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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스터 이벤트] 세-계-일-주- (영미권 제외 7X7)

ILoveNY2023.11.19 22:51조회 수 750추천수 15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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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보는 김에, 어디 모두가 아는 영미권 팝들을 제외한 세계 여러 나라의 기이한 음악들을 보여주자...라는 마음으로 뽑았습니다.

(a) 중점으로 본 사항은 완성도나 세련됨이 아니라, 투박하고 B급이더라도 '그 나라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이한거다.'하면 집어넣었습니다. (그래서 70-80년대 일본 시티팝류나 80-90년대 한국 시티팝류는 죄다 빠졌지만, 소방차와 김완선이 들어가있죠.)

(b) 영미권에서 했어도, 다른 나라 음악의 영향을 더 받았다하면 집어넣었습니다. 

(c) 하다보니 여러 중요한 지역 음반들이 빠지긴 했습니다. 동남아 (태국 사이키델릭 락 좋은 거 꽤 있습니다), 구 소련 지역 음악 (아제르바이잔 재즈나 폴란드 바드 음악 들어보쉴?), 아랍 음악도 좀 빠졌고요...제가 주로 돌리는 지역 위주로 들어갔네요. 한국, 일본, 서/중앙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카리브해, 브라질.

(d) 그리고 실험적이고 독특해도, 어디 미국에서 들어볼 법한 사운드다 하면 빠졌습니다. (몇몇  일본 프록 밴드들, 일본 슈게이징과 노이즈 락 그룹들 등등)

 

1. 조용필 - 4집 (1982)

; 언제나 제가 뽑는 한국 최고의 음반. 사실 80년대 초반 한국 음악은 이미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어디 마빈 게이나 어스 윈드 앤 파이어 같은 훵크 밴드들 뺨치는 그룹과 다이애나 로스 같은 디바 보컬들이 수없이 출현했습니다. 훵크 밴드로는 사랑과 평화, 나미와 머슴아들, 디바 보컬로는 계은숙, 이은하 등등이 있었죠. (특히 계은숙 노래 아무거나 들어보세요. 어디 휘스티 휴스턴 뺨칩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70년대부터 대중들은 계속 트로트를 듣고 있었고, 젊은이들만의 취향이던 락에서 전국구 슈퍼스타로 성장하기 위해선 트로트를 부를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용필은 트로트를 함에도, 절대 다른 장르들 (프로그레시브, 훵크, 디스코 그리고 70년대 한국 언더그라운드에서 발달하던 포크송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트로트, 민요, 훵크, 한국 포크송 그리고 가곡이 죄다 섞인 이 앨범은 정말 멋진 앨범입니다.

 

2. 송골매 - 1집 (1979)

; 통상 송골매 2집을 더 높게 쳐주지만, 전 1집이 더 좋습니다. 아직 캠퍼스 그룹의 뿌리를 못 있고, 70년대 캠퍼스를 지배하던 한국 포크송의 영향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배철수의 툭툭 던지는 보컬은 한국 포크송 같지만, 하드하고 락킹한 연주와 훵키한 연주를 오가는 곡들은 70년대 캠퍼스 그룹과 80년대 고고클럽/훵크씬을 모두 생각나게 합니다. 

 

3. 이장희 - 그건 너! (1973)

; 한국 포크송 가수 여럿이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이장희와 송창식입니다. 포크송이라 하면, 미국 포크인 밥 딜런이 주로 생각나실텐데, 한국에서 포크송은 그것과 꽤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일부러 포크라 하지 않고, 계속 포크송이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통상 포크 리바이벌 -> 비틀즈와 같은 브리티시 인베이전 -> 사이키델릭 락 무브먼트 -> 포크 락 무브먼트로 변합니다. 락보다 포크가 먼저 있었던 셈이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락과 미국식 포크가 한꺼번에 들어왔죠. 그래서 그냥 전자기타 사운드가 짱짱하고 댄서블한 음악을 연주하면 사이키/소울 밴드였고, 어쿠스틱 기타 위주의 감상용 곡들을 연주하면 포크송이라 불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스펙트럼이 꽤 넓습니다. 양희은처럼 캐롤 킹 같은 싱어송라이터 느낌의 팝적인 가수도 있고, 트윈폴리오와 뚜아 에 무아 같은 사이먼 앤 가펑클 스타일의 화음 그룹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대수와 양병집 같은 밥 딜런과 블루스 느낌이 잔뜩 섞인 미국 오리지널 포크에 가까운 사람들도 있죠.

 

이장희는 그 중에서도 가요적인 색채가 가장 강한 사람입니다. 보컬은 구어체에 당시 유행하던 민요 느낌도 있지만 곡들은 블루스와 포크, 컨트리 어딘가를 떠돌면서도 또 약간의 재즈 느낌도 있죠. 여러모로 신기하고 좋습니다.

 

4. 송창식 - 골드 3집 (컴필, 1988)

; 송창식. 송창식은 좋은 정규 앨범을 하나 뽑기 어려워 베스트 앨범 하나로 퉁 쳤습니다. 분명 시작은 트윈 폴리오 같은 보컬 화음에 집중하고 산들산들한 싱어송라이터 곡이었는데, 점점 트로트와 민요가 뒤섞이다가 어느순간 신기해진 가수입니다. 이장희가 멈춘 지점에서 민요와 트로트를 더 섞어서 밀고 나가면, 송창식이 될 듯합니다.

70년대 후반 이후로 신곡을 더 이상 안 내시는게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5. 양병집 - 1집 넋두리 (1974)

; 한국 포크의 또다른 거장. 보통 한대수를 많이 알지만, 양병집도 중요한 사람입니다. 한대수가 미국 히피 - 사이키델릭 포크 무브먼트의 영향을 받았다면, 양병집은 좀 더 전통적인 밥 딜런풍의 탁하고 거친 음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구어체적 감각이 남아있어서 트로트 느낌이 안 나는게 참 신기하죠. 

