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114844117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줌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yi (이하 y) : 안녕하세요, 저는 주로 힙합엘이 국외 게시판에서 활동하고 있는 yi입니다!
공 : 반갑습니다! yi라는 닉네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y : 제가 칸예 웨스트를 엄청 좋아하는데, 칸예 웨스트의 활동명 중 하나가 'ye'잖아요?
거기서 착안을 해서 제 이름의 중간 글자를 따서 'yi'로 짓게 되었습니다.
공 : 작명 센스가 뛰어나시네요. 줌으로 나오는 이름을 보니까 고등학교 반, 출석번호 같은데 고등학생이신가봐요. 막을까요?
y : 네, 작년까지 고등학교 2학년이었고, 올해는 고3으로 올라가서 수험 생활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하면서 힘든 점도 물론 있지만, 얻어가는 것도 많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 생활에 임하고 있어요.
공 : 긍정적인 마인드가 보기 좋네요. 본격적인 인터뷰 들어가기 전에 고등학교 생활하면서 이런 부분에서 내가 많이 얻어갔다, 하시는 거 있으실까요?
y : 저는 고등학교 생활을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제가 중학교 때부터 남들보다 생각이 많은 아이에 속하는 편이였어요.
내가 뭘해야 될까?라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살았거든요.
그 때 당시에는 남들을 돕는 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심리상담사 쪽을 준비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나온 시점부터 마인드가 변하기 시작했어요.
그 때부터 남을 돕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내가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해나갈 수 있는 삶을 사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스스로 일을 벌이거나, 집단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쪽에 잘 맞는다고 느껴서 경영인이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스타트업이나 어떤 형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쪽 분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Weyes Blood - <Andromeda>
공 : 어떤 분야로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yi님이 주체가 되어 사람들을 끌어모아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리더가 되고 싶으신거군요.
저는 고등학교 때 아무 생각 없이 내 인생 어떻게든 되겠지.. 하면서 살았는데 열려 있는 마인드와 미래에 대한 준비가 확실하신 것 같네요.
yi님의 비전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았고, 오늘의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가서 첫번째 질문인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y : 제가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Weyes Blood의 <Andromeda>라는 곡입니다.
[Titanic Rising]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노래고, 앨범을 돌리다가 가장 최근에 듣게 되었네요.
이 앨범을 알게 된 경로는 힙합엘이 국외 게시판을 여느 때처럼 돌아다니다가, 항상 그런 글들이 올라오잖아요?
'여러분들 개쩌는 앨범 추천해주세요'와 같은 글들이 종종 올라오고는 하는데 그 때 추천 댓글에 '[Titanic Rising]은 Frank Ocean의 [Blonde]와 비견된 앨범이다'라는 내용이 있는 거예요
그 때 당시에는 딱히 눈이 가지 않았었는데, 제가 [Blonde]를 느끼는 데까지 너무 오래 걸렸어서... 이거는 굳이 지금 듣고 싶지 않다, 힘들 것 같다해서 놔뒀었어요.
그러다가 시험이 끝나고 할 게 없어서 가만히 누워있다가 문득 [Titanic Rising]을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첫 트랙을 들은 순간부터 직관적으로 '이건 정말 좋은 음악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Andromeda>는 아마 두 번째 트랙이었던 것 같은데, 이 곡에 들어가는 순간에 바다 한 가운데 빠져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도가 상당했어요.
Weyes Blood가 모든 곡을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한 걸로 알고 있는데 트랙 별로 직관적으로 잘 표현을 하는 것 같더라구요.
앨범을 통해 좋은 아티스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 : 앨범 커버처럼 바다 한 가운데 빠져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셨군요.
힙합엘이에서는 [Blonde]에 비빌만한 앨범이라고 추천하긴 했지만, yi님은 [Blonde]를 느끼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었는데 [Titanic Rising] 같은 경우는 한 번에 딱 좋은 음악, 좋은 앨범이라고 느끼신거군요.
y : 그렇죠! 원 큐에!
공 : 그럼 [Titanic Rising]은 <Andromeda>를 비롯해서 다른 곡들도 다 좋다고 느끼신거죠? 점수를 주자면 5점 만점에 5점인가요?
y : 네, 단연코 명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점수를 매겨보자면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공 : 저도 오랜만에 이 트랙을 들으면서 갑자기 느낀 건데 애니메이션 스펀지밥의 BGM 같기도 하네요. 거기도 배경이 바닷가 세상이잖아요?
y : 제가 어릴 때 진짜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인데, 말씀하신 걸 들어보니까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네요. (웃음)
공 : 인터뷰 하기 직전에 앨범을 돌리다가 <Andromeda>에서 끊기신 것 같은데, 원래 청취를 하실 때 앨범 단위로 돌리시나요?
y : 저는 앨범 째로 보통 돌리기는 하는데, 그 중에서도 꽂혀 있는 트랙 위주로 더 많이 듣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0곡짜리 앨범이 있다면, 통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세 네곡 씩 뽑아서 반복재생을 하는?
그래서 <Andromeda> 같은 경우도 제가 꽂혀서 많이 들은? 앨범 전체로도 좋기는 하지만 유독 이 트랙이 더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1. 실키보이즈 - <THERE SHE GOES>
2. Drake & 21 Savage - <Hours In Silence>
공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Weyes Blood의 <Andromeda>를 골라주셨고,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y : 두 곡을 골라보았는데요. 우선 첫 곡은 국내힙합에서 실키보이즈의 <THERE SHE GOES>라는 트랙입니다.
