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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타>의 페이크 디안젤로의 에피소드가 이야기하는 것들

title: Frank Ocean - Blondetjdals2023.11.02 16:52조회 수 496추천수 6댓글 8

최애 드라마 원탑 <아틀란타> 관련된 내용입니다. 마지막 시즌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는 디안젤로가 나오는 에피소드랑 나이키 미라클(실제 모델은 아닌 것 같음) 스니커즈를 사러 가는 에피소드 였습니다.

 

웹서핑 중 디안젤로에 대한 에피소드 Born 2 Die (3화) 에 대한 흥미로운 글이 있어 가져옵니다. 보기보다 심오한 생각거리가 있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애청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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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보이는 어린 백인 래퍼들의 멘토가 될 생각을 하고 언은 디안젤로(D'angelo)와 영적인(cathartic) 만남을 가진다: 아틀란타 시즌 4 세 번째 에피소드 “Born 2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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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초반의 이야기는 이렇다. 언은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를 한다. 안건은 백인 여성 작가의 이미지를 리브랜딩하는 것이다. 이 작가는 최근 흑인 택배기사에게 총기를 발사해서 큰 물의를 빚었다. 작가의 최근작은 뉴욕타임즈에 소개되어 잘 팔리고 있는 와중이었다. 택배기사는 그녀에게 소송을 제기한다. 회의를 방해할 생각으로 뱉은 농담 같은 말로 언은 회사가 다른 문제에 집중한다면 본인이 디안젤로를 섭외하겠다고 장담한다. (언이 다니는 회사가 어떤 곳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는데 매니지먼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같은 곳으로 보임) 여기서 우리는 이 여정은 순수한 호기심 혹은 팬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흑인들에게 있어 음악은 본질적인 재산이다. 언은 디안젤로라는 유명 아티스트를 찾아 그와 계약을 따옴으로서 돈을 벌고자 한다. 에피소드의 전제는 이렇다.

 

 

왜 하필 디안젤로인가 생각해보면 그가 도날드 글러버 세대의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이며 차일디시 갬비노의 소울풀한 음악에 큰 영향을 준 뮤지션이기 때문일 것이다. 디안젤로의 경력을 보며 자란 도날드 글러버 같은 세대에게 그는 놀랍고 영적인 뮤지션이면서 동시에 답답할정도로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디안젤로는 뛰어난 앨범 브라운 슈가를 내고 몇년간 사라진다. 그리고 전설적인 앨범 Voodoo를 내고 또다시 십 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사라진다. 리스너들은 그가 돌아오길 목이 빠져라 기다린다.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 상품과 콘텐츠처럼 쏟아져 나오는 지금, 디안젤로는 스스로 커리어를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 : 이후의 세대에게 비슷한 뮤지션이 있다면 프랭크 오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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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은 디안젤로를 만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또래의 많은 시청자들 역시 디안젤로를 영접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갖는다. 자취를 알 수 없는 전설적인 아티스트. 드라마 속 그에 대한 단서는 화장실과 식당 등 도시 곳곳에서 기묘한 형태로 발견된다. 언은 어떤 방에 도달한다. 감옥처럼 보이는 그곳에서 일주일의 고행 끝에 이런 깨달음을 얻는다. “그런데 디안젤로가 누구지? 우리가 디안젤로야. 내게 디안젤로를 경험하게 해줘.” ("Who is D'Angelo? We are D'Angelo. Let me experience D'Angelo.”)

 

마침내 언은 좁은 터널을 통과해서 디안젤로의 방에 도착한다. (이 부분은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를 떠올리게 하더군요...)언이 만난 디안젤로는 가짜였다. 그는 Al Green을 들으며 치킨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 닭껍질을 어찌나 찰지게 뜯던지... 가짜 디안젤로는 마치 언을 기다린 것처럼 보인다. 그에게 디안젤로란 무엇인지 말해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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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디안젤로

 

 

“디안젤로는 사람들의 복잡한 네트워크야. 그는 이 나라의 전국에 그리고 빛과 땅에도 존재해. 자네는 우리의 용모에 적당하다는 걸 증명했어. 이제부터 자네는 보호자야.”

 

알쏭달쏭한 말에 언은 실망하지만 그는 새로운 계시를 얻었다. 그는 유년시절에 대해 생각한다. 이 장면은 열병처럼 느껴진다. 혹은 자기치유일 수도 있다. 그는 가짜 디안젤로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지만 그를 섭외하는 것은 포기한다.

 

 

 

함께 진행되는 이야기에서 페이퍼보이는 YWA(Young White Avatar)라는 모임의 세미나에 참석한다. 세미나의 제목은 “그래미를 위해”. 강연자는 중년의 흑인 래퍼로 어린 백인 래퍼와 계약한 베테랑이었다. 그는 God Saved Me From The Trap 이라는 티셔츠를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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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에 있는 모두들 랩을 겁나게 잘하는 거 알아. 하지만 랩 잘하는게 돈을 버는 것과 같다면 Cassidy(실존 유명 래퍼)는 씨발 돈방석에 앉았어야지."

