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여행 존나 하는 히치하이커 안내서
글: 강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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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읽기 전에 꼭 보십시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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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색된 내용이며, 허구가 많이 들어간 이야기이다.
여기서 '나'를 의미하는 이름인 강호삼은 가명이며, 내 진짜 이름이 아니다.
만약 이 글을 그저 외힙 명곡 추천목록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있다면 당신은 틀렸다. 절대로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무래도 화자가 힙합에 빠진 한 명의 청소년이다 보니 욕설이 많이 나온다.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래 힙합이 좀 거친 면이 있지 않은가? 그러니 이 글을 쓸 때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만 존나 할 것이다. 씹앐엓으!
다시 한 번 경고하지만, 이 글은 많이 거친 말들과 적나라한 욕설들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럼, 많이 즐겨주길 바란다. 만약 추천수가 좀 많이 모이게 된다면 점 점 더 써 내려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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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스탠,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이방인
내가 기억하기로는 2020년이었을 것이다, 내가 당시에 Godzilla를 트는 것을 보고 사촌동생이 Juice WRLD라는 래퍼가 죽었다고 했으니. 유튜브에서도 에미넴이 이 노래로 자신의 신기록을 깼다고 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아무튼, 2020년 아니면 2021년이었을 것이다. CURTAIN CALL 2가 나오기 전이었던 건 확실한데 그 히트 모음집은 2022년에 나왔으니.
아무튼, 나는 그 날 아버지에게 에미넴에 대해서 듣고 집에 오자마자 노트북을 키고 미친듯이 히트곡들을 찾아 들었다. Love the Way You Lie, Lose Yourself, Godzilla, The Monster, Without Me, Venom 같은 곡들을 듣기 시작했고 점 점 빠져들기 시작했다.
"와 사람들이 괜히 에미넴 거리는 게 아니구나."
나는 하나씩 노래들을 경청했고, 영어를 잘 못 알아듣던 나에게조차 라임이라는 게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에미넴이 정말 신기했다. Without Me 같은 곡에서는 '재미있게 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고, Venom이라는 곡에서는 발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주었는지 가르쳐 주었으며 Not Afraid는 내게 랩이 얼마나 웅장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었다. 나는 이 힙합의 세계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고 에미넴은 나에게 있어 힙합에 대한 모든 것의 기준이 될 정도로 엄청난 롤모델이었다.
그렇게 해서 한 곡이 끝나고 다음곡이 시작을 하려던 순간, 나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분명 우리 아버지가 차에서 틀곤 하시던 여성보컬의 곡이었다. 그런데 조금 달랐다.
"엥? 이게 에미넴 노래였다고? ㄹㅇ?"
자세히 들어보니 빗소리에 묻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연출되었다. 여기서 나는 한 번 씨게 충격을 먹었다. 음악에서 이런 것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당시에 15살 정도였고 엄청난 영화광이었다. 그래서 이런 연출은 익숙했다, 단지 음악에서 이런 것을 들어보지 않았을 뿐.)
거기에다가 빗소리까지 나오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 그리고 천둥이 치고 라디오에서 약하게 나오는 것 같았던 노래는 금새 평범한 노래처럼 믹싱되었고, 비트가 깔렸다.
"오, 겁나 신기한 노래네."
나는 계속 듣기 시작했다.
여성의 노래가 끝나고 에미넴이 랩하기 시작했다.
"오, 라임 죽인다!"
듣고 있는데 엄청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글쎄, 에미넴이 랩하는데 비트 사이사이에 연필로 무언가를 사각사각 쓰는 소리가 들리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거기서 다시 한 번 문화충격을 받았고, 계속 듣기 시작했다.
"오 ㅅㅂ ㅈ나 신기한 노래네."
벌스 3이 끝나고 갑자기 차가 어딘가를 들이받더니 그대로 물 속으로 풍덩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거기서 또 다시 충격을 받았다.
