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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은 과연 장르일까요

snxo2023.10.09 00:48조회 수 1161추천수 1댓글 25

(일단 케이팝이 국내 음악이지만 굳이 외게에 글을 쓰는 이유는 간단히 말하자면 케이팝이 블랙 뮤직과 컬쳐에 큰 영향을 받았고 따라서 외게에서 더 많은 의견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케이팝의 장르적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글이니 케이팝을 싫어하시거나 글에서 언급할, 혹은 링크를 남길 곡들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도 글의 본론에 대한 의견 듣고 싶습니다!) 

 

해외에서 살면서, 또 여러 해외 미디어를 구경하며 많은 사람들이 케이팝은 블랙 뮤직의 일종이다, 더 나아가서는 블랙 컬쳐의 일부분이다 라고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이러한 평가를 케이팝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혹은 음악성을 인정하기 위해 비롯된 것이 아니라 케이팝의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크레딧을 흑인들에게 돌리기 위한 행위라고 생각하기에 좋게 바라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절대 케이팝이 블랙 뮤직에서 시작되었다, 영향을 받지 않았다 라는 것이 아니라 케이팝 컬쳐가 블랙 컬쳐는 아니라는 것이죠. (당연히 영향을 받았고, 받고 있는게 사실이니까요)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전 과연 현재의 케이팝을 하나의 장르로 인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중이 생겼습니다. 최근 몇년간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했던 케이팝 곡들을 보자면 저지클럽 (혹은 발티모어 클럽) 리듬을 차용한 뉴진스의 Ditto,  또 아예 해외 힙합/댄스팝 곡을 리메이크한 에스파의 Next Level 등 여러 블랙 뮤직에서 파생되었다고 보는 장르들을 차용한 것을 알 수 있죠. 특히 2020년대로 들어와서는 장르적 다양성이 많아지면서 2-스텝 가라지, 아프로, 드럼 앤 베이스 등 수많은 장르의 케이팝 곡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여기까지만 본다면 케이팝의 정체성은 장르가 아닌 문화에서 나온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현재 수많은 해외 팝스타들이 사용하고 있는 응원봉을 비롯해 많은 팬덤 문화가 케이팝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케이팝 역시 하나의 장르로 볼 수 있다, 혹은 케이팝 안에 수많은 "오리지널 장르"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오리지널 장르"라고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처음 힙합을 듣기 시작했을 당시엔 대다수의 팬들이 국내외 모두 힙합의 장르를 이분법적인 태도롤 붐뱁과 트랩으로 나누어서 정의하곤 했습니다. 물론 여러 세부장르들이 그 당시에도 존재했지만 보통 붐뱁과 트랩이라는 큰 틀로 나누었죠. 하지만 지금을 보면 트랩 사운드의 세부 장르라고 볼 수 있는 레이지, 그리고 그런 레이지에서 또 파생된 뉴재즈처럼 수많은 세부 장르들이 나오고 있고 어떻게 본다면 장르의 차이가 아닌 스타일의 차이로 비롯된 사운드적 차별점도 하나의 장르로 정의하고 있죠. 이런 면에서 같은 "장르"라도 스타일과 악기, 구성의 차이로 세부 장르가 나오는 트렌드를 따라가자면 케이팝에서도 여러 장르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랙 뮤직에서 비롯되었지만 블랙 뮤직의 것이 아닌 장르가 말이죠. (사실 이건 블랙 뮤직이네 아니네라고 하는 말 자체에 허점이 존재하긴 한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블랙 뮤직에서 나오지 않은 음악 장르가 몇이나 있는지..)