 

 

어린 백인 래퍼의 멘토로 계약을 맺은 흑인 베테랑 래퍼들은 그들이 프로듀싱한 백인 래퍼들이 그래미를 받고 그로인해 자신들이 큰 돈을 버는 상상을 한다. 물론 어린 백인 래퍼들의 음악과 태도는 베테랑 래퍼의 눈에 우스꽝스럽고 어이 없게 비춰진다. 하지만 그들의 백인성은 여전히 상품가치가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래퍼들은 분명 베테랑이지만 Gen - Z 세대들에겐 분명히 덜 존경 받는 이들이었다. 페이퍼보이는 결국 Yodel Kid라는 십대 래퍼의 멘토가 되기로 계약한다. 이 요들 키드라는 래퍼는 컨트리 싱어 메이슨 램지에서 힌트를 얻은 것처럼 보인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실력 없는 YWA를 서포트하고 그들로부터 수익을 얻는 일이 힙합을 망치는 일일까?(gentrification) 또는 수십년 동안 음악 산업에서 백인 리더들이 흑인 아티스트들을 착취했던(pimping) 것을 답습하는 일일까?

 

 

페이퍼보이의 여정이 시작될 때 재미있는 표현이 나온다. 바로 페이퍼보이가 구매("bought")당하는 대목이다.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흑인이 되는 법을 가르쳐 달라는 유대인은 페이퍼보이에게 돈을 지불한다. 으스스한 거래다. 흑인성의 물신화와 상품화(fetishization and commodification)는 이 이야기의 핵심적인 주제다. 자본주의에서 가격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시간 당 100 달러를 지불하고 흑인성을 가르쳐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모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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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보이 & 요들키드

 

 

얼마 후 페이퍼보이는 요들 키드의 그래미 시상식을 지원하기 위해 참석한다. 하지만 시상식 당일날 요들 키드는 마약 중독으로 사망한다. 그날 요들 키드는 첫 그래미를 수상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의 앨범 제목은 Born 2 Die 였다. 으스스한 이야기다. 만약 백만 달러라면?… 음... 좀 관심이 생기겠네요. 이 거래는 역겹지만 만약 이 정도의 금액을 제시 받는다면 대부분의 흑인들은 존재론적 거리낌을 잊고 수업 계획을 짤 것이다.

 

 

아틀란타는 항상 인종과 힙합과 문화를 정말 복잡하면서 매혹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특히 자본주의와 그것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많은 드라마들이 마지막으로 갈 수록 아이디어가 고갈되어 활기를 잃는 반면 아틀란타는 미국인의 삶에 대한 큰 주제로 접근하고 있고 자본주의의 변태들을 무대로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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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아래 두 기사를 적당히 짬뽕하여 작성한 것입니다.

https://thegrio.com/2022/09/22/atlanta-review-episode-threewhat-is-a-dangelo/

https://www.okayplayer.com/originals/atlanta-season-4-episode-3-reca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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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1 11.2 18:52

    애틀랜타 추

  • 1 11.2 19:22
  • 1 11.2 19:45

    블랙코미디적 성격이 정말 강한 작품이죠

    젤 으스스했던건 시즌3에서 흑인들이 미국 흑역사 빌미로 백인들 고소하는 그 에피소드....

  • 1 11.2 21:40
    @MarshallMathers

    시즌3는 확실히 초반부는 확 끌어들이는데 유럽 촬영이라 연기자들 스케줄도 안 맞고 그런 이유도 있었겠지만(오히려 원래 연기자들이 아닌 스토리들이 더 재밌었지만) 후반부가 좀 약한 그런 느낌

  • title: Frank Ocean - Blondetjdals글쓴이
    11.3 05:58
    @DNA.

    동이... 시즌3은 크게 기억에 안 남았음...

  • 1 11.2 19:57

    디안젤로 에피소드는 블랙메시아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검은 구세주'라는 앨범 타이틀은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제목이다. 쉽게 오해를 살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종교에 관한 것이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내가 스스로를 '검은 구세주'라 부르는 것으로 단정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있어 이 제목은 우리들 모두와 관련되어 있다. 이것은 세상에 관한 것이다. 우리 모두가 열망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검은 구세주'가 되기를 열망할 수 있다.

     

     

    이것은 퍼거슨 사태(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10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이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와 2011년 이집트 혁명, 그리고 월 스트리트 점거 등 어려운 상황에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궐기하고 있는 모든 장소와 지역사회 속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이는 한 명의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찬양하는 것이 아닌, 수많은 군중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 앨범의 모든 곡들에 정치적 무게가 실려있는 것은 아니지만(많은 부분이 그렇긴 하지만) 이를 '블랙 메시아'라 부르는 것이 이 노래들을 최대한으로 살려낼 만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검은 구세주'는 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정리하자면, 이는 우리들 모두가 리더라는 뜻에 더 가깝다."

     

    -[Black Messiah] 앨범 부클릿에 적혀있는 디안젤로의 성명

  • title: Frank Ocean - Blondetjdals글쓴이
    1 11.2 20:32
    @soulquarians

    오우, 앨범 보유중이세요?

  • 1 11.2 21:59
    @tjdals

    그랬으면 좋겠지만..그냥 인터넷에서 본 글 생각나서 찾아왔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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