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10
Released On.. 2024.03.06
Reviewd On.. 2024.03.22
Genre... Abstract Hip Hop, Trap
2015년 자신의 밴드캠프 페이지를 통해 커리어를 시작한 뉴욕 출신의 래퍼 마이크(MIKE). 여러 걸출한 작품들로 여러 평론지들과 리스너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떠오르는 앱스트랙 힙합 씬의 신예이다. 프로듀서 토니 셀처(Tony Seltzer) 또한 2017년의 첫 비트 테이프 <Remember the Memories>를 시작으로, Wiki, A Lau 등의 아티스들과 협업하며 씬에서 입지를 굳힌 아티스트이다. 마이크의 음악이 소울 음악을 샘플링한 비트 위에서 투박하지만 정교한 래핑을 내뱉는 것이라면, 토니 셀처의 프로듀싱은 트랩의 색깔이 짙다. 그렇기에 이 둘의 협업 앨범 <Pinball>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는 상당히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물은 전혀 어색하지도, 껄끄럽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실제로 <Pinball>은 마이크의 이전 작품들과는 상당히 결이 다른 작품이다. 그의 이전 작품들이 비정형적인 드럼과 피치 다운된 재즈 샘플을 사용해 어두운 로맨스와 코미디적인 모습을 내뿜는 것이었다면, 본작에서 재즈 요소나 실험적인 면모는 찾을 수 없다. 앱스트랙 힙합 아티스트 마이크가 트랩과 플러그 장르의 비트 위에서 래핑을 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고, 상상한다 하더라도 과연 좋게 들릴지는 의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토니 셀처의 플러그 비트와 자신의 목소리와 래핑이 어떻게 해야 어울릴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마이크의 리릭시즘은 한층 더 가벼워졌지만, "R&B"를 비롯한 트랙에서 여전히 그의 성찰적이고 작가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의 이러한 변화에서 우리는 그가 얼마나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인지 한 번 더 깨닫게 된다.
토니 셀처의 프로듀싱 또한 상당히 훌륭하다. 본인의 역량을 아낌없이 내뿜은 <Pinball>은 그가 지금껏 프로듀싱 해온 작품들 중에서도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Two Door"에서의 음산한 분위기, "Lethai Weapon"의 통통 튀는 하이햇 사운드, "2k24 Tour"의 샘플링으로 다져진 웅장한 사운드 등. 토니 셀처의 섬세한 샘플링과 드럼은 앨범 전체에 걸쳐 일관된 톤을 유지하면서도, 여러 수단을 사용해 각각의 곡에 색다른 개성을 부여한다. 마이크의 래핑이 이번 앨범에서 더욱 돋보이는 이유에도 토니 셀처의 프로듀싱이 크게 일조하였다.
고작 21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을 가진 <Pinball>은 다소 임팩트가 부족하게 느껴진다는 아쉬움 또한 남는다. 수록곡들은 마이크의 이전 작품과 꽤나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20 트랙에 달하던 전작들과는 달리 고작 11트랙이라는 아주 간소한 분량을 자랑하는 <Pinball>을 다 듣고 나면 "이렇게 끝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물론 앨범 전반이 킬링 트랙으로 이루어져 있는 앨범이지만, 본작에서 보여준 가벼운 모습의 마이크는 상당히 아쉽게 느껴진다. 가벼운 모습의 마이크는 <Pinball>로 충분하니, 추후 발매할 다른 작품들에서는 더욱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길 개인적으로 희망한다.
마이크와 토니 셀처의 음악은 그 누구의 것보다도 매력적이다. 또한 둘이 지향하는 음악의 방향 또한 달랐다. 이미 마이크의 2017년 작품, <May God Bless Your Hustle>에서 2차례 호흡을 맞춰본 둘이지만, <Pinball>의 스타일은 다르다. 그저 너무나도 새롭다. 앨범 자체의 매력은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둘의 조합, 마이크의 트랩 앨범. 그야말로 너무나도 신선한 앨범이기에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 앨범이었다. 마이크와 토니 셀처, 두 언더그라운드의 왕은 어느새 힙합씬에서 가장 반짝이는 신예가 되었다. 과연 이들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이 둘의 움직임은 분명 지켜볼 필요가 있다.
(본 리뷰는 엘이맥 유저 매거진 w/HOM #9에서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엘이맥 해외힙합 유저매거진 "w/HAUS OF MATTERS" #9 공개!🌸 - 국외 힙합 - 힙합엘이 | HIPHOPLE.com
뭐지 아무것도 안보여요
이제 되나여
마이크의 빅 팬인 입장에서 트랩 제대로 하는 앨범이다는 점 빼고 실속이 모자란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너무 분량이 짧아서 아쉽긴 했지만 마이크는 정말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해낸 아티스트 같습니다!
씬에서 이런 아티스트가 또 어딨을까 싶네요
저도 비슷한 감상이었습니다.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새로운 모습을 봤고 여전히 너무 잘 해서 매력적이었던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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