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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줌터뷰 백다섯번째 손님 김치와플님 인터뷰

title: Quasimoto공ZA2024.06.06 10:04조회 수 75댓글 0

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345798142

줌터뷰 배경사진 ep.120.jpg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음악 관련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김치와플 (이하 김) : 안녕하세요, 저는 취미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 김치와플이라고 합니다. 제 개인 프로듀싱도 하고, 리믹스 곡도 만들고 있어요.

: 김치와플이라는 이름이 되게 독특해서 눈에 띄어요. 이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신 걸까요?

: 사실 별 뜻은 없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김치,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 와플이에요. 좋고 싫음의 조합으로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게 되었고, 활동명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네요.

: 음악은 본업이 아닌 취미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혹시 대학에서는 어떤 전공을 공부하고 계실까요?

: 저는 지금 미술을 공부하고 있고 융합예술학과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미술 비평도 배우고, 현대 미술 쪽도 공부를 하는 학과예요.

말 그대로 '융합 예술'이라서 디자인하는 사람들도 있고, 영상을 파는 친구들도 있고, 음악을 하는 사람도 있어요.

저도 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시퀀스 같은 것도 다루어보기도 했어요. 그래서 딱히 어느 하나를 공부한다기보다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 '융합 예술'이라는 이름 하에 예술에 관련된 복합적인 것들을 배우고 계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인터뷰하기 전에 김치와플님의 행보에 대해서 찾아보니 사운드클라우드에서 국방망이라는 팀으로 활동하셨더라구요. 이 팀과 활동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우선 국방망은 저를 포함해서 3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 멤버들은 군대 동기들이에요. 제가 인터뷰 나오기 전에 아이스킹콩 편 줌터뷰를 봤는데, 군대에서 개러지 밴드로 녹음한다고 했었잖아요?

사실 그 시초가 국방망이에요. 제가 그렇게 해보고 아이스킹콩이 군대에 간다길래 혹시 필요하면 개러지 밴드를 쓰라고 이야기도 해줬었어요.

저는 처음에 음악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게 조금 낯간지러워서 딱히 티를 내지 않았어요.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로 음악과는 크게 상관 없는 태권도나 미술하는 친구들이었구요.

그런데 힙합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힙합 좋아하냐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제가 대학교 때 재미로 찍어서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렸던 비트를 몇 개 들려줬어요.

그 친구들이 그걸 듣더니 '와, 나 랩해보고 싶다'라고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비싼 척을 하면서 참여를 안 했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그 두 명이 탁구장이랑 큰 느티나무 아래에서 개러지 밴드로 타입 비트 위에 녹음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뻘짓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친구들이 작업한 걸 꾸준하게 저한테 들려줬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저도 너무 재밌어보이더라구요. 별 내용 없이 제 안에 있는 욕구들을 배설한다는 목적으로 시작하게 됐고, 곡도 엄청 많이 쌓였어요.

저희 셋이 전역하는 날짜도 비슷해서 제가 군대에 있을 동안 어차피 믹스/마스터링을 공부할 거였으니까, 나중에 전역하면 우리 집에서 몇 곡 추려서 믹스테잎을 만들자고 이야기를 했어요.

전역한 후에 <국방방 EP>가 완성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반응이 무척 좋았어요. 근데 이 친구들이 전역한 이후에도 저한테 아카펠라를 계속 보내주는 거예요.

 

 

아직도 그런 게 너무 재밌다고 느껴져서 최근에 한 번 더 믹스테잎을 만들자고 이야기가 나왔어요. 이번에는 제가 전곡 프로듀싱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했고, 그렇게 <국방망 Vol. 2>가 만들어졌습니다.

 

: 군대에서 취미로 시작했던 게 <국방망 EP>, <국방망 Vol. 2>라는 결과로 이어진 거네요.

: 그렇죠.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저희 딴에는 앨범 아트도 스스로 만들고 모양새가 어느 정도 잡히니까 하길 참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예요.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Charli XCX - "Speed Drive"

 

: 군대 동기들과 함께 즐겁게 작업했던 국방망 관련 이야기도 해주셨고, 본격적인 인터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첫번째 질문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 제가 오늘 등교하면서 들었던 곡인데요. Charli XCX가 최근에 영화 <바비> 사운드 트랙에 참여했더라구요. 영화가 나온지는 조금 되긴 했는데 사운드트랙은 지금 들어보았네요.

