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벤트 참여글이네요 아는것도 많이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1. 처음으로 앨범 단위로 듣게 된 앨범
배치기 - 회귀
https://www.youtube.com/watch?v=cJnAtarqdP8
사실 이게 힙합일지 대중가요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처음으로 앨범 단위로 들게 된 최초의 앨범입니다.
배치기는 제가 힙합이라는 장르에 처음으로 알게 해준 고마운 형님들입니다. 그래서 배치기 스트리밍 합산이 6천번 정도 될텐데
이게 제가 지금까지 들은 국힙 + 외힙 합쳐도 배치기를 못넘거나 비슷할겁니다.. ㅋㅋㅋㅋ
때는 작년 요맘때 쯤 제주도에 놀러갔을 때인데요. 밤에 방에서 심심해서 뭐 듣지 하다가 귀찮아서 이 ep를 튼 것이 시작이였습니다
지금들으면 되게 뽕짝같은데, 그때는 귀도 별로 안열려있고 배치기 말고는 잘 찾아듣지도 않아서 혼자 방안에서 신나게 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 앨범을 처음 들으면서 당시에는 몰랐던 수확이 하나 있었는데, 스킷이란 개념을 이때 처음 알았어요. 플리를 만들때 '대체 저건 무슨 곡이길래 발매를 한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쉬어가는 느낌도 들고하니 그제서야 이해가 되는 부분이더라구요.
다만 좀 아쉬운 점이, 이 앨범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 없긴 합니다. 사실상 싱글 모음집이고, 곡도 5개정도로 별로 많지도 않고, 다시 돌아보니 퀄리티가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좀 더 완성도 있고, 진지하게 들어본 앨범에 대해 써보자면,
1-2. 처음으로 앨범 단위로 듣게 된 앨범
김태균(TAKEWON) - 녹색이념(감독판)
https://www.youtube.com/watch?v=jQMyf0HyLwg
이 앨범은 정말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았어요. 저에게 보이는거라곤 이 앨범을 들을때 펴놨던 수학 문제집이 끝이였지만,테이크원만의 이 앨범에서의 서사는 저와 화자가 동일시되는 경험을 하도록 몰입시켜주었습니다.
' 이 열차의 종착역은 개화. 개화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내리실 분은 차에 놓고 내리는 물건이 없는지 다시한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저희 열차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십시오. '
윗 글은 녹색이념의 아웃트로격인 '제자리'라는 곡의 마지막입니다. 원본에서는 이 뒤에 '암전'이라는 곡이 나오는데요. 저는 감독판으로 먼저 접해서 '암전'과 '제자리'의 순서가 바뀌고 마지막에 '개화'란 트랙이 하나 더 있는 상태였어요. 근데 '개화'에서는 시작할 때 저 멘트가 한번 더 나오는거에요. 그리고 곡이 흘러가는데, 여기서 제가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듯 녹색이념의 스토리가 머리속에서 다시한번 상기되며 앨범을 듣고 난 뒤 엄청난 여운과 감동이 찾아왔습니다. 앨범을 듣고 난 뒤 남은 진한 기운은 오랫동안 가시지 않았고, 일주일동안 녹색이념을 몇번이나 더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이 앨범을 통해 처음으로 앨범 해석을 찾아보고, 가사도 하나하나 뜯어보는 경험도 했습니다.
2. 취향의 전환점이 된 앨범
Death grips - The Money Store
https://www.youtube.com/watch?v=ydWjQwvzxKw
배치기에서 이 앨범까지 오는데에는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2년동안 국힙 위주로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엘이 구경왔는데 어떤분이 'death grips, danny brown, jpegmafia를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앨범은 릴잰의 토탈 재너키를 추천드립니다.'라고 저한테 댓글을 다시더라고요 ㅋㅋㅋㅋ 아무튼 홀라당 낚여서 데스그립스부터 듣기 시작했는데,
이 앨범에서 저한테 뭐라고 말하는지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가사 뜻도 잘 모릅니다. 근데 시작하자마자 게게게게까가가가이게 너무 신기해서 넋을 놓고 감탄하던게 아직도 생생하네요. 이런 음악은 노창만 하는게 아니였다는것을 깨달은, 저에게 되게 의미 있는 앨범입니다. 이 앨범을 듣고 외힙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어쩌면 단순히 취향의 전환점이 된 앨범이 아니라,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있게 해준 앨범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 링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돈상점 곡입니다.
3. 힘든 시기에 나를 지탱해준 앨범
Kanye West - Graduation
https://www.youtube.com/watch?v=U-N8gJ4HdYc
이 자리에 MBDTF를 넣을지 졸업을 넣을지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뒤에 나올 두 앨범들도 힘들 때 듣곤 했는데, 겹치면 재미없어서
mbdft랑 졸업중에 뭐가 좋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요. 그래도 졸업을 이 자리에 올려놓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앨범을 듣기 전까지는, 음악이 저에게 닿은 경우는 딱 한번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음악을 들을 때 제가 다가간다는 느낌이였다면, 졸업은 달랐습니다. 그냥 틀었는데, 인트로부터 졸업이 제 옆에 오더군요. 당시 새벽 1시였는데 갤주님이 굿모닝이라며 인사해주니까, 바로 앨범에 대한 집중이 최고를 찍으면서 14트랙 끝날때까지 곡 하나하나를 맛있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심지어 시험기간이라 정독실에 가있던 상황이였는데요. 웬만하면 딴짓은 자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인트로 끝나고 챔피언 나오는데 공부를 하겠다는 것은, 되게 커다란 실수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껴서 그냥 앉아서 졸업듣고, 잠을 한 시간 줄였습니다. 잠에 민감한 저인데도 그날 밤은 후회가 되지 않더라구요. 아웃트로가 굿나잇이여서 그런가, 제 착각일수도 있지만 갤주님이 응원해주시는거 같아서 그날은 되게 편하게 잤던 거 같습니다.