(같은 블루지한 느낌이 나는 가수 중에서 김정호가 가장 트로트 느낌이 많이나고, 정태춘은 트로트 느낌은 안 나지만 리듬감이 좀 떨어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6. 산울림 - 1집 (1977)

; 한국 락의 신기한 시작. 미국에서도 그냥 라디오로 들려오는 락 음악들을 자기들끼리 뚱땅뚱땅하다 이상하고 기묘하게 시작한 락앤롤밴드들, 개러지 락 밴드들이 있었죠. 어떤 의미에서 산울림도 한국의 개러지락이라 부를 수 있을겁니다. (다만 산울림 같은 기묘한 락이 한국에만 발생했나? 묻는다면 전 아니라고 하고 싶네요. 뒤에 나올 일본 그룹 사운드, 개러지 락 그룹도 산울림 못지 않게 이상한 사운드를 보여줍니다.)

리틀 리처드, 척 베리 같은 락앤롤 음악만을 카피했던 미국 개러지 락과 다르게, 분명 사이키델릭 락 (아이언 버터플라이 같은 얘들)도 들었고, 그것도 이리저리 따라해본 흔적이 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프로 연주 실력은 못 되었고, 그 결과 무언가 더 펑크스러워지는 효과를 가져왔네요. (반대로 일본은 연주자들이 순식간에 프로페셔널 해지고, 그 결과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들이 생기고, 퓨전 재즈와 시티팝 같은 무브먼트로 이어집니다.)

 

7. 장끼들 - 장끼들 (1982)

;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 캠퍼스 락 밴드들이 뜨기 시작하죠. 재미있는 건, 애당초 하드한 노래를 하던 그룹 (마그마, 송골매, 어금니와 송곳니, 로커스터 등)뿐 아니라, 한국 포크송의 영향을 받았던 사람들도 스멀스멀 밴드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그룹 중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가 들국화일겁니다.

이런 밴드들의 특징이라면, 하드한 노래를 하던 그룹보다 좀 더 '유연'하다는 점입니다. 민요나 트로트, 블루스나 재즈의 영향도 간간히 보이고, 재미있습니다.

 

8. 따로 또 같이 - 1집 (1979)

; 장끼들처럼 포크송씬에 있던 사람들이 만든 캠퍼스 락 그룹입니다. 유연하고 재미있습니다.

 

9. 함중아와 양키스 - 고고 클럽 초대 (1975)

; 신중현으로 인해 사이키/소울 사운드가 인기를 얻었지만, 사실 대중들에게는 아직은 낯설었습니다. 특히 어찌저찌 3분 내외의 감상적인 포맷을 유지했던 소울 음악에 비해, 긴 기타 솔로 등이 존재하는 사이키 음악/사이키델릭 락은 대중들의 외면을 받기 일 수 였죠. (게다가 75년 대마초 파동은 사실상 사이키/소울을 순식간에 대중들에게서 지워버립니다.)

대신 이런 사이키델릭 락 그룹이 사랑받던 곳은 고고클럽입니다. 원래부터 락앤롤은 감상용 음악이 아니라 트위스트 같은 춤을 위한 음악이었던 만큼, 춤을 추기 위한 고고클럽은 락 밴드들에게 알맞는 자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여기서는 곡 길이가 아무리 길어도, 춤추기에만 좋으면 환영받았죠.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한국의 사이키델릭 록은 굉장히 댄서블하고, 재미있습니다. 

 

10. 들고양이들 - 1집 (1979)

; 들고양이들, 혹은 와일드캣츠는 전원 여성으로 이루어진 락 밴드입니다. 앨범은 79년이 처음이지만, 미8군부터 시작해서 월남전 위문 공연도 다녀온 베테랑들이죠. (여담으로, 미8군 출신 밴드들의 훵크 음악이 본토에 안 뒤집니다. 사랑과 평화, 나미와 머슴아들 모두 미8군 출신이죠.)

이런 미8군 출신 중에서 기꺼이 훵크를 버리고, 트로트와 민요와 야합을 했던 그룹이 와일드캣츠입니다. 그래서 전 이 앨범을 더 사랑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사랑과 평화의 훵크는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들을 수 있지만, 이 트로트 섞인 훵크는 한국 아니면 어디서 들을 수 있겠어요?

 

11. 데블스 - 너만 알고 있어 (1977)

; 데블스. 데블스 역시 고고클럽에서 활동하던 밴드입니다. 당시 고고클럽의 음악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어졌죠. 신중현의 사이키델릭 락을 계승해서, 긴 기타 잼 위주의 연주를 보여주던 함중아와 양키스, 윤수일, 라스트 찬스. 한편 소울과 마빈 게이류의 훵크, 제임스 브라운 등등의 영향을 받아서 브라스 세션을 추가한 그룹. 데블스는 이런 브라스 락을 하던 그룹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 앨범은 데블스가 대중 가요와 야합해서, 민요와 트로트곡을 적당히 락킹하고 소울풀하게 편곡한 앨범입니다. 와일드캣츠처럼, 이런 변절 음악, 한국 아니면 어디서 듣겠어요.

 

12. Bob Marley - Exodus (1977)

; 레게의 거장. 밥 말리의 음악입니다. 레게 특유의 늘어지고 레이드백한 분위기가, 밥 말리 특유의 좋은 화음과 멜로디를 만드는 능력을 만나, 가장 달콤한게 이 앨범 같습니다.

 

13. Exuma - Exuma (1970)

; 바하마라는 섬 출신입니다. 원래는 영국 식민지였고, 지도를 찾아보시면 미국 플로리다 반도 동쪽에 딱 달라붙은 조그마한 섬들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나라, 사실 카리브해 음악에서도 별로 지분이 크지 않습니다. 누구나 아는 쿠바 음악, 레게의 자메이카, 메렝게의 도미니카, 바차타의 푸에르토리코, 소카의 트리니다드. 하다못해 쿠콰 같은 유명하지 않더라도 독립된 음악 장르가 있는 아이티보다도 못하죠.