 

예를 들어보자면 케이팝 그룹 중에 NCT라는 그룹이 존재합니다. 세 개의 유닛으로 나뉘어서 활동하는 굳이 따지고 보면 하나의 그룹보다는 크루 형식의 그룹인데 이 그룹이 대중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지는 못하는 이유는 (사실 모든 남자 아이돌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긴 함) 대중이 듣기엔 사운드가 너무 "대중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항상 사운드적 차별성을 중요시 하는 SM답게 NCT의 음악의 정체성은 노이즈에 있습니다. 흔히 노이즈 뮤직, 사람에 따라선 익스페리멘탈 케이팝이라고 정의하는 이들의 음악은 아무리 해외의 사운드 트렌드를 차용해도 그 장르의 것이 아닌 NCT의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제가 NCT의 음악을 좋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의 음악이 아무리 해외의 트랩 사운드, 알앤비, chopped and screwed 같은 장르 혹은 기법들을 가져왔다고 해도 음악을 들으면 항상 아 이거 NCT스럽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거든요. 같은 트랩도 누가 하냐에 따라 다르게 정의하는 것처럼요. 

 

https://youtu.be/1Y9weoZwC54?si=3SbbXEaAJawTDZZN

 

https://youtu.be/zmUn7V6uuZM?si=nIXwfu9vkEjVnJhD

 

많은 케이팝 팬들이 케이팝의 음악적 특별함을 논할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끝없는 변주입니다. 사실 이 스타일은 SM이 케이팝에서 가장 먼저, 혹은 가장 많이 선보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JYP에서 NMIXX라는 그룹을 만들며 "믹스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라고 정의를 하기도 했죠. (SM의 것은 결이 같은 사운드적 틀 안에서 여러번 변주가 된다면 JYP는 아예 곡이 달라집니다)

 

https://youtu.be/p1bjnyDqI9k?si=_EPRV0OvTpRvhUwS

 

해외에 익스페리멘탈 힙합이 존재하듯 케이팝에는 믹스팝이라는 장르가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이것이 예술적으로 뛰어난가 음악이 좋냐를 떠나서 다수의 그룹들이 여러 타 장르의 사운드,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믹스팝"이라는 스타일을 적용시킴으로 하나의 음악적 차별점을 보여주니 이것이 곧 하나의 장르가 아닌가? 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실 제가 앞서 언급한 것들이 케이팝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장르간에 경계가 많이 사라지고 같은 장르여도 누가 만드냐 어떤 샘플을 사용하냐, 어떤 사운드적 질감을 추구하냐에 따라서 너무 많은 장르들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얘네를 다 장르로 나누어도 되긴 하냐는 궁금증도 생기긴 하네요. 

 

아무튼 결론을 짓자면

1. 케이팝은 큰 틀로 보아 블랙 뮤직에 속해 있는 것은 맞으나 (사실상 모든 장르가 그렇긴 함) 케이팝 만의 사운드는 분명 존재한다

2. 이것을 장르로 구분한다면 장르로 구분이 가능하다

3. 케이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혹은 케이팝의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사운드는 믹스팝이다

일것 같은데요.

 

사실 "케이팝만의 장르가 존재한다"라는 것을 전재해 두고 쓴 글이라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라는 글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저도 모르겠어서 일단 하나의 방향을 잡고 그 의견에 기반하여 쓴 글이라는 점 알아주시고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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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 10.9 00:51

    장르보다는 하나의 흐름이나 산업체라고 봅니다. 당장 케이팝 아티스트들도 음악 장르 표기할 때 소속사에서 케이팝이라고 하진 않듯이 ㅋㅋㅋ ㅠ

  • 10.9 00:56

    모든 장르가 블랙 뮤직에서 나왔단 말은 납득이 잘 안가는데 자새히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 10.9 00:57
    @거리가리

    현재 대중음악 대부분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거의 블루스와 재즈로 수렴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물론 컨트리 같은 장르는 예외이고

  • 10.9 00:59
    @온암

    온암님 말씀대로입니당

  • 10.9 01:08
    @snxo

    그럼 전자 음악도 블랙 뮤직에서 비롯됐다 볼수 있는 건가요? 저는 크라프트베르크나 탠저린 드림 같은 백인 아티스트들에게서 왔다고 알고 있어서 여쭙니다 음악의 역사같은 걸 잘 알지는 못해서요

