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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대 베스트 8

Parkta195811시간 전조회 수 119추천수 3댓글 0

8. coloring book

챈스의 랩을 논하는 것은 마치 여름날 동생에게 쥐어준 아이스크림에 대해서 말하는 일과 같다. 어떤 일이 있어도 미소를 머금을 수밖에 만들며 살아가는 재미를 잊지 않게 한다. 그의 성공을 보장하는 신용은 칸예와의 만남만이 아니라 이 앨범에 있다. 힙합과 가스펠을 넘나드는 사운드의 균형을 잡는 래핑과 라임은 탄력있게 앨범을 이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본작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은 챈스의 태도이다. 챈스는 시대정신을 투과하려고도 부조리에 분노를 표하지도 혹은 모든 것을 잊은 채 가볍게 살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시카고의 상처를 보듬고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며 지나간 시간을 추억한다. 음악과 삶을 예찬하며 우울하지 않게 슬프다. 가볍지 않고 경쾌하다. 평론가 신형철은 소설가 김중혁을 두고 소설의 온도를 말했다. 똑같이 인용하고 싶다. 챈스의 랩과 음악은 영상 18도, 즉 사람이 가장 살기 좋다는 온도를 머금고 있다. 챈스의 랩은 우리가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읊조리며 나아간다. 때때로 음악만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7.  Modern vampires of the city

 뱀파이어 위켄드는 지적이다. 에즈라가 상의를 탈의한 채 기타를 때려부수는 모습은 양복을 입고 면접을 보는 시드 비셔스의 자태만큼이나 어색하다. 그들의 풍자와 냉소어린 가사는 선명한 멜로디와 미묘한 긴장을 형성했고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성공을 주었다. 그리고 이 앨범서 그들은 끝까지 나아가고 정점을 성취한다. 항상 나는 이 밴드의 장점이 아름답고 섬세한 멜로디와 부드러운 리듬의 결합에 있다고 생각했다. step을 들어보라. 적절한 드럼은 단단히 곡을 받치고 멜로디는 귀를 사로잡는다. 젊음과 맞바꾼 지혜를 노래하지만 그들은 젊을 때도

지혜로웠고 그건 지금도 그대로다. 



6.   take care

드레이크에 대해서는 왈가왈부가 많고 각종 밈이 난무한다. 때때로 그는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일부는 그가 자초했다. 그의 음악은 하락선만을 그리고 있고 푸샤티, 켄드릭과의 디스전은 여러 부분서 상처만 남겼다. 하지만 so far gone이라는 믹스테잎부터 nothing was the same까지의 드레이크는 아웃라이어의 표본이였고 트렌드세터의 정의였다. take care는 그 정점이다. 드레이크의 본작은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주었는가. 음울하면서도 물기어린 신스음과 인공적인 터치, 드레이크의 감각적인 플로우.. 드레이크가 이번 앨범서 성취하고자한 것은 영화로 치자면 톤 앤 매너로 구축된 분위기, 문학으로 치자면 서사나 인물이 아닌 문체의 뉘앙스 같은 종류이다. 우리의 귀를 사로잡는 힘은 드레이크의 감성에 있다. 첫 트랙의 감성적인 피아노음을 음미해보라. 드레이크는 힙합-알앤시 장르에게 약해질 수 있는 권리를 선물했다. 힙합에 내재된 폭력성에 대한 비판은 전체를 포괄하지는 못하지만 부분적으로 정확하다. 드레이크와 칸예는 이 장르에 여명이 밝아오기 전의 새벽에 드는 감성을 가져왔다. 당신이 드레이크에게 가지는 호오는 잠시 잊어라. 드레이크는 힙합의 외연을 넓혔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감성의 빛깔을, 우리가 있는 공간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변화시켰다. 



5. random access memories

다프트 펑크의 음악은 프루스트이며 웨스 앤더슨이다. 우리가 경험한 것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향수를 체감하게 만드는 요술램프다. 다프트 펑크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던 순간을 떠올려볼까. something about us의 섬세하고 아련한 감성이였는지 아니면 get lucky같은 산뜻한 유쾌함이였는지. 무엇이든 상관없다. 본작은 그것들을 다 선사한다. 디스코와 펑크에게 바치는 헌사와 같은 이 앨범을 그들은 샘플링과 가공이 아니라 협업과 거듭되는 녹음으로 빚어냈다. 사이먼 레이놀즈가 레트로 마니아라는 책까지 쓴 시점에 노스탤지어를 기반으로 삼는 앨범을 우리 세대 최고의 대중음악가가 만든 이 현상에 대해서 어떤 논평을 남길 수 있을까. 내가 남기고픈 말은 이 앨범이 머금고 있는 바는 두 로봇이 음악을 사랑하던 소년이였던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그들이 마이클 잭슨과 디스코를 들었던 것처럼 나는 다프트 펑크를 듣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들처럼 내가 이 순간을 그리워하리라는 확신만이 존재한다. 