하지만 엑수마는 그냥 자신의 독창적 능력만으로 이 모든 난관을 돌파합니다. 굳이 춤곡을 만들려하지 않고, 종들이 철커덩철커덩 부딪치고, 사람들의 웅얼웅얼 기도를 하는, 어디 좀비를 부를 법한 흑인 노예들의 종교 의레 같은 음악을 만듭니다. 

존 콜트레인, 엘리스 콜트레인처럼 매끈하게 잘 빠진 영적인 음악이 어디 한 쪽에 있다면, 엑수마와 닥터 존 같은 으스스하고 야만적인 영적인 음악도 한 쪽 끝에 있을겁니다. 

 

14. Milton Nascimeto & Lo Borges - Clube da Esquina (1972)

; 브라질 음악입니다. 서양 힙스터들이 아마 가장 좋아하는 나라 음악은 브라질일겁니다. 유럽인, 흑인 노예, 아마존 원주민이라는 다양한 인종 구성. 그리고 이 셋이 다양하게 섞일 수 있는 브라질이라는 넓은 땅덩어리. 마지막으로 싱글 위주로 돌아가던 다른 나라에 비해, 60-70년대부터 미국처럼 앨범 단위의 걸작들이 쏟아지는 나라. 

특히 미국 사이키델릭 락의 영향을 받아서, 브라질 토속 음악인 삼바 등을 개조한 MPB 무브먼트 당시의 음악들은 전 세계적으로, 어디 좀 특이한 거 들어볼까 싶은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되는 음악입니다. 

그 중에서 이 앨범이 가장 좋고, 비평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살짝 레이드백 되는 독특한 삼바 리듬 위에서, 산들산들한 밀툰 나시멘투의 보컬이 나오죠. 좋은 앨범입니다.

 

15. Milton Nascimeto - Milagre dos peixes (1973)

;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시멘투 음반은 이 앨범입니다. 브라질 군주 독재 때문에 가사가 짤려서 대부분의 곡이 허밍입니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이 앨범의 분위기를 더 살렸죠. 사이키델릭 포크를 의도한 분위기 위에, 전자음을 비롯한 독특한 사운드, 브라질 악기와 리듬들이 어우러져서 굉장히 명상적이고 뉴에이지 같은, 그러면서도 브라질인 음악이 탄생했습니다.

 

16. Jorge Ben - Africa Brasil (1976)

; 조르헤 벤. 이 앨범을 고른 이유는, 의외로 이지 리스닝에 적합한, 사이키델릭 포크/락의 영향을 강한 MPB 음반들 중에서 가장 댄서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삼바 축제 때문에 삼바를 강렬한 댄스 음악 장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초창기 삼바 음악을 들어보면 오히려 보사노바처럼 굉장히 잔잔하고 달콤한 음악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조르헤 벤은 훵크와 소울을 가지고, 이 삼바를 훨씬 댄서블한 음악으로 만들었죠. 그리고 우리가 오늘날 아는 삼바 음악이 탄생하는 겁니다.

 

17. Lula Cortes & Ze Ramalho - Paebiru (1975)

; 처음 브라질에 대해 말할 때, 브라질 땅이 넓다고 말했던 것 기억나시나요? 그래서 브라질은 지역에 따라서 전통 음악조차 다릅니다. 지금까지 위에 소개된 조르헤 벤이나 밀툰 나시멘투는 주로 리오 데 자네리우 같은 브라질 중남부 대도시에서 유행하던 (반쯤은 팝화된) 삼바 같은 장르에 뿌리를 두었죠.

하지만 이 음악은 다릅니다. 이들은 브라질 동북부, 브라질에서 가장 못 살고, 가장 흑인이 많아 살며, 독특한 전통 음악들이 많은 동네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소개한 바하마의 엑수마, 뉴올리언스의 닥터 존처럼,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광폭한 리듬과 야만적인 축제에 참여하는 듯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저

 

18. V.A. - Africa Scream Contest ; Raw and Psychedelic Afro sounds from Benin And Togo 70s 

19. V.A. - Nigeria 70 ; The Definite Story of 1970s Funky Lagos

; 서아프리카로 왔습니다. 보통 서아프리카 음악하면, 펠라 쿠티(Fela Kuti)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하지만 이 컴필은 펠라 쿠티와는 좀 다릅니다. 더 미국의 훵크와 소울에 영향을 많이 받았죠. (한편 펠라 쿠티는 재즈의 영향을 더 받았습니다. 그래서 관악기가 자주 등장하죠.)

펠라 쿠티든, 이 앨범에 등장하는 싱글 몇 개 남긴 아티스트든 음악은 정말 좋습니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훵크 잼, 알 수 없는 리듬과 변박들. 

 

20. V.A. - Pop Makossa; The Invasive Dance Beat of Cameroon 1976-1984

; 이제 카메룬입니다. 물론 세세한 부분은 다르긴 하지만, 그런 건 신경 쓸 것 없고 연도를 보세요. 이제 80년대 중반까지 내려왔습니다. 한국에서 80년대는 뭐죠? 훵크와 디스코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그건 여기 서아프리카도 마찬가지입니다. 70년대 유행했던 소울-훵크를 거치면, 80년대 디스코의 영향을 받아서 탄생한 마코사를 우리는 찾을 수 있습니다.

마코사가 재미있는 건, 마이클 잭슨의 Wanna Be Startin Something이 마누 다빙고의 Soul Makossa라는 곡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게 그냥 루머가 아닌게, 마이클 잭슨의 저 곡 후렴구는 뜬금없이 카메룬에서나 쓰이는 두알라어 단어인 Makossa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마이클 잭슨과 마누 다빙고가 결국 법정 외 합의를 통해서 저작권을 나눠가졌죠.)(그래서 칸예도 Lost in the world에서 마이클 잭슨의 곡 대신 마누 다빙고의 Soul Makossa를 샘플링했을려나...?)