 

 

원래 Charli XCX를 좋아하기도 했고, 인스타그램에서도 이 정보를 이틀 전 즈음에 봐서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는 놨는데 바빠서 듣지를 못하다가 오늘 와서야 듣게 됐네요.

Charli XCX는 "Boom Clap" 같은 팝스러운 음악만 하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친동생이 '형 SOPHIE 좋아하니까 Charli XCX 신보 한 번 들어봐, 이거 X된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Charli XCX가 이런 하이퍼팝에도 능한 아티스트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 사람이 하이퍼팝이 주류가 되기 전에 일찍부터 시작한 것 같아요.

제가 예전부터 이런 쇳소리 질감을 좋아했거든요. Charli XCX도 기계적인 사운드를 잘 사용하는 것 같아서 최근에 자주 즐겨 듣고 있습니다.

: 김치와플님의 취향에 맞는 사운드를 Charli XCX가 잘 사용하기도 하고, 하이퍼팝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기 전에 먼저 시도했다는 데에서 매력을 느끼신 것 같네요.

: 맞아요. 제가 예전에는 100 gecs 같은 느낌의 하이퍼팝 밖에 몰랐는데, SOPHIE 특유의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쇳소리 느낌의 드럼 사운드를 팝 보컬이 활용하는 게 Charli XCX 이후로 많이 나온 것 같아요.

: 그렇군요. 이제 동생분이 음악을 추천해줬다고 이야기해주셨는데, 동생분과 음악적 교류가 잦은 편인가요?

: 네, 동생은 음악이랑 아무 관련이 없고 순수 취미인데, 살짝 변태에 가까울 정도로 디깅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스펙트럼이 워낙 넓기도 하고, 서로 추천을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 그런 동생이 있다니 큰 축복이네요. 혹시 현재 사용하시는 스트리밍 플랫폼이 어떻게 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 저는 작년부터 스포티파이를 사용하기 시작했구요. 그 전까지는 멜론이나 사운드클라우드를 주로 사용했는데, 해외 곡들이 너무 없어서 갈아탔습니다.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는데, 대부분 스포티파이의 알고리즘을 칭찬 하시잖아요? 그런데 제가 알고리즘에 나오는 노래까지 들어버리면 하루종일 음악만 들어야 되거든요.

제가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데, 대부분 유튜브에 음원들이 가장 잘 업로드 되어있잖아요? 거기서 정보를 얻고 멜론에 와서 들으려고 하면 없었던 적이 대부분이였어요.

스포티파이는 그런 불편함을 다수 해결해주었고, 다른 사람들이 만든 플레이리스트에 접근하기도 쉬운 것 같아서 재미도 있어요.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Nia Archives - "Baianá"

Nitepunk - "Feel This Way"

 

: Charli XCX의 "Speed Drive"를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로 소개해주시면서 동생분과 스포티파이 이야기도 덧붙여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 매번 듣는 음악이 자주 바뀌어서 이번 달을 기준으로 골라보았어요. Nia Archives의 "Baianá"라는 곡이고, 제가 이런 정글 사운드 같은 질감의 베이스를 좋아한지 정말 오래 됐어요.

 

 

제가 뉴질랜드 쪽에서 해외 생활을 오래 했었는데, 그 쪽이 DNB 씬이 엄청 커요. 아마 그 쪽에서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나 싶어요.

작년부터 제가 학교에서 축제 때 재미삼아 DJ로 활동하고 있는데, 셋에 넣을 노래를 디깅하다가 작년에 알게 되었고, 그 때부터 계속 듣고 있어요.

이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마 Nia Archives의 음악이랑 잘 맞으실 것 같아요. 최근 한국 클럽에서도 정글 장르를 자주 틀고 있기도 하고, 이 쪽 장르를 디깅하시는 분은 거의 다 알고 계시더라구요.

한 곡 더 소개하자면 Nitepunk의 "Feel This Way"입니다. Nitepunk는 이전에 덥스텝 위주로 활동을 하던 사람이고,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였어요.

 

 

그런데 정말 생각 없이 신곡이 나왔길래 한 번 들어보았는데 DNB인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 DNB도 하네?라는 생각으로 들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EDM 아티스트 특유의 우겨넣기 때문에 불편했던 점이 많이 정돈이 됐던 점이 마음에 들어 계속 듣게되는 것 같아요.