제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이기도 한 블랙넛... 예전부터 좋아하기는 했었지만 [Volume One] 앨범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진짜 천재구나라고 느꼈어요.
사람 자체가 너무 재밌고, 원래 프로필은 [Donda]였는데 처음으로 바꿨습니다.
제가 블랙넛에게 느끼는 매력이라고 한다면 직설적인 가사인 것 같아요. 이 곡에서도 짚을 포인트가 있는데, '너가 콘돔을 끼란 말에 찔려서'라는 가사가 있어요.
그게 사실 한국의 정서 상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가사잖아요? 그런데 그걸 감정을 담아서 전달하는 것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많이 웃겼던 것 같아요.
또 하나 웃긴 가사가 있다면 '늘 일이 먼저고 넌 뒤였어'예요. 블랙넛이 늘 일이 먼저였으면 앨범이 하나 쯤은 나왔어야 했는데, 하나도 안 나왔잖아요? (웃음)
그런데도 너가 뒤였으면 얼마나 뒤였던 걸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재밌더라구요.
공 : 블랙넛의 직설적인 표현에서 나오는 재치를 애정하시나 보네요. 그럼 실키보이즈로 블랙넛과 함께 하는 지미 페이지와의 조화는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y : 제가 이걸 말하려고 메모장에 적어두기도 했었는데, 블랙넛이라는 아티스트가 벌스를 만들고 한 방을 때려넣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래퍼가 혼자서 정규 앨범을 만들었을 때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을까라는 의견에는 저도 의문 부호가 생기거든요.
실키보이즈라는 듀오 자체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관계에 있는 것 같아요.
앞서 언급했듯이 블랙넛은 한 앨범 자체를 이끌어가는 역량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곡 자체에서 임팩트른 남기는 데에는 베스트 급 활약이고, 반면 지미 페이지는 블랙넛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지만 곡 전반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세련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하잖아요?
블랙넛의 다 까놓고 말하는 가사와 지미 페이지의 세련된 멋이 공존하는 부분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듀오라고 생각합니다.
공 : 둘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잘 말씀해주셨네요. 지미 페이지가 경기를 이끌어가는 페이스 메이커라면, 블랙넛은 기회를 노리다가 한 방을 날려버리는 해결사 같은 느낌인 거네요.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곡으로 실키보이즈의 <THERE SHE GOES>를 골라주셨고, 다른 곡은 해외의 노래일까요?
y : 네, 이번에 Drake와 21 Savage가 발표한 합작 앨범 [Her Loss]에 수록된 <Hours In Silence>라는 트랙을 골라보았습니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 많이 들었던 앨범인데, 조용하기도 하고, 서정적인 감정이 있는 트랙들이 있어서 편하게 듣기가 좋더라구요.
그 중에서도 <Hours In Silence>가 정점에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Leave Your Phone'으로 시작하는 드레이크의 잔잔한 도입부와 더불어 중간에 비트가 한 번 스위치되잖아요?
거기서 한 번도 없었던 전여친이 생각나는... (눈물) 그 정도의 임팩트를 남겨서 '드레이크는 진짜 천재다.. 말이 되나?'라고 느꼈어요.
21 Savage는 [Her Loss] 전체로 놓고 봤을 때는 살짝 아쉽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트랙에서 만큼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주더라구요.
제가 이 앨범에 대한 평가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드레이크는 전작에서 받았던 의심들을 확신으로 바꾸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지만 21 Savage는 [Savage Mode II]에서 보여주었던 것보다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못 한 느낌이 들었다고 적었어요.
전반적으로 드레이크 위주로 앨범이 흘러가고, 트랙들도 구성되어있다고 느꼈습니다.
공 : [Her Loss]는 말씀해주신 것처럼 드레이크와 21 Savage의 합작 앨범이라기보다 21 Savage가 피처링 형식으로 몇 개 껴있는 느낌이 들긴 하죠.
스위치되는 부분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전여친 다시 느끼셨나요?!
y : 형태는 생각이 안 나지만.. 뭔가 있었던 것 같기는 하네요.
가사에서 'Van Cleef'이라는 단어가 언급이 되는데, 어감 자체가 되게 좋게 들리더라구요.
아마 Van Cleef가 편집샵이었나 명품 브랜드였나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Van Cleef는 그만 가야겠어'라는 가사가 왠지 모르게 좋게 들려서 꽂혔던 기억이 납니다.
별 의미는 없지만요.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Gerry Mulligan - <Night Lights>
공 : 있지 않은 전 여친을 떠올리게 해주는 <Hours In Silence>도 함께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yi님의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y : 제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던 게 제가 디깅을 하는 타입도 아니고, 음악을 잘 아는 편도 아니라서요.
그래서 나만 아는 곡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그나마 사람들이 덜 아는 노래를 골라봐야겠다는 생각에 Gerry Mulligan의 <Night Lights>를 뽑아보았습니다.
이 앨범 같은 경우는 제가 힙합엘이에 앨범 추천해주세요~ 라고 글을 올렸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 한 익명의 유저 분께서 '~~ 좋아하시면 Gerry Mulligan 한 번 들어보세요'라고 댓글을 남겨주셔서 접하게 되었어요.
처음에 피아노가 들어가는 걸 들으면서 '와 이거 되게 느낌 좋다, 도시 한 가운데의 밤거리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68년 쯤에 발매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들었을 때 꽂히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원래 재즈라는 장르를 찾아 듣거나 어떤 아티스트가 유명한지 잘 알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듣기 편안해서 장르 자체는 좋아했었어요.