 

21. Tabu Ley Rochereau - The Voice of Lightness ; Congo Classcis 1961 - 1977 (컴필)

; 이번에는 서/중앙아프리카 중에서 불어권으로 넘어왔습니다. 불어권 아프리카는 미국의 재즈/소울/훵크/디스코의 직접 영향을 받은 나이지리아나 가나에 비해서, 라틴아메리카 음악, 특히 살사와 쿠바 음악의 영향을 더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 살사의 영향을 받아서 콩고에서 탄생한 장르는 수쿠스(Soukous)라고 하는데, 펠라 쿠티의 아프로비트(afrobeat)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전 아프리카에 영향을 미친 장르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 앨범은 그 수쿠스 장르를 만든 레전드의 컴필 음반입니다. 

 

22. L'Orchestre Kanaga de Mopti - L'Orchestre Kanaga de Mopti (1977)

; 불어권 서아프리카 중 말리의 음반입니다. 말리와 함께 기니,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등지에 퍼져있는 만데족(Mande)이라는 부족이 있습니다. 이 만데족은 가나 제국처럼 거대한 제국을 만들었었고, 그리오(griot)라는 독특한 음유시인 문화를 만든 부족입니다. 특히 말리는 만데족 활동이 중신지인만큼, 이 만데 음악의 영향이 뿌리가 깊은 편입니다.

만데 음악이 보컬 중심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 앨범에서처럼 댄서블하게 가는 편도 있습니다. (사실 댄서블하게 가는 그룹이 드문 편이죠.) 그런 의미에서 골라보았습니다.

 

23. Super Etoile de Dakar - Vol 8. Immigres/Bitim rew (1984)

; 이제 세네갈입니다. 세네갈도 80년대 들어서, 콩고의 수쿠스, 말리의 여러 음악과 구분되는 자기만의 장르를 만들었고. 그게 음발락스(mbalax)입니다. 좀 더 투박하고 뭐라 해야 하나....리듬이 독특합니다? 중간중간에 치고 들어오는 장구 같은 드럼 소리와 어디 가스펠이나 찬송가 같은 보컬을 들어보시면, 아 이건 좀 다르네 라는 걸 분명 아실 수 있을겁니다.

 

24. V.A. - GUmba Fire ; Bubblegum soul and Synth Boogie in 1980s South Africa

; 마지막으로 남아공이죠. 앞서 말했듯 70년대에는 훵크와 소울이, 80년대에는 디스코가 유행했습니다. 그리고 80년대 중후반에 유행한 장르가 뭘까요? 이제 리얼 드럼이 드럼 머신으로 대체된 신스 훵크나 부기, 뉴잭스윙 같은 장르가 미국에서는 유행했고, 그 영향을 그대로 받은 장르가 이 남아공의 타운쉽 버블검이라 불리는 장르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태지와 아이들, 도시아이들 같은 80년대 중후반 댄스 음악들, 그리고 앞으로 소개할 김완선, 박남정, 소방차의 뽕짝 디스코와 형제 지간이라 보시면 됩니다.)

 

25. V.A. - Colombia! The Golden Age of Discos Fuentes ; The Powerhouse of Colombian Music 1960-76

; 60-70년대는 말했듯, 소울과 훵크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이 소울과 훵크가 콜롬비아 - 파나마 - 쿠바 - 뉴욕에 있는 라티노 등에게 영향을 미쳐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여러 장르가 형성되었죠. 살사, 차차차, 쿰비아 등. 그런 라틴 아메리카 춤곡들을 충실히 즐길 수 있는 컴필입니다.

 

26. Bunny Wailer - Blackheart Man (1976)

; 뜬금없이 다시 레게입니다. 버니 웨일러는 밥 말리와 웨일러스의 "웨일러스"에 해당하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그리고 제가 볼 때, 레게 앨범 중에서 밥 말리만큼이나 팝적인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기도 합니다. 

 

27. V.A. - Tumbele! Biguine, Afro and Latin Sounds from the French Caribbean, 1963-1974

; 레게도, 살사도 들어보신 분은 있겠지만, 프랑스령 카리브해 음악을 들어보신 분은 드물겁니다. 근데 진찌 재미있는 건, 이 장르들은 루이 암스트롱으로 대표되는 뉴올리언스 재즈와 굉장히 닮아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뉴올리언스 재즈가 우리가 아는 잘 빠진 스윙 재즈가 되지 못한 채, 여전히 작은 그룹의 투박한 음악으로 남아있다면 이랬을까? 싶은 상상을 합니다.

(그리고 아마 뉴올리언스 재즈와 이 음악들이 닮은 건 우연이 아닐겁니다. 원래 뉴올리언스는 프랑스의 영토였지만 팔아서 미국 땅이 된 지역입니다. 그러니 뉴올리언스와 그 이후로도 쭉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이티 간에는 인적 교류가 활발했으니, 음악이 닮은 건 이상할 게 없어보입니다.)

 

28. Gato Barbieri - Chapter One ; Latin America (1973)

; 가토 바비엘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재즈 음악가입니다. 그리고 이 앨범은 존 콜트레인와 그 후계자들의 스피리추얼 재즈의 영향으로 만들어졌죠. 다만, 인도 음악이나 아프리카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던 엘리스 콜트레인, 파로아 샌더슨과 다르게 가토는 자신의 고향, 라틴 아메리카 음악을 죄다 뒤섞기로 합니다. 아르헨티나의 탱고, 브라질의 삼바 리듬은 물론, 저 안데스 지역에서 내려온 여러 피리들과 온갖 타악기들이 등장하죠. 

이런 "라틴 아메리카스러운 스피리추얼 재즈"는 아마 전무후무할겁니다.

