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GOAT 나스 행님의 내한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추석 연휴동안 나스 형님의 디스코그래피를 정주행했고 제가 느낀 개인적인 감상평(전문적인 리뷰 X)을 남겨보려 합니다.
발매순이 아닌,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앨범들로 시작해보겠습니다 ㅎㅎ
<Nastradamus, 1999>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와 나스의 합성어, 나스트라다무스
예언가 컨셉인지 모르겠지만 1번 트랙 이름부터가 The prediction이다.
나스가 뜬금없이 무슨 예언을 하려는 걸까?
사실 이 앨범을 아주 오래전에 듣다가 끈 적이 있어서 가사는 딱히 궁금하지 않았다. 그래서 예언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ㅋㅋㅋ
나스 행님의 큰 오점으로 남아있는 작품인데 다시 돌려보니 그렇게 막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발매 당시 상업적이라고 욕 먹은 Owe me는 좀 뜬금없는 트랙이긴 한데 지금 들어도 촌스럽진 않다 ㅋㅋ
(지누와인 성님의 보컬이 좀 더 폭발적으로 터졌으면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이 크다)
가사가 궁금한 트랙들이 있었는데(Life we chose, project winodws) 해석이 없어서 걍 스킵하기로 했다.
3번 트랙 <Nastradamus>에서의 나스 행님의 훅은 가히 충격적인데..
내가 들은 훅 중에 가장 촌스럽고 어이가 없다(?)
유난히 이 훅에서만 나스 행님의 목소리가 작게 들리는데, 본인도 창피했던 모양이다...
<Street's Disciple, 2004>
중학생 때 영어공부를 할 때면 disciple(제자), discipline(규율)이 참 헷갈렸는데
그걸 해소시켜준, 거리의 제자 앨범이다 ㅋㅋ (문법실력을 올려준 엔터 더 우탱과 궤를 같이 한다 ㅋㅋ)
투씨디+곡 길이가 길어 풀 렝쓰로 돌리기가 힘들고, 좀 쳐냈으면 하는 트랙들이 있지만 나름 괜찮은 앨범이다.
나스 행님의 유려한 플로우가 돋보이는 곡들이 참 많다.
나스의 아버지 Olu dara가 참여한 <Bridging the Gap>
루다크리스 형님의 묵직한 래핑이 돋보이는 <Virgo>
지금은 고인이 된 척키 톰슨이 만진 트랙들은 꽤나 재미있게 들려온다.
'유니콘' 맥스웰이 참여한 <No One Else In The Room>은 신나는 재즈풍 힙합인데
재즈가 가미된 힙합에서 이렇게 청량감을 선사하는 트랙이 있었나 싶다 ㅎㅎ
<Untitled, 2008>
원래 앨범명은 Nigger였으나 여러 문제로 인해 "언타이틀드"라는 타이틀을 들고 나온 앨범
수록곡들의 가사가 굉장히 직설적이고 정치적인데
비트도 딥하고 하드코어한 면이 있어(나쁘게 말하면 좀 구리다고 할 수 있겠다) 평가가 상당히 갈린다.
비트가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많이 힘들 수도 있다.
커피로 비유하자면, 탄맛이 매우 강한 아메리카노라 할 수 있겠다.
타이틀곡 <Hero> 이전의 곡들은 밝고 경쾌한 느낌을 주지만....
앨범의 후반부를 여는 <America>
앨범의 막을 내리는 <Black President>까지
켄드릭의 TPAB 저리가라 할 정도의 매운맛의 가사로 점철되어 있으며, 비트또한 매니악하다
얼마전에 방영된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 : 뉴욕 브루클린 편을 보면 기안 84가 브루클린의 길거리를 걷다가
물이 나오는 소화전을 보고 세수를 하는데 그의 기행은 9번 트랙 <N.I.G.G.E.R.>에서도 그대로 가난한 흑인의 삶으로 묘사된다
summers, coolin off by the fire hydrant
무더운 여름에, 소화전으로 더위를 식혀
(샤라웃 투 기안 84)
<Distant Relatives, 2010>
서로 먼 이웃인 레게와 힙합이 만난 앨범으로 밥 말리의 아들인 데미안 말리와 나스 행님의 합작품
앨범의 내용은 후드(hood), 아메리카, 아프리카에 대한 것들이다.