4. to pimp a butterfly

너무 낮아. 아마 이 앨범의 순위를 본 사람들은 대다수 이렇게 푸념하리라. 그리고 그것은 맞다. 본작은 이미 클래식의 경지에 올랐고 만신전에 추대되었고 등등. 켄드릭의 세번째 앨범은 누군가 이 앨범을 이런 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면 그 이유를 준비해야할 그런 위치에 있다. 스티비 원더처럼 비틀즈처럼 밥 딜런처럼 때때로 음악사는 한 작가에게 시대를 서술하라는 과중한 임무를 떠넘기고 우리 세대에게 그 과업은 켄드릭의 것이다. 나로서 이 걸작을 논하는 데 그런 시선을 투과하고 싶지 않지만 이 소망이 무색해지게 이 앨범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재즈와 펑크, 힙합 여러 블랙사운드를 채취하여 구성한 앨범의 사운드는 통일성 있게 다양하며 켄드릭의 래핑은 신들린 듯 춤춘다. 이 앨범이 제시하는 주제들을 따라가보자. 그 자체로 희생자이면서 가해자인 공동체, 폭력성, 자기애, 자기반성 여러 주제들을 켄드릭은 뛰어난 작가답게 엮으며 시집을 완성해낸다. 전작이 영화이고 소설이라면 본작은 시고 회화집이다. 이 작품이 기지는 가치와 미학적 완성도, 사회적인 대표성을 말할 재간은 나에게 없다. 다만 나는 이 것만은 확언할 수 있다. 켄드릭 라마는 역대 최고의 래퍼이고 힙합이 보유한 최고의 작가이다. 이것만이 지금 이 앨범으로부터 확실히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이다. 


3.

Carrie & Lowell은 삶은 동화가 아니라는 것을, 삶은 고통과결핍으로 존재함을 이야기한다. 사랑과 슬픔이 하나이며 과거는 수정될 수 없음을 노래한다. 우리의 과거 속 상처들을 소환하고 응시하게 만들며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한다. 공허를 말하며 희망을 전하고 아픔을 노래하며 치유를 믿게 만든다. 반복되는 곡조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게 한다.

 수프얀은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극복할 수 없는 결핍이 있음을 안다. 삶은 고통과 결핍이며 그와 함께 살아가야하는 슬픈 여정임을 그는 안다. 이 앨범서 그가 노래하는 것은 구원과 치유가 아니라 상처와 상실,결핍이다. 그럼에도 아니 어쩌면 그랬기에 우리는 이 노래들을 다 들었을 때 아름다움과 치유,희망을 발견한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illumination!



2. dark fantasy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레코드를 선정하라면 두 앨범들로 압축될 확률이 높다. 나스의 illmatic과 본작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이 앨범이 새로운 조류를 형성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차라리 대학 3부작과 808 혹은 blueprint의 몫이다. 혹은 비상한 혁신성이 담겨있냐를 따지자면 후속작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본작은 무엇을 성취했나. 여기서 illmatic과의 공통점이 도출된다. 누군가의 지적대로 정점은 창시자가 아니라 완성자의 것이며 나스와 칸예는 힙합이라는 형식을 가장 완결된 형태로 정립했다. 이 작품을 한 단어로 정의하라면 나는 구심력을 택하겠다. 힙합의 구성요소들을 칸예는 강력한 장력으로 집합시켰고 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니키 미나즈로 대표되는 강력한 피처링파워, 켜켜이 쌓여지는 샘플링들, 중층으로 설계된 사운드들. 모든 요소들이 통일성 있게 칸예의 손바닥에 배열되어 있고 이는 하나의 권능이다. 이 앨범의 탄생설화와 같은 만행이든, 팽배해있는 자아되취이든, 믿기지 않는 과대망상이든, 무엇이든지 정당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모두에게 심을 정도로 믿을 수 없는 권능을 칸예는 행사한다.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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