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한 아티스트의 앨범 발매를 애타게 기다린 적이 있으신가요?
누군가에게는 올해 스캇의 UTOPIA나 드레이크의 For All the Dogs이 처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작년 켄드릭의 Mr. Morale and The Big Steppers나 Donda 리스닝 파티가 가장 큰 이벤트였을수도 있겠죠. 좀 더 오래 되신 고참 분들은 아예 The Life Of Pablo, DAMN.,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혹은 더 이전으로 내려가실지도 모르겠고요. 혹은 아직 안 나왔지만 나올지 말지 간을 보고 있는 칸예의 이번 신보를 그렇게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발 내줘 칸예칸예야...)
저에게는 몇 주 전에 나온 수프얀의 신보 Javelin을 기다리는 게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켄드릭이나 스캇이나 드레이크의 앨범들도 당연히 기대하긴 했지만, Javelin을 기다리던 거랑은 좀 다른 기분이었어요. 다른 앨범들이 좋은 이벤트, 엔터테인먼트를 기대하는, 마치 놀이공원에서 1시간씩 줄을 서서 어트랙션을 타러 가는 듯한 기분이었던 반면, 수프얀을 기다리는 동안은 뭔가... 굉장히 오랫동안 알았던 애틋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듯한 기분이었어요. 너무나도 기대되고 설레고, 당시 2, 3주 정도를 Javelin만 바라보고 버텼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9월 중순부터는 오직 Javelin만이 삶의 이유였을 정도였어요. 또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습니다. 우선 발매 이전에 수프얀이 재활치료 중이라는 소식을 들어서 그랬기도 했고, 사실 저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컸습니다. (A Beginner's Mind는 합작 앨범이었으니까 치워두고) 20년에 나왔던 The Ascension은 이전 앨범들을만큼 저를 만족시켜주지 못했거든요 (물론 저는 The Ascension도 딱히 발매를 기다리고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전 정규작에 대한 실망을 먹으며 Javelin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무럭무럭 커갔습니다. 선공개곡이었던 Will Anybody Ever Love Me?와 So You Are Tired도 이에 한 몫 했습니다. 너무 좋아서 하루에 한 5번씩 영상을 돌려봤는데, "앨범 내내 이 정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혹여 내가 선공개곡들을 너무 많이 들어서 미리 질려버리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정말 혼란스러운 설렘 속에서 Javelin이 발매될 날만을 기다렸어요. 이정도로 환장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지라 마음의 준비가 미숙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이 저의 우려는 정말 아무짝에 쓸모 없는 호들갑이었습니다. Javelin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앨범이었어요. 앨범에 대해 이야기를 이것저것 하고 싶고, 막 고민해서 리뷰를 잘 써보려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떻게 말해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곡들은 기타나 피아노로 시작해 귀와 마음을 꽉 채우는 전자음과 현악기, 코러스의 조화로 나아가고, 수프얀의 목소리와 사랑에 대한 가사는 정말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Javelin에 대한 이야기를 꼭 Will Anybody Ever Love Me?로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먼저 들었고, 가장 많이 들은 곡이기도 했지만, 뭔가... 제 삶에서 이 곡만큼 아름다운 곡과 가사는 이전에도 거의 없었고, 앞으로도 아마 찾기 힘들 거에요. 이 곡을 들으면서,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Yes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한 곡 때문에라도 저는 아마 수프얀이라는 아티스트를 계속 사랑하게 될 것 같더라고요. 어쩌면 수프얀이 Will Anybody Ever Love Me?와 Javelin을 통해서 우리에게 저 질문의 답은 Yes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딘가에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고, 전하고 싶었는지도요.
이걸 리뷰라고 하긴 그렇고, Javelin을 기다리고 듣던 저의 감정과 생각에 대해 두서 없이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언제쯤 다시 하게 될지 모르겠어서 꼭 이렇게라도 적어두고 싶었어요.
이런 기다림은 브록햄튼이 코첼라 공연을 한뒤 신앨범 예고를 했을 때에 기다림이 제일 크네요 나오기 전까지 굉장한 호들갑을 하면서 기다렸고 big pussy까지 들으며 그 앨범에 대한 기대가 올라감과 동시에 각 맴버들의 솔로곡으로 채웠나라는 의문을 가지며 예고된 앨범과 기습공개된 한 앨범을 들었는데 전자는 예상은 빗나가도 좋아서 괜찮다라는 느낌이었지만 후자는 나름정도라 아쉬웠네요 앞으론 각자 자기 음악 잘했으면 하는 마음임
전 브록햄튼을 거의 들어보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뭔가 인상적인 그룹이었어서 해체된 게 마음이 헛헛하더라고요. 마지막 앨범이라서 더더욱 기다림이 크셨을 것 같습니다.
그 얘기 듣고 들어봐야지 하고 앨범들을 많이 담아놨던 것 같은데 아직도 안 들었...
롤러코스터를 기다리는 느낌이라.... 마음에 드는 표현이네요
위에서 얘기한 아티스트들은 특히나 상업적, 음악적 덩치가 크다보니까 그런 대형 이벤트처럼 느껴지네요. 이전에 어떤 분이 블록버스터라는 표현을 스캇 UTOPIA 관련해서 하셨던 것 같은데, 그들의 입지와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말 같아요.
올해 베스트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그냥 말대로 너무 아름다운 앨범이네요
좋았던 앨범이 꽤 많았던 한 해였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깊게 남아있을 앨범인 것 같네요.
요전에 돈다를 기다리면서 그렇게 애탔었고, 또 발매가 된 걸 봤을 때 너무 놀랍고 기뻤지만
막상 그 결과물은 처참해서 너무나도 실망했었네요. 작성자님은 기대가 충족되어서 다행입니다.
저도 칸예의 이슈들 때문에 혹시 수프얀도 그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던 거 같기도 합니다. 하여튼 칸예야 이번엔 명반 내는 거지...?
솔직히 칸예의 음악력은 이제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앨범에 대한 기대도 제로입니다.
이젠 칸예를 음악인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나 일론 머스크 같은 관종 사업가 정도로 여겨야 될 때인 것 같아요.
저도 유토피아 기다릴때 비슷했어서 공감이 많이 되네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이 나온다 하면 모두들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ㅎㅎ
전 퓨처 메트로 앨범이 너무 기다려지네요
ㄹㅇ ㅋㅋ
앨범이 기대감을 훨씬 상회해서 들으면서 놀랐었네요
아니 대체 이런 표정은 무슨ㅋㅋㅋㅋ
그래도 나름 발매 소식을 기다린 분들은 많지만
진짜 기다리고 싶은 분들은 사망했거나 혹은 퇴물이거나 혹은 너무 너무 가망이 없네요...
앨범으로도 곡 하나하나로도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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