  • 10.9 01:11
    @거리가리

    일렉트로닉 음악의 기초인 하우스나 테크노가 흑인 음악에서 왔을거에요 아마 (근데 전 전자음악을 잘 몰라서.. ㅠ

  • 10.9 01:16

    유럽에서 왔다고 함미다.. 백인음악 맞다고 하네용

  • 10.9 01:44
    @snxo

    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이제 보니 괜히 트집잡은 거랑 다를게 없네용..죄송합니다

  • 10.9 01:38
    @snxo

    아항 감사합니다 사실 '락이랑 전음은 백인 음악 아닌가'하고 여쭤본 건데 생각해보니 락은 흑인음악이 맞네요

    케이팝이 일단 음악적으로 뚜렷한 특징이 없긴 하지만(예시로 드신 믹스팝은 케이티 페리나 리한나 등의 외국 아티스트들의 음악들이서도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어떠한 씬이 형성되어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장르라고 할만 하다고 생각해요

  • 1 10.9 03:02
    @거리가리

    https://namu.wiki/w/Switched%20On%20Bach

     

    초창기 전자음악은 흑인음악보다는 기술 그 자체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훨씬 크긴 하죠.

     

    컨트리는 점점 발전할수록 컨트리, 블루스, 로큰롤 같은 흑인음악에서 아주 큰 영향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초창기 컨트리/포크는 백인들로부터 시작된 경향이 아주 강하긴 합니다.

     

    근데 또 엄밀히 따져보면 대중음악의 시초 블루스 가스펠 역시도

    아프리카 같은 곳의 전통음악과 백인들의 종교음악 같은 것과 결합해서 만들어진 장르지요.

     

    역사적으로 흑인음악 백인음악은 항상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크게 주었어요.

  • 10.9 07:21
    @이오더매드문

    (1)

     

    컨트리/포크가 백인 음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도 사실...전 이제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옛날 포크라 하면 애팔래치아 음악이고, 컨트리도 통기타를 들고 다니는 음악인데 둘 다 "백인"이 부르는 걸 제외하면 당시 흑인 블루스랑 구조적으로 별 차이가 있게 들리지 않거든요.

     

    초창기 컨트리 가수인 Hank Williams 노래랑, 애팔래치아 산맥 바로 밑에 지방 블루스인 Piedmont Blues 그리고 애팔래치아 old times을 들어보면 제 이야기를 어느정도 납득하실 수 있을겁니다.

     

    (2)

     

    그리고 사실 컨트리-알앤비/블루스라는 구분은 당대 미국 흑백차별로 인해, 같은 음악을 가수가 백인이면 컨트리라 해서 백인에게 팔아먹고, 흑인이면 race music이라 해서 팔아먹은 산물입니다.

     

    락앤롤과 알앤비도 비슷하죠.

    (그래서 가스펠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샘 쿡 이전의 알앤비 가수들은 락앤롤과 큰차이가 없습니다. 아이슬리 브라더스 완전 초기 음악이나 레이 찰스, Money로 대표되는 완전 초창기 모타운 사운드 등)

    (게다가 락앤롤의 전신은 [흑인 음악이라 하는] 점프 블루스고, 그 전신은 [백인 음악이라 하는] 웨스턴 스윙, 그 전신은 컨트리와 스윙재즈라는 복잡한 역사인데, 이걸 흑백으로 가를 수 있나...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 1 10.9 07:35
    @ILoveNY

    그런가요?

    흔히 말하는 로버트 존슨 머디워터스 같은 블루스 앨범

    행크 윌리엄스 컴필레이션

    다 들어봤는데 기분탓인지는 몰라도 제겐 사운드차이가 강하게 느껴졋는데요.

    좀 더 훨씬 이전 초창기 블루스와 훨씬 이전의 컨트리를 들어봐야겠네요.

     

    어쨌든 흑백 가르는게 애매하다는것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당장에 블루스 가스펠 같은 대중음악의 뿌리도 결국엔 흑백음악의 결합이었으니까요.

