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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줌터뷰 백여섯번째 손님 김석환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2024.06.06 10:08조회 수 82댓글 0

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346062143

줌터뷰 배경사진 ep.121.jpg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음악 관련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김석환 (이하 김) : 안녕하세요, 저는 해부학적 예술관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시각 예술 아티스트 김석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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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보니 대원외고 태그가 걸려있어요. 대원외고 학생이 어떻게 해부학적 예술관을 통해 시각 예술을 전공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 저도 원래 입시 공부를 많이 준비했었어요. 실제로 재수까지 했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대한민국 입시에 대한 환멸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공부 말고 다른 길은 없을까 생각을 해보다가 제가 어떠한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한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됐어요. 그렇게 입시가 아닌 예술 쪽으로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 안 그래도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니 석환님께서 작업하신 예술 작품에 입시와 관련된 게 종종 보이더라구요. 아무래도 영향이 없지는 않았을까요?

: 네, 그런 쪽으로 메타포를 많이 담으려고 했습니다.

: 알겠습니다. 다른 태그를 보면 'bbblab'이라는 계정도 있어요. 지금 줌으로 참여하신 계정 명도 BBB이라서 석환님만의 커뮤니티가 아닐까 싶은데 정확히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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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으로 설립된 것까지는 아니지만 저만의 스튜디오, 공간의 애칭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향후 이 이름을 쓸 계획도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 본명으로 활동하는 게 더 나은 듯합니다.

: 현재는 1인으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앞으로는 성장을 위해서 다른 팀원들을 섭외해서 크루 형식으로도 활동하실 의향도 있으신가요?

: 네, 당연히 있습니다. 제가 현재 미디어 아트 쪽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저와 협업하고 있는 친구 중에 최근 등단한 시인이 있어요.

그 친구는 자신의 시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확장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 친구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를 통해 표현하는 작업도 하고 있어요.

이런 것처럼 단체 활동을 통해 시뿐만 아니라 여러 예술을 한 데로 종합하여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어요.

: 시집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석환님도 시집을 내신 경력이 있으시잖아요? 본인의 시집은 어떻게 출판하게 되신 건지도 궁금해요.

: 제가 처음에는 그림보다 텍스트를 먼저 시작했어요. 시를 몇 편 쓰다보니 출판사와 콘택트가 되었고, 타이밍이 잘 맞아서 출판까지 이어지게 됐어요.

그런데 그 시집 같은 경우에는 그다지 잘 된 케이스는 아니에요.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였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기념비와 같은 작품이기는 해요.

: 사실 시집을 낸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본격적으로 시각 예술 쪽으로 전향을 하신 다음 합정에서 전시회도 여신 걸로 알고 있어요. 전시회는 어떻게 열게 되신 걸까요?

: 보통 갤러리 같은 곳에서 예술 작가들에게 전시 공모 같은 걸 받아요. 그 공모에 제가 지원해서 뽑힌 케이스죠.

갤러리 측에서 전시 공간을 지원받게 되었고, 그 공간에서 한 달 동안 제 개인 작품을 전시하게 되었어요.

그 전시회에 사용할 음악을 위해 츠미님께 섭외 요청을 드렸었어요. 신주쿠 하우스 디깅이라는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츠미님을 알게 되었고, 너무 셋을 잘 짜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DM으로 협업 여부에 대해 여쭤봤어요.

감사하게도 라이브까지는 아니지만 믹스 셋은 제공 가능하다고 하셔서 QR 형태로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 저도 마찬가지로 츠미님을 신주쿠 하우스 디깅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제 섭외도 흔쾌히 받아주셔서 무척 감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츠미님을 향한 샤라웃도 한 번 했고, 본격적인 인터뷰로 넘어가기 전에 석환님 본인은 앞으로 어떤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으신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까 제가 추구하는 예술관이 해부학적인 예술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사람의 불안하고 병리적인 심리와 감정을 제가 형체화시키는 건데, 이렇게 사람의 내면을 해부하듯이 드려다보면 안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느낌이란 말이죠.

