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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Ocean - Endless 리뷰

title: Frank Ocean (2024)NikesFM2023.06.11 18:05조회 수 2368추천수 11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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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Ocean - Endless

 

2013년, 비욘세는 본인의 이름을 내건 타이틀 앨범 BEYONCÉ를 통해 비주얼 앨범이라는 새로운(전곡 뮤직비디오라는 기준 하에) 포맷을 세상에 선보였다. 그로부터 3년 뒤, 프랭크 오션은 오랜 공백을 깨고서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방식으로 새로운 앨범을 발매한다. 프랭크 오션의 두 번째 앨범의 타이틀이 "Boys Don't Cry"일 것이라는 나름의 합리적인 추측과는 다르게 본작은 Endless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2016년 8월 1일, 해석이 필요한 짤막한 영상 한 편이 공개되었고, 이 영상의 정체는 19일 애플 뮤직 스트리밍을 통해 베일에 덮여 있던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냈다. 그것은 새 앨범의 오디오와 함께 무채색 공간에서 나선형 모양의 계단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담은 45분간의 영상이었다. 이 작품의 오디오 파일만을 따로 떼어내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로부터 2년 뒤의 일이고, 그동안은 특정한 트랙을 감상하기 위해선 그 곡이 재생되기 시작하는 순간으로 마우스를 드래그하는 수밖에 없었다(정식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그러니까 이 작품의 성질은 처음부터 오디오가 아닌 오디오와 영상인 것이다. 다만 내 생각에 Endless의 영상이 갖는 의의는, 아니 그 목적은 비욘세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것으로 생각된다. BEYONCÉ의 뮤직비디오는 "Haunted"처럼 해석의 여지를 남기거나, 집중력을 분산 혹은 결집시킬 만큼 흥미로운 시퀀스들이 담겨있다면, Endless는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어떠한 역동적인 동작도 없이 목공 작업을 하는 오션의 몸짓이 전부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이 영상에 오디오를 빼고서 감상하는 것은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 보기 콘텐츠로 제격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Endless를 떠올릴 때면 영상 속의 장소가 떠오른다. 그러니까 그의 다른 앨범을 생각할 때면 Nostalgia, Ultra의 "Novacane"이나, Blonde의 "Self Control"(혹은 "White Ferrari"), Channel Orange의 "Thinkin Bout You"처럼 얼마 안 가 하나 혹은 두 개의 곡이 떠오르지만, Endless는 정말 'Endless'라는 하나의 단어와 나선형 계단을 만드는 하나의 장소만이 떠오른다.

 

Blonde와 Endless를 녹음할 때 프랭크는 음악이 담긴 하드 드라이브와 백업본을 가지고 다녔다. "비행기가 불에 타서 추락하면, 음악이 사후에 발매되는 것보다 차라리 나랑 없어졌으면 한다". 나는 오션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앨범 단위의 작업물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 전인 2016년까지 이 앨범이라는 포맷을 바라보는 시선을 캐치할 수 있었다. 앨범이라는 단어에는 "8곡 이상, 또는 30여 분 이상의 재생시간을 가진 모음집."이라는 그럴싸한 하나의 정의가 변함없이 존재하지만, 언제고 새로운 아티스트가 탄생하면 그에 맞춰 이 단어에 대한 새로운 정의 또한 탄생하곤 했다. 프랭크 오션에게 앨범이라는 것은 하나의 유기체와 같다. "Facebook Story" 없이 Blonde가 될 수 없고, "Start" 없이 Channel Orange가 될 수 없다. 그에게 Endless는 21개의 신곡 모음집이 아니라, 한 편의 영화와 같이 Endless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몽환적인 질감의 신스와 앰비언트의 공간감, 미래적인 전자 음향, 무게감 있는 웅장한 베이스, 미니멀한 프로그래밍 드럼과 악기 구성, 이곳저곳에 설치된 스킷과 흥미로운 소스들, 매끄러운 이어짐, 감정이 증폭되는 연출 과정, 그리고 유려한 기승전결까지. 이러한 장점은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는 단순한 메커니즘만으로는 그 감정과 작품이 담은 하나의 세계에 완벽히 동화될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상이 아닌 감상과 집중인 것이다. 때문에 어떠한 음악을 재생해도 강박에 가까울 만큼 집중을 분산시키는 무언가로 시선을 옮기는 것부터 시작하는 현시대의 감상자에게 Endless의 영상은 꽤 효과적인 시각 자료가 된다. 마치 앨범을 이미지화시켜놓은 듯한 미니멀하고 공간감 있는 무채색의 장소, 미래적인 의상과 하나의 테마를 상징하는 듯한 단 하나의 건축물. 우리는 오롯이 청각의 집중을 위하여 작품의 이미지와 그럴싸하게 어울리는 이 장소에 잠시 동안 시선을 위탁한다. 그러니까 이 영상은 나에게 해석의 여지가 있다거나 청각의 흥미를 빼앗아갈 무언가가 아니라, 오디오를 향한 집중을 위해 잠시 동안 멍을 때릴 수 있는 풍경인 것이다.