이 앨범 덕분에 재즈에 더욱 관심이 생겨서 다른 앨범들도 찾아보기도 했던 것 같아요.
공 : 힙합엘이에 재잘알들도 많다 보니까 이런 앨범들도 잘 추천해주시더라구요.
y : 맞아요. 사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내가 너무 대중적인 음악만 듣다 보니까 사람들이 하찮게 보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공 : 아닙니다~ 나만 아는 노래의 기준은 사실 본인이 정하는 거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y : 생각해보면 저는 힙합엘이 유저다보니까 게시글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음악을 모르는구나라고 많이 느끼는데, 또 제 주변 친구들한테 저에 대한 인식은 이상한 노래 듣는 미친놈이거든요.
그래서 말씀을 들으니까 당당하게 추천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네요.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Travis Scott - <Live At ACL 2018>
Travis Scott - <Pick Up The Phone> (The DAMN TOUR Live)
공 : 이게 힙합엘이 회원님들에게서 나오는 공통적인 반응인데, 제가 '주변에도 회원님처럼 음악 들으시는 분 계신가요?'라고 질문을 드리면, '저같이 듣는 사람은 저 밖에 없어요'라고 이야기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힙합엘이라는 사이트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 힙합엘이에서 추천받은 <Night Lights>를 선곡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혹시 라이브 공연 가시는 걸 즐기는 편이신가요?
y : 제가 아직 가본 경험은 없는데 가보고 싶은 공연은 많은 것 같아요. 먼저, 롤링 라우드를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아티스트는 트래비스 스캇인데 제가 보고 싶은 공연 영상을 유튜브 링크로 준비했거든요. 이거 보면서 이야기 나누어봐도 될까요? (물론이죠)
제가 1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하면서 수학 공부할 때 항상 들었던 1시간 분량의 트래비스 스캇의 라이브 클립이예요.
그 중에서도 인트로에 나오는 <STARGAZING>을 들으면서 수학 문제 풀다가 거의 울 뻔 했어요...
왠지는 모르겠는데 오토튠의 감미로운 조화를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요.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는 곡을 들을떄마다 희열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STARGAZING>에서도 한 번 변주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 파트가 나올 때 사람들 날뛰는 걸 보면 가보고는 싶은데 영상을 보면 왜 맨날 사고가 나는지, 구급차가 항시 대기하는지 알 것 같더라구요.
경외심이라는 말이 존경하면서 동시에 두려움이라는 뜻이잖아요? 딱 경외심에 어울리는 장면이 아닌가..
특히 이 영상은 라이브 퀄리티도 정말 좋은데, 'I was hot as hell out in the heat (Yeah, yeah)' 부분 나올 때가 너무 좋아요.
퀄리티가 왜 이렇게 좋은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 마이크 딘이 뒤에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신디사이저 건드리는 것도 차원이 다르고, 그냥 마이크 딘이 들어가면 그 곡은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곡들은 808 베이스 사운드가 커질 때 웅웅 거리잖아요? 근데 이 라이브는 그런 느낌이 없이 라이브인데도 앨범을 듣는 것 같더라구요.
공 : 마이크 딘도 정말 미친 사람이네..
하지만 최근에 정상인이라고 느껴졌던 건 칸예 웨스트와 손절하고 나서 음악에만 미친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y : 이 사람도 사람이구나, 감정을 느낄 수 있구나를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그 동안 칸예 옆에서 어떻게 버틴건지..
공 : 영상을 계속 보고 있으니 트래비스 스캇은 라이브에서 튠에 화음을 넣어서 공연을 하네요.
y : 트래비스 스캇의 라이브에 대한 사람들의 의구심이 많잖아요?
'오토튠 빨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잖은데, 저는 오토튠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는 것도 라이브 실력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라이브에서 중요한 건 무대 장악력이기 때문에, 1m 80cm짜리 사람 하나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거느릴 수 있다는 게 엄청난 능력인 것 같아요.
공 : 그런데 이런 음악을 들으면서 수학 문제 푸는 거 가능하신 건가요?
y : 수학을 풀 때는 문제만 풀기는 너무 심심하잖아요? 음악이 옆에서 도와줘야되는 것 같아요.
공 : 트래비스 스캇의 아스트로월드 페스티벌 영상을 소개해주셨고, 롤링 라우드를 앞서 언급해주셨는데 롤링 라우드라는 특정 공연을 가고 싶은 이유가 혹시 있으실까요?
y : 제가 좋아하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모이고, 무엇보다 규모가 크니까?
공 : 큰 규모의 페스티벌에서 내가 원하는 아티스트 공연도 보고, 관객들과의 호흡도 느끼고 싶으신거군요.
질문 전 서론이 길어졌는데 라이브로 듣고 싶으신 노래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y : 트래비스 스캇 노래를 또 뽑아보았는데, 이것도 클립을 준비했어요.
<Pick Up The Phone> 라이브인데, 이 공연을 뽑은 이유는 제가 외국 힙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어요.
유튜브 댓글을 참고하셔서 4분 38초부터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쇼미더머니 시즌 6로 한국 힙합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미고스와 트래비스 스캇 같은 아티스트들이 뜨는 거예요.
그 중에서 <Pick Up The Phone> 라이브 영상을 클릭해서 보았는데 듣자마자 "이게 나라다! 이게 진국이구나!"를 느끼고 그 때부터 외국힙합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듣게 되었어요.
