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shimachi Suisei - Still Still Stellar
- Sufjan Stevens - Javelin
JID의 The Forever Story를 들으려고 장전까지 해놨으나... 이런 저런 일이 있다보니 도저히 들을 기분이 아니었네요...ㅠ
너무 힙X라서 안 올릴까 했는데, 이걸 올려야 정신적으로 환기가 될 것 같아서...
Hoshimachi Suisei - Still Still Stellar
갑자기 왜 이렇게 씹덕 같은 걸 들었냐고 하시면, 일단 전 씹떡이 원래 맞고요... 종강했는데 과제를 해야 하는 인생이 비참하고 하기 싫고 심심하고 고달프고 힘들고 앞길이 막막하니까 현실 도피성으로 인터넷을 노닥거리다가 아주아주 오랜만에 다시 버튜버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해서... 스이세이는 아이돌, 음악에 대한 활동도 많고 이미지도 그런 편이라서 영상 하나 봤다가 살짝 빠져 버려서 앨범을 들었습니다.
일렉트로 팝인가? 그런 비트나 신스 사운드 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풍성함과 재지하고 긍정적인 바이브를 더하는 관악기들이나 시종일관 화려한 리듬을 보여주는 베이스나 (숨은 주역이 아닌가) 록의 강렬함을 더하는 기타까지 제법 재밌고 다채롭습니다. 스이세이의 보컬도 매력적인 음색에 탄탄한 가창력과 호소력, 전달력이 어우러져서 흠 잡을 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곡들간의 편차가 좀 있다는 점? Stellar Stellar나 GHOST 같은 곡들은 진짜 매우 좋았지만, 솔직히 다른 곡들은 아쉬운 부분들도 눈에 들어오네요. 특별히 컨셉츄얼하고 유기성이 살아있는 게 아니니까, 특히 기존에 발표한 곡들을 수록한 경우가 많으니까 그만큼 곡들이 다 좋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만큼 강력하게 매력을 어필하는 곡은 많지 않았습니다. 매력을 해칠 정도는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네요. 레이팅 할 때 3점이 '그저 그럼'이고 3.5점이 '좋음'인데, 3.5점을 줬지만 3.5점 앨범 중에서 제일 낮을 그런 느낌. 그래도 고점의 곡들은 정말 좋았습니다. 종합적으로, 특출나진 않지만 들어볼 법한 J-팝 앨범이 아닌가, 특히 버튜버라던가, 인터넷 방송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더더욱 들어볼 가치가 있는? 앨범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Sufjan Stevens - Javelin
제가 우울하고, 현실이 버겁고, 도망가고 싶을 때마다 듣던 앨범이 Carrie & Lowell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럴 때마다 생각이 나요. 서정적이고 우울하고 단촐한데, 한 포기 풀 같은 옅은 희망을 놓치지 않는 것 같아서, 너무나 위로가 됐습니다. Javelin은, 좀 더 직설적이라고 할까요. 실제로 가사도 꼬는 거 없이 바로 풀어낸다는 느낌이 강하죠. 사운드적으로도,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구성으로 대놓고 아름답게 진행하는데, 수프얀 나름의 사랑하는 이에 대한 헌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점이 이 앨범을 사랑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요? 앨범이 나올 즈음에도 좀 지쳐있었는데, Will Anybody Love Me?를 선공개 된 거 듣고 너무 큰 위로를 받았었어요. 누군가 나를 대가 없이, 순수하게 사랑해줄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그 자체로 Yes라는 대답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사랑과 행복이 채워집니다. 수프얀은 저 얘기를 저한테 한 게 아니겠지만, 누군가 당신을 그렇게 사랑해줄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뭐랄까, 고맙네요. 약간 멘탈이 말 그대로 나가버렸는데, 듣다보니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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