아마 Yianna라는 분이 노래를 부른 것 같기는 한데, 잘 알지는 못하고 순전히 Nitepunk 때문에 듣게 된 곡이긴 합니다. (웃음)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로는 Nia Archives와 Nitepunk의 곡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기 전에 축제에서 DJ 활동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혹시 드럼앤베이스 셋을 트시는 건지, 아니면 다른 장르도 섞어서 셋을 짜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 매번 달라요. 그때 하고 싶은 거 위주로 트는 편이고, 장르도 뒤죽박죽 섞여있습니다.

첫 디제잉에서는 블랙핑크와 서태지 노래로 시작해서, 뒤에서는 하우스 음악 위주로 틀었어요. 최근 들어서는 아예 DNB로 꽉 채우고 있는데, 중간에 사람들이 알만한 노래를 하나씩 섞고 있어요.

이번에는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를 DNB 버전으로 편곡해서 중간에 끼워넣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DNB가 조금 생소한 장르이다 보니까 더욱 그런 식으로 셋을 짜게 되는 것 같아요.

: 본인이 꽂힌 장르를 표현하면서도 대중적인 트랙도 섞어 사람들이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하는 거네요. 학교에서 디제잉을 맡게 된 계기도 궁금하네요. 어떻게 DJ 활동을 하시게 된 건가요?

: 제가 클럽 다니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노래 잘 트는 디제이를 보면 너무 좋더라구요. 저도 제 음악 취향이 있으니까 이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아무래도 프로듀싱으로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DJ가 좀 더 수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을 했어요. 물론 취미 수준이기는 합니다만, 학교에서도 이벤트 기획이나 파티 플래닝 쪽으로 작업을 많이 하고 있기는 해요.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Francis and the Lights - <Farewell, Starlite!>

 

: 이런저런 기획을 하시면서 직접 현장에서 DJ를 하시는 것도 재밌겠네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인데요. 어떤 곡으로 골라주셨을까요?

: 사실 어떤 노래를 나만 알고 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제가 한국에서 '너 이 사람 노래 들어봤어?'라고 물어봤을 때 알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던 아티스트가 있어요.

제가 들어보라고 주변에 추천을 엄청 하는 인생 아티스트 중 하나, Francis and the Lights의 믹스테이프 <Farewell, Starlite!>를 골라보았습니다.

Francis and the Lights는 Kanye West를 비롯해서 여러 네임드 있는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많이 했는데, 살짝 배후에 머무는 느낌이라 잘 알려지지는 않은 듯해요. 그런데 이 사람이 만든 노래들은 정말 다 좋거든요.

특히 <Farewell, Starlite!>의 1번 트랙을 참 좋아하는데, 뮤직비디오랑 같이 보면서 들으면 기가 막힙니다.

 

 

들어보면 Bon Iver 느낌이 나는데, 제가 알기로는 Bon Iver가 사용하는 특유의 이펙터를 이 사람이 만들었어요.

그래서 Kanye West, Bon Iver와 주로 함께 작업했고, 뮤직비디오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시종일관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돼요.

이 노래를 한 천 번 들었다고 치면 아마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들은 게 500번은 될 것 같아요. 그 정도로 과하지 않은 무드가 무척 마음에 들어요.

Francis and the Lights의 뮤직비디오는 대부분 이런 식이고, 뮤직비디오마다 각각의 콘셉트가 있어요.

직접 춤도 추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항상 그게 과하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더욱 인상에 남아요.

그리고 제가 미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신스 질감에서 미국 냄새가 물씬 나요. 앨범을 정말 잘 만들었는데, 이 사람의 장점만 쏙쏙 뽑아놓은 게 바로 "See Her Out"인 것 같아요.

다른 트랙을 들어보면 '다른 사람이 했어도 이 정도는 나왔겠다' 싶은데, 이 트랙만큼은 Francis and the Lights만이 낼 수 있는 분위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잔잔한 음악이면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보통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사운드가 굉장히 담백한데도 그 사운드를 이루는 건 대부분 신스예요.

심지어 보컬도 튠이나 이펙터를 통해 다 변조해서 표현한게 재밌었어요.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의 음악에 전자음악의 요소를 더함으로써 감상의 재미 요소를 더한 것 같습니다.