' I go for mine, I gots to shine. Now throw your hands up in the sky '
특히 당시에 들었던 5번 good life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졸업을 다 듣고 나서 호실에 올라갈 때 이 트랙은 다시 들었는데, 정말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어요. 요즘은 mbdft랑 tlop를 더 좋아하고 많이 듣지만, 저에게 더 응원이 된건 변함없이 졸업입니다. 그래서 피지컬도 tlop보단 졸업을 먼저 샀죠! 하하
4.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준 앨범
JPEGMAFIA - OFFLINE!
https://www.youtube.com/watch?v=czfDdN4qEuM
처음 들으면서 이런건 대체 뭘까 싶었는데, 막상 다 듣고다니 한번 더 듣고싶더군요. 데스그립스처럼 이 앨범에서 페기가 대체 뭘 말하는지는 하나도 모르지만, 그냥 제 도파민입니다. 짜증날때도 듣고, 기쁠때도 듣고, 그냥 듣고 일주일에 적어도 3번은 돌리는 제 인생 앨범입니다. 하루에 한번은 무조건 페기 앨범을 듣는데 이 앨범에 가장 손이 많이 가서 이 자리에는 OFFLINE을 올려놨습니다.
TRUST! - ARE U HAPPY? 까지는 어 뭐야 생각보다 잔잔하고 좋네. 익페도 이런 무드를 낼 수 있구나. 근데 여기에는 대체 어떻게 랩을 하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ND CREDITS!은 아직까지도 페기가 랩하는 걸 보면 동물원에서 코알라 보는거서럼 정말 신기합니다. 앨범의 딱 절반을 지날 때인, REBOUND!부터 제 도파민입니다. 앞부분도 엄청 좋아하긴한데, 이부분부터 아웃트로까지만 따로 앨범으로 냈어도 저는 엄청 만족하며 그래 이게 제이펙이지 역시 최고야라며 그 앨범도 엄청 들었을겁니다. 진짜로요. 이 앨범의 절반을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REBOUND!,OG!,THE GHOST OF RANKING DREAD! 이 세개는 앞서 말했는 페기가 뭘 말하고싶고, 표현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이 앨범을 알게 된 후로 엄청 자주 들은 탓에, 이 앨범과 엮여있는 특별한 에피소드는 이거다라고 말할수 있는게 없는점이 살짝 아쉽지만, 그래도 하나만 얘기해보자면 저번주 수요일이 저희 학교에서 역대급 사건이 하나 터졌는데, 저희 학년 전체가 기분이 많이 나빴던 사건입니다. 저도 물론 포함이였습니다. 근데 밥먹고 이 앨범 돌리니까 기분이 많이 풀려서 저 발 뻗고 편히 잤습니다..ㅋㅋ
5. 가장 사랑하는 앨범
009 - ㅠㅠ
JPEGMAFIA - OFFLINE!
https://www.youtube.com/watch?v=TOljbmvbZpE
공공구의 ㅠㅠ와 페기의 오프라인은 정말정말 사랑하는 앨범입니다. 근데 페기 얘기는 앞에서 했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ㅠㅠ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ㅠㅠ는 신나고 정신없고 그런 앨범은 아니지만, 이 ㅠㅠ만의 감성이 제가 들었던 그 어떤 앨범보다도 최고였습니다.
' 무거워진 날개, 방망이를 달고 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
다큐맨터리의 나레이션, 뉴스를 앨범에 샘플링하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하게만 들렸던 구성이, 오히려 지금에서는 앨범에 몰입하게 해주는 장치로서의 기능이 더 다가옵니다. 앨범을 처음 듣고, 마지막 앨범명과 동일한 이름의 아웃트로 ㅠㅠ를 들을때는 제가 아직 겪어보지도 않은 20대 삶이지만, 공공구가 느낀 감정들에 너무 공감가더라고요. 그리고 앨범을 다 들은 뒤에는 나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처음과는 달리 요즘 ㅠㅠ를 들을때는 좀 더 긍정적인 분위기가 귀에 들어오더라구요. 산책이랑 해쳐모여, 집중이 요즘 확 들어오는 트랙입니다. 공공구의 가사는 무섭도록 차갑지만, 이런 트랙에서는 그 속에 있는 따뜻함이 잘 느껴집니다. 날씨도 추워지는 요즘 공공구 한스푼은 어떠신가요?
여담 몇개 적어보자면, ㅠㅠ 피지컬 구했을때 짜릿함은 제 지갑까지 살려주지는 못하더라구요..ㅋㅋ 그리고 친구가 산책할때 들을 잔잔한 노래 추천해달래서 이 앨범 산책을 추천해줬는데.. 최악의 노래라며 사라져야한다고 해서 진심 상처받았습니다.. 그정도는 아니지 않니...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열심히 써보았습니다. 고3분들 수능보시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이벤트 원글 : https://hiphople.com/fboard/29889320?member_srl=28698384
저도 ㅠㅠ 정말 좋아합니다
요즘 최애곡은 북극곰…ㅠㅜ
요즘 ㅠㅠ에 손이 정말 많이 가요 저도 북극곰 진짜 좋아합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통화음 듣고 정말…
"야 북극곰 한국 오면 연락 줘 화해하자 너 진짜 보고 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개슬픔ㅠㅠㅠㅠ
ㅠㅠ 진짜 좋죠.. 감성 지림
굿 라이프는 정말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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