"아니, 뮤직 비디오를 그냥 mp3로 잘못 트는 건가? 근데 그렇다기엔 다른 곡들이 정상인데? 뭐지?"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나는 당장 다음날 아버지에게 이 노래가 무슨 내용인지 물어보았다. (그 나이의 나에게 있어 아버지는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기 전에 질문을 물어보는 일종의 살아있는 사전이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미친 광팬에 대한 곡이라고만 말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또 다시 신기해 하며 집에 와서 검색해 보았고 가사해설을 보니 더욱 더 신기했다.
마이클 잭슨도 이것과 비슷한 곡을 낸 적은 있었지만 에미넴처럼은 아니었다. 에미넴은 랩이고 마이클 잭슨은 팝이라 애초에 비교가 불가능한 아티스트들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신기했다. 나는 계속 에미넴의 세계에 빠지게 되었고 그의 앨범들을 하나씩 돌리기 시작했다.
사실 앨범을 통으로 청취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에 나에게는 굉장히 독특한 디깅 버릇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을 순서대로 쓰면 다음과 같다. 먼저, 마음에 드는 곡이 있다면 그 아티스트의 앨범들 및 각 앨범의 수록곡들을 본다. 그리고 제목이 재미있어 보이거나 깨끗해 보이면 다운로드 받아서 듣는다. ('깨끗해 보이면'이 뭔 소리인지는 물어보지 말아주기 바란다. 나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해서 내가 다운받았던 곡들은 Higher, So Bad, Criminal 같은 곡들이었고 어린 시절 곡들로는 The Way I Am, Without Me 같은 곡들이었다. 노래 하나 하나가 메세지가 다르고 분위기도 다른 것이 신기했다. (몇 곡은 제목만 보고 곡을 예측하거나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간혹 Kim이라든지.... 아니 십알 이거 그냥 한국인 친구 이야기 아니었냐고!) 그런 식으로 듣다 보니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지금은 사라진) 우글이라는 사이트로 다운받은 에미넴 곡들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한 개 두개가 쌓여서 어느새 곡의 수가 세자릿수가 넘었다.
계속 그렇게 듣다가 조금씩 가사해석을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워낙 오랫동안 꾸준히 들었다 보니 중간중간에 일어났던 일들은 기억이 안 난다.
그렇게 1년 2년 정도 듣다 보니 어느새 힙합이라는 장르에까지 관심이 생긴 것 같다. 한동안 힙합이라면 에미넴만 취급했고 나머지는 그냥 그렇고 그런 취급을 했으나 어느새 XXXTENTATION부터 칸예 웨스트까지 듣기 시작했으며, 비트도 찍기 시작했다. 사촌형이 나에게 FL Studio를 가르쳐 준 뒤로 나는 매일 (사실 매일은 아니다) 비트를 찍기 시작했고, 인터넷에 몇 개를 올려 괜찮은 반응도 얻었다.
무언가에 관심이 생기면 꼭 따라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제는 라임을 써야겠다 싶어 다양한 영상들을 보며 배워 나가기 시작했다. 주로 에미넴의 라임 도배를 하이라이트 시켜주는 것들만 보다가 켄드릭 라마를 배우가 나서부터는 그의 라임들도 배우기 시작했으며, 그 후로부터 계속 다양한 래퍼들을 알아 나갔다.
그렇게 나는 에미넴을 시작으로 주스월드, 켄드릭 라마, 칸예 웨스트, 릴 웨인 같은 래퍼들을 알아 나가기 시작했고, 나아가 D12, 슬러터하우스, 에릭비&라킴 같은 그룹들의 곡까지 듣게 되었다. 여러 번 나도 "크루를 만들어 보고 싶어" 이곳 저곳에 홍보를 나름 해 보았지만 결국 다 망하고 지금은 단톡방이 폭파되거나 유기된 채 떠돌고 있다....
