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힙합 팬들이라면 Vultures 1 발매에 대한 전 걱정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칸예는 힘들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명반을 만들어낸다“라는 칸예의 특징을 대부분 팬들이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전작은 Donda2였고 이미 칸예의 전성기는 지났기 때문이죠.
필자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컸습니다. 왜냐면 Donda가 명반이다라고 하기에는 애매했지만 아직 칸예의 감각이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2022년에 나온 퓨샤티 정규 It’s almost dry에서 칸예의 프로듀싱 능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죠
하지만 Vultures 1을 듣고 전 큰 실망을 했습니다. 2편은 단순히 좋고 나쁘고를 떠나 제가 사랑했던 칸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슬펐습니다.
앨범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앨범이 담고 있는 내용입니다.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합니다. 하지만 벌쳐스1은 선을 넘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벌쳐스1편이 말하고자 하는 주요 메세지는 “내가 아무리 미친짓을 하고 다녀도 난 아직도 이 씬의 왕이다“입니다.
이 메세지 자체는 나쁠게 없어요. 오히려 칸예다워서 멋지기만 합니다. 하지만 저 메세지를 표현하는 방법이 반유대주의적 가사, 목적이 없는 선정적인 가사 등등 표현의 자유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선을 넘었다고 봅니다. 솔직히 몇몇 가사를 듣고 논란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2편은 그냥 무슨말을 하고자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부족해서 이해를 못한걸수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의미가 없는 앨범이 맞다라고 생각하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있다고해도 굳이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메세지가 별로면 프로듀싱이나 랩스킬, 피쳐링 등등으로 내용의 부실함을 채워줘야합니다. 근데 칸예의 랩이 너무 별로였어요. 물론 괜찮았던 트랙들도 있었지만 칸예 커리어 사상 최악의 벌스로 꼽힐 정도의 벌스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나마 피쳐링이랑 프로듀싱은 괜찮았어요. 프레디깁스 같이 말도 안되게 좋은 피쳐링도 있었고요. 피쳐링은 솔직히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피쳐링은 아니긴하지만 타달싸 또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요. 프로듀싱은 Hoodrat처럼 듣다가 꺼버릴 뻔한 곡도 있었지만 나머지들은 대부분 준수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프로듀싱과 피쳐링이 나머지 단점들을 무마할 정도로 뛰어나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단점들이 너무 치명적이기도 했지만 프로듀싱과 피쳐링이 단순히 좋기만 했던 이유도 있죠. 참고로 벌쳐스2는 프로듀싱마저 별로였습니다. 믹싱 또한 별로였습니다
벌쳐스2는 그냥 슬펐습니다.
칸예가 이정도로 음악적인 성공을 할 수 있던 이유는 물론 희대의 천재기도 하지만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이유 또한 크죠. 팬들이라면 칸예의 열정이 그의 커리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아실겁니다. 근데 벌쳐스2에서는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이 보이지 않아서 너무 슬펐습니다.
앨범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데모버젼같고 심지어 이미 올린 앨범을 계속 수정하는 모습 또한 프로답지 않았습니다.
물론 칸예는 TLOP에서도 이미 발매한 앨범을 수차례 수정하는 행적을 보였지만 TLOP는 발매 당시 이미 충분히 좋은 앨범이면서 그 자체로 완성본이었습니다. 수정이 끝난 이후에는 듣기 훨씬 좋아졌기도 했죠. 근데 벌쳐스2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칸예가 말도 안되는 기행들을 벌여도 저희가 계속 칸예의 팬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그가 항상 좋은 음악으로 보답했기 때문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유대주의 및 나치 관련 발언들로 인한 역대급 나락 이후 그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해주지 못했습니다.
최근 칸예가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건강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개된 스니펫들도 듣기 정말 좋았죠. 올해 발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Bully에서는 저희가 사랑했던 칸예가 돌아왔으면합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