제가 사람들이 꺼려하고, 불안해하고, 병리적인 무언가를 형체화시키면 사람들이 그걸 접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이 제 목표 중 하나예요.

왜냐하면 자기가 싫어하는 걸 그저 회피만 하는 건 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점을 시각화함으로써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을 극복하도록 할 수 있는 예술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오도마 - "K.U.J"

 

: 석환님께서 예술 작품을 통해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끄집어내면, 사람들이 그걸 보고 회피하지 않고 '아, 내 마음 안에는 이러한 감정들이 있구나'라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석환님을 전반적으로 알아보았고, 본격적인 줌터뷰로 넘어가보도록 할게요.

오늘의 첫번째 질문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선전기술 X>에 수록된 "K.U.J"를 가장 최근에 들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 듣는 앨범은 통째로 듣고, 그 다음에 그 안에서 제가 마음에 드는 곡들만 골라서 듣는 타입이에요.

 

 

<선전기술 X> 중에서는 "K.U.J"가 가장 마음에 들더라구요. 이 트랙에서는 유명한 K-POP 넘버들을 샘플로 사용했는데, 그런 부분이 확실히 특이하다고 느껴졌어요.

"K.U.J"가 Korea, U.S.A., Japan의 약어잖아요? 이러한 트랙 제목처럼 한국어, 영어, 일어가 차례로 나오는 곡의 흐름이나 가사도 제가 해석한 바로는 메타포적인 의미가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평소에 음악을 들을 때 이 곡 안에 어떤 요소가 숨겨져 있는지 찾아내는 걸 즐기고, 예술적으로 우수하다고 느껴지는 트랙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곡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선전기술 X>는 최근 들은 앨범 중 좋게 들은 작품 중 하나예요. 펀딩까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독특한 사운드와 오도마가 앨범 안에서 풀어내는 서사가 흥미롭게 느껴지는 앨범입니다.

: 저도 오도마가 <밭>에 이어 <선전기술 X>에서 풀어내려는 세계관이 탄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참지 못 하고 15만원 펀딩을 질러버렸습니다.

"K.U.J"를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로 소개해주셨고, 혹시 현재 사용하시는 스트리밍 플랫폼은 어떻게 될까요?

: 저는 지금 스포티파이를 쓰고 있어요. 스포티파이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음악 추천 알고리즘이 뛰어나다는 거죠.

디깅에 특화된 플랫폼이라서 그런지 제가 음악을 굳이 고르지 않아도 알아서 제 취향을 기반으로 추천을 해준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두번째 질문 : 최근 가장 많이 들은 노래

009 - "집중"

 

: 스포티파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알고리즘을 말씀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방금 차트를 통해서 봤는데 009의 "집중"이었습니다. 한 달을 기준으로 통계를 내보았더니 200번 가까이 들었더라구요.

 

 

이제 이 곡은 길 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재생 버튼을 누르는 노래 중 하나예요. 저만의 이지 리스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집중" 같은 경우에는 우선 비트가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쉬운 비트가 아님에도 009가 그 위에서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랩을 얹기 어려운 사운드를 009가 잘 살렸고, 그 안에서 구성한 Verse도 굉장히 타이트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듣기 편하다고 느끼는 "산책"보다 오히려 제게는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 말씀해주신 두 트랙이 수록된 <ㅠㅠ>는 장르 팬들이 올해의 앨범 감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언급량이 많은 앨범이기도 했어요.

많은 분들의 의견처럼 석환님도 <ㅠㅠ>가 작년에 발매된 앨범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으셨나요?

: 네, 저도 마찬가지로 너무 좋게 들었어요. 친구가 <번역 중 손실>이라는 앨범을 소개해주면서 제가 마음에 들어하니까 이런 음악도 있다면서 009를 추천해주었어요.

