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nye의 가장 Kanye스럽지 않은 앨범.
https://youtu.be/6_OAkvZNN8s?si=5IY4O3NQlE2FeCgA

2024년 음악성과 논란이라는 두 갈래의 평가 속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작품 <VULTURES 1>. 2024년 2월, 수많은 연기 끝에 공개된 Kanye West와 Ty Dolla $ign의 합작 앨범 <VULTURES 1>은 그 자체로 힙합 씬의 커다란 하나의 사건이었다. Kanye의 여러가지 논란 — 일명 명반 행동 — 과 그 이름값에 더불어 수없이 연기된 발매일까지. 마치 괜히 Playboi Carti의 스승이 아니라는 듯이 신비주의적인 롤아웃을 거친 본작의 내용물은 어땠을까.
우선 프로덕션 측면에서 <VULTURES 1>은 Kanye 특유의 프로덕션 능력은 여전히 어느정도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트랙 "STARS"는 Kanye 앨범의 인트로 특유의 웅장한 무드와 긔를 사로잡는 프로덕션을 잘 보여주고, "BURN"은 2010년대 중반 Kanye 스타일의 회귀를 느끼게 한다. 특히 "TALKING"의 파트 2 부분은 섬세한 Ty의 보컬과 절제된 구성으로 앨범에서 가장 감정적으로 달아오르게 하는 순간을 만든다. 이러한 트랙들은 Kanye의 음악적 능력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몇몇 트랙이 "Kanye는 죽지 않았다"는 감상을 남겨준다면, 반대로, 몇몇 트랙은 음악적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BEG FORGIVENESS"는 반복적인 구성과 늘어지는 흐름으로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HOODRAT"은 의도한 건지 모를 조악함이 과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들은 앨범의 흐름을 분절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전반적인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Ty Dolla $ign의 역할 역시 매우 아쉽다. 'Kanye의 악기' 딱 그정도다. 몇 트랙에서는 분명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KIDS SEE GHOSTS>의 Kid Cudi, <Watch The Throne>의 JAY Z의 합작 아티스트스러운 모습 보다는 대부분의 트랙에서는 Kanye의 템포에 맞춰 그의 입맛에 맞게 사용된다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명백한 합작 앨범의 아티스트임에도 곡 하나에만 참여한 Playboi Carti보다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은 앨범의 상당한 문제이다. 결국 두 사람의 협업은 각자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채 흐지부지한 모습을 보여준다.
본작이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Kanye가 자신의 크고작은 논란들, 서사를 음악으로 승화시키지 못했다는 데 있다. 그는 늘 논란을 예술로 전환하여 자신에 대한 평가를 뒤집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던 아티스트였다. 그러나 <VULTURES 1>에서의 그는 단순히 혼란을 드러내기만 할 뿐, 그것을 정제하거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예전의 Kanye가 혼돈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 앨범 속 그는 자신의 내면과 음악 모두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본작에서 Kanye는 논란에 대한 진솔한 가사, 혹은 풍자적인 가사 대신에 여자, 돈, 향락만을 다룬다. Kanye West라는 이름값을 뺀다면 여타 다른 트랩 앨범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가 랩은 몰라도 가사는 잘 쓰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온 만큼, 본작의 음란하고 저질스러운 가사에는 크게 실망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전 문단에서 본작의 프로덕션을 칭찬했지만 다른 힙합 앨범들에 비하면 나름 준수하다는 것이지, Kanye West의 음악임을 기대하고 들었을 때에는 상당히 아쉽다. 믹싱은 어딘가 먹먹하며, 마치 트랙들이 완성되지 않은 채로 앨범에 실렸다는 인상을 준다.
결론적으로 <VULTURES 1>은 Kanye West가 한때 자신이 재편했던 음악 세계 속에서 오히려 자신이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작은 음악적으로든, Kanye의 논란이든,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지 못한 채 끝나버린다. 결론적으로 <VULTURES 1>은 한 시대를 장악했던 아티스트가 자기 자신이 제시한 방향조차 잃어버린 안타까운 모습의 기록을 보여준다.
Rating
2/5
VULTURES 2
작년에 나온 작품들 중 두번째로 실망스러웠던 작품…
첫번째는?
VULTURES 2
ㅋㅋㅋㅋㅋㅋㅋ
후하다
썩어도 준치다
이거 뇌 빼서 갈아먹고 난 뒤에 들으면 좋음
🧠
Hoodrat이 만약 조금만 다듬어진 채로 MBDTF에 수록되었으면....
후드랫후드랫후드랫
고양뽕 없으면 잘 안듣는
가끔 그때 생각하고 싶으면 그때 들음
추억 보정 만큼 음악 감상에 좋은 게 없죠
전 같은 이유로 IGOR를 매우매우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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