 

29. V.A. - The Roots of Chicha ; Psychedelic Cumbias from Peru

; 페루 음악입니다. 그렇지만 페루에 살던 원주민들, 즉 잉카의 후예인 케추아족의 음악이 아닙니다. 인구수에는 상대적으로 밀리는, 스페인 사람들에게 잡혀온 흑인들의 영향을 받은 음악이죠. 다만 재미있는 건, 다른 라틴아메리카 장르, 살사나 쿰비아에 비해서 훨씬 '락킹'하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폴리리듬보다는 사이키델릭한 기타 톤이 핵심이죠. 군데군데 비치보이스 같은 서프락의 영향도 보이고,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한국/일본에서 처음 락을 만들었던 그룹 사운드 음악과 닮은 점도 있습니다.

 

30. S.D. Burman - Guide (OST)(1966)

31. Ilaiyaraaja - Solla Solaa ; Maestro Ilaiyaraaja and the Electronic pop sound of Kollywood 1977-1983

32. V.A. - Sitar Beat ; Indian Style Heavy Funk Vol 1

; 1900년 이후, 사실 전 세계 대중 음악은 미국 음악의 트렌드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습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브라질이든 인도든 나이지리아든, 우선 1900년부터 재즈과 스탠더드 팝이 수입되죠, 그리고 50-60년대에는 락앤롤과 사이키델릭 락이, 80년대에는 훵크와 디스코, 신스 훵크와 부기가 수출됩니다. 

발리우드 음악으로 유명한 인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S.D. Burman은 인도 발리우드 음악 작곡의 레전드입니다. 그리고 미국 스탠더드 팝과 재즈의 영향과 가잘 같은 인도 전통 음악의 영향을 뒤섞어서 어디 흑백영화에 나올 법한 굉장히 우아한 음악을 만듭니다. (우리나라도 치면, 이봉조 - 현미, 하춘화 아니면 패티 김 같은 스타일이라 할 수 있겠죠.)(그리고 실제로 Guide가 흑백 영화이긴 할겁니다.)

이제 그 다음 세대가 Sitar Beat입니다. 인도 악기인 시타르가 사용되었지만, 딱 들어도 이건 훵크가 할겁니다. 그것도 커티스 메이필드가 만든 Superfly처럼, 어디 스릴러 영화의 긴박한 장면에 쓰일 법한 음악을 닮아있죠. (그리고 실제로도 발리우드의 여러 스릴러 장르에 쓰였을겁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합니다. 정창화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의 OST는 퀸시 존스를 무단 표절했고, 이 OST를 다시 쿠엔틴 타란티노가 <킬빌>에 썼죠. 그 유명한 사이렌 소리 같은 음악이 나는 겁니다.)

미지막이 Iliaiya어쩌고 아저씨입니다. 카메룬의 마코사, 한국의 김완선처럼 드럼 머신과 BPM를 잔뜩 높힌 뽕짝 같은 사운드 위로 인도 전통 보컬 스타일의 가녀리고 비성 잔뜩 섞인 노래가 나옵니다. 

 

33. 마코토 쿠보타 앤 선셋 갱(Makoto Kubota and Sunsetgang) - Sunset Gang (1973)

; 일본 음악입니다. 이 앨범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요? 일단 마코토 쿠보타의 보컬은 어디 블루스나 컨트리 같이 늘어지고 잔뜩 과장되어있습니다. 듣다보면 어디 엔카 같기도 하고요. 근데 또 반주는 컨트리 락 혹은 포크 락입니다. 거기다가 가끔 브라스 편곡이 잔뜩 들어가는게, 이게 일본 가요와 시티 팝 사이에 있는 음반이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탐 웨이츠 같기도 하고, 루이 암스트롱 같기도 하고, 어디 일본 요코하마 바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엔카 가수도 같기도 한...이상한 앨범입니다.

 

34. 파 이스트 패밀리 밴드(Far East Family Band) - 지구 공동설(The Cave - Down to the Earth)(1975)

; 일본 프로그레시브 락이라 해야할까요. 앞서도 말했지만, 일본은 그룹 사운드 이후 한국과 달리 급격히 연주자들의 역량이 들어납니다. 그래서 한국과 달리 유명한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들이 좀 있는 편입니다. 그 중에서 파 이스트 패밀리 밴드는, 특히 '동양적인' 사운드를 만드는 데 집중했던 밴드입니다. 그래서 듣다보면 묘한 일본 민요 느낌도 있고, 당시에 유행하던 공(Gong) 같은 그룹의 스페이스 락이나 마이크 올필드의 엠비언트/뉴에지이 같은 느낌도 나고, 신기한 앨범입니다.

 

35. 게이노야마시로구미(芸能山城組) - 오소레잔(Osorezan)(1976)

; 또 일본의 재미있는 점은 아방가르드 음악 그룹이 꽤 있다는 점입니다. 아방가르드 음악 그룹. 좀 오묘한 표현이긴 한데, 대략 대중 가수가 있고, 대중에게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를 수입하는 가수가 있다 칩시다. 이런 가수는 대중 가수는 아니지만, 미래에는 대중 가수가 될 수 있죠. 60년대 한국에서 락이 그랬고, 90년대에는 힙합이 그랬습니다.

아방가르드 음악 그룹은? 애당초 그냥 자신들의 만족과 예술적 야망을 위해 무언가 새로운 걸 하는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면, 프랭크 자파(Frank Zappa)나 뉴욕의 노웨이브 그룹이 있죠.

일본에서는 타지마할 트레블러라던가, 여러 전위 예술가들이 서양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받아들이면서 락앤롤 역시 받아드려 무언가 아방가르드한 시도를 하는 그룹들이 꽤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방가르드 미술 그룹이 있었지만, 이 그룹이 딱히 무언가 대중 음악인과 뭘 했던 적은 없네요.) 그 중에서 게노야마시로구미는 일본은 물론, 불가리아, 발리 등의 음악을 하는 월드뮤직 합창단입니다.

그리고 이 앨범도 엑수마, 닥터 존 등처럼 으스스하고 괴기한 의례 전통의 사운드를 보여주죠.