곧 비트가 꺼지고 아카펠라로 랩을 시작하는데 보자마자 너무 충격을 받아서 좋아요를 바로 눌렀거든요.
저도 오늘 알았는데 이 무대가 켄드릭 라마 콘서트의 게스트로 와서 한 공연이더라구요.
너무 잘해가지고 트래비스 스캇이 본인 공연에서 콰이보를 불러서 찢은거구나 싶었는데 'The Damn Tour' 써져있길래 뭐지? 싶었어요.
공 : <Goosebumps>로 함께 콜라보를 한 인연도 있으니 게스트로 초청했나 보네요.
또 <Pick Up The Phone>이 트래비스 스캇과 콰이보와 더불어 영 떡도 함께 한 곡이니 트랩 장르에 입문하기에는 최적의 트랙인 것 같아요.
y : 맞아요. 그런데 처음에는 이 곡을 들었을 때 각각의 파트가 다 다른 사람인 줄 몰랐어요.
콰이보는 미고스에 속해 있으니까 알고 있었는데, 영 떡의 존재는 잘 몰랐었어요.
웃긴 게 2집 피처링 표기에는 콰이보만 있고, 영 떡이 없어서 처음에는 둘만 한 줄 알았다가 음악을 조금 듣다보니까 그제서야 셋이 같이 한 노래라는 걸 알게 됐죠.
차 타고 학교 가면서 어머니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면서 '엄마, 이거 셋이 다 다른 사람이다?'라고 말씀 드리니까 '오 진짜? 되게 비슷하다'라고 대답하신 깨알 에피소드도 있네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Baby Keem - <first order of business>
공 : 처음 접했을 때는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모두 튠을 사용하니까 잘 구분이 안 될 수도 있겠네요. 듣다 보면 영 떡 특유의 날카로운 플로우가 티가 확 나죠.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로 트래비스 스캇의 여러 공연 영상을 공유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여행과 관련된 노래인데요.
yi님은 여행 가는 걸 즐겨하시는 편인가요?
y : 저는 고등학교 때는 학업에 집중해야 돼서 여행을 갈 생각을 잘 못 했고, 중학교 포함해서 그 이전까지는 해외여행을 자주 다녔었어요.
항상 패키지 상품으로 여행을 가봐서 단시간 내에 여러 국가를 돌아다녔었거든요. 북유럽, 서유럽 한 번 슥 훑고, 동남아시아도 자주 들리고 그랬습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여행이 있다면 스페인인 것 같아요. 왜 기억에 남냐면 중학교 시절에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의 의미를 잘 몰랐었어요.
내 맘 같이 예쁘게 나오지도 않는데 왜 찍는지도 잘 모르겠어서 사진을 거의 안 찍다시피 했거든요. 여행 가서 100장을 안 찍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나마 기록이 남아 있는 게 스페인 여행이였어요. 제가 축구를 되게 좋아하는데 레알 마드리드라는 구단의 홈 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투어했던 적이 있어요.
거기 갔던 건 신기한 경험이라서 '여기는 사진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고 스페인은 건축가로서 가우디가 유명하잖아요?
스페인의 건물들을 보다 보니까 제가 접해왔던 건축 양식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서 건축물들도 자연스럽게 많이 찍게 됐던 것 같아요.
공 : 그럼 여행과 관련된 곡도 스페인과 관련된 노래로 뽑아주셨을까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지 궁금하네요.
y :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제 기억에 남는 여행과 관련된 곡은 Baby Keem의 <first order of business>라는 트랙입니다.
코로나 19가 2020년 초에 터졌잖아요? 그런데 마침 제가 20년 2월에 딱 마지막 여행을 다녀왔어요.
제 생일 기념으로 갔던 일본 여행이었는데, 그 때는 제 지인이랑 함께 갔었는데 그 지인 분이 사진 찍는 걸 엄청 좋아해요.
저는 사진 찍는 걸 안 좋아한다고 말씀 드리기는 했지만 같이 다니니까 사진을 많이 찍게 되더라구요.
일본에서 이동을 할 때는 보통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했어요. 같은 지하철을 타는데 타지에 나와 있어서 그런지 한국이랑은 감성이 살짝 다르더라구요.
들리는 언어도 다르다보니 모든 게 다 새롭게 느껴지더라구요. 마치 제가 닌텐도 게임의 주인공이 된 기분도 나고...
만화로 보던 일본 사람들의 출근 장면을 제 눈으로 보고 있으니 말랑말랑한 느낌이 들었어요.
여행을 마치고 귀국을 한 다음 우연히 Baby Keem의 노래를 들어보니까 제가 느꼈던 일본의 감성이랑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여행 사진을 하나둘씩 넘겨보면서 이 노래를 듣는데 너무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일본 여행 사진과 이 노래를 추가해서 업로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 : 그럼 일본 여행 당시에는 이 노래를 들으신 게 아니신거죠?
y : 네, 그 때는 Baby Keem이라는 아티스트도 잘 몰랐었어요. Baby Keem을 제대로 접했던 건 고등학교 입학했을 때 쯤인 21년도?
공 : 코로나 터지기 직전에 일본 여행을 갔다오시다니 운이 정말 좋으셨네요.
y : 그렇죠. 그 때 한창 마스크 다들 쓰고 다니는 시점이었어요.
웃긴 게 일본 여행을 가기 전에 한국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10명 정도 나왔었나? 그랬어서 나도 전염병으로 죽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루종일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마스크 쓰고 여행을 갔거든요.