: Francis and the Lights에게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상 포인트를 언급하시면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 <Farewell, Starlite!>를 골라주셨습니다.

최근에는 활동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아요. 씬에서 이름을 못 본지가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 앨범 단위로는 거의 작업을 안 하고 가끔 유튜브에 한 번씩 깜짝 등장할 때가 있어요. 그렇게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좋든 말든 그냥 필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Bon Iver - "715 - CR∑∑KS"

 

: 사람들에게 Francis and the Lights라는 아티스트의 이름이 더 널리 퍼지기를 바라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혹시 라이브 가시는 거 좋아하시나요?

: 라이브 가는 거 좋아해요. 특히 공연장을 좋아하는데 콘서트장보다는 파티를 좀 더 즐기는 것 같아요.

대규모 공연은 정말 특정 아티스트가 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잘 가지 않습니다. 만약에 가더라도 세션에 더 집중하는 편이에요.

최근에 갔었던 콘서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친구가 라드 뮤지엄과 태버가 나오는 공연을 같이 가자고 했었어요. 제가 그 당시에 태버 음악을 한창 좋아했었거든요.

너무 좋았던 게 보통 AR이나 MR을 깔아놓고 공연을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들을 기타 세션 한 명과 함께 어쿠스틱 버전으로 공연하다가, 비트가 들어오면서 다시 원곡의 흐름대로 진행되는 게 되게 재밌게 봤어요.

제가 평소에 듣던 버전이랑 다르기도 하고, 이런 건 공연장에서 밖에 못 들으니 그러한 부분들이 특히나 좋았어요.

: 신선한 감상을 유도하는 라드 뮤지엄과 태버의 공연이 인상 깊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럼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는 어떤 곡으로 골라주셨을까요?

: Bon Iver의 "715 - CR∑∑KS"라는 트랙을 골랐고, 이건 NPR Live 영상으로 봐야해요.

 

 

제가 사운드가 꽉 찬 장르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시끄러운 것보다는 예쁘게 다듬어진, 가스펠 같은 장르를 무척 좋아해요.

이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깜짝 놀란 게 끝날 때까지 인스트루멘탈이 들어오지 않고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만 진행이 돼요. 처음부터 끝까지 스킵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몰입감이 있습니다.

이 영상을 본 후에 Francis and the Lights도 찾아보게 되었고, 보컬에 튠을 건 기법을 흉내내보려고 1~2년 정도를 투자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시간을 들였는데도 이러한 느낌이 절대 안 나더라구요. 서치를 해보니 Bon Iver가 만들어놓고 출시 안했다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컴퓨터로는 구현을 해도 라이브로 그대로 송출하는 방법은 도저히 없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라이브를 보는 게 죽기 전 소원 중 하나입니다.

: 가스펠을 좋아하신다는 말씀처럼 라이브 영상의 분위기가 조명도 그렇고 굉장히 홀리하네요. 그리고 인스트루멘탈 없이 본인의 목소리로만 곡을 전개하면서도 꽉 찬 느낌을 선사하는 게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혹시 "715 - CR∑∑KS"라는 제목의 의미도 아시는 걸까요?

: 아니요, 곡 자체만 즐기고 제목의 의미는 잘 몰라요. 제가 애초에 특정 음악이 왜 만들어지게 됐는지를 잘 안 찾아봐요.

예전에 Kendrick Lamar 노래 중에서 가사 내용을 찾아보고 나서 안 듣게 된 곡이 있거든요. Kendrick Lamar의 가사가 생각보다 좀 더 딥하잖아요?

마냥 즐겁게 듣던 노래인데 내용을 알고 들으니까 이전처럼 즐거워지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대부분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인상을 간직하고, 정말 좋은 곡들은 이에 대한 정보를 신중하게 찾아보고 있어요.

Bon Iver도 유튜브에 이 사람의 인생사나 앨범 제작기를 설명하는 영상도 알고리즘으로 떴었거든요. 그런데 이 아티스트를 너무 좋아하다보니까 좋아요만 눌러놓고 아직 보지는 않았어요.

언젠가 Bon Iver에 대한 마음이 조금 시들해졌을 때 한꺼번에 몰아서 볼 예정입니다.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M83 - "Go!"