그래서 <ㅠㅠ>를 들어보니 이현준의 앨범이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더라구요. 두 작품 모두 익스페리멘탈의 작법을 따르는데, 후자가 좀 더 타이트하게 다가왔어요.

009에게 색다른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두 앨범을 비교해보았을 때는 <번역 중 손실>이 제게는 좀 더 좋았습니다.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goreshit - "Black Is the New Black"

 

: 200번 가까이 들은 트랙이 있기는 하지만 <번역 중 손실>이 조금 더 마음에 들다고 이야기해주셨고,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집중"으로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인데요. 어떤 곡으로 골라주셨을까요?

: goreshit의 "Black Is the New Black"이라는 곡으로 선정해보았어요. 이 트랙은 스포티파이 디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작업하면서 듣기 좋은 노래예요.

 

 

제가 브레이크코어 장르를 작년에 작업할 때 굉장히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자동으로 재생된 곡인데, 계속 들어보니까 곡 자체가 너무 신나더라구요.

보통 제 작업이 감정을 고조시키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러한 EDM 장르를 즐겨 듣게 되는 것 같아요.

: 석환님의 피드에 올라온 작품을 보면 템포감 있는 노래보다는 잔잔하고 차분한 계열의 음악을 많이 들으실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 작업하는 테마마다 다르기는 한데, 최근에는 이런 빠른 음악을 주로 듣고 있어요. 빠른 음악을 들으면 제 감정도 덩달아 고조되고, 그러한 감정이 제 작품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더라구요.

작업 속도도 마찬가지인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BPM이 빠른 음악을 들으면 사람의 몸이 저절로 빠르게 움직이게 돼요.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작업을 빠르게 하다보니까 디테일을 살리는 섬세한 작업은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250 - "모든 것이 꿈이었네"

 

: 작업자의 감정과 효율을 동시에 올려주는 일타이피의 음악이지만 섬세한 작업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도 이런 빠른 템포의 브레이크코어 장르를 좋아하는데 좋은 곡 알아가네요. 브레이크코어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알게 된 "Black Is the New Black"을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라이브 가시는 건 좋아하시나요?

: 제가 아직 라이브 공연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한 번 쯤 보고 싶은 아티스트는 250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최근 개인 앨범 <뽕>도 발매하셨고, 뉴진스의 프로듀서로도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저는 "모든 것이 꿈이었네"를 라이브로 한 번 들어보고 싶더라구요.

 

 

곡 자체에서 슬픈 느낌이 묻어나오고, 가사도 참 서정적이잖아요? 그러한 무드를 한 번 라이브를 통해 느껴보고 싶어요.

라이브에서는 스트리밍으로만 느낄 수 없는 무언가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최근에 펜타포트 페스티벌을 통해서 무대를 한 번 크게 여신 적이 있는데, 그걸 놓쳐서 너무나도 아쉬워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제가 알기로는 "모든 것이 꿈이었네"에서 노래를 부르신 분이 <뽕을 찾아서> 다큐멘터리에 나올텐데 이박사의 프로듀서예요.

아웃트로에 '내가 노래하는 사람이 아니니까'라는 멘트도 나오는데, 아마 프로듀서라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라이브 무대에 보컬 분을 초대하기가 어려우니까 보컬이 없는 다른 버전으로 트시거나 원곡과 다른 편곡을 통해 무대를 진행하시더라구요.

또, 이 곡 말고도 마지막 트랙 "피날레"도 인상 깊었는데, 보컬이 들어오면서 아련한 느낌을 주는 게 앨범의 마무리와 너무 잘 어울렸어요.

: 최근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받을 수 있는 상은 모조리 휩쓸어간 250의 "모든 것이 꿈이었네"를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로 골라주셨습니다.

250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뉴진스도 좋아하시나요? 혹시 좋아하신다면 제일 좋아하는 곡도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되게 좋아하는 걸그룹이고, 제일 좋아하는 곡은 "Attention"이에요. 처음 들었을 때의 임팩트가 가장 강하게 남았거든요.

