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기대한 만큼 나온 작품
필력이 좋지 않아 읽기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ㅠ
약 4년 반만의 공백 후에 돌아온 플레이보이 카티의 정규 3집 [MUSIC]이 나온지 벌써 한달이 넘었습니다
제 생각을 우선 적어보자면 딱 제가 기대하고 예상한 퀄리티 만큼 나왔습니다. 저는 플레이보이 카티가 과대평가 된 아티스트라고 생각하거든요
정규 2집 [Whole Lotta Red]의 영향력을 부정할 수 없지만 저는 솔직히 WLR 또한 과대평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영향력과 앨범의 완성도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잘 만든 트랙들도 있었지만 듣다가 꺼버리고 싶은 트랙들도 공존하는 내용물은 그저 그렇지만 워낙 인기가 있다보니 이를 모방하는 아티스트들이 생겼고 그러다보니깐 강제로 명반 리스트에 어쩌다보니 들어간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MUSIC]은 이런 카티의 장점과 한계가 명확하게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들보다 앞선 음악적 감각을 가지고 있지만 앨범 전체의 만듦새에서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덴젤 커리 같은 앨범 장인들에 비하면 현저히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는 딱 기대했던 정도의 완성도였습니다
1. 4년 반의 기다림, 그만한 가치가 있었나?
카티의 체급은 그 4년 반동안 올라갔습니다
WLR의 꾸준한 인기와 말도 안 되는 영향력 그리고 피처링들로 카티의 체급은 말도 안 되게 커졌죠
이 때문에 사람들이 카티의 복귀 앨범을 미치도록 기다리게 됐습니다
또한 중간중간에 카티의 심한 어그로가 4년 반의 기다림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죠
그래서 4년 반의 기다림이 있었나?
아뇨
저는 딱 기대했던 만큼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카티의 커질 대로 커진 체급을 보면 적어도 작년에 나온 퓨처와 메트로부민의 [We Don’t Trust You]급의 앨범은 만들어야 됐다고 생각합니다
2. Swamp Izzo와 총소리
앨범의 호불호가 여기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현 힙합씬에서 그 누구보다도 앞선 감각을 가졌으면서 왜 이렇게 싼마이 감성을 챙겼냐는거죠
전 좋았습니다 중간 중간 Swamp Izzo의 개입은 마치 옛날 믹스테입을 듣는 느낌이 나고 그 맛을 극대화해주는 어디 중국 fps 게임에서나 나올거 같은 개쓰레기급 총소리
카티의 미래지향적인 사운드와 옛날 싼마이 감성이 합쳐지니 오히려 재밌게 들렸습니다
3. Kendrick Lamar가 굳이?
사람들의 2번째 호불호가 나뉘는 파트는 켄드릭 라마의 피처링입니다
정말 예상하기 힘든 조합이고 듣기 전까지는 어떤 느낌의 노래가 나올지 가늠이 안 됐습니다
해외 반응을 보니 MOJO JOJO 켄드릭 더블링이 특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듯 합니다
전 MOJO JOJO와 BACKD00R에서의 켄드릭 라마 피처링은 곡의 맛을 살려주는 감초 역할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GOOD CREDIT에서는 랩을 어우 너무 잘하더라고요
근데 이 곡에서 카티와 켄드릭이 잘 어울리냐하면 전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켄드릭의 순수 랩 실력이 워낙 좋다보니깐 어찌저찌 어울리는거 처럼 들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그래도 카티와 켄드릭의 신선한 조합을 볼 수 있는거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가 의문점을 가지는건 켄드릭이 앨범에 참여를 했어야했나? 입니다 최근 드레이크와의 디스전에서 승리를 했던 켄드릭이 드레이크에게 했던 비판 중에 가장 큰 것이 바로 드레이크가 가족에게 신경을 안 쓰는거였죠. Meet The Grahams로 드레이크 가족에게 끔찍한 내용의 편지까지 쓰면서 드레이크의 가족 문제를 그렇게까지 꼬집어서 비판했으면서 정작 애엄마 목 조른 카티의 앨범에는 3곡이나 본인 이름을 올렸다니 쩝 (앨범을 펑가할 때 영향을 끼칠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아쉬워서 그래요 아쉬워서.. 에효)
4. 너무 많은 트랙 수, 너무 긴 러닝타임
4년 반을 기다렸는데 길게 만드는건 당연한거 아니냐?