그런데 돌아보니까 별 거 없는 전염병이더라구요? 저도 코로나 19를 두 번 걸렸거든요. 지난 주에도 한 번 걸렸어서 학교를 계속 못 나갔었어요.
그래서 줌터뷰를 신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게 집 안에만 가만히 있다보니까.. 계속 구경만 하는 입장이라서 심심한데 나도 한 번 인터뷰에 나가봐야겠다라는 결심이 선 것 같아요.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1. Gallant - <Miyazaki>
2. Imagine Drangons - <Warriors>
공 : 줌터뷰 참여 계기가 되었다니 코로나 19의 순기능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여행과 관련된 노래로 일본 여행과 관련하여 Baby Keem의 노래를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yi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y : 여행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축구 보는 것, 하는 것,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좋아하고 인생에서 가장 오래 즐긴 취미는 롤이예요. 어릴 때부터 게임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크게 취미는 세 가진데 노래는 애니메이션 감상과 롤과 관련된 두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공 : 알겠습니다, 그럼 노래를 소개해주시기 전에 축구 관련해서 이야기를 먼저 나누어보도록 할게요.
축구를 보는 걸 즐겨하신다고 했는데 어떤 팀을 응원하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y : 저는 영국의 리버풀이라는 구단을 서포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시원한 패배를 당해서 그런지 팬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 밖에 안 들더라구요.
리버풀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17-18 시즌의 클롭 감독의 헤비메탈 축구를 보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언더독 감성이 물씬 느껴져서 팬이 되었어요.
하지만 지금 리버풀의 미드필더 진은 다들 힘들어서 뛰지를 못하는 상태예요. 보면서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제가 라이브를 봤을 때 이긴 경기가 거의 없어요. 시즌 개막이 보통 8~9월에 하잖아요? 그런데 11월까지 시간이 맞아서 본 라이브 경기를 지금까지 다 졌어요.
그래서 볼 때마다 그냥 스트레스만 받고...
공 : 아.. 알겠습니다. 더 화딱지가 나기 전에 리버풀 이야기는 멈추는 게 좋겠네요. (웃음)
축구 하시는 것도 좋아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포지션은 보통 어디를 보시는지?
y : 어릴 때는 거의 원톱 공격수를 봤었는데, 중학교 때부터는 2선으로 내려와서 세컨드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다가 고등학교 와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센터백까지 내려왔네요.
코로나 19가 터지면서 집에만 있다보니 살이 확 불어나다 보니까 활동량을 많이 가져갈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결국에는 센터백까지 내려오면서 거의 모든 포지션을 다 경험하게 되었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입니다.
공 : 저랑 같이 축구 하시면 되겠네요. 저는 골키퍼 포지션이거든요.
y : 저도 초등학교 시절에는 어쩌다 보니 골키퍼로 학교 대표로 계속 나가기도 했었어요.
공 : 오우~ 그럼 올라운더시네요?
y : 제가 어렸을 때부터 워낙 구기종목을 좋아해서 그런지 손이나 발로 공을 다루는 것에 능숙했던 것 같아요.
공 : 애니메이션 이야기로 넘어가서, 애니메이션은 최근에 어떤 작품을 보셨나요?
y : 저는 [체인쏘맨]과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습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후자를 좀 더 재밌게 보고 있어요.
유치한 소재긴 하지만 계속 느껴지는 희열이나 감동이 순수한 재미 측면을 자극해서 더 손이 가는 것 같아요.
공 : 딩초 매력이 순수한 유쾌함을 주는군요. 관련해서는 어떤 곡을 뽑아주셨을까요?
y : 저는 Gallant의 <Miyazaki>라는 노래를 골랐습니다.
곡 이름인 'Miyazaki'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레퍼런스예요.
제가 본 애니메이션이랑은 크게 관련이 없지만 Gallant가 우리나라 아이돌인 여자친구도 좋아하고, 지브리 스튜디오의 에니메이션도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때 Gallant가 있구나라는 기억 때문에 이 곡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공 : Gallant가 동양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나 보네요. 제 기억으로는 보아와도 콜라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y : 맞아요. 이 아티스트가 대체 무슨 접점이 있어서 보아랑 콜라보를 한 거지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되게 신기한 것 같아요.
보통 동양 쪽에서는 외국인들이 접할 만한 문화가 일본 쪽에 많잖아요?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영화 같은 게 더 발전되어 있으니깐요.
그런데 한국에 관심을 가져주니까 저도 Gallant라는 아티스트에 대해 애정이 생기는 듯 해요.
제가 Gallant를 통해 알앤비/소울 음악에 입문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Ology] 앨범을 많이 들었거든요.
이 앨범이 전체적으로 붕 떠 있는 듯한 느낌도 주고, 우주를 떠다니는 듯한?
저만 이해되는 비유를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앨범을 청취할 때는 항해선에 타고 있는 것 같아요.
공 : Weyes Blood가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이라면, Gallant는 우주를 비행하는 느낌을 주는군요?
y : 그렇죠. 광활한 어둠 속의 공간을 가고 있는데, 중간중간에 노란 별들을 마주치는 느낌?
이 앨범에는 노란색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잖아요? 앨범 커버에도 노란색이 칠해져있고, 히트 곡인 <Weight In Gold>에서도 노란색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내세웠구요.
