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한 컨셉이 더해졌을 뿐, 알맹이는 그대로.
https://youtu.be/4UnIoe-nS4Y?si=iGW6qyv3BauyggR2
날카로운 신스 사운드가 귀를 때리는 도파민 가득한 장르 레이지. Playboi Carti가 <Whole Lotta Red>로 장르의 개척과 확장을 이뤄놓은 길을 따라서 Carti의 레이블 Opium 소속인 Ken Carson 역시도 레이지 장르를 자신의 주 장르로 삼아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 Ken Carson은 본작 발매 후, Carti를 이을 레이지 씬의 에이스로서 줄곧 불리우지만, 필자는 생각이 다르다.
우선, Ken Carson 음악의 최대 약점은 흐리멍텅한 플로우와 형편 없는 랩이다. 약점이라고 서술했지만 사실상 그의 음악의 전부이고, 이로 인해 크게 악평받아왔다. 일단 전작 <X>가 받은 세기의 악평을 뒤로 한 채로 발매한 <A Great Chaos>은 확실히 많이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다. 호러무비와 고어물에서 영향 받은 듯한 가사, 사운드, 분위기는 본작 특유의 무드를 조성하며, 확실히 여타 다른 레이지 앨범과는 다른 느낌의 듣는 재미를 준다. "Jennifer's Body"의 요상한 인트로와 프로덕션은 앨범 내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을 만들어내고, 외에도 "Hardcore", "Green Room" 같은 일부 트랙들도 독특한 프로덕션이 돋보이며 앨범 내에서 드물게 주목을 요하게 만든다.
호러무비, 고어물을 모티브로 삼아 이를 날카로운 레이지로 녹여내 재기를 노린 듯하나, 필자가 느끼기에 그의 시도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우선 프로덕션, 더럽고 혼란스러운 사운드는 앨범 초반, 그리고 개별 곡의 인트로에서 잠깐 반짝하고 정말 더럽기만할 뿐, 전작들과 다름없이 앨범이 진행되고 곡이 진행됨에 따라 상당한 지루함과 피로를 준다. 시끄럽고 더러운 사운드만 하면 어디인가. 이에 Ken Carson의 재미없는 플로우가 더해져 지루하기 짝이 없는 47분을 선사한다. "Lose It", "Me N My Kup" 같은 자기복제 트랙은 곡이 끝난 이후 남는 건 피로감과 지루함, "Ken Carson은 랩을 정말 못하는구나"하는 생각 뿐이다.
지루함의 방점을 찍는 트랙들에 더해서 지겹고 고리타분한 Destroy Lonely의 피쳐링은 덤이다. "Singapore"는 무난한 곡을 그가 완전히 망쳐놨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고, 외에 그가 참여한 모든 트랙들은 너무나 구리다. 이 점을 보았을 때, Ken Carson의 피쳐링 등용 능력은 정말 처참하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Opium 팬들은 다 한 번 씩은 들어줄테니까"하는 생각으로 투입하는 피쳐링 이용은, 앨범의 평가와 Ken Carson 본인의 평가를 넘어서, Destroy Lonely의 평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결국 그는 레이지라는 장르와 자신의 한계를 넘지는 못했다. 특이한 앨범 컨셉과 새로운 사운드 활용은 신박했으나, 앨범 구성, 플로우 방식, 래핑의 발전이 뒤따르지 못한다면 그의 아티스트로서의 생은 그다지 길지 못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1.5/5
어느정도 고평가인 앨범
저도 별로였던 앨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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