 

36. 나이아가라 폴링 스타즈(Niagara Fallin Stars) - Let's Ondo Again (1978)

; Ondo, 온도는 일본의 민요입니다. 그리고 이 앨범은 제목처럼 이 온도 민요를 온갖 세계 음악들과 뒤섞은 다음에 아주 좋은 멜로디로 섞은 앨범이죠. 그래서 거친 느낌이 나는 한국의 락앤롤 편곡 민요들보다 훨씬 스무스하고 듣기가 좋습니다. 듣다보면, 어 이게 일본 민요라고? 라는 생각보다는 어디 브라질이나 뉴욕의 삼바나 살사 음악을 듣는 기분이 듭니다.

나이아가라 폴링 스타즈를 사실 오오타키 에이이(大滝詠一)의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이 사람은 일본 락을 대중회시킨 해피 엔도의 멤버이자, 솔로 앨범으로 <A Long Vacation> 같은 시티팝 앨범도 냈습니다.

나이아가라 폴링 스타즈도 그렇고, 선셋 갱도 그렇고 이런 '월드뮤직'에 대한 관심이 일본에 지속적으로 있었으니, 시티팝도 나오고 시부야계도 나오고 그런거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37. Alice Coltrane - Journey in Satchidananda (1971)

; 미국 흑인이 만든, 인도 영성의 정수. 워낙 유명한 앨범이니 소개 생략.

 

38. 신중현 작품집 - 늦기 전에 (1969)

; 사실 김추자 1집으로 분류되긴 하는데, 전 신중현 작품집이라는 소개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때 한국 음악은 가수보다는 작곡가의 이름이 나오고, 이 작곡가 곡을 여러 가수들이 부르는 형태로 앨범이 나왔습니다. 이 앨범도 신중현이 모두 작곡한 노래지만, 가수는 김추자 말고도 김선이 부른 "떠나야할 그 사람", 소윤석이 부른 "소야 어서 가자" 등이 수록되어있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중현의 소울 가요, 사이키델릭 락을 모두 들을 수 있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앨범을 하나 뽑자면, 사이키델릭 포크 느낌이 물씬 나는 김정미의 <Now>)

 

39. 모리타 도지(Morita Doji) - A Boy (1977)

; 일본 포크의 기인. 모리타 도지. 분명 포크이지만, 어디 샤미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창법은 무언가 엔카 같기도 하고, 여튼 이상한게 오늘날 일본 시이나 링고의 먼 선조 같은 느낌이 납니다. 

 

40. 마츠타 하루요(Matsuda Maruyo) - 쿠레나이무겐 (붉은 몽환)(Kurenai Mugen)(1978)

; 또 다른 일본 포크의 기인. 이 앨범은 더 일본 전통 음악 같습니다. 게다가 아직 복각이 안 되어서, 유튜브가 아니였으면 듣지도 못했을....그런 음악입니다.

 

41. 소방차 1집 (1987)

; 이 앨범만큼 시대착오적인 게 어디있을까요? 이미 말했듯 80년대 한국은 훵크와 디스코, 댄스의 시대였습니다. 사랑과 평화 같은 탑급 훵크 밴드는 물론, 나미 같은 솔로 여가수조차 <빙글빙글>이라는 걸출한 댄스 곡으로 히트를 했죠. 그리고 92년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이 나옵니다. (그보다 살짝 전에 현진영이 있었죠.)

이 사이, 소방차와 김완선, 박남정 같은 시대착오적 댄스 음악들이 있습니다. 훵크도 디스코도 아니고, 그저 트로트 음악의 BPM을 잔뜩 높여서 만든 뽕짝 음악을 듣기 좋게 편곡한 것에 불과한 음악들이죠. 하지만 이 음반은 그래서 가치가 있습니다. 

 

42. 어떤 날 - 어떤 날 II (1989)

; 어떤 날만큼, 한국 발라드에 영향을 크게 준 포크송 그룹이 있을까요? 70년대 재야에서 활동하던 여러 포크송 가수들 중에서 가장 재즈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집단이 하나 음악이고, 거기에 어떤 날이 있었습니다. 지금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련된 노래. 이 노래가 소방차보다 고작 2년 후에 나왔다는게 믿겨지시나요?

 

43. 김완선 - 2집 (1987)

; 소방차처럼 시대착오적인 앨범. 산울림에서 포크를 담당하건 데 김창완이였다면, 펑크락을 담당하던 것은 김창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락킹하고 과격한 사람이 만든 댄스 음악. 신기하고 80년대 한국이 아니였다면, 나올 수 없는 앨범일겁니다. (타이틀곡인 <리듬 속의 그 춤>은 신중현이 마짐가 히트곡이기도 합니다.)

 

44. Chicao Science and Nacao Zumbi - Da lama ao caos (1994)

; MPB의 마지막 불꽃. 브라질 전통 음악을 재해석하던 MPB는 80년대 초반 이후 급격히 그 인기를 상실합니다. 브라질 음악계는 이제 세풀투라의 메탈로 대표되는, 하드한 사운드로 넘어가죠. 그 상황에서 치코 사이언스는 훵크 락, 훵크 메탈, 랩 메탈, 빅 비트 등을 브라질 전통 리듬과 뒤섞어 음악계를 평정하고 요절해버립니다. 그 이후로, 브라질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운 장르는 잘 보이지가 않네요.

 

45. Willie Colon - Lo mato (1973)

; 살사에서 가장 중요한 앨범.

 

46. 요닌바야시(Yonin Bayashi) - 일촉즉발( 一触即発)(1974)

; 일본 프록 중에서 가장 팝적인 앨범.

 

47. John Zorn - The Book Beri'ah (2018)

; 현존하는 아티스트 중에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가? 묻는다면 항상 변하지 않을 사람이 존 존입니다. 색소폰을 부니 재즈인데, 절대 귀를 괴롭히는 아방가르드 프리 재즈로 가지 않습니다. 프로그레시브 락, 펑크 락의 영향에 온갖 재즈와 클래식, 클래즈머 같은 월드 뮤직까지 하나로 합친게 흡사 프랭크 자파를 듣는 듯하죠. (게다가 어마어마한 생산량까지!)