공 : 본인이 들은 음악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실 때 표현력이 상당하시네요. 비쥬얼라이징도 잘 하시구요.
y : 음악을 들을 때는 항상 시각화를 하게 되더라구요.
공 : 알겠습니다. 애니메이션은 현재 보고 있는 작품과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를 레퍼런스한 <Miyazaki>를 골라주셨습니다.
게임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서 롤을 즐겨하신다고 하셨는데, 혹시 티어 어디신가요?
y : 저는 지금은 플레티넘 4인데, 한 때는 다이아 2까지 달았던 경력이 있습니다. 서포터, 탑, 미드 등 다양한 라인에서 다이아 티어로 활약했었던..
뭐랄까, 게임을 하면 항상.. 아까 이미지를 잘 구현한다고 하셨잖아요? 게임도 똑같은 것 같아요.
롤을 할 때는 모든 상황을 머릿 속에 이미지처럼 저장해놨다가,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싸울 때는 그런 상황에 대한 이미지가 떠올라서 이긴다, 진다와 같은 판단이 되더라구요, 신기하게도.
제가 FPS 게임은 평타에서 중상타를 왔다갔다하는 것 같은데, 롤이라는 게임은 시간을 많이 쏟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었어요.
공 : 비쥬얼라이징을 음악뿐만 아니라 게임에서도 백번 활용하시는군요. 그게 역량이랑도 이어진다니 신기하네요.
제가 지금까지 줌터뷰를 진행하면서 취미가 롤이라고 말씀하신 분들의 평균 티어가 어느 정도였을 것 같으세요?
y : 실버~? (웃음)
공 : (웃음) 맞아요. 골드는 1명 정도였고 대부분 다 실버 티어였습니다. 여기서 제일 높은 티어를 만나뵙게 되네요.
답변하시는 걸 들어보니까 왜 플레티넘~다이아 티어에서 놀고 계신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인터뷰로 돌아가서 게임과 관련해서는 어떤 곡을 뽑아주셨을까요?
y : 롤이라는 게임에 있어서 가장 큰 행사는 롤드컵이잖아요? 2014년 롤드컵 행사에서 주제곡으로 쓰였던 Imagine Dragons의 <Warriors>를 골랐습니다.
2014년에 아마 한국에서 롤드컵이 처음으로 개최된 걸로 알고 있어요. 그 때 Imagine Dragons가 인천에 와서 오프닝 공연을 하기도 했더라구요.
이 곡을 들으면 방구석에서 게임하는 학생인 저를 마치 롤드컵에서 뛰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그런 뽕 차오르는 감정이 있어요.
자주 듣지는 않지만 롤드컵 BGM을 놓고 봤을 때 이 곡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NBA 광고 음악으로도 자주 쓰이기도 했고, Imagine Dragons의 음악은 스포츠랑 되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는 축구 챔피언스리그 결정전에도 한 번 왔던 것 같은데, 어딜 가도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가 아닌가..
공 : 결승전이라는 결승전은 다 참석하는 것 같네요.
y : 이 정도면 결승전 매니아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일곱번째 질문 :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Pink Floyd - <Money>
현재) Pusha T - <Santeria>
미래) Playboi Carti - <New N3on>
공 : 뽕 차오르게 하는 것도 하나의 재능이니까.. 뮤비도 보니까 시간이 가면 갈수록 퀄리티가 늘어나더라구요.
최근에 [아케인]이라는 롤 관련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너무 잘 만들어가지고 깜짝 놀랐습니다.
게임 관련해서는 Imagine Dragons의 <Warriors>를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음악인데요. 혹시 세 가지 테마 전부 뽑아주셨을까요?
y : 네, 한 곡씩 다 뽑았고 과거 먼저 소개드리자면 Pink Floyd의 <Money>입니다.
이 곡도 힙합엘이 국외 게시판 돌아다니다가.. 제가 한창 외힙을 앨범 단위로 돌리는 것에 관심을 가졌던 시기라서 앨범 이름을 보고 이것저것 기억하던 때였어요.
종종 탑스터 글을 보면 항상 보이는 예쁜 커버가 있더라구요. 알고 보니까그게 Pink Floyd의 [The Dark Side of The Moon]이였구요.
관심만 가지고 있다가 어느 날 한 번 돌려보았는데 듣자마자 확 오는 게 있었어요.
Pink Floyd의 음악을 사실 잘 알지는 못 해요. 제가 돌려 본 앨범이라고는 [The Dark Side of The Moon]이랑 [Wish You Were Here]밖에 없기도 하구요.
들었을 때 사운드를 모든 곳에 풍성하게 채워넣었다는 느낌은 안 들지만, 중간중간에서 느껴지는 공허한 사운드가 이 앨범의 매력 포인트인 것 같아요.
저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미드 같은 걸 보면 6-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기묘한 이야기]라든가?
그런 작품들에서 배경 음악으로 나올 것 같은 느낌인 것 같아요. 영국 밴드지만 미국 서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 같은?
이 트랙에 꽂히게 된 계기는 인트로에 나오는 돈이 인출되는 캐셔 사운드였어요. 그걸 들으면서 곡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곡을 다 들어보니까 뭐라고 설명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듣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었어요.
제목도 한국어로 직역하면 '돈'이잖아요? 그런 단순한 매력도 있고.. 여러모로 꽂히게 되는 것 같아요.