아프리카의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는 <Tribes At War> (케이난의 뛰어난 랩핑실력을 들을 수 있다)
삶에 대한 의지를 노래하는 <Strong Will continue> (킬링트랙으로, 나스 행님의 가사가 참 좋다)
삶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Count your blessings>, <My Generation>
꽤나 괜찮은 트랙들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My Generation>에서는 릴 웨인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는데,
내가 아는 그가 내뱉은 벌스 중에서 욕이나 비속어가 하나도 없다.
당시 랩 슈퍼스타였던 위지가 이 앨범에 참여한 것도 놀라운데, 가사에 섹스, 마약을 달고 사는 그런 위지가...
다른 평행세계의 위지가 랩을 했나 싶을 정도...
두 거장이 만나 정성스레 빚은 앨범.
안 들어봤으면 꼭 들어보시길 바라는 의미에서 넣어봤습니다 ㅎㅎ
<Hip Hop Is Dead, 2006>
나스의 커리어 중 가장 저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앨범입니다
나스 입문작으로 힙이데나 신의 아들 앨범을 추천하는 편인데...
어째서인지 엘이에서도 종종 힙이데를 나스트라다무스, 아이엠과 같은 선상에 올려놓으며 나스 행님의 오점이라는
댓글이 종종 보이는데....그 사람들은 힙이데를 안 들어본 게 틀림없다 ㅎㅎ
힙이데는 나스 행님의 앨범 중 가장 다채로운 앨범이 아닐까 싶다
그 당시 잘나가던 프로듀서 스타게이트와 스캇 스토치가 참여했으며 촉망받던 알앤비 싱어 크리솃 미셀도 목소리를 보탰다
윌아이엠과 칸예, 드레도 앨범에 힘을 실어줬다. (윌아이엠 요새 뭐함?)
재밌는 점은 농구선수 크리스 웨버가 프로듀싱한 곡 <Blunt Ashes>도 꽤나 괜찮다는 것이다.
<Life Is Good, 2012>
나스 행님의 앨범 중 커버가 가장 예쁜 앨범...흰 수트를 입은 나스 행님이 정말 멋지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녹색 드레스는 나스의 부인이었던 켈리스(Kelis)가 2005년 결혼식에서 입었던 옷이다
켈리스와의 이혼 탓인지, 본작에서는 개인적인 일들을 가사에 많이 풀어 넣었다.
랩퍼가 아닌, 아버지로써, 한 사람으로써의 나스를 대면할 수 있다
싱글 대디로써 딸을 양육하며 느끼는 어려움과 고뇌가 담긴 <Daughters>
켈리스와의 이혼을 고백하는 <Bye Baby>같은 트랙에서 말이다.
앨범에는 랩과 라이밍을 강조한 트랙들도 매우 강렬하게 다가오는데 (전반적으로 본작의 래핑은 타이트한 편이다)
릭 로스가 참여한 <Accident Murderers>, 하늘을 나는 듯한 래핑을 선사하는 <A Queens Story>가 그러하다.
다만, 살람 레미와 헤비디가 프로듀싱한 <The Don>은 난해한 면이 있고
(당시 유행하던 방글라데시식 비트를 재해석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스위즈 비츠와 미겔이 참여한 <Summer On Smash>는 본 앨범의 컨셉과 어울리지 않아 일관성을 저해한다.
스위지는 나스와의 합이 항상 안 좋았던 거 같다....ㅠ
어쨌든 이 앨범은 명반이라고 부르기엔 다듬어져야할 부분들이 많지만 나름 잘 만들어진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God's son, 2002>
일매릭을 느끼기 전, 가장 많이 돌렸던 앨범이고 지금도 매우 좋아하는 신의 아들!!