아이돌 댄스 음악인데 전자음악 계열의 샘플을 많이 사용했잖아요? 그런 점이 무척 신선했고, 양산형 아이돌 그룹의 노래라기보다는 고급스럽게 풀어냈다는 느낌이 컸어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Yellow Magic Orchestra - "Fire Cracker"

 

: 그런 역할을 250이 충실히 수행했다고 이야기해주시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여행과 관련된 노래인데요. 여행 가시는 거 좋아하시나요?

: 엄청 좋아해요. 최근에는 간 여행이 별로 없지만 어릴 때로 돌아가면 여행에 관련된 여러 기억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주로 가족이랑 같이 강원도를 많이 갔어요. 우선 강원도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먹거리인 것 같아요.

보통 속초로 가면 제가 좋아하는 오징어 순대 한 번 먹어주고, 만석 닭강정도 빼놓을 수가 없죠. 지금도 작업 마치면 한 번쯤 강원도 가서 오징어 순대를 먹기도 해요. (웃음)

어린 시절에 많이 갔다 왔는데 도로가 지금보다 포장도 덜 되어 있고,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거리가 멀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우여곡절을 담은 Yellow Magic Orchestra의 "Fire Cracker"라는 곡을 골라보았어요.

 

 

곡 안에서 템포가 바뀌면서 구석진 곳으로 차가 들어가면 바퀴가 흔들리거나 덜컹거리는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아요.

Yellow Magic Orchestra는 류이치 사카모토를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그 분이 이 팀에 속해 있거든요.

평소에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을 즐겨 듣는 정도는 아니였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마음에 들어서 좋아했어요.

작품을 대하는 태도라든지 살아온 인생도 많은 귀감이 되어 존경했었는데 최근 세상을 떠나셔서 참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Dan Mason - "Seaside"

 

: 강원도 에피소드와 함께 류이치 사카모토가 몸 담았던 Yellow Magic Orchestra의 곡을 여행과 관련된 노래로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석환님은 어떤 취미를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 제 취미는 독서예요. 굳이 종이 책이 아니더라도 저널 같은 걸 읽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글을 읽을 때 신나는 상태로 듣고 싶어서 신나는 노래를 하나 골라보았어요. Dan Mason의 "Seaside"입니다.

 

 

최근 읽었던 글 중에서 인상 깊었던 건 비평웹진 '퐁' 사이트에 수록된 '미완의 질문: 보도연맹 이후 서정시를 쓸 수 있는가?'였어요.

◐ 미완의 질문: 보도연맹 이후 서정시를 쓸 수 있는가?

“인간적 욕망은 ‘긍정적’으로 주어진 실재적 객체가 아니라 다른 욕망을 지향한다는 사실에 의해서 구별된다. (...)이러한 본질적 차이를 무시해 버리면 인간적 욕망은 동물적 욕구와 유사하다.” -A. 코제브(Alexandre Kojève) 나치가 기획한 홀로코스트가 600만 명의 유대인 사망자를 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것은 그 규모와 집행체계 면에서 인류의 경악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천인공노할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경악은 언제나 자연발생적인 것만은 아니다. 요컨대 거기에는 연합군의 승리라는 조건이 필요했다. 그런 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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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의견이 어찌 되었건 굉장히 완성도가 높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재밌게 잘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Seaside"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말 그대로 되게 신나는 곡이에요. 독서는 어쨌든 취미니까 가볍게 읽자는 취지로 노래를 선정해보았습니다.

오히려 이런 신나는 곡들이 다른 소음을 차단해주는 역할도 하더라구요. 집중도도 잃지 않으면서 다른 생활 소음도 신경쓰지 않게 해줘서 글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 노래 안에 보컬이 없다 보니까 텍스트와 겹칠 일도 없어서 좋았어요.