 

앨범의 이러한 매력적인 구성에 부족함 없이 그 내용물 또한 만족스럽다. 오션은 단순히 영화와 같은 극적인 효과를 위한 오케스트레이션과 그랜드 피아노의 선율에 기대기보다 그의 감성을 증폭시키는데 훌륭한 재료로 이 핵심적인 소스들을 사용한다. 알리야의(원곡은 아이즐리 브라더스의) 곡을 커버한 오프너 "(At Your Best) You Are Love", 혹은 오션의 성스러운 팔세토와 울림 있는 코러스가 매력적인 "Florida"는 단순히 영화같은 앨범을 위해 아름답고 고결하기만 한 곡이 아니라 그의 목소리와 손길이 분명히 느껴지는 Endless의 전형이다. 변주 없는 코드와 단순한 멜로디 루프만으로 진행되는 극도로 미니멀한 구조의 "Alabama"는 질문에 가깝게 메아리치는 오션의 보컬과 삼파의 몽환적인 음색을 통해 Endless한 사운드로 탈바꿈하고, "U-N-I-T-Y"와 "Wither"처럼 앨범의 테마에 엇나가지 않으면서도 편중된 분위기를 적절히 환기시키는 훌륭한 곡들이 있다. 또한 흥미를 끌어올리는 IDM 혹은 드럼 앤 베이스 타입의(마치 에이펙스 트윈이 떠오르는) 일렉트로닉 "Rushes To"와 "Mitsubishi Sony"같은 곡들은 전자음악에 유별난 관심을 보여온 오션의 개인적인 취향을 탐구하는 것 같은 재미를 준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본작이 어떤 면에서는 하루 뒤에 발매된 Blonde, 그리고 Channel Orange 조차 모자람 없이 채우지 못할 정도로 그의 보컬을 끝없이 갈구하는 이에게 만족할 만큼의 감상을 준다는 점이다. 앞선 "At Your Best (You Are Best)"나 작업실에서 노래하는 순간을 촬영한 듯 현장감 있는 기타 알앤비 "Wither"도 그렇지만, 클로징 "Higgs"만큼 열정적으로 노래를 하는 오션의 모습은 그 어떤 작품과 싱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순간이다. 기타 한 대와 오션의 보컬, 또 그의 백 코러스만으로 만들어낸 "Higgs"가 주는 감성이, 이 40분간 지나온 수많은 소스와 악기 연주, 샘플과 드럼 비트가 만들어온 감각적인 순간 못지않은 것은 왜일까. 본작을 감상하며 그가 정말 훌륭한 프로듀서라는 지배적인 생각이 이 하나의 곡으로 단번에 역전됐다. 그는 훌륭한 싱어송라이터다.

 

본작이 Channel Orange처럼 혁신적이고 새로운 시도라던가 어떤 절묘한 배합을 통해 탄생한 참신한 작품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분명히 오류가 있다. 그의 앰비언트스럽고 전자적이고 영화스러운 전개는 20세기를 지나오며 누군가 각각의 테마에 하나 이상의 걸작들을 남겼기 때문이다. 에이펙스 트윈이 있고, 라디오헤드가 있으며, 핑크플로이드가 있다. 그러나 누군가 이 모든 것들을 결합시켜 세련되고 감상적인, 그리고 수많은 힙스터들을 만족시킬 만큼 깊이 있으면서도 거부감 없는, 한 마디로 내 바쁜 시간을 할애하여 감상에 집중할 가치가 있는 21세기판 '현대 음악'을 작업해 주길 바란다면, 또 거기에 한 아티스트의 아이덴티티를 녹여내야 한다면, 그 후보로 프랭크 오션만큼 자격이 충분한 아티스트는 또 없을 것이다. 본작 Endless는 명목상 데프젬과의 계약을 이행하고 Blonde와 함께 뮤지션으로써 오션의 새 삶을 위한 발판의 역할을 했지만, 그런 이들이 존재하는 한 본작은 그 어떤 작품의 프리뷰로도 절하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생각해보라. 10명 중 한 명 정도만이 영상을 감상할 것을 앎에도 작품을 위한다면 이 비효율적인 곳에 본인의 노동력을 서슴없이 투자하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때문에 이 작품의 가치는 예술적인 작품을 창작하는 것에 대한 오션의 진정성, 그리고 음악을 감상하는 행위에 대한 감상자의 진정성 만큼 빛난다. 나는 당신에게 앨범은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다. 45분간 자리에 편안히 앉아 오롯이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행위는 이제 더 이상 보편적인 경험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에는 당연한 이 감상 방식은 대중음악을 소비하는 21세기의 현대인들에게는 유난한 행위처럼 보이곤 한다. 본작 Endless는 일종의 LP판을 감상하는 듯하다. LP판의 음질이 주는 고유한 감성을 닮았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앨범을 감상하며 소리에 내 온 신경을 집중하는 그 행위의 가치를 닮았다. 현대의 대중음악신에서 발매되는 대부분의 앨범이 이런 행위를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거울 보기로 만드는 점에 있어, 적어도 내게 이 귀중한 경험을 가능한 순수한 형태로 제공하는 가장 친절하고 또 그만큼 훌륭한 작품은 Endless뿐이다.

