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으로 앨범 단위로 듣게 된 앨범 :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바야흐로 국힙만 듣던 시절, 저는 우키팝의 칸예 웨스트를 다룬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의 설명을 듣고선 개쩌나 보다하고 대표작이라는 [MBDTF]를 곧바로 틀었습니다.
솔직히 진심으로 개쩐다는 감상은 아니었고 음 좋은데? 정도의 감상이었죠.
하지만 먼 길을 돌아 다시 도착해보니 처음 앉은 곳이 알고보니 명품이더군요.
앨범을 돌릴 때마다, 오케스트라 같이 조화롭고,
하나의 파도같이 물결치는 역동성은 제게 반전되는 짜릿함과 멈춰서게 되는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LP도 샀었죠.
허나 요즘은 이러한 웅장함이 잘 손이 가진 않더군요.
그래서 언젠가 삶이 이 앨범을 다시 담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로워 졌을 때가 왔으면 좋겠네요.
2. 취향의 전환점이 된 앨범 : The Low End Theory
이 앨범이 놀랍지만 제 첫 디깅의 시작이었습니다.
너무 똑같은 거만 듣는 것 같아서, 엘이에서 얼핏 들은 rym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올타임 힙합 앨범 top 10(그 당시 들은 것을 제외하고)을 들었었죠.
그 당시에 유일하게 건진게 이 앨범입니다.
이 앨범에서 접한 재즈랩이 너무 좋더군요.
고풍스럽게 흘러나오는 재즈 비트에 그루비하게 붙는 큐팁 벌스, 이 조합이 정말 감탄을 자아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디깅을 많이 한 지금도 가끔식 Excursions의 도입부 벌스를 흥얼거리곤 합니다.
3. 힘든 시기에 나를 지탱해준 앨범 : BLONDE
처음 이 앨범을 접한게 살짝 어이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수면제 앨범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추천받아 들어본 거였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느낀 바로는, 별거 없었습니다.
역시 잠이 잘오네 에서 끝났었죠.
허나 시간이 지나, 밤 12시의 어둡고 몹시 추운 날에, 쓸쓸히 학원 돌아가는 길을 걷는 도중에 저도 모르게 제 손이 seigfried를 누르더군요.
그리고 너무 좋아서 오히려 잠을 잘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앨범은 무언가 인간의 속에서 썩은 것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것 같아요.
썩은 불쾌한 냄새가 짙게 깔리는 엠비언트풍의 비트로, 마음 속에서의 추한 외침은 프랭크 오션의 아름다운 보컬로 말입니다.
그래서 현실을 그래도 유지할 수 있게된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고인의 앨범 소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4.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준 앨범 : Modal Soul
이 앨범은 위에서 [The Low End Theory]에서 재즈랩에 흥미를 갖고 디깅을 했을 때 처음 들었습니다.
솔직히 [The Low End Theory]보다 더 좋더군요.
뭔가 제가 재즈에서 좋게 느낀 것을 더 극대화 시킨 느낌이 강했습니다.
재즈에 고풍스러운 느낌은 뒤로 물러나고,서정적인 부분이 앞섰다는 점이 말입니다.
특히 초반부에서 많이 들어나는데, 그래서 제가 Feather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침에도 듣고, 노을 질 때도 듣고 좀 기분이 느긋할 때 느긋함을 즐기려고 듣는 것 같아요.
5. 가장 사랑하는 앨범 : To Pimp A Butterfly
이 앨범도 칸예랑 비슷하게 우키팝에서 켄드릭 라마 영상으로 입문했습니다.
이게 대표작이라길래 들어봤죠.
그리고 이것도 딱히 막 엄청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딱 [MBDTF]랑 비슷하게 흘러간 것 같애요.
하지만 차이점이라면, 이 앨범은 5번에 있다는 것이겠죠?
솔직히 말해서, 켄드릭의 가사를 다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아직도 these walls의 해설이 왜 그렇게 풀이되는지 잘 몰라요.
하지만 그런 해설을 보면서 정말 혼이 담겨있다는 것은 보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TPAB]은 정말 음악적이든, 가사적이든, 혼이 담겨있습니다.
음악은 대표 흑인 음악인 재즈와 펑크를 가져왔고, 가사는 흑인에 대해 이야기하니까요.
오히려 저는 그런 걸 보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혼 자체를 공감하고, 그것에 따라 앨범의 메세지도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트랙은 총정리 + 투팍이 혼을 넘기고 떠나는 마지막 장치가 담긴 mortal man입니다.
ㄹㅇ 소소한 일상의 행복과 누자베스는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뭔가 나른하게 누워 늘어진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느낌이랄까요.
전 누자베스를 말년휴가 왔다 갔다 할때 처음 들었는데, 중대 전력 외 취급 받으면서 느긋하게 대한민국 종단하던 기억도 나게 하고 그럽니다. 참 몽글몽글하고 좋은 앨범이에요.
맙딥이요? 큐팁 말하시는건가요
이걸 헷갈리네 죄송합니다
캬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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