  • 10.9 07:43
    @이오더매드문

    (1)

     

    로버트 존슨은 (남부 미시시피 강유역) 블루스인 델타 블루스고, 머디 워터스는 델타 블루스 가수들이 북쪽 대도시로 이주하면서 생긴 블루스 중 하나인 시카고 블루스를 부릅니다.

     

    블루스가 워낙 스타일이 다양하긴한데, 남부 블루스는 대체로 가스펠의 영향을 받아서 좀 울부짖는듯한? 강한 보컬 표현이 많습니다.

     

    제가 말한 Piedmont blues는 애팔래치아 산맥 바로 밑 지역 블루스인데, mississippi john hurt가 대표적입니다. 부드러운 핑거피킹에 조곤조곤한 보컬 스타일인데 굉장히 컨트리와 흡사합니다.

     

  • 10.9 07:32
    @이오더매드문

    (1)

     

    전자음악도 뭘 전자음악이라 부르냐에 따라 의견이 갈릴 것 같습니다.

    tape이나 음향합성 같은 방법으로 음악을 만든건 유럽권 클래식 작곡가들이지만, 오늘날 저희가 보통 일렉트로니카이라 부르는 테크노/하우스 같은 장르들은 결국 초창기 힙합과 뿌리를 공유하는 디스코랩, 일렉트로에서 분화되어나왔고 그래서 흑인 음악과 밀접하다...할 수도 있겠죠.

     

  • 1 10.9 07:36
    @ILoveNY

    아 그건 500% 맞는 말입니다.

  • 2 10.9 00:56

    케이팝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장르라고 봄.

    우리가 말하는 세부 장르의 형식이나 방법론을 차용해서, 대중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행태가 지난 몇년전부터 자리잡은거같음

    그런 의미에서 케이팝은 언제나 변화할 수 있고, 오래 존속할 수 있을거라 봄

  • 10.9 00:57

    의견은 아니지만 미국에 사는 조카가 kpop 이 블랙뮤직을 따라하는데 인정을 안한다라는 의견을 내는 친구들 있다고 하더라구요

  • 10.9 00:59

    못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선율과 리듬만 바꿔도 새 장르명을 붙이는 마당에

    케이팝처럼 음악은 물론 사업체의 형식까지 바꾼 음악은 장르라 할 만 하죠

  • 10.9 01:03

    저는 케이팝이라 하는 쪽의 음악을 거의 듣지 않고 조예도 없는 사람이지만...

    1. 케이팝 컬쳐가 블랙 컬쳐의 일환이라는 주장은 얼탱이가 없네요. 너무 인종을 구분하는 표현을 쓰기는 싫지만, 일단 블랙 컬쳐라는 게 대략 북미의 흑인 집단이 주로 향유하는 문화라고 이해한다면, 이는 상당히 인종, 계층, 지역의 구분이 중요한 문화겠죠. 그렇다면 아시아의 한국이라는 흑인이 절대적 소수인 국가에서 나온 오리지널리티 상당한 케이팝 문화가 흑인 문화의 하위이라는 건 좀 어색하게 들립니다. 어떻게 블랙 컬쳐가 되는 건지 이해가 안 되네요. 다만 음악이 영향 받은 건 사실이죠.

    이게 너무 인종적인 얘기로 들리는데, 흑인 문화를 인종 집단을 배제하고 얘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2. 저는 케이팝이 장르적 정체성이 상당히 확고하다고 생각합니다.

    3. 저는 케이팝을 구분하는 핵심적 특징이 제작사의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케이팝이 아이돌 음악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돌 음악이 주축이고, 이 아이돌 음악은 기본적으로 제작사가 그룹 내지 솔로를 만들고 곡과 컨셉, 안무, 뮤비, 아트 디지안, 마케팅까지 모든 면을 기획하는 데서 시작하니까요.