앨범이 너무 많아서 듣기 힘든 사람인데, 이 앨범(이 아닌 박스셋!)은 한번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재즈와 아방가르드 음악이 듣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다면. 그 편견을 단번에 날려줄겁니다.

 

48. 잭스(Jacks) - Vacant World (1968)

; 한국에 산울림이 있다면, 일본에는 잭스가 있다. (라고 하지만 잭스가 10년 선배입니다.) 잭스도 어디 이상한 개러지 락과 엔카의 느낌, 온갖 요상한 어설픔이 더 펑크 같은 측면이 있습니다.

 

49. 옥스(Ox) - The First Album (1968)

; 옥스도 잭스 같은 그룹 사운드 앨범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락이라 하긴 뭐한, 락과 당시 일본 대중 가요를 뒤섞인 그룹이죠. 그 중에서 옥스는 좀 사이키델릭한 맛도 있고, 엔카 같은 맛도 있고 여러모로 발랄해서 뽑아 보았습니다. 신중현에게서는 좀 듣기 어렵지만, 키보이스? 히식스? 그런 느낌이라 생각하면 될까나요.

 

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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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 ILoveNYBest글쓴이베스트
    3 11.19 23:11

    원래 제일 즐거운게 자기 좋아하는 거 떠드는거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정도 코멘트라도 안 달아주면 사실 아무도 모를 앨범들이라서....좀 과하게 쓴게 있습니다.

  • 1 11.19 22:53

    와 정성추 잘 읽겠습니다

  • 1 11.19 22:55

    대체 이런 음악들은 어떻게 찾아들으시는 겁니까... 진짜 많이 배웁니다 ㄷㄷ

  • ILoveNY글쓴이
    11.19 23:12
    @Pushedash

    전 아직도 아까워요. 더 언어를 잘 알고, 더 인맥이 있고, 더 디깅을 하면 분명 더 멋진 것들이 있을텐데....못 들어본게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 1 11.19 23:01

    제 첫 스크랩을 가져가셨습니다 놀랍습니다

    요닌바야시와 죤존이라니 그저 최고!!

    죤존 저작권 덜 빡셀 시절에 유튭에서 많이 들었었죠

    (어 근데 지금 찾아보니까 스포티파이 올라와있네요 와 세상에 감사합니다!!)

    芸能山城組랑 모리타 도지 매우 관심가네요

  • ILoveNY글쓴이
    1 11.19 23:13
    @hoditeusli

    그러고보니 존존 최근에 스포티파이에 풀었다고 피치포크에선가 읽은 기억이 나네요. 존존은...그냥 앨범이 너무 많고 대표작을 뽑기가 어려워서 저평가된 사람이라 봅니다. 충분히 팝적이면서 충분히 재즈적이면서 충분히 락적인데....아케이드 파이어 못지 않은데...

     

    모리타 도지랑 게이노 어쩌고 모두 유튜브 아니였으면 듣지 못했을 앨범들이라...전 항상 유튜브에 감사합니다.

  • 11.19 23:20
    @ILoveNY

    하지만 좋은 걸 너무 많이 만들어 주면 오히려 좋아

    우리만 들어야지

  • ILoveNY글쓴이
    1 11.19 23:28
    @hoditeusli

    갑자기 든 생각인데, 존 존 앨범에서 매드립이 샘플 뜬 다음에, 존 존이 다시 그 위에 즉흥 연주 좀 해주고, 누가 거기 위에 랩 얹으면....죽여주는 드럼 리스 앨범이 나올 것 같지 않나요?

     

    하....상상만해도 즐겁네요.

  • 11.20 00:46
    @ILoveNY

    https://youtu.be/BqcuLsdnRU8?si=ejEqMs8BDGbhBnQz

    그대로 상상해보니까 이게 떠오르네요 (아직 저도 제대로 듣진 않았어여)

    드럼리스도 좋고 빽빽한 것도 좋겠당

  • 1 11.19 23:07

    어우야... 무슨 논문을 써오셨습니까 ㅋㅋㅋㅋ

  • ILoveNY글쓴이
    3 11.19 23:11
    @DannyB

    원래 제일 즐거운게 자기 좋아하는 거 떠드는거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정도 코멘트라도 안 달아주면 사실 아무도 모를 앨범들이라서....좀 과하게 쓴게 있습니다.

  • 1 11.19 23:11
    @ILoveNY

    스크랩해놓고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정성글 추

  • 1 11.19 23:07
  • 11.19 23:19

    존존 rym에서 봤을 때 장르 태그가 너무 살벌해서 지나쳤는데 언젠가는 들어봐야겠네요

  • ILoveNY글쓴이
    11.19 23:24
    @거리가리

    존 존

    (1) 난 메탈과 펑크처럼 시끄럽고 거칠고 공격적인 게 좋다 - Naked City (1990)

    (2) 중동 느낌나고 오묘하고 어디 인디아나 존스 OST 같은 음악이 좋다 - Bar Kokhba (1996)

    (3) 난 존 존이 얼마나 팝도 잘하는 지 알고 싶다 - The Dreamers (2008)

    (4) 난 좀 독특하지만 (여전히 듣기 괜찮은) 존 존을 듣고 싶다 - The Big Gundown (1986)

  • 11.19 23:39
    @ILoveNY

    이렇게 봐도 좀 겁나지만 3번 위시리스트에 추가해놓겠습니다

    글 잘 읽었어요!

  • 11.19 23:24

    와 정성추...배우고 갑니다...! (소...솔직히 조용필 최고작은 7집이라고 생각해요...!) ㅋㅋ

     

    포인트 지급완료...!(정성이 엄청나서 조금 더 넣어드렸습니다...)

