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 Delete Later> 2024.04.05
급조한 불량 식품 같은 믹스테잎
제이콜(J. Cole)의 믹스테잎 <Might Delete Later>가 갑작스럽게 발매되었다. 그렇다면 갑작스럽게 발매된 결과물은 어떤 식인가. 생각해 보건대, 주제 의식은 부재하거니와, 급조한 티가 팍팍 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믹스테잎이라는 점조차 작품성에 대한 변명거리가 되어 주지 못할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하니, 제이콜에게 있어서는 암담하게 되었다.
기존 제이콜이 자랑하는 영역의 파이는 컨셔스 래퍼의 정체성으로 대변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크나큰 문제는 기존의 정체성은 고사하고, 다양한 장르를 입맛대로 섞은 결과가 오히려 지루하게 들릴 요소를 심히 자극한다는 점이다. 트랩, 칩멍크 소울, 재즈 랩 등의 다양한 시도는 좋으나, 다소 일관된 포장으로 장르의 특색조차 무색한 랩이 덮어버리는 형태가 되었다. 산만한 장르들의 빛깔을 일관된 랩으로 덮어버리는 결과물은 청자에게 지루함을 자극하기 십상이다. ‘과연 청자들이 제이콜에게 이런 결과물을 원했을까?’라는 의문이 가장 크게 남는다.
물론 제이콜의 랩은 일정 수준 이상의 꾸준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물론 유치한 가사나 억지로 서정적이려는 모습은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겠으나, 그는 여전하게도 타고난 랩 퍼포먼스를 지녔다. 때에 따라 공격적인 플로우, 확실한 가사 전달력 등이 그 예시이다. 한데, 그의 장점이 무색하게도 오히려 랩의 내용 부분에서 악평의 골자가 되었다. Kendrick Lamar의 디스에 대한 답장을 비롯하여, 몇 트랙에서 보여준 자신감은 가사에 대비하여 설득력이 현저히 부재하다. 더 나아가서는 그가 말한 가사에 과연 진정성이 있냐는 의구심마저 생겨난다. 디스에 대한 서투른 대응과 디스 외에도 기존 제이콜만의 가사상의 장점이 부재한 곡들은 본작의 평가를 현저히 낮게 만드는 요소들로 가득하게 되었다.
또한, 제이콜은 Drake를 구태여 따라갈 필요가 없는 입장에도, 이번 믹스테잎은 마치 Drake의 작품을 위시하여 다양한 문화와 장르를 섞어내는 특징을 자랑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제이콜이 Drake처럼 다양한 멜로디와 장르를 한 작품에 녹여낼 역량이 있냐는 본질적 의문 역시 존재한다. Drake에게 어떠한 영향을 받았다면, 응당 그것을 음악에 녹여낼 역량이 있어야 하는데, 당황스러울 정도로 산만한 구성을 자랑한다.
본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Might Delete Later>는 작품성은 고사하고, 기존 제이콜의 특색마저 지워버린 형태이다. 확실한 점은 Drake와 어울리면서, 어떠한 악영향이 앨범에서 느껴지며, 그것이 제이콜의 장점 혹은 개성조차 지워버린 결과물이 되었다. 결국에 급조한 인스턴트 식품을 강제로 청자의 입에 욱여넣는 식의 작품이 되었으니, 처참하게만 느껴진다.
Best Track : Trae The Truth In Ibiza
Worst Track : Fever
해외 리뷰들을 살펴보는데, 'Later'를 'Right Now'로 고쳐야 한다는 말을 듣고 한참을 웃었네요...정말 아쉬운 작품입니다.
Might Delete Right Now ㅋㅋㅋㅋㅋㅋ
두번째는 ㅅㅂㅋㅋㅋㅋ
이게 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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