 

: 너무 아끼는 마음에 다가가기가 조심스럽다는 마음을 이야기해주셨고,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는 죽기 전 소원이라고 언급해주시면서 "715 - CR∑∑KS"를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여행에 관련된 노래인데요. 여행 가시는 건 좋아하시나요?

: 엄청 좋아해요. 최근 들어서는 복학하면서 여행을 잘 못 갔던 것 같은데, 중고등학교 때는 어떤 형식으로든 1년에 한 네 번 정도는 갔었어요. 해외여행도 많이 다녔었구요.

기억에 남는 여행 에피소드를 하나 이야기해보자면 친구들끼리 유럽 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스위스를 갔을 때가 가장 재밌었어요.

융프라우 정상에 갔었는데, 도착하면 쓰레기를 담아가라고 검정색 비닐 봉투를 나눠주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친구가 그걸 받더니 비닐 봉투를 타고 눈썰매를 타는 거예요.

그 때 저희 일행이 한 다섯 명 정도였는데, 남자 다섯 명이 비닐 봉투로 눈썰매를 타고 있으니까 주변에 있던 외국인들이 하나둘씩 모이더니 나중 가서는 한 30명 정도가 있는 거예요.

그렇게 줄까지 서가면서 30분 정도 눈썰매를 타면서 놀았던 기억이 나요. 그때 당시가 고등학생이라서 담당 선생님이랑 같이 갔었는데, 되게 부끄러워하셨어요. (웃음)

: 어떻게 보면 융프라우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만드신 거네요. (웃음) 외국인들도 재밌어하는 눈썰매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셨고, 여행에 관련된 노래는 어떤 곡으로 골라주셨을까요?

: M83의 "Go!"로 골라보았습니다. 원래 옛날부터 좋아하는 곡이긴 했어도 여행이랑은 큰 관련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면허를 따고 일주일 뒤에 친구랑 바로 양양으로 놀러간 적이 있어요. 가는 길에 플레이리스트에 이 곡이 있었는지 나왔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창문 밖 풍경이라든지, 곡 자체에서 나오는 달리는 느낌, '가자'라는 뜻의 곡 제목 등이 여행이랑 너무 잘 어우러져서 한 다섯 번 정도 반복재생했었어요.

다른 질문 같은 경우에는 어떤 곡을 고를지 조금 생각했어야 됐다면, 이 질문은 보자마자 "Go!"라는 곡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원체 좋은 곡이라서 그런지 동네 슈퍼 가는 길에서 들어도 머릿속으로 어딘가로 떠나는 것 같은 느낌이 연출돼서 괜시리 벅차오르고 설레더라구요.

: 여행을 떠나는 길이 아닌 평범한 일상도 마치 여행처럼 만들어주는 곡이네요. 여행길에 들으면 더욱 멋진 여행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이 곡을 다섯 번 연속으로 들었을 때 조수석에 있던 친구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었죠. (웃음) 그 친구도 이런 분위기를 좋아해서 '씨X~ 가자! 노래 X나 좋다~'하면서 여행을 즐겼던 기억이 나요.

그 친구랑 음악 취향이 엄청 겹치는 편은 아닌데 이 곡만큼은 둘 다 좋아해서 더 재밌게 들었었어요.

이 여행도 융프라우와 마찬가지로 손꼽히는 여행 중 하나인데, 양양에 해수욕이나 게스트하우스 파티를 즐기러 갔던 게 아니라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서 외국 사람이 절벽 다이빙을 하는 걸 본 적이 있거든요.

우리도 다이빙 대에서 하는 게 아니라 바위에서 한 번 떨어져보자, 하면서 찾아보니까 죽도 해변에 그런 곳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무작정 떠났는데 막상 도착해보니까 없는 거예요. 서핑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다이빙할만한 바위가 없는 거죠.

그런데 옆에 보니까 바위기 있기는 한데 도무지 사람이 갈 수가 없는 위치에 있더라구요. 그걸 보고 친구랑 '여기까지 왔는데 뭐라도 해야하지 않겠냐?'라고 이야기했어요.

마침 저희 둘 다 바다 수영이 가능해서 그 바위까지 수영해서 도착한 다음 두 시간 정도 다이빙하면서 놀았던 것 같아요.

원래는 더 놀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파도가 세지더라구요. 그래서 더 위험해지기 전에 돌아가는게 좋을 것 같아서 다시 수영해서 해변으로 돌아왔습니다.