아무튼,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났고, 나는 점 점 나이를 먹어가며 자라고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도 몸소 겪어본 남자가 되었고, 마스크를 입에 달며 살았다. 그렇게 한 명의 대한외국인으로 살고 있던 어느 날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코로나에 걸리셨다는 것을 듣고 부모님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간호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할 순 있을까 고민해 보았지만 다행히 선생님도 좋은 분이셨고 반에도 내가 한국에 오기 전에 같이 다니던 아이들이 많았던 이유로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계속 습관적으로 자신을 은둔시키려 했다. 애초에 내가 기대했던 것과 아이들도 많이 변했고 말이 통하는 친구도 없었을 뿐더러 나 자신까지 많이 변해 있었다. 나는 당시에 에미넴의 광팬이었지만 우리반에는 에미넴에 관심 있는 사람이 없었을 뿐더러, Mockingbird가 틱톡으로 역주행 한 게 이 당시를 기준으로 1년 뒤이다 보니 나는 정말로 자발적 아웃사이더로 살아갈 수 없었다.
당시에도 내 나름의 방식대로 공책에 나만의 라임들을 적고 혼자 거울을 보며 에미넴에 빙의되던 나는 믹스테잎이나 내보자고 생각해 혼자 7곡짜리 테잎을 구상해 보기도 했으나 결국 찍은 비트들이 ㅈ나 구려서 안 하기로 했다. 그 후로도 나름 다양한 아이디어들로 믹스테잎을 구상해 보고 다양한 주제의 곡들을 생각해 보았으나, 가사가 안 써지거나 비트만 존재하다가 잊혀진 것들이 대다수이었다. 그렇게 한 달이 모여 계절이 여러 개가 지나더니 어느새 나는 졸업을 해야 했고, 나는 대학생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너무 재밌다
언제 공식 출간되나요?
공식...출간이요? 그건 모르겠네요. 낼 만큼 분량이 나오면 한 번 해보겠습니다 ㅎㅎ
저도 힙합 입문 초기엔 에미넴만 1년 가까이 들은 놈으로써
옛날 생각나서 기쁘네요 그땐 뭘 해도 행복했는데
전 다행히? 옆에 힙합을 같이 듣는 친구가 있었어서
걔 통해서 발전했습니다
글 진짜 잘 읽었습니다 빨리 담편 내주세요
저도 입문 초기 에미넴만 주구장창
ㄹㅇㅋㅋ
오 공감을 하셨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다음편도 최대한 빨리 내보겠습니다!
빨리 다음꺼 갖고오세욧!!
알았다고욧!!
나중에 모음집나오면 맛나겠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나중에 분량이 더 나오면 한 번 해 봐야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피드백 남겨주실 건 없으실까요?
너무 잘 쓰셔서 피드백 할 게 없네요.
아하, 감사합니다 ㅎㅎ
혹시 제목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오마주인가요
아, 네! ㅋㅋㅋㅋ 읽어본 적은 없지만 뭔가 멋져 보여서 한 번 따라해 봤어요, 제 현재 상황도 여러모로 비슷하기도 하고....
글고 글이 에미넴 이야기 이후에 약간 슉슉 넘어가는 느낌이라서 좀 아쉽네요
원인 없이 결과내역만 알려주는 느낌이라 해야하나... 에미넴이 좋았다 -> 그래서 후에 칸예도 있는 forever를 들었는데, 칸예도 좋았다 -> 그래서 칸예 앨범 몇개 들어보니 칸예도 좋아졌다 가 정상적인 진행이라면, 님 소설은 에미넴이 좋았다 -> 칸예도 같은 힙합이니 나중에 좋아졌다 같이 생략된 느낌이예요
물론 소설이 쳐질 것 같아서 짜른거라면 이해하겠습니다
흠.... 솔직히 조금 더 풀어볼까도 생각을 해 봤는데 나름 제가 실제로 겪었던 것들을 적으려다 보니 어떻게 해서 칸예에 관심을 갖게 되고 켄드릭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기억이 안 나서 쓰고 싶어도 못 썼습니다.
물론 소설이 좀 많이 쳐질 것 같기도 했고요....ㅎ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피드백 주실 만한 부분은 없으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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