     

     

  • ILoveNY글쓴이
    1 11.19 23:26
    @FrankSea

    어이쿠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좋은 핑계(?)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1.20 00:01

    한국 대중음악사에 어떻게 이리 해박하신 건가요 추천해주실 책이라도.. 경탄스럽습니다

  • ILoveNY글쓴이
    1 11.20 00:16
    @칼물고기트럼본

    한국 대중음악사라면, 누가 뭐라해도 완벽한 책이 하나 있습니다.

     

    신현준/최지선 선생님의 한국 팝의 고고학입니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다 다룹니다.

    신현준 선생님은 weiv라고 굉장히 오래된 한국 대중 음악 평론 사이트를 운영하시는 분입니다. 저 책도 실제 아티스트분들 일일이 인터뷰하고 오래된 신문기사를 모으고 해서 만드신 것이죠. (조용필, 김창완, 배철수 등등 중요한 분들은 죄다 인터뷰하셨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하신 분들 중 꽤 많은 분들이 그 이후에 돌아가셨죠...쩝.)

    (weiv는 지금도 있습니다. 다만 이즘과 다르게 사이트 관리가 잘 되는 편은 아닙니다.)

     

    (여담이지만, 이즘을 운영하는 임진모 선생님이 평론가 1.5세대라 할 수 있을겁니다. 타이거 JK님 아버지이신 서병후님이 1세대라 할 수 있죠. 다만 이때는 한국 대중 음악이 아닌 팝을 소개하고 뭐 그런 느낌에 가깝죠. 신현준 선생님이 2세대로, 본격적으로 대중 문화 평론지를 내고, 자료를 모으고 학계에서 학위 논문을 쓰신 분입니다. 요즘이 3세대 정도라 할 수 있겠네요.)

     

    아쉬운 점은 트로트나 신민요 등 60-70년대에도 여전히 인기 있었던 일제 강점기 시절 음악들과 락과 동시에 도입된 재즈 팝/재즈 가요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 정도입니다. 그래서 실제 음반을 들어보면 좀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왜 그렇게 70년대-80년대 락 밴드 음반에는 민요를 편곡한 곡들이 많았는가? 레퍼토리 부족? 여전히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서?)(아니면 한국 발라드의 갑작스러운 등장. 통상 유재하와 이문세/이영훈 콤비를 드는데, 전 좀 회의적입니다. 왜냐하면 김희갑이 작곡한 조용필 곡들만 해도, 생각 외로 굉장히 세련되고 스트링 위주의 좋은 스탠다드 팝 곡이죠. 게다가 60-70년대 국가가 트로트는 왜색으로 누르고, 락/소울은 퇴폐로 누르면서 재즈 팝-가곡을 집중적으로 양성했는데 그 영향이 없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거든요.)

     

    이런 부분은 신현준 선생님과 weiv 이후에 나온 여러 평론 사이트들이 도움이 될 겁니다. 음악취향y가 상대적으로 80년대 발라드/댄스 음악과 90년대/00년대 힙합-일렉트로니카에 호의적인 평론과 베스트을 많이 선정했죠. (신현준님은 애당초부터 60-70년대 락이 관심사였고, 다른 장르는 좀 관심이 없으셨던 편입니다. 연구를 계속 하시면서 관심사가 확장되셨죠.)(그러다보니 00년대 홍대씬도 락 중심의 자료는 weiv에 좋은게 많습니다. <우리의 포스트 락을 찾아서> 같은거라던가...)

     

    힙합과 관련해서는 김봉현님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힙합하다!>를 출간하신 송명선님을 좋아합니다. 신현준 선생님처럼 래퍼들을 꼼꼼하고 충실히 인터뷰한 자료를 토대로 연구를 하셨죠.

     

    동시대 케이팝/아이돌 음악이라면 <아이돌리지>이라는 사이트에서 꽤 열정적으로 평론과 평가를 하던 걸로 기억합니다.

  • 11.20 00:21
    @ILoveNY

    이렇게 정성스런 가이드라니 너무 감사드립니다 적극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 1 11.20 09:06
  • 1 11.20 19:09

    선생님……수준이 너무 높아요…

  • ILoveNY글쓴이
    1 11.21 09:47
    @kued

    그동안의 한국 교육이...어...세계화 시대에 맞지 않게...뒤쳐졌던 겁니다!!!!!

  • 1 11.20 20:38

    와… 한국 앨범들 제외하면 3개 밖에 아는 게 없네요… 긴 글 잘 보고 갑니다.

  • ILoveNY글쓴이
    1 11.21 10:06
    @도리개

    세계일주 함 해보시는게 어떠신지요

  • 11.21 14:47
    @ILoveNY

    시험 끝나고 한 번 해보려고요

  • ILoveNY글쓴이
    11.21 15:56
    @도리개

    응원합니다!!!! 여기에는 없지만, 폴란드나 유고슬라비아도 멋진거 많고, 실험적인거 좋아하신다면 일본, 독일, 구소련 (지금 러시아뿐 아니라, 발트, 아르메니아, 우즈벡 등등)도 좋습니다.

    동남아, 특히 인도네시아나 태국도 좋고요.

  • 1 11.20 22:10

    진짜 너무 잘읽었습니다

    엘이는 교육사이트가 맞는거같아요

  • 1 11.20 23:02

    따로 또 같이 정말 좋아하는 앨범인데 반갑네요

    들국화의 전신밴드라는 한줄설명으로 끝나기엔 너무 아쉬운 매력이 많죠.

    국내와 일본 제외하면 대부분 처음보는 얘기라 재밌게 봤어요

  • ILoveNY글쓴이
    11.21 09:49
    @뿌리갓

    맞아요. 들국화가 너무(?) 유명해지는 바람에 그 전에 있던 여러 포크밴드들을 가리고 집어삼킨게 큰거 같습니다. 따로 또 같이도 그렇고, 장끼들이나 이정선, 해바라기 같이 좋은 그룹과 앨범들이 많은데 말이죠.

  • 1 11.21 16:13

    글부터 댓글까지 정보량 미쳤네요

    스크랩 합니다 감사해요

  • 11.28 23:11

    진정한 탑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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