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창나서 관심 못 받을까봐 안 올리려고 했는데 좀 소강된 거 같으니까 올리려고요.
원문: https://blog.naver.com/0412jeong/223753250901
디깅이 아니라 디?깅인 이유: 별로 깊게 파지도, 열심히 듣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제 마음대로 아무거나, 메인스트림 힙합이 아닌 것들을 마구 들은 겁니다. 일관된 장르 폭을 너무 기대하지 말아주세요... (그래도 대체로 앱스트랙과 재즈 랩 or 익스페리멘탈 계열이긴 합니다.)
《So the Files Don't Come》 Milo & Kenny Segal
《Maps》 billy woods & Kenny Segal
빌리 우즈는 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이미 믿듣의 위치에 있는 아티스트이고, (저는 몰랐지만) 마일로 역시 어느 정도 탄탄한 완성도와 인지도를 갖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두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 케니 시걸인 사람입니다. (실제로 빌리 우즈 커리어 중 케니 시걸과 함께한 《Hiding Places》가 최애에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뭔가... 무척 마음에 들어요. 얼 스웻셔츠나 마이크 계열의 앱스트랙은 굉장히 몽환적이고 몽롱한 음색을 보여주고, 빌리 우즈나 아만드 해머 같은 이들은 매우 빡빡하고 건조한 톤을 조성한다고 개인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둘 모두 정통적인 힙합 음악이 갖추는 '각'을 어느 정도 제거하고 각자의 스타일을 삽입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케니 시걸 역시 (빌리 우즈와의 합작을 주로 들어서 그런지) 후자에 가깝지만, 예를 들어 《Aethiopes》에 비하면 훨씬 정석적인 힙합 비트 다운 '각'이 살아있다고 느꼈어요. 《Maps》가 발매 당시에 어느 정도 입문으로 권할 만하다는 얘기를 들었던 이유 같기도 합니다. 기성 재즈 랩에 (비교적) 가깝기에 진입 장벽이 낮달까요. 그런 면에서 가장 부담 없이 재생할 수 있는 앱스트랙 프로듀서가 아닐까 하는 마음입니다.
《who told you to think??!!?!?!?!》 Milo
《Purple Moonlight Pages》 R.A.P. Ferreira
앞서 말한 케니 시걸과 같은 맥락에서, 마일로 혹은 R.A.P. 페레이라의 음악 역시 앱스트랙, 익스페리멘탈 터치가 분명함에도 재즈에 기반한 기성 힙합의 각을 갖추고 있는 것 같아요. 보다 담백하고 여유로운 것도 강점이죠. 케니 시걸과 함께 했을 때보다는 보다 급진적인 터치, 힙합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면이 없진 않지만, 그것조차 훌륭히 해내니 무척 매력적입니다.
《Deltron 3030》 Deltron 3030
저는 SF 문학에 약간 환장하는 기질이 있어서, 스페이스 오페라 컨셉의 힙합 앨범이 있다는 것을 알았던 그 순간부터 이 앨범을 마음에 들어 하고 있습니다. 보다 미래지향적일 근래의 일렉트로닉 힙합 계열과는 무척 다르지만, 건조하고 디스토피아적인 면에서 고전적인 SF, 미래주의의 미감을 갖고 있달까요. 태생이 서부라 그런지 서부극적인 감각도 있고요(?). 더욱이 근본 냄새가 물씬 난다는 점까지, 좋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Ensley》 Pink Siifu
《Black'!Antique》Pink Siifu
오늘의 글에서 가장 혹평... 을 하게 될 것 같네요. 앞선 앨범들에 비해 훨씬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감이 있습니다. 《Ensley》의 경우에는 소울 기반의 사이키델리아에 스포큰 워드가 섞인 정도라 그래도 괜찮지만, 《Black'!Antique》는 인더스트리얼, 사운드 콜라쥬를 들이부어서 훨씬 거칠고 카오틱한 음악을 선보입니다. 방향성 자체는 그렇게 이상하지 않고 잘하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유감스럽게도 좋지만은 않습니다. 러닝타임 자체가 무척 긴 편인데, 아무래도 확실히 캐치하게 만들기 어려운 스타일이라 그런지, 흡입력이 좀 아쉬웠던 것 같아요. 엔터테인먼트적으로 즐기기에는 지루함이 느껴진다...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확실한 매력과 다양한 (그리고 분명 실패는 아닌) 시도가 흥미로우니 관심 있으시다면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GUMBO'!》도 들으려고 담아놨는데 아직 안 들었어요.)
《Avantdale Bowling Club》 Avantdale Bowling Club
흔히 재즈 랩이라고 하는 장르는 분명 재즈를 원천으로 하지만 앞서 말한 힙합적인 '각'을 필연적으로 만들게 되기 마련이죠. 샘플링을 기반으로 한다면 (진짜 아방가르드하게 가지 않는 한) 많은 경우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반면에, 아예 재즈 라이브 세션을 기용해서 재즈의 연주적 참맛을 살리는 경우도 있어요. 더 루츠가 그룹 단위로 이러한 행보의 상징 같을 것이고, 구루의 《Jazzmatazz, Vol.1》 역시 동부 힙합의 아이코닉한 명반이죠. 호주의(!!) 힙합 프로젝트(위키에서 프로젝트래요) 아반테일 볼링 클럽도 이러한 경로에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재즈를 따로 듣지 않음에도 "아, 이게 재즈지" 싶을 만한 연주와 랩을 정말 효과적으로 합칩니다. 더 루츠가 보다 얼터너티브하고 펑크, 소울 등의 영향도 짙은 반면 아반테일 볼링 클럽은 고전적이고 정석적인 재즈 연주를 보여줘요. 거기에 JID가 떠오르는 (물론 그에 못 미치겠지만) 하이톤의 탄력적인 래핑도 찰떡같이 올라탑니다. 꽤나 인상적인 앨범이에요.