M83의 "Go!'를 들었기 때문에 이런 용기가 생긴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Green Day - "She"

Skrillex, Noisia, josh pan & Dylan Brady - "Supersonic"

 

: "Go!"가 바위 다이빙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씀해주시면서 여행에 관련된 노래로 골라주셨습니다. 굉장히 신박한 여행 에피소드네요. (웃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김치와플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 저는 운동을 무척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달리기, 등산을 즐겨하고 있습니다.

등산할 때는 밴드 음악이 되게 좋더라구요. 매번 듣는 음악은 다르지만 최근 등산할 때는 Green Day 음악을 들었는데 엄청 좋았어요.

Green Day 노래 중에 "She"라는 곡이 있는데, 원래라면 앨범 단위로 돌렸겠지만 산을 오를 때 이 곡이 특히 꽂혔던 것 같아요.

 

 

제가 지금은 전자음악이나 힙합 위주로 음악을 만들고 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저런 악기를 많이 다뤘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펑크 락에 꽂혀있어서 저에게는 아직도 추억의 노래로 남아있어요. 세 시간 내내 Green Day 라이브 앨범 찾아보면서 듣고 그랬었거든요.

최근에 '맞다, 이런 노래도 있었지'하면서 앨범을 싹 돌리는데 무드가 산 타는 거랑 잘 맞아서 더 좋게 들었어요. 특히 "She"의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 한 발 한 발 더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등산할 때 시간을 재면서 기록 단축하는 걸 좋아해요. 최근에 이 곡을 듣고 신기록을 세워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운동 말고도 음악 만드는 것도 가장 큰 취미 중 하나예요. 제가 사운드 디자인을 어디서 배우지는 않지만 혼자서 연구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신스를 켜놓고 어떻게 소리가 나오는지 따라해보는 걸 즐기는 게, 가장 영향을 줬던 게 Skrillex, Noisia, josh pan & Dylan Brady의 "Supersonic"이에요. 이 트랙에 있는 네 아티스트 전부 제가 좋아하는데, 이런 조합으로 곡이 나올 줄은 몰랐어요.

 

특히 Skrillex는 제 인생 아티스트 중 한 명인데 사운드 디자인 퀄리티로만 보았을 때 이 곡은 정말 최고인 것 같아요. 발매된지 꽤 됐지만 엄청 신선하고, 아직도 사운드적으로 꿇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구요.

Skrillex는 덥스텝 장르를 할 당시부터 좋아했는데, 지금은 덥스텝 장르는 한 풀 꺾였고 힙합이 올라왔잖아요?

그 이후로 Skrillex의 근황을 최근에 알게 됐는데 더 이상 덥스텝을 만들지 않고 하우스와 드럼앤베이스 쪽에 손을 대고 있더라구요.

한 번 들어봤는데 너무 좋아서 그 이후로 Skrillex의 곡이 나오면 이 사람이 어떻게 사운드를 만들었나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이 곡에 나온 신스들이 굉장히 다양한데, 이런 소리를 만들어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 말씀해주신 것처럼 사운드가 무척 깔끔하고 듣기도 좋네요. 그런데 이 곡에 참여한 아티스트가 총 네 명이잖아요?

그럼 이 곡의 작업 과정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한 명이 한 악기를 쌓으면 다른 사람이 그 위에 다른 악기를 도맡아서 올리는 걸까요?

: 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Skrillex가 잠잠했던 기간이 꽤 길었잖아요. 최근에 앨범 두 장을 연달아 발매하기 전에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연구를 많이 한 것 같아요.

Noisia 같은 경우에는 워낙 거장이고, josh pan은 Skrillex와 Dog Blood라는 듀오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Dylan Brady도 100 gecs의 곡을 프로듀싱하면서 전자음악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씬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작업하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 찾는 느낌이 들어요.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Kanye West

현재) Travis Scott, Drake

미래) KayCyy

 

: 최근 Four Tet, Fred again..과 함께 합작하면서 여러 아티스트들과 꾸준히 협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Skrillex입니다.

새로운 본인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꾸준히 이어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고, 취미와 관련된 노래로는 운동과 음악 관련해서 각각 한 곡씩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혹시 세 가지 테마 모두 골라주셨을까요?

: 세 가지 테마 전부 고르기는 했는데 저는 곡보다는 인물로 선정해보았어요.

