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레랑스에 관하여..

요새 LE에 똘레랑스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오네요.

똘레랑스는 관용의 다른 말이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사실 똘레랑스는 관용보다 조금 더 넓고 '약간' 차이가 있는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똘레랑스라는 말이 프랑스 말이기에 우리나라 말로 직역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똘레랑스라는 말을 홍세화 씨의 책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라는 책에서 접하게 되었는데,

그 책에서 프랑스 사회에서 똘레랑스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려주기에 LE회원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은 책이 될 것 같습니다.)

『똘레랑스의 첫 번째 의미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 입니다. 즉, 상대방의 정치적 의견, 사상, 상대방의 이념등을 존중하여 자신의 사상, 이념도 인정받는 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의미로는 "특별한 상황에서 허용되는 자유"입니다.』

(출처: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6&dirId=613&docId=49004591&qb=65iY66CI656R7Iqk&enc=utf8&section=kin&rank=1&search_sort=0&spq=0&pid=gJO8sc5Y7vCssaqEMAdssc--452232&sid=T7dokzhht08AADbBD8s)

첫 번째 의미는 토론은 하되, 물리적 폭력으로 나의 의견을 피력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두번째 의미는 권력에 연연치 않고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피력할 수 있는 자유를 뜻합니다.

(그 예로 프랑스에서는 극우파와 극좌파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

18세기 계몽주의 사상가들의 영향과 프랑스 대혁명의 영향으로 똘레랑스의 중요성이 널리 퍼지고, 자주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 예로 볼테르가 한 말로 알려진 말이 똘레랑스를 설명 하는데 아주 유용합니다.(그러나 볼테르가 한 말이다, 아니다는 의견이 분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I disapprove of what you say, but I will defend to the death your right to say it.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권리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겠다. 』

(출처:http://ko.wikipedia.org/wiki/%EA%B4%80%EC%9A%A9)

그러나 똘레랑스는 역설적으로 극단을 부정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똘레랑스의 반대말로 앵똘레랑스 라는 말이 있는데, 앵똘레랑스는 곧 똘레랑스와는 반대의 의미로 다른 사람에게 다른 방식의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데,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드실 수 잇습니다. 똘레랑스는 과연 앵똘레랑스에서도 똘레랑스의 태도를 지켜야 하는 것 인가?

답은 단호하게 아닙니다.

이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직 힘에만 의지하는 앵똘레랑스 세력에 대하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똘레랑스 세력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자칫 똘레랑스가 앵똘레랑스까지 용인하는 듯이 보이는 까닭도 이 어려움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앵똘레랑스가 헤게모니를 쥔 곳에 똘레랑스는 설 자리가 없다.

요컨대, 똘레랑스 세력도 앵똘레랑스 세력에 대하여는 앵똘레랑스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똘레랑스의 부드러움은 앵똘레랑스에 대한 단호한 앵똘레랑스를 조건으로 하는 것이다.

(홍세화,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126-127쪽)

똘레랑스는 '칼'이에요. 단호함입니다.

똘레랑스는 역사적으로 앵똘레랑스에 단호히 반대하기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마치 돌레랑스를 나와 다른 남을 용인하는, 그래서 무엇이든지 모두 다 용납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똘레랑스는 '칼'이에요. 단호함입니다.

즉 앵똘레랑스에 대해서 단호하게 반대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차이는 차이일 뿐이지, 그 차이를 핑계로 차별이나 억압, 배제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지금 상생을 얘기한다고 칩시다. 상생에도 전제가 있습니다.

그 대상이 사익 추구 집단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적 부분에 똬리를 튼 사익 추구 집단이 아니어야 합니다.

이것은 극복 대상이지 상생의 대상이 아니죠. 그 다음에 앵똘레랑스한 것들, 그것하고는 상생할 수 없습니다.

(2004년 5월 12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홍세화)

똘레랑스는 차이를 긍정하는 논리일 뿐만 아니라 극단을 부정하는 논리 이기도 하다.

(하승우 , 희망의 사회 윤리 똘레랑스)

이처럼 똘레랑스는 앵똘레랑스를 부정하면서 그 똘레랑스의 정신이 꽃 핀다고 할 수 있다.

예로 들면 2차세계대전의 프랑스가 나치스 정권에 대항한 레지스탕스,

또, 낙태 반대 등 전통적 가치 복원, 이슬람 등 외국인 이민 제한, 주권 강화(EU나 국제기구에 의한 프랑스의 주권 제한 반대), 사형제 및 관세 유지 등을 공략으로 꼽은 국민전선이 프랑스 국민들이 표를 주지 않는 것들도 하나의 예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프랑스가 점점 경기불황으로 침체되어가고, 외국인으로 인한 내국인들의 불만이 커지자  2011년 3월 27일 실시된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국민전선이 12%에 이르는 득표율로 제 3당이 되었습니다.)

동성애 문제 등 LE에서도 요즘 논란이 많은데, LE 회원들 모두 앵똘레랑스를 배척하고 동시에 똘레랑스 안에서 자유로운 의견 피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가인 김병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