 로스코의 작품들을 오래
바라보면서 자신의 삶이나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보기 때문이라고한다. 로스코는 자신의 작품의
주제를 어느 하나로 단정 짓지 않았다. 보는 이마다
느끼는 점과 드는 생각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나는
로스코의 작품이 어느 누구의 공감도 살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돌아와 Inst 음악도 같은 맥락이다.
곡의 주제를 단정 짓지 않는다. 그냥 사운드를
듣고 떠오르는 감정을 느끼면된다. 평소에
Inst 음악에 관심이 없었다면 한 번 쯤 들어보는
것이 좋다고 말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대표
앨범들 올리면서 마무리하겠다. 글 읽어줘서
감사하다.
추가로 Inst 앨범들은 대체로 사운드적 퀄리티가
아주 높다. 악기만으로 지루함과 뻔함을 없애야하기
때문에 소리가 꽉차있는 편. 한마디로 변태들이하는 음악
하앙
공감추
전 보컬 없는 음악들을 훨 좋아합니다 inst 앨범들이나 연주곡, 앰비언트 요런 것들..
중독성은 보컬의 멜로디들이 더 뛰어날 수 있지만 음악 자체에 몰입하고싶으면 앰비언트같은 장르들만한게 없죠
닉값 잘하시네유
혹시 버줌의 필로소픔 좋아하시나요? 닼엠비언트 성향이 강하다해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제 취향은 아니였어영
개인적으론 가사가 없는 순수 음악이 더 예술적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가사라는 것이 있으면 그 가사 중심으로 음악감상이 편향되거든요
물론 그만큼 예술을 소비할 때 편하게 소비할 수 있지만
음악만이 주는 내면적 감정의 투사가 약해지죠
가사를 보면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기엔 좋지만 완전히 몰입하기는 어려운 면이있다고 봐요
하앙
거리를 둘 때 비로소 가까워지는 경험
둘 다 좋아하지만 전 보컬이 있는게 더 끌리네요
인스트가 제게 지니는 의미는 아직 백그라운드 뮤직 그 이상 이하도 아닌듯
물론 한창 게임 음악 좋아하던 시절엔 인스트 위주로 많이 듣긴 했다만.. 전 사람 냄새 나는걸 더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요
물론 인스트 명반들도 훌륭한 가치가 있다 생각합니다
동키콩 OST 듣고 운적도 있음
저도 보컬있는 음악들을 매우 좋아하지만 둘은 뭔가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보컬있는 음악들은 멜로디가 귀에 꽂히고 더 재밌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있고, Inst 음악들은 보컬이 없어도 꽉차있는 사운드와 앨범마다 다르지만 안드레 앨범같은 경우는 마음이 편해진다같은 장점이있어서 서로 다른 매력을 갖고있는 것 같습니다
마침 프사가 동키콩이시네 ㅋㅋㅋㅋ
가사를 배제하고 들으면 음악이 지니는 순수한 디테일과 표현들에 집중하기 좋죠
그래서 저도 가사와 메시지를 해석하면서 듣기에 피곤할때는 가끔씩 인스트루멘탈 작품들을 찾아서 듣기도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가사가 있는 음악은 자신이 던지는 메세지, 펀치라인들에서 감탄이 느껴진다면 가사가 없는 음악은 사운드 자체에서 감탄이 느껴지는 둘 다 너무 좋은 음악들..
저는 보컬을 더 선호하는 이유가 같은 음악이여도 재미와 자신의 말이 더 잘 전해지는 느낌이라서...
좋은글 개추
확실히 가사가 있어야 창작자의 의도가 훨씬 잘 전해지는 느낌이 있죠
Samiyam Sam's baker 추천드립니다
가사가 없기에 나의 내면을 투사해서 깊게 빠져들기 좋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꼭 가사 있는 음악이 공감도가 낮기 쉬운가 하면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가사가 있든 없든, 언어적 예술이든 아니든 뭐든 창작자의 의도라는 것을 100%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각자 자의적으로 작품에 대해 해석하고, 하고 싶은 만큼 이해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소설의 경우에도 등장인물과 독자의 배경, 환경, 가치관, 경험 등은 무척 다르지만 그 안에 독자 자신을 투영하곤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언어적 가이드가 없는 인스트, 연주 앨범이 해석의 자유도는 훨씬 높겠지만, 꼭 일종의 공감에 유리한가 하면 약간은 회의적인 생각도 드네요.
아무튼 잘 읽었습니다. 이미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J Dilla의 Donuts랑 Madlib의 Shades of Blue도 좋아요.
그런 관점으로 보면 또 맞는 말이네요
저도 물론 가사가 있는 음악에서 공감도 느끼고
몰입도 하곤하지만 소설이나 가사는 한 상황에
깊게 몰입해서 감상하는 느낌이였다면 Inst 앨범은
한 음악에서도 여러가지 상황들과 내 생각들을
이입 시킬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뭐 각자 가진 특성과 장단점이 다른 거긴 하죠
살해할뻔
잘 읽었습니다, 윗 분께서 말씀하신 것과 본문 내용의 중간 정도 생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으로써 말해보자면, 가사의 유무보다는 공유하고 있는 정서가 비슷해야 공감이 더 쉽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가사가 없는 음악은 정서적인 이질감을 느낄만한 부분이 크게 없다보니 일반적으로 공감하기 더 쉬운 건 인정합니다. 다만 내 피부로 와닿는 가사 몇몇개의 흡입력은 실로 엄청나기 때문에.. 뭐가 더 공감이 된다라고는 딱 잘라서 정의하지는 못하겠네요.
이것또한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ㅎ.ㅎ 글 잘읽었습니다 !!
저는 곡 단위로 들을땐 보컬 있는걸 더 선호하지만 앨범 단위로 봤을땐 inst 앨범들이 어떤 면에선 몰입하기가 더 쉬운것 같기도 하더라고요..뭔가 그 세계에 한편으론 더욱 몰입이 되는것 같아요
지나가다가 변태가 되버려따
코미디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몸으로 웃기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있고 말로 웃기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있듯이
일부러 가사없는 음악을 찾을때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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