이 곡 같은 경우에도 스포티파이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아마 J-Pop을 검색하다가 갑작스럽게 나온 곡으로 기억해요.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XXX - "승무원"

현재) 반느와르 - "Golden Hall"

미래) 그냥노창 - "저녁놀"

 

: 마음의 소양을 쌓는 취미를 이야기해주시면서 너무 진지해지는 걸 막는 신나는 곡 "Seaside"를 취미와 관련된 노래로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은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세 가지 테마 전부 고르셨을까요?

: 네, 전부 다 골랐고 과거부터 먼저 소개하자면 XXX의 "승무원"입니다. 과거를 종교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하잖아요? 중세 시대는 신 때문에 전쟁도 했었구요.

 

 

"승무원"의 도입부에 나오는 성가대가 부르는 듯한 느낌이 종교적 감성을 불러일으켰고, 이 때문에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로 골라보았습니다.

<KYOMI> 같은 경우에는 <번역 중 손실>이나 <ㅠㅠ>보다 더 일찍 들은 앨범이에요. 학창 시절에 들은 아티스트이다 보니 전체 앨범을 들을 정도는 아니였는데, "승무원"만큼은 계속 들었던 것 같아요.

이 때 당시에는 시각 예술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입시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뮤직비디오의 비쥬얼라이징은 되게 충격적이었어요.

그리고 XXX가 대한민국의 익스페리멘탈 힙합 씬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끌어당긴 아티스트 중 하나잖아요? 아마 XXX가 없었다면 이현준과 009가 나오기도 어렵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종교와 관련해서 과거를 대표하는 트랙을 고르시는 관점이 되게 신선하네요. 혹시 지금 종교 있으신가요?

: 아니요, 지금 종교는 딱히 없습니다. 종교가 없는 게 사는 데 있어 조금 더 편한 것 같더라구요. 주말에 귀찮게 예배 드리러 갈 필요도 없으니까요. (웃음)


: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현재를 대표하는 노래는 어떻게 골라주셨을까요?

: 반느와르의 "Golden Hall"이라는 곡으로 선정해보았어요. 이 곡뿐만 아니라 앨범 자체가 패션 쇼를 콘셉트로 잡았는데, 제가 느끼기로는 그런 점이 자신의 브랜드나 SNS를 상징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과거에는 종교 속에서의 절대자의 영향이 컸다면, 현재는 자기 자신이 중요해진 거죠. '사진을 찍어'라는 가사에서도 자기 자신의 가치를 각종 SNS를 통해 드러내려고 하는 현재의 시점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아트워크도 자세히 보시면 패션쇼 현장을 나타내고 있거든요. 아티스트 분에 대해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런 비유를 앨범 안에 담고자 하셨던 것 같아요.

: 패션 쇼를 비롯한 앨범 속 다양한 비유들이 자기 자신이 중요해진 현재를 잘 대표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석환님께서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본인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내비치고 계신데, 앞으로는 셀프 프로모션을 어떻게 하시고 싶으신지도 궁금하네요.

: 저는 어떤 형태로든 계속할 것 같아요. 지금 하고 있는 줌터뷰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셀프 프로모션이라고 볼 수 있겠죠. 활동명으로 제 이름 석자를 쓰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 과거에는 종교, 현재에는 자기 자신을 주제로 곡을 선정해주셨습니다. 미래에는 어떤 주제를 통해 곡을 고르셨을지 궁금하네요.

: 미래는 약간 공허한 느낌이 테마인데요. 그냥노창의 "저녁놀"이라는 노래를 골라보았습니다. 이 곡 자체가 무척 공허하거든요.

 

 

가사도 술에 취해서 무언가를 찾는 느낌이 큰데, 이와 같이 미래는 디스토피아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자신을 찾는 과정에서 본인도 모르게 공허해지는 걸 흔히 경험할 것 같아요. 오히려 본인에게 너무 집중하다 보니 자기 자신만 남게 되는 거죠.

