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린트는 힙합사에서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작품이다. 최고의 완성도를 가진 앨범으로 일매틱이나 다크 판타지를 뽑을 수 있겠지만 이 앨범의 방대한 영향력은 808을 제외한다면 견줄 대상이 없을 수도 있다. 힙합음악의 가장 핵심은 아마 리듬일 것이다. 리듬은 힙합음악의 정체성이다. 하지만 블루프린트는 소울 샘플링을 사용해서 리듬을 음악의 일부로 만들었다. 멜로디가 래핑과 리듬을 보조하는 것도 아니였으며 리듬과 선율, 래핑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말그대로 힙합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이는 칸예 웨스트에게는 힙합의 역사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순간이었고 에미네,빙크,블레이즈에게는 달콤한 성공이었고 제이지에게는 업적이자 그의 명성에 대한 보증수표였다. 이 앨범으로 그는 그를 수식하는 모든 단어들을 입증한다. 그리고 가장 명확하게 증명된 사실은 세계 최고의 래퍼는 제이지라는 것이다.
나스와 제이지는 둘 다 최고지만 둘의 차이는 비트의 소화력에 있다. 단 한 비트만 놓고 본다면 감히 말하자면 나스가 제이지보다 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열 비트를 두고 경쟁하라면 제이지가 더 많은 비트를 씹어먹을 수 있다. 제이지가 더 폭이 넓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유연함은 이 앨범에서 만개한다. 멜로디의 입체감이 추가된 힙합앨범이 균형을 잃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제이지의 래핑이 청자의 주의를 끌고 가기 때문이다. 이 훌륭한 래핑능력은 izzo와 takeover 사이를 오가는 수준의 소화력에 드러난다. 앨범의 가사들이 놀랍도록 독창적이지는 않지만 누가 듣더라도 잘 짜여진 압운을 유려하게 받아들인다. 이 앨범의 매력을 가장 함축한 곡은 izzo일 것이다. 수없이 반복되고 변형된 곡인 i want you back을 샘플링하면서 앨범은 마법을 부린다. 마치 오래된 술을 새 술잔에 담으라는 옛 인도 격언에 걸맞게 고전을 새롭게 재해석한 샘플링은 도입부부터 청자를 사로잡고 쾌감을 선사한다.
이 앨범은 멜로디와 리듬, 랩이 황금비율을 지녔으며 무엇보다 힙합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블루프린트에 대해서 털어놓을 일화가 있다. 이 앨범을 상징하는 곡인 i.z.z.o는 다음 내용의 나래이션으로 시작한다. 당신들은 어디든 있을 수 있지만 여기 있고 나는 그것에 고맙다.
이 앨범은 2001년 9월 1에 발매되었다. 내가 뉴욕에 갔을 때 나는 많은 뉴욕곡들을 들었다. 그리고 9.11 메모리엄 센터에 갔을 때 이 노래가 생각났다. 그것만큼 나를 상념에 잠기게 한 순간은 없다. 그리고 나는 유일하게 그 곳의 사진을 찍지 않았고 유일하게 제이지의 노래들을 듣지 않았다. 그게 예의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 후기 개추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문단 사이를 좀 더 띄어 놓으시면 더 잘 읽힐 듯, 일단 개추
The flow of the century.. always time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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