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iphople.com/album/30799982
먼저 빠른 가사해석으로 즐거운 청취에 도움을 주신 크밍 님 샤라웃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Thank you!
저는 앨범 발매 전부터 『after hours』와 『dawn fm』을 이은 3부작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정말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hurry up tomorrow』는 제 예상과 다르게 상당히 우울한 앨범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가사해석을 보면서 막곡까지 감상한 후 제가 처음으로 든 생각은
"아 이 형 엄청 힘들었구나.." 였습니다
São Paulo나 timeless 등 뱅어 트랙을 제외한 다수의 곡들에서
'나를 구하기엔 너무 늦었어', '제발 살려줘', '이젠 남은게 아무것도 없어' 같은 부정적인 가사들이 즐비하고
앨범 마지막 곡인 hurry up tomorrow에서도
My love's fabricated, it's too late to save it
내 사랑은 거짓되었고, 이제 구하기에도 너무 늦었지
Now I'm ready for the end
난 이제 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어
So burn me with your light
그러니 네 빛으로 날 태워줘
I have no more fights left to win
더 이상 이길 싸움도 없네
Tie me up to face it, I can't run away, and
날 묶어서라도 끝을 보게 해줘,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어
I'll accept that it's the end
이제 끝을 받아들일게
라고 하며
아웃트로에서 어두운 과거 시절인 house of balllloons의 첫 트랙으로 연결되기 때문인지
굉장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로 전 트랙인 without the warnig의 가사같이
How do I know tomorrow's coming?
내일이 올 거란 걸 어떻게 알지?
I don't suppose tomorrow's coming
내일이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희망찬 내일이 빨리 다가오기를 원하는 hurry up tomorrow 가 아닌
빨리 죽음이 다가오기를 원하는 hurry up tomorrow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실제로 위켄드의 과거는 매우 불우했고
음악으로 성공하기 전까지 거리에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 머릿속에는 앨범 내내 과거로 돌아간다면 내가 더 잘했을텐데 후회하며 돌아가고 싶어하지만
자신에게는 행복한 시절과 돌아갈 보금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망연자실하는 위켄드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또한,
open hearts에서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게 쉽지 않다고 하고
take me back to LA 에서 혼자 있는게 너무 싫다고 하는 것을 비롯해
중반부 피쳐링진들인 스캇의 피치를 낮춘 다크한 보이스로 읊는 구절들과
퓨처의 구슬픈 싱잉 랩(개인적으로 굉장히 불호였음 노래 듣다가 헛웃음이 터져 나오는건 오랜만이였네요) 가사를 보면
매우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상태이며
the abyss나 give me mercy의 내용으로 보아 위켄드가 모종의 잘못으로 인해 씁쓸한 이별을 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나이는 하루하루 먹어가고
돈과 명예를 거머쥐게 해준 일은 누구를 위한 일인지도 모르겠고
돌아갈 보금자리나 상처받은 자신을 치유해줄 사람도 없고
애인하고는 헤어지고...
주변에서 아무도 24살을 넘기기 힘들거라고 예상했다는 가사를 자신의 위상을 드높이는 장치로 사용하는게 아닌
34살 전에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내용으로 결부되는 것이 이상하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올해 위켄드의 나이가 34살이네요)
제가 제일 마음아팠던 부분은 어머니에게 계속 미안하다고 되뇌이는 부분이였는데
어머니는 위켄드가 행복하길 바랐을텐데 진심으로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 엄청난 불효자로 느껴졌을테죠
이러한 모습들 때문에 저에게 『hurry up tomorrow』는 위켄드라는 페르소나의 장렬하고 웅장한 종극 보다는
"나 그동안 이렇게 힘들었어, 내 팬이라면 다 이해할거라 믿고 내 마지막을 들어줘. 이젠 더 이상 못하겠으니 그만둘게" 라고 쓰인
편지를 한시간 넘게 천천히 읽어 내려가는 느낌이였습니다
사실 이래놓고 위켄드는 새 앨범 발매를 축하하며 신나게 샴페인 터트리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번 앨범이 그만큼 저에게 무겁게 다가와서 몇 자 끄적여 봤습니다
일부러 음악 자체 얘기는 안했어요
사운드 퀄리티나 앨범 구성은 너무나 취향 그 자체 ㅎㅎㅎ
주말형님이 충분한 휴식 기간을 가진 후에
다시 자신의 영혼을 불태워줄 누군가를 꼭 만나기를 바라면서 글 마치겠습니다
https://youtu.be/hoP58Om8p6Q?si=Ylx0si5WALqNZHBb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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