《5 лет》kunteynir
이게 머야 X발. 러시아 출신 그룹의 익스페리멘탈 힙합 앨범입니다. 약간 로파이한 음질로 글리치와 사이키델릭을 부은 사운드 콜라쥬 프로덕션에서 릴 어글리 메인이나 코인 락커 키드 같은 이름들이 떠오를 법 해요. (제게는 익숙하지 않은) 러시아어 랩이 주는 이상한(...) 기분도 재밌습니다. 게다가 랩을 나름 잘 함. 이쪽 장르에 거부감이 없다면, 언어의 다름을 장벽처럼 느끼지 않는다면, 제법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앨범이네요.
스포티파이 트랙 리스트와 RYM, 지니어스 등에서 제공하는 트랙 리스트가 다른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추정컨대 2008년에 언더에서 냈던 게 인터넷에 기본 구성으로 올라가있고, 2013년에 스트리밍/CD 등으로 유통되면서 수정/변경/어른의 사정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Balloonerism》 Mac Miller
사실, 맥 밀러의 음악을 집중해서 들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Faces》나 《Swimming》, 《Circles》 셋 다 조금 흘려들었어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제대로' 들은 앨범이 요게 됐네요.) 그래도 특유의 몽롱함, 약간의 (그러나 바닥을 뚫고 들어가지는 않는) 우울한 감성, 멜로우함을 괜찮게 느끼긴 했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본작은 꽤나 매력적이고 인상적이에요. 재즈, 네오 소울과 사이키델리아를 혼합해서 나른하게 우울한 감성을 뛰어난 프로덕션으로 구현해 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사로이 내리쬐는 햇볕을 맞으며 나른하고 권태로울 때 정말 우울해지는 날이 한 번씩 있잖아요? 딱 그런 정서를 《Balloonerism》이, 나아가 맥 밀러가 점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출본에서 좋았던 곡 몇 개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유출본을 99.99999%는 듣지 않는 사람이라서 잘 모르겠네요. 시간 되면 곡만 몇 개 들어볼까 싶긴 한데 귀찮으면 안 할지도...
디깅 일지 좋아요
디깅이란 즐거운 것
사랑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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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빌리우즈 앨범 들어봐여겠네여
워낙 잘 하는 양반이니까요
Maps에서 시작해서 Hiding Places 듣고 Aethiopes까지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History Will Absolve Me도 들어보시고
Moor Mother라는 익페 계열? 아티스트와 한 Brass도 좋아요
빌리 우즈가 소속되어 있는 아만드 해머 쪽도 한번 확인해 보시고요
맵스 최고
케니 시걸 최고
핑크시뿌 뭔가 애매함 ㅇㅇ
엑스트라 등급 좋음을 기대한 거까진 아니지만 RYM에서 초창기에 3.8?까지 찍길래 지리겠다 하고 들었더니 좀 아쉽네요
캬 개추
이런 양질의 글들이 올라와야해
그렇게 양질은 아니고 남들 다 아는 앨범들인데... 머쓱합니다ㅎㅎ
이야 디깅 폭 넓다
그리 넓진 않은데... 감사합니당
어떤 트랙 제일 좋게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전 Babylon By Bus
헛 전 사실 트랙 단위로 개별적으로 잘 기억하는 편이 아니긴 한데
Soft Landing이나 NYC Tapwater가 괜찮았던 것 같네요
마일로만 듣고 닉변한뒤꺼는 안들어봤는데 들어봐야겠네용
저는 닉변 전보다 더 마음에 들더라고요
확실히 디깅폭이 넓진 않으시네요!
농담이고 저도 이번 핑크시푸앨범은 참 아쉬운 축에 속했습니다.
GUMBO들으실거면 블랙 앤티크와는 장르 자체가 다르니까 유념하고 들으시길
대체 뭐람...
그래도 저는 인더스트리얼 같은 걸 사랑하진 않아서 GUMBO'!를 더 좋게 들을지도?
신선한 앨범들이 많네요
어느 정도 취향이 맞으시다면 다 괜찮은 앨범들이니 한 번 잡숴보십쇼
Deltron 3030 들어보겠습니당
핑크 시푸 검보는 아마 재밌게 들으실 것 같네요
가장 랩적인 요소도 짙고 참여진도 화려해서
전 Leather Blvd. 를 커하로 치긴 합니다
이번 앨범 아쉬운건 공감
아쉽다기 보단 덜어낼 부분이 있었다 정도
5 검보 듣고 요것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당
웬만해선 일반반 추천 드려요
핑크 시푸 러닝타임은 항상 긴듯 ㅋㅋ
전 따로 사유 없으면 늘 일반반만 들어서ㅋㅋㅋ
하여튼 짧게 좀 내라ㅠㅠ
이런 글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정말 잘봤습니다🫡
그런 당신꼐 cities aviv를..! 일단 타임라인 짧은 black pleasure 2012랑 working for album title secret waters 드셔보시죠
안 그래도 몇 개 담아놨는데 맨날 엄두가 안 나네요
예전에 올려주신 리뷰도 재밌게 읽었었는데 빨리 들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ㅋㅋㅋ
델트론3030 진짜 개좋
핑크시푸 ㄹㅇ 모르겠음
검보도 내 취향엔 별로..
Balloonerism 딱히 좋은지 모르겠음
흑흑 당신은 우울하지 않나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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