나스는 본인을 God’s Son이라 표현했는데, 아마도 앨범 작업 시기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그런 듯 ㅠ
나스의 히트곡 <I Can>을 딱히 좋아하지 않네요ㅋㅋ 비트가 좀 유치뽕짝…
인트로, 에미넴이 프로듀싱한 <The Cross>, 나스의 명곡 <Made You Look>은 앨범의 전반부를 지휘하기에 충분하지만
<Zone Out>이 수록된 것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다 ㅠ
8번 트랙 <Book of Rhymes>부터 앨범의 분위기는 서정적으로 변하는데 저는 이게 참 좋더라구요
어쿠스틱 버전의 <Thug Mansion>,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곡 <Dance>도 너무 인상적입니다
<I Am, 1999>
앨범 표지가 끔찍하다
나스의 대표곡이자 90년대 힙합의 명곡이라 불리는 <Nas Is Like>가 수록된 앨범이다
다만, 앨범평은 꽤나 갈리는데... 건질 트랙이 꽤나 있고 그렇게 악평을 받을 앨범은 아닌 듯...
개인적으로 <N.Y State of Mind Pt.2>, 퍼프대디가 참여한 <Hate Me Now>를 딱히 좋아하지 않네요 ㅋㅋ
<N.Y State of Mind>에 비교하면 퀄이 너무나도 아쉽고, 디디의 훅은 답답하기만 ㅠㅠ
스카페이스 형님이 참여한 <Favor for a Favor> 트랙은 정말 좋아한다 ㅋㅋㅋ
팀보가 프로듀싱하고 알리야(Aaliyah)가 참여한 <You Won't See Me Tonight>은 무미건조하고
<K-I-SS-I-N-G>같은 끔찍한 곡도 존재한다
전반적으론 아쉬우나, 평작 정도 소리를 들을만한 앨범
<It Was Written, 1996>
일매릭의 그늘에 가려진 비운의 앨범이지만...그래도 팬들과 여러 뮤지션들이 좋아하는 앨범이다
일매릭에 비해 확실히 소프트한 앨범이라 힙합을 잘 몰라도 직관적으로 좋다고 느낄 트랙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Trackmasters가 프로듀싱한 <The Message>, <Street Dreams>가 그러하고
몹 딥(Mobb Deep)의 하복(Havoc)이 프로듀싱한 <The Set Up>, <Live Nigga Rap>은 본작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나스의 라임 친구들 QB 출신 뮤지션들이 참여한 <Affirmative Action>은 왜 명곡으로 불리지 못하는 걸까???
로린 힐 누님과 함께한 <If I Ruled the world>는 고딩 때 야자시간에 정말 많이 들었었다 ㅋㅋㅋ
낮게 깔리는 베이스가 음침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나스 행님의 유려한 랩핑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곡의 분위기가 늦은밤~새벽에 어울려서 독서실에서 공부할 때도 정말 많이 들은 듯 ㅋㅋㅋㅋ
<Illmatic, 1994>
힙합의 교과서라 불리는 앨범. 힙합 그 자체이자 나스의 데뷔작
이 앨범은 뭐 워낙 유명해서 따로 감상평을 적진 않겠습니다만
저는 들을 앨범이 없을 때 아니면 출퇴근할 때 차 안에서 뭘 들어야될지 고민때릴 때 무조건 일매릭을 듣습니다
국밥같은 앨범이라고 많이들 표현하잖아요? 딱 그게 맞는 거 같아요 ㅋㅋ 곡 하나하나들이 너무 좋은데
완급조절도 완벽합니다 ㅋㅋㅋ
가끔 일매릭을 느끼기 어렵다는 분들이 있는데, 저도 힙합에 입문하고 나서 5년 이상 됐을 때 일매릭의 진가를 느꼈던 거 같아요~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다루지 않은 NASIR, 힛보이와의 6연작은 2부에서 써보겠습니다
나스 행님을 기다리며 ㅎㅎㅎㅎ
제 나스 디스코그래피 정주행에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감삼다
저는 이미 몇번씩 돌려본 앨범들인데도 힘들더라구요
화이팅입니다 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이기회로 나스 한번 쭉 파봐야 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뉴욕의 왕이 한국에 행차하기 전에 꼭 파보십쇼 ㅎㅎ
와 아주 잘 쓰셨네요!
추천드립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좋은글 넘 즐겁게 잘 봤습니다 ㅎㅎ 대부분이 공감갑니다 ㅋㅋㅋㅋ 나스의 광팬으로 이번주 나스에 취해야겟네요 ㅋㅋㅋㅋ
일요일이 기대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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