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을 이기지 못하고 완성도를 희생한 MUSIC은, 살아남은 일부의 킬링트랙만으로도 강렬히 빛난다 – 7.0 / 10
[New Music Review]
Playboi Carti의 MUSIC은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그 자체로도 하나의 힙합 사건이라 할 만하다. Die Lit에서 힙합의 초신성으로, Whole Lotta Red에서 파괴적인 록스타로 거듭난 카티는 이번 앨범에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그는 오히려 자신의 뿌리인 아틀랜타 힙합의 감성으로 회귀하는 실험을 감행한다. 다만, 기대와 현실의 간극은 바로 기다림에 걸맞지 않는 앨범의 완성도 적인 측면이다. 실험적인 프로덕션, 독특한 보컬 스타일, 감각적인 사운드 디자인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겼다. 거친 믹싱과 조악한 사운드 디자인이 곳곳에서 발목을 잡으며, 컨셉과 완성도의 불균형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실패로 치부하기에는 이르다. MUSIC은 한편으로는 지금도 힙합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카티의 영향력을 증명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앨범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안에서 빛나는 순간들은 지금의 힙합 씬에서 가장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POP OUT’은 Whole Lotta Red의 레이지 사운드를 한층 더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며, ‘CRUSH’는 중독적인 멜로디와 강렬한 훅으로 귀를 사로잡는다. ‘EVIL JORDAN’의 드롭은 순수한 도파민 폭발을 일으키며, ‘RATHER LIE’에서는 The Weeknd의 몽환적인 보컬과 카티의 독창적인 플로우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I SEEEEEE YOU BABY BOI’는 몽롱한 비트와 자연스럽게 흐르는 플로우가 돋보이며, Kendrick Lamar와의 예상치 못한 조합 예상보다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 여기에 Travis Scott, Future, Lil Uzi Vert, The Weeknd, Skepta, Ty Dolla $ign 등 현재 힙합 씬을 대표하는 거물급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하며, Swamp Izzo, F1LTHY, Kanye West 등의 프로듀서 라인업까지 더해져, 이 모든 것이 한 힙합 앨범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괄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들이 앨범의 근본적인 문제를 완전히 덮어주지는 않는다. 곡 간의 편차가 지나치게 크며, 미완성된 듯한 트랙들이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믹싱이 거칠고 스네어 롤 사운드가 과도하게 남발되며, Swamp Izzo의 시그니처 사운드와 반복되는 총소리 효과는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또한, 기존에 공개된 곡들에 불필요한 요소를 덧붙이는 등, 원곡의 매력을 해치는 실험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요소들로 트랙별 편차가 커지며, MUSIC은 ‘앨범’이라는 틀 안에서 일관된 서사를 완성하기보다는, 개별 곡들 사이의 단절이 두드러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티는 이번에도 다시 한 번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힙합을 정의하는 도전을 감행한다. 그의 시도는 분명 기존의 Die Lit이나 Whole Lotta Red만큼 파격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힙합 씬이 트렌드와 사운드적으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오히려 뿌리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역발상을 택했다. 그의 의도는 앨범의 완성도 때문에 명확하게 정의되지는 않지만, 이 앨범이 단순히 미완성된 프로젝트로 남을지, 혹은 시간이 지나 다시 평가받을 혁신적인 앨범으로 자리 잡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결국, MUSIC은 기대에 충족할 만한 완벽한 앨범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여전히 Playboi Carti가 힙합의 흐름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임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개별 곡들의 퀄리티가 극과 극을 달리며, 앨범 전체의 완성도는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몇몇 트랙들은 지금의 힙합 씬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여전히 카티가 유행을 이끌어갈 수 있는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든다. 곡의 개수부터, 피처링 진, 프로듀서들의 볼륨만으로도 MUSIC은 여전히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지금의 힙합 씬을 구성하는 중요한 조각임은 분명하다. MUSIC이 시간이 지나 다시 평가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 앨범이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충분한 힘을 가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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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리뷰이지만, 개인의 의견이라고 생각해주시고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WLR 시절부터 카티의 열정적인 팬으로서,,, 이번 롤링라우드도 라이브로 모두 봤지만 아직까진 WLR에 미치진 못하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ㅜㅜ 사운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사운드적인 진보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크게 와닿는 아쉬움 인 것 같네요...
다만, 몇몇곡들은 몇달이 지나도 계속해서 들을 것 같긴 합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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