 


 

중요한 일도 끝났고 모처럼 긴 여유가 생겼네요. 제가 이 앨범을 처음 만난 날이 블로그의 첫 포스팅을 위해 많은 음악을 매일같이 들을 때였던 것 같아요. 정말 백수처럼(실제로도 백수와 가까웠지만) 책을 읽고 어떠한 멀티태스킹 없이 음악을 듣곤 했는데, 그때 운 좋게 Endless를 들었던 터라 저에게 더 깊게 와닿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만큼은 평소처럼 즉흥적으로 휘갈겨 쓰기보단(시간이 없다보니..) 나름 신경 써서 제 생각을 전달하려 노력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 작품을 감상하고 난 제 느낌을 온전히 전달하기에는 능력이 한참 모자르네요. 그 대신,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Endless를 오롯이 소리에 집중해서 감상해보셨으면 해요. 오션의 뻘짓 아닌 뻘짓을 틀어두고서 감상하면 더욱 좋고요.

 

https://blog.naver.com/nikesfm/223125958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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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 1 6.11 18:10

    표현 죽이네요

    잘봤습니다

  • title: Frank Ocean (2024)NikesFM글쓴이
    6.11 20:20
    @자카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 6.11 18:25

    Endless가 비주얼 앨범으로서 지닌 특장점을 기막히게 잘 적어주신 것 같네요 아주 잘 봤습니다

  • title: Frank Ocean (2024)NikesFM글쓴이
    6.11 20:22
    @온암

    모두에게 Endless의 영상이 주는 의미가 다 다르겠지만 당시의 저에게는 그 어떤 작품에서도 느껴본 적 없는 감상이었네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 6.11 19:14

    저는 Endless를 영상은 본 적이 없고 음악만 들어봤었는데, NikesFM님의 리뷰는 영상까지 다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리뷰인 것 같습니다.

    "오디오를 향한 집중을 위해 잠시 동안 멍을 때릴 수 있는 풍경인 것이다."

    음악을 듣다 보면 이런 청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찾기 쉽지 않은데, 저 표현이 정말 최근 들어 갈구하게 되는 걸 정확하게 나타내주는 것 같아요.

  • title: Frank Ocean (2024)NikesFM글쓴이
    1 6.11 20:24
    @Pushedash

    사실 저도 처음 감상을 이후로는 영상까지 잘 보진 않지만 한 번 쯤은 같이 즐겨볼 가치가 충분한 것 같아요. 왠지 계단따라 음악에 빨려들어가는 느낌도 드는 것 같고.. 현대에 음악을 감상할 때에 우리의 시선은 거의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어딘가 집중을 분산시킬만한 것을 쳐다보곤 하니까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 6.11 20:01

    ㅊㅊ

  • title: Frank Ocean (2024)NikesFM글쓴이
    6.11 20:25
    @tameimpala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 6.11 21:25
    @NikesFM

    호텔방에서 주로 녹음을 했다고 하죠

    런던에서 2년정도 머무른 것으로 알고있는데 그 과정에서 Vegyn, Jamie XX, XL Recordings 쪽 인물들과 많은 교류를 한듯

     

    계단을 짓는 리추얼은 톰 잭스의 영향이고 그에게 직접 배운것으로 알고 있음

    음악 작업에 대한 은유 같아서 엔드리스는 되게 재밌는 일종의 메이킹 필름 같죠

    근데 정작 엔드리스 촬영은 뉴욕시의 한 웨어하우스에서 했다고 함

     

  • title: Frank Ocean (2024)NikesFM글쓴이
    6.11 22:17

    와 너무 좋은 레퍼런스 감사합니다. 이런 정보는 보통 어디서 찾으시나요? 이렇게 간접적으로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영어는 잘 못하지만..

  • 6.11 22:35
    @NikesFM

    프랭크오션 서브레딧에 오래전부터 들락날락하며 주운 정보가 대부분인데요 해당 서브레딧 모더레이터가 운영하는 blonded.blog 살펴보시면 좋을것같아요. 한국어웹에 떠도는 정보들은 부정확한게 많아요..

  • 1 6.11 20:51

    리뷰 너무 잘봤습니다~!!

    포인트 드리겠습니다

  • title: Frank Ocean (2024)NikesFM글쓴이
    6.11 22:18
    @리버독헝그리

    헉 포인트 선물을..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다행입니다. 포인트 정말 감사합니다!

  • title: Kanye West (Donda)yi
    1 6.11 20:55

    글 제목 보고 endless 듣고 왔는데 참 좋네요.

    시간 날 때 글도 읽어볼게요!

  • title: Frank Ocean (2024)NikesFM글쓴이
    6.11 22:18
    @yi

    부디 좋은 감상 되셨길!

  • 1 6.11 21:40

    잘 읽었습니다

  • title: Frank Ocean (2024)NikesFM글쓴이
    6.11 22:18
    @NorthWest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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