공 : 탑스터를 통해서 알게 된 Pink Floyd의 <Money>를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로 골라주셨고, 현재를 대표하는 곡은 어떤 트랙을 뽑아주셨나요?
y : 억지인 감이 없잖아 있는데, Pusha T의 <Santeria>입니다. 현재에 유행하는 사운드를 담았다기보다는 제 전적인 취향인 반영한 것 같아서요.
Pusha T의 랩은 2020년대에 활동하는 래퍼치고는 골든 에라에서 쌓여왔던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재해석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사실 Pusha T가 정통적인 붐뱁 리듬을 가지고 노는 래퍼는 아니잖아요? 따지자면 전자음악 쪽에 더 가깝기도 하구요.
그런 점에서 랩 스타일은 정통파에 가까운 정석적인 느낌, 사운드는 보다 현재에 가까운 감성을 잘 섞은 과거와 현재가 잘 융화된 래퍼인 것 같아요.
공 : 또 칸예 웨스트와 퍼렐 윌리엄스라는 든든한 사운드 지원군이 있었으니까요.
힙합엘이 국외 게시판을 보니까 선정해주신 이 곡에 원래 KIDS SEE GHOSTS가 참여할 뻔 했었다는 글이 있더라구요.
믹싱이 구려서 믹싱도 직접 해주시고..
y : 안 그래도 제가 그 글에 댓글 첫 번째로 달았거든요. 들어보니까 재밌더라구요.
칸예는 원래 그냥 허밍해놨다가 때려 쳐놓고 다시 작업하니까 그런가보다 했는데 키드 커디도 허밍을 되게 웃기게 하더라구요.
나도 할 수 있을 법한 허밍을 해놓고 그런 걸작들을 완성시킨다는 게 좀 신기했던 것 같아요.
공 : 멜로디만 대충 짜놓고 곡을 점차 디벨롭시킨다는 게 신기한 과정인 것 같아요.
그럼 이 곡이 수록된 [DAYTONA]와 최근 발매된 [It's Almost Dry] 중에서는 어떤 앨범이 더 취향에 맞으시나요?
y : 저는 [DAYTONA]가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깔 구석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서 훨씬 더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단편 영화를 보는 느낌? 러닝 타임을 지금 보니까 21분인데, 오히려 간결한 맛이 더 잘 살았던 것 같아요.
랩은 당연하고, 칸예 웨스트의 프로덕션도 완벽했다고 봅니다.
공 : 러닝 타임도 풀로 돌리기에 큰 부담감이 없구요.
예전에 와이오밍 프로젝트 한창 나왔을 때 정규 앨범이 왜 다 7~8 곡인지, 너무 짧다고 느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았을지도?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y : 저는 이런 형식의 앨범을 좀 더 자주 내줬으면 좋겠어요. 앨범이 1시간 이상으로 넘어가는 작품을 그렇게 선호하는 타입이 아니라서요.
제가 또 이런 짧은 러닝 타임의 앨범을 좋아하게 하는 데 [DAYTONA] 앨범이 영향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공 : [DAYTONA] 앨범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현재를 대표하는 곡과 앨범으로 선정해주셨고,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y : 미래를 대표하는 곡은 Playboi Carti의 <New N3on>입니다.
Playboi Carti라고 하면 새로운 사운드를 구축하는 데 있어 큰 공을 세운 래퍼이기도 하고, 힙스터들에게 새로운 문화의 형식을 제공했다고 생각해요.
골든 에라 래퍼들에게 이런 사운드를 들려주면 '이게 무슨 힙합이냐?'라고 반응할 수도 있지만, 저는 Carti가 '이게 힙합이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새로운 형식의 랩을 선보였기에 납득이 되었거든요.
다른 레이지 장르의 아티스트들을 보면 너무 한 곡 갑이라는 이미지도 있고..
금방 이미지가 소진되고 앨범 단위로 들었을 때는 너무 과하고 재미없을 것 같다고 느껴지는 게 대부분이예요. Carti가 주는 신선함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Carti가 어떤 곡을 냈다 하면 다른 레이지 래퍼들은 프로듀서들에게 "야~ 오늘 Carti가 이런 스타일의 노래 냈는데 이런 거 하나 만들어줄래?"한 다음에 랩을 얹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Carti 빼면 레이지라는 장르는 별 거 없는 것 같아요. [Whole Lotta Red]를 레이지라고 부르는 게 맞는 진 모르겠지만요.
전부 Carti의 자식들이 아닌가..
공 : Carti는 꾸준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로운 앨범이 나온다고 언플을 하고 있는데, 만약 정말 발매가 된다면 어떤 사운드를 담고 있을 것 같으신가요?
y : 저도 그게 궁금해서 힙합엘이 한 번 글을 올리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Carti가 유출 곡들이 되게 많잖아요?
저는 Carti가 무슨 새로운 사운드를 가져올지 하나도 짐작이 안 가요.
[Die Lit]을 제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앨범이 새로운 사운드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는 있거든요?
그런데 [Whole Lotta Red]는 [Die Lit]보다 한 발짝 더 앞서나간, 아방가르드한 매력이 장난이 아니예요.
Carti가 [Whloe Lotta Red]보다 더 색다른 사운드를 선보일지, 아니면 [Die Lit] 때로 돌아가서 그 사운드에서 조금 더 진화된 무언가를 가져올지, 저도 궁금해하는 중입니다.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Kanye West - [Donda]
공 : 그걸 알기 위해서는 Carti가 새로운 앨범을 빨리 발매해야겠네요.
