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boi Carti의 커리어를 비교할 때 언급되는 두 앨범이 있습니다.
바로 Die Lit(2018)과 Whole Lotta Red(2020)입니다. 두 앨범의 사운드는 꽤나 다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앨범이 음악적 커리어의 고점이냐라는 평가를 내릴 때 리스너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WLR를 Die Lit보다 더 고평가하며, Opium 카티가 커리어의 고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최근까지 힙합의 최전선을 선도했지만 이미 단물이 다 빠져버린 카티,
플레이보이 카티에 대한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글에 담았습니다.
(맨 아래 요약 있음)
카티가 기존에 추구하던 음악과 당시 생각
저는 2017년부터 카티를 좋아했습니다. 중학생의 나이로 해외 음악과 패션을 한창 접하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Playboi Carti 믹스테잎이 센세이셔널하게 작용하던 시기였고 Die Lit 이란 앨범은 나오기도 전이었을 때죠.
당시 나이에 걸맞게 메인스트림 사클 래퍼들을 좋아했습니다. Die Lit이 발매됐을 때 저는 유튜브 뮤직으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디깅을 하거나 앨범 단위로 음악을 찾아듣지도 않았고, 새로운 앨범이 발매되었을 때도 그런 소식들을 늦게 접했습니다.
이미 Playboi Carti 믹스테잎을 들으며 신선한 충격을 느꼈습니다. 제가 추상적으로만 갈망하던 ‘그‘ 감성을 정확하게 구현해냈습니다. Die Lit은 그 연장선이었습니다. 등하굣길에 카티의 두 앨범을 들으며 카티가 제시한 새로운 방향성, 그 날것의 사운드를 온전히 받아들였습니다. 현대음악에서 이정도로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가질 정도였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자폐스럽고 toxic한 사운드를 갈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비슷한 시기 멍청 트랩의 정서를 극대화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망가진 사운드가 주는 초과 자극, 그 개연성과 당위성을 찾고 싶었던 것입니다. 정확하게 허를 찌른 음악이 Cash Carti의 스타일이었으며, 당시 비슷한 감성을 갈망하던 수많은 리스너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카티의 유출곡들을 찾아 들었고, 곧바로 Plugg라는 장르에 빠져들었습니다. 디자인적으로도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던 것 같습니다. 약에 취한 듯 최대로 무심한 사운드에서 최대치의 중독성을 끌어낼 수 있는 무심함의 미학이었습니다. 당시 저에게 더 발전된 사운드는 상상하기 어려웠고, 유사 장르에서 최고점의 사운드라고 생각했습니다. Whole Lotta Red가 나오기 전까지 말입니다.
WLR 발매 이후 평가
2020년 크리스마스 WLR이 처음 던져졌을 때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온갖 커뮤니티에 올라온 후기는 하나같이 압도적 불호였습니다. 저 또한 불호였습니다. 제가 기대한 스타일과 정반대였으니까요.
만족감을 주던 무심한 듯 중독적인 기존 감성은 온데간데없었고 소음과 다를 바 없는 괴상한 사운드로 가득했습니다. 미니멀리즘에서 맥시멈리즘으로 변모한 파격적 변화를 당시로썬 납득할 수 없었죠.
그러나 WLR은 기존 세대를 위한 사운드가 아니었습니다. 다음 세대와 접점을 잇는, 다음 세대를 위한 사운드였던 것입니다.
WLR가 다음 세대에 준 영향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동감할 것입니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카티의 정체성이 완전히 바뀌었고 브랜드를 재건축했습니다. 장르의 대표성을 띠기까지 수많은 재평가가 이루어졌죠.
카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의 진정한 맛이 어디서 오는지 알 것입니다. 바로 자극입니다. 원래부터 카티의 음악은 광기의 미학이었습니다. 자극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음악이 Whole Lotta Red입니다. 무심함에서 오는 미학이 아닌 광기에서 오는 미학임을 제대로 증명해 궤도를 완전히 꺾어버렸습니다.