그냥노창 같은 경우에는 비트를 워낙 실험적으로 만들잖아요? 그런 점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천재노창 시절에 발매했던 정규 1집을 들어보면 '이게 힙합이 맞는 거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요.

그래서 아마 처음 나왔을 때 평가가 그렇게 좋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와서 들어보면 그냥노창이 확실히 앞서나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저녁놀"은 이전의 실험성은 조금 줄어들었을지는 몰라도 그냥노창의 색채를 담으면서 쓸쓸한 무드를 잘 표현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 미래의 주제로는 공허함을 말씀해주시면서 그냥노창의 "저녁놀"을 소개해주셨습니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두 아티스트는 어떠셨나요?

: 나쁘지는 않았지만 지미 페이지의 랩이 살짝 타이트하잖아요? 그래서 곡의 분위기와는 완전하게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 이질감을 주는 게 오히려 좋게 들릴 때도 있더라구요. 자칫 너무 낮아질 수 있었던 텐션을 한층 환기해주는 역할을 한 거죠.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인생 곡) 이현준 - "직역"

인생 앨범) 이현준 - <번역 중 손실>

 

: 이질감이 오히려 기억에 남는 요소라고도 말씀해주셨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를 각각 한 곡씩 소개해주셨고,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릴 차례인데요.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미 스포일러가 많이 된 것 같은데, 인생 앨범은 이현준의 <번역 중 손실>이고, 인생 곡은 그 안에 있는 "직역"입니다.

 

 

제가 익스페리멘탈 장르를 많이 들으면서 여러 아티스트를 접해 보았는데, 아까 친구 소개를 통해 이현준도 알게 되었다고 했잖아요?

<번역 중 손실>을 처음 들으면서 이현준의 사운드 운용이나 앨범 안에서의 서사적인 흐름이 제 취향에 잘 맞았고, 완성도도 무척 높다고 생각했어요.

: 이현준도 어떻게 보면 해부학적 아티스트라고 볼 수 있잖아요? 힙합엘이에서 <번역 중 손실>을 많이 읽어보았는데 공통점이 있다면 이현준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청자가 받아들이는 바에서 어떻게든 손실이 일어난다는 것이었어요.

'번역 중 손실'이라는 키워드도 이현준이 굉장히 신경을 써서 만들었다는 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직역"을 그중에서도 인생곡으로 뽑아주신 이유도 궁금한데요.

: 사운드도 훌륭했을 뿐더러 무엇보다 가사의 내용이 제목이랑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완성도 있는 앨범의 완성도 있는 곡이기 때문에 인생 곡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직역"에서 기억에 남는 가사를 이야기해보자면 '다 됐어 대화할 필요 없어 / 다 됐어 문자가 있어 적어'였어요. 이 파트가 사운드를 뚫고 선명하게 들리는 느낌을 주더라구요.

: '다 됐어 문자가 있어'라는 가사를 보니 문득 생각나는 건데, 지금은 저희가 화상 통화를 통해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잖아요?

이처럼 다양한 소통 방법이 있는데 석환님은 어떤 대화 방식을 가장 선호하시나요?

: 저는 아무래도 눈을 마주치고 하는 면대면 대화가 좀 더 좋은 것 같아요. 텍스트로 소통하는 게 편리하기는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얼굴을 마주본 채 감정 같은 걸 확인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텍스트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한계 또한 명확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상대방의 어투나 표정 등 다양한 걸 느낄 수 있는 면대면 대화를 보다 선호합니다.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 저는 줌터뷰를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선호하는 대화 방식은 텍스트예요. (웃음) 하지만 줌터뷰를 텍스트로 진행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화상통화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인생 앨범과 인생 곡으로는 모두 이현준의 작품으로 골라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인터뷰에 직접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오랜만에 공개된 장소에서 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저라는 사람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도 공ZA님과 함께 편하게 나눌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저 또한 석환님이라는 아티스트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라서 좋았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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