Carti의 측근도 새 앨범 관련해서 이건 완전히 새로운 사운드를 담았다고 어그로를 신나게 끌고 있던데.. 얼마나 새로운 사운드일지 기대가 됩니다.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릴 차례인데요.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y : 일단 아티스트는 칸예 웨스트를 무조건 가지고 간다는 마음으로 선정을 했고, 인생 앨범으로 골라보았습니다.
칸예의 명반을 뽑으면 보통 5집을 많이들 고르시잖아요? 근데 저는 솔직히 그 작품을 앨범 단위로 돌릴 때 손이 안 가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인생 앨범으로 칸예 웨스트의 [Donda]를 뽑았습니다.
남들이 [Donda]의 사운드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Heaven And Hell> 트랙을 뮤직 비디오랑 같이 보면 거의 SF 영화의 한 장면이거든요.
[Donda]를 들어보면 드럼 사운드가 잘 두드러지지 않은데, 오히려 이런 사운드가 확실히 진보적이다라고 느꼈어요.
기존에는 스네어, 킥, 하이햇이라는 드럼의 3박자를 갖춘 곡이 유행이었다면, 트랙들에 드럼이 덜어지면서 하나의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Donda]가 사실 앨범 단위로 평가했을 때는 유기성이 썩 좋지는 않아요.
각 트랙 별로 따졌을 때도 똥반 급의 곡을 몇 개 수록했다는 평가도 있잖아요? 저도 사실 아쉬운 곡들이 있어요.
그래도 [Donda] 때문에 저는 앨범을 통으로 돌린다는 행위에 입문을 했거든요.
예전에는 앨범 단위로 돌릴 생각도 안 하고, 힙합엘이 국외 게시판에서 [Late Registration] 좋다는 글이 올라오면 1번 트랙을 들은 다음에 '뭐야? 이딴 걸 왜 들어?'하고 바로 끄는 스타일이었는데..
[Donda]라는 진보적인 사운드를 들어보니까 앨범 단위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 여러 번 돌려 본 끝에 뭐가 좋은 음악이고 나쁜 음악인지 어느 정도 구별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겼어요.
('Don't Call Police' 나오는 부분을 보며) 저는 여기 장면이 너무 멋있어요..
공 : [Donda]에서 썩 좋아하지 않는 트랙들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어떤 곡들인지 알 수 있을까요?
y : 저는 <Remote Control>이 굉장히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Tell The Vision>을 왜 넣었냐는 반응들이 많은데, 저도 굳이 이 트랙을 넣었어야 했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Part. 2' 붙은 트랙을 아예 쳐내고, 디럭스 버전으로 그냥 발매를 했다면 평가가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Donda]의 러닝 타임이 디럭스 버전이 아니더라도 1시간 48분인데, 저는 이 앨범이 50분~1시간 정도로만 줄었어도 [The Life Of Pablo]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운드인 것 같거든요.
트랙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도 문제인데.. 힙합엘이 회원님들이 다 같이 회의하면서 [Donda]를 10트랙으로만 줄여도 저는 명반급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 : 안 그래도 힙합엘이 회원님들도 본인만의 [Donda] 트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이게 좋네, 저게 좋네 하시면서 토론했던 걸 즐겁게 봤던 기억이 있네요.
y : 칸예가 너무 큰 그림을 그린 것 같아요. 이걸로 Yeezy도 브랜딩을 하고, 음악적으로도 고평가를 받겠다는 과욕이지 않았나..
공 : 본인이 계획한 무언가를 너무 큰 스케일로 풀어내려다 보니까.. 나쁘지는 않았지만 야심에 비해 결과물이 조금 덜 완성도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y : 물론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저한테 [Donda]는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자, 인생에서 가장 많이 들은 작품이기 때문에 인생 앨범으로 선정해보았습니다.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공 : 인생 앨범으로 칸예 웨스트의 10집 [Donda]를 골라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 되었는데요.
인터뷰 직접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y : 뭔가 떨리기도 하고, 음악 이야기를 할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 보니까 좋은 기회가 와서 신나기도 했어요.
제가 너무 말을 쓸데 없이 많이 한 게 아닌가 걱정도 되네요.. 그래도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훨씬 더 음잘알이 돼서 돌아오고 싶습니다.
공 : 음잘알이 되어 줌터뷰 2트 하는 날을 기대하며 오늘의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Skit 1 : Yo.. Yi 넌 너무 멋져.. 그리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해
공 : (인터뷰를 마치고) 혹시 인터뷰하시기 전에 스크립트 같은 거 쓰셨나요?
y : 대본은 안 쓰고 각 항목 별로 이야기 할 곡이랑 앨범, 키워드 몇 개 정도만 적어놨습니다.
공 : 경영학과를 지망하고 계시니까 문과시죠?
y : 아니요! 저는 이과입니다. 경영학과라는 분야 중에서도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술경영 혹은 산업경영 쪽에 관심이 있어서 융합형 인재가 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공 : 와.. 깜짝 놀랐네요. 저는 본인이 좋아하시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도 잘 하시고 시각화에도 능하셔서 당연히 문과일 줄 알았는데..
y : 제가 미스터리한 편이기는 합니다. 주변인들도 저를 문과로 많이들 생각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어릴 때 했던 테스트들을 보면 문 이과 성향이 거의 반반씩이거든요.
공 : 그런 사람들이 다재다능한 인재로서 활약하는 거죠..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이번에 인터뷰 하신 분 누군진 모르겠지만 아주 잘생기셨을 거 같네요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어느덧 41회까지 왔군요
저도 좀 쉬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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