Rockstar 감성은 카티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되었고 장르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WLR 1번 트랙 Rockstar Made에서 그 지향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자극이 정점을 찍고 대체제가 없는 그의 음악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었습니다. WLR은 조금이라도 반감을 가진다면 이해하기 힘든 앨범이지만 그 자극을 받아들인다면 대체가 아예 없는, 말 그대로 센세이셔널한 앨범이었습니다. 메탈의 과격함과 베이비 카티의 자폐스러운 맛이 융합되어 자극을 최고치로 올려놓았습니다. 뱀파이어에게 영혼을 팔고 만든 음악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였죠. 십자가를 거꾸로 든 카티는 궤도를 튼 이후로 그의 스타성과 커리어에 고점을 찍었습니다.
Die Lit vs WLR 에 대한 결론
아직도 투표를 하면 Die Lit에 손을 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돌고 돌아 DIe Lit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또는 Die Lit이 더 완성도 있는 앨범이라고 평가합니다. 각자의 생각이고 존중되어야 할 취향입니다. 다만 저는 과감하게 WLR에 투표하고 싶습니다.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골라야 한다면 말입니다. 한계가 없음을 증명해낸 고자극의 앨범 WLR는 세대를 뒤바꾼 혁신적인 커리어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2020년에 저는 WLR가 한발 앞선 사운드라는 것에 반신반의했습니다. 아무리 들어도 별로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평가하는 WLR은 ‘그 대단한 앨범’이라는 타이틀에 속합니다. 가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를 악물고 앨범을 발매하지 않는 카티이지만 그의 행보에 대해선 막연한 믿음이 있습니다. 최소 저에게는 한발 앞선 음악을 경험시켜주었으니까요. 점점 난해하고 새롭게 변형되어가는 Rage, 새로운 평가의 기로에 선 카티와 팬들입니다. 카티의 커리어에서 정점이 무엇이냐 라고 질문한다면 락스타 정신이 깃든 WLR이다 라는 저의 의견으로 결론짓겠습니다. 조만간 앨범이 나왔으면 좋겠군요.
요약
1. 나에게 Die Lit은 당시 최고의 앨범이었다.
2. WLR가 나올 당시 반응은 냉담했다.
3. WLR는 다음 세대를 겨냥한 음악이었고, 이후 많은 영향을 끼치며 재평가되었다.
4. 카티 커리어의 고점은 WLR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영향력 다 따지면 WLR이긴 한데
앨범 자체 완성도만 본다면 die lit이 커하인듯
아이엠 무식이 커하인듯
playboi carti 가 고점 아님?
ㄴ
나도 WLR 이라고 생각함
솔직히 영향력 다 따지면 WLR이긴 한데
앨범 자체 완성도만 본다면 die lit이 커하인듯
이게 정론인듯
저는 파급력등 생각해보면 첫믹테 playboi carti라고 생각합니당
아이엠 무식이 커하인듯
잘아시네요💕💕💕💕💕💕💕💕
wrl을 더 들었는데 고점은 다이릿
Wlr > Playboy carti > die lit
앨범 완성도나 영향력 측면에서 모두 다이릿이라 생각함
WLR은 커리어 로우라 생각하네요
수록곡 절반은 쳐냈어야 할 앨범이고
의미없이 반복되는 가사가 너무 많아 랩 잘한다라고 느끼기 힘듬
다이릿이나 믹테에선 준수한 랩실력과 비트에 맞물려가는 래핑을 보여줬는데 WLR은 그런거 없음
그렇군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은 기본적으로 WLR에 반감을 가진듯해 보입니다. 수록곡 대부분 가치가 증명된 좋은 음악이고, 커리어 로우라는 평가도 조금 극단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살짝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Die Lit과 WLR는 추구하는 감성이 완전히 다릅니다. Die Lit에 맞춰진 기대와 감성을 갖고 WLR을 들으면 2020년 저와 같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죠. 호불호가 극히 갈리는 앨범들의 특징은 아티스트가 겨냥하는 퍼소나에 정확히 부합해야 그 감성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WLR이 취향이 아닌 것일 수 있습니다. 직전 음악과 스타일이 많이 다르니까요. 그래도 오랜 기간 동안 대중들의 평가로써 WLR은 Die Lit과 황밸을 이루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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