우선 과거부터 소개하자면 Kanye West입니다. 제가 봤을 때 지금 음악하는 사람들 중에서 Kanye West의 영향을 아예 받지 않은 살마은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해요. 아마 Kanye West라는 사람의 존재를 모를 수는 있어도 그의 음악은 어떻게든 들었을 거예요.

대대로 이어오는 거장의 계보가 있는데, 살아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Kanye West가 당당히 한 자리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영향을 받은 사람들 중 현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Travis Scott이 있고, 논외로 한 명 더 이야기하자면 Drake예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어요. 잘 하니까 좋아하는 거죠. 사람들은 못 하는 사람은 안 좋아해요.

그 둘은 이제 뭘 해도 되고, Kanye West만큼은 아니지만 행보도 무척 좋죠. 그래서 현재의 정상의 자리에 위치한 사람은 그 두 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래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는 <Donda>에 참여하기도 한 KayCyy로 골라보았어요. <Donda>에서 처음 알게된 후에 좋아서 개인 작업물을 찾아보았는데 Gesaffelstein과 함께 만든 앨범이 있더라구요.

제가 원래 Gesaffelstein도 엄청 좋아해요. 전자음악계의 거장 급 아티스트인데, 최근에 떠오른 힙합하는 아티스트와 어떤 음악을 만들었을까 너무 궁금했어요.

그래서 <TW 2052>를 들어보니 5~6년 뒤에는 지금의 Travis Scott처럼 되어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앨범에 "OKAY!"라는 곡이 있는데, 저는 Gesaffelstein이 그런 음악을 만들 거라고 생각치도 못했지만 막상 들어보니 너무 잘 어울리더라구요.

 

 

과연 이런 비트를 줬을 때 누가 이렇게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른 음악도 들어보았을 때 스펙트럼도 무척 넓다고 느껴졌고, 조만간 스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저도 선공개된 "THE SUN"의 비쥬얼라이저를 봤을 때 KayCyy가 일을 내겠다 싶었어요. 앨범도 잘 뽑힌 것 같고요.

최근 현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언급해주신 Travis Scott의 <UTOPIA>에도 참여했는데, 크레딧을 제대로 표기해주지 않아서 SNS에서 단단히 화가 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 아 정말요? 웃긴 게 어떻게 보면 다 Kanye West의 자식들이잖아요? Kanye는 예전부터 크레딧에 안 넣었던 것 같은데 Travis Scott이 똑같이 따라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웃음)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인생 곡) Flume - "Highest Building"

인생 앨범) Bon Iver - <22, A Million>, <I, I>

 

: 제자한테 당하니까 더 서럽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신은 백그라운드 싱어가 아니라면서 서러움을 토로했는데, 이를 딛고 말씀해주신 것처럼 스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도 소개해주셨고,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릴 차례인데요.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저는 인생 곡과 앨범을 나누어서 골라보았고, 우선 곡부터 소개해보도록 할게요. 사실 인생 곡이 따로 정해져있지는 않은데, 최근 복학하고 나서 이 곡이 내 노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Flume의 "Highest Buliding"이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군대에서 믹싱 관련해서 공부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이런 식으로 사운드를 구성하면 안 된다'라는 저만의 틀이 생겼어요.

 

 

제가 Flume이라는 아티스트를 예전부터 워낙 좋아했었는데, 휴가 나온 날 친구들과 술을 많이 마시고 새벽에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이 노래가 업로드되어 있길래 들어보았어요.

그런데 믹싱을 공부하면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걸 곡에다 도배를 해놓은 거예요. 제가 생각했을 때 유튜브에서 추출해서 큰 스피커로 틀면 정말 이상하게 들릴 것 같았거든요.

머릿속으로는 '이건 아닌데..'라고 느끼고 있지만, 택시 안에서의 제 모습은 이미 머리를 흔들고 있는거죠. 곡 자체가 너무 좋고, 사운드 디자인도 잘 빠진 걸 보면서 믹스는 정말 답이 없다는 걸 새삼 다시 확인했습니다.

: 믹스에는 왕도가 없다, 자기 하고 싶은대로 했는데 설득력이 있으면 장땡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곡의 어떤 부분에서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하셨을까요?

: 원래 베이스를 모노로 놔야 해요. 제가 공부하면서 알아본 바로는 시장에 나와있는 노래의 90% 정도가 베이스가 모노예요.