아니죠 제작 기간과 트랙 수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앨범 준비 기간이 길었으면 오히려 트랙 수 보다는 앨범 퀄리티를 더 잘 다듬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카티의 음악은 가사가 절대로 컨셔스하지 않고 사운드적 도파민을 추구하는 음악이다보니 사운드 위주로 바이브를 즐기면서 듣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이게 말하면 쉽게 즐기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죠
근데 MUSIC은 유기성이 좋지 않아서 앨범을 다 돌릴 때 필요 이상의 집중도가 필요했습니다
앨범의 곡들이 많았던 만큼 곡들의 스타일도 다양했습니다. 레이지 곡들도 있었고 정통 아틀란타 트랩 사운드의 곡들도 있었고 이를 완전 짬뽕해버린 곡들도 있었고 참 많고 다양한 사운드가 들렸습니다
문제는 이 앨범은 저 많은 사운드들을 한 바구니 안에 잘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이 앨범은 카티가 포스트 모더니즘 지향성과 믹스테입 느낌을 활용해서 유기성을 의도적으로 낮춘거라고 생각하지만 듣기 힘들었던 건 맞습니다
믹스테입 느낌을 내는 타일러의 [Call Me If You Get Lost]는 타일러가 다른 앨범들에 비해 유기성에 신경을 덜 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을 돌리는 과정에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없었습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끝판왕인 칸예의 [The Life of Pablo]는 사운드가 크게 상반되는 곡들로 구성됐지만 트랙배치를 정말 치밀하게 계산해둔 덕에 앨범의 혼란스러움을 부담 없이 느낄 수 있었죠. TLOP와 MUSIC의 큰 차이점이라면 TLOP는 철저하고 세밀하게 계산된 혼란스러움이라면 MUSIC은 그냥 중구난방한 혼란스러움이었습니다
옛날 믹스테입 느낌과 포스트 모더니즘의 혼란스러움을 표현하는건 좋지만 그걸 30곡이나 들어주기에는 카티의 앨범 메이킹 역량이 부족해 앨범을 다 들으면서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5. [MUSIC]의 영향력은?
아직 나온지 한달밖에 안 돼서 이 앨범에 대한 영향력은 아직 측정이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감히 이 앨범의 영향력을 예상해보자면 [MUSIC]의 영향력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WLR 보다 더? 하면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전작 만큼의 영향력이 있기에는 전통 아틀란타 트랩 기반 곡들도 많았어서 그 만큼은 힘들것이고 믹스테입 같은 앨범 구성과 총소리 같이 의도된 저급한 사운드들이 이번 [MUSIC]을 기점으로 유행을 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앨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카티의 체급이 워낙 커서 그냥 어떻게든 따라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거 같습니다. 좋든 싫든 앞으로 [MUSIC]의 모방작들은 많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6. 총평
솔직히 나쁜 앨범이라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그렇다고 앨범을 전체 다 돌릴 가치는 아직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후에 이 앨범의 사운드가 큰 인기가 되어 모방작들이 많이 나왔을 때 그 때는 [MUSIC]을 다 들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음악가로서 덜 익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앨범임과 동시에 미래가 기대되는 아티스트인 것을 보여주는 앨범이었습니다
솔직히 카티만한 인재, 없잖아요
Score : [6/10]
Best : COCAINE NOSE
Favorite : POP OUT
마약코 베스트 ㄴㅇㅅ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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