  • 10.9 01:05
    @Pushedash

    저도 동의합니다 케이팝 컬쳐를 블랙 컬쳐의 일부로 보는 것은 cultural appropriation이나 다름 없다고 봐요

  • 10.9 01:06

    '팝'의 어원이 'pop'ular music 이라 생각하면 팝 자체도 장르 의미보다는, 한 시대에 대중에게 유행하여 일컫는 칭호처럼 되어있기에 애매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시대에 따라 팝하면 떠오르는 장르의 정의는 바뀌기에, 케이팝 역시 장르 안의 성격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애매한 선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장르는 뭔가요, 장르도 어차피 음악의 성격을 구분 짓고자 존재하는 것이기에 만약 케이'팝'이 한국의 오리지널리티를 담는 것이라면 충분히 장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10.9 03:10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봅니다.

     

    사실 "갱스터 랩"의 시작은 장르가 아니었잖아요. 어디까지나 가사적인 부분에서 갱스터 랩이었을 뿐이죠.

    근데 이게 발전될수록 갱스터 랩의 고유한 사운드가 만들어진 것도 사실이긴 하죠.

     

    그리고 "글램 락"이나 "펑크 락"도 사실 그 시작은 어떤 장르적인 사운드보다는 애티튜드에 더 가까웠지만

    점점 흐를수록 장르적인 사운드로 굳어졌죠.

     

    "포스트락" 역시 그 시작은 기존 락에 대한 대안을 찾으려는 하나의 "기조" 혹은 "경향"이었지만

    결국 포스트락은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되었습니다.

     

    사실 락은 엄연히 "흑인음악"이었지만 점점 백인들에게 흘러가서

    나중엔 하드 락 같은 빡센 백인음악 분위기로 굳어가고

    결국에는 헤비메탈 / 스래시 메탈 / 데스메탈 / 블랙 메탈 같은 온전한 백인음악의 영역으로 굳어졌잖아요.

     

    예를 들어서 "나이트코어"도 사실은 그냥 하나의 장난질에 가까웠고 장르라고 부를 수도 없었지만

    나이트코어에서 다양한 장르들이 파생되다 보니까 이젠 나이트코어도 하나의 장르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로 변모되었잖아요.

     

    장르일까요? 그럴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르죠.

     

    근데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르를 구분 짓는 게 나쁘단 말이 절대로 아닙니다.

    그런 것도 하나의 재미죠. 저도 장르 찾는 거 엄청 좋아해요.

     

    장르 자체로는 절대로 나쁜 게 아니지만

    그래도 장르에다가 너무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cultural appropriation 같은 개념을 극도로 혐오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거는 자꾸 어떤 벽을 세우는 것 같아요.

     

    마일즈 데이비스 같은 뮤지션은 클래식, 월드뮤직, 훵크, 일렉, 락, 앰비언트 등등 다양한 장르를 받아들여서 끝없이 재즈를 넓혔고

    토킹헤즈도 온갖 백인음악과 흑인음악을 짬뽕해서 훌륭한 명반을 완성했잖아요.

     

    결국 중요한 건 음악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고 봅니다.

     

     

    여러 그루브 메탈, 블랙 메탈 밴드들은 백인우월주의 사상 때문에 논란이 많지만

    그러나 저러나 저는 그런 메탈음악 엄청 즐겨들어요.

  • 1 10.9 03:50

    대체로 동의하는 편입니다. 다만 “믹스 팝”이라는 용어는 jyp의 마케팅 용어라 글의 무게감을 낮추는 것 같습니다. 저런 이중적인 구성은 가요계에서도 꾸준히 있어왔고(다비치의 8282도 있고 90년대 가요 중에도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팝/락음악에서도 오랫동안 있어왔기 때문에(예를 들어 beatles의 happiness is a warm gun, 폴 매카트니의 live and let die) 그 용어가 케이팝의 특징을 대표할 수 없다고 생각되네요. 다만 끝없는 변주는 분명 케이팝의 큰 특징이긴 한 것 같습니다

  • 10.9 08:37

    하나의 현상은 맞지만 장르라는 틀에서 다루기에는 Kpop의 범위가 너무 넓은 것 같아요..하나로 딱 정의되지 않는 느낌..?

  • 10.9 09:01

    글 내용과는 다른 얘기지만

    새로운 종교같은 느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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