왜냐하면 큰 공연장이나 클럽의 스피커로 들었을 때 베이스가 모노로 맞춰져있어야 깔끔하게 들리는데, 이 곡은 베이스가 양쪽에서 들리는 거예요. 이 쪽에서 나왔다가 저 쪽에서 나왔다가 이리저리 바뀌더라구요.

사운드 디자인 같은 경우에도 디스토션을 엄청 걸었는데 듣기에는 너무 좋았어요. 한 마디로 작곡 자체를 무척 잘했던 거죠.

제가 하면 귀가 아픈데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지?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따라하면서 연구했던 기억이 나요.

: 디자인 자체를 너무나도 잘해놨고, 공식과 벗어나는 걸 많이 사용했음에도 깔끔하게 잘 들리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인생 곡으로는 Flume의 "Highest Building"을 소개해주셨고, 인생 앨범은 어떤 작품으로 골라주셨을까요?

: 인생 앨범은 작년에 바뀌었어요. 원래는 <The Life Of Pablo>가 제 부동의 1위였는데, 제가 Bon Iver를 곡 단위로만 듣다가 작년부터 앨범 단위로 돌리기 시작했거든요.

그중에서도 <I, I>와 <22, A Million>로 골라보았어요. 두 개 중에서는 도무지 하나를 못 뽑겠더라구요.

먼저 발매되었던 <22, A Million>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면 "715 - CR∑∑KS"를 듣고 너무 좋다고 생각했고, 이 곡은 Playboi Carti가 <Whole Lotta Red>의 마지막 곡에서 샘플로 사용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앨범을 통으로 돌려보았는데 역시나 너무 좋더라구요. 그런데 트랙 제목들이 전부 다 기괴하잖아요? 아직도 트랙 제목을 정확히 모르기도 하고, 오히려 34분짜리 하나의 긴 곡이라고 생각하고 듣는 게 편한 것 같아요.

만약에 제가 3~40년 뒤에 무언가를 하나 남겨야한다면, 그걸 모두가 다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Flume 같은 노래는 초등학생 아들이 있다고 한다면 걔가 즐기기에는 너무 시끄러울 것 같아서 자신있게 들려줄 수는 없을 듯해요.

하지만 <22, A Million> 같은 경우는 음악적으로도 너무 훌륭하고, 사운드도 너무 좋고, 사람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처럼 잘 활용했어요.

제가 알기로는 본격적으로 Kanye West와 작업하기 시작하면서 본작에서 나타나는 기법이나 사운드를 더욱 전면적으로 사용했거든요.

앨범에서 나오는 세션들도 너무 좋았고, 아날로그, 빈티지한 사운드를 통해 연출되는 따듯한 분위기도 인상적이었어요.

최근에 발매되는 앨범들은 세련되고 깨끗한 걸 추구하잖아요? 물론 저도 그런 사운드를 좋아하고 따라가려고 하지만, Bon Iver 같이 예쁜 빈티지한 사운드를 만드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뭔가 비틀즈가 썼을 법한 악기를 Bon Iver도 사용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요.

<I, I> 이야기로 넘어가보자면, 전작에서는 좀 더 실험적이고 Bon Iver만의 기법을 연구하는 느낌을 받았고, 본작에서는 이를 좀 더 부드럽게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완성도로만 놓고 보았을 때는 본작이 좀 더 잘 정돈이 된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실험성이나 도전 정신을 고려했을 때는 전작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해서 둘 중 하나를 고르기가 무척 어려웠어요.

: Bon Iver의 최근 커리어를 봤을 때 <22, A Million>은 자신의 새로운 스타일을 찾는 과도기를, <I, I>는 본인만의 스타일의 완성도를 선보이는 안정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앞서 김치와플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식에게 들려주기 좋은 앨범은 후자에 가깝겠네요.

: 그렇죠. 자식이 있으면 '이거 아빠가 만든거야'라고 자랑스럽게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 인생 앨범으로는 Bon Iver의 두 작품을 골라주셨고,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인터뷰에 직접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런 인터뷰 자리가 처음이라 조금 긴장했었어요. 그런데 인터뷰를 너무 편하게 이끌어주셔서 음악 좋아하는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정말 재밌어서 밤새도록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재밌게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많은 질문을 준비해야겠네요. (웃음)

오늘 고생 많으셨고 인터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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