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쪽 계열은 타고나는 재능이라는 말이 많죠. 이 말에 대해서 저는 반대하지만 이 사람에 대해선 예외라고 생각합니다. 그 주인공은 랩 네임 Childish Gambino을 가지고 있는 39세 본명 Donald McKinley Glover입니다. 그에 대해 아주 짧게 설명해 보자면 한국에선 영화 "겟 아웃"의 도입부에 나오는 "Redbone"을 부른 사람으로 유명하며 세계적으론 "This is America"를 불러 유명해진 아티스트입니다. 해외랑 다르게 미국은 뮤지션 차일디쉬 감비노보다 본명 도널드 글로버가 더 유명한듯하며 큰 이유 없이 미국의 각본가와 배우, 방송작가로 유명한 거 같습니다. 그의 드라마 애틀랜타와 코미디 30 Rock까지 미국 국민 방송을 여러 번 보여줘서 그런가 당연한 결과 일 수 있겠죠. 아무튼 간단한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세부 한 설명은 차례를 넘어가겠습니다.
1. 출신
유년 시절의 애틀랜타와 20대의 뉴욕 생활
태어난 곳은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지만 대학생활 전까진 미국 조지아주의 애틀랜타에서 자랐습니다. 그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감비노가 청소년 당시의 애틀랜타 남부 힙합은 빠른 사운드 발전과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었으며 자연스럽게 힙합문화와 가까워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중반까지 애틀랜타 힙합의 전설적인 시기를 직접 관통한 사람으로 힙합 외의 여러 흑인문화를 잘 풀어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애틀랜타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지금까지 최고의 신인들을 뽑아냈으며 짧게 대표적으로 퓨처, 미고스, 와카 플로카, 영떡, 릴 베이비, 21 세비지, 구찌 메인, 티아이 등등 너무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의 트랩퍼들의 메카인 곳이 애틀랜타라고 보면 됩니다. 또 미전역을 통틀어 흑인문화가 크게 발달한 곳이며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도시이기도 하죠. 애틀랜타에서 자란 감비노는 좋은 성적과 성실한 학교생활로 뉴욕 티쉬 예술대에 입학하게 됩니다. 고등학교까지는 자신의 본 분야인 연기적인 부분과 작가 같은 일에 전념했다면 대학에 와서 자유 시간과 생각할 시간이 많아진 그는 취미적인 부분인 랩과 음악에 집중하면서 또 다른 모습인 차일디쉬 감비노를 키워나가기 시작합니다. 감비노에게 있어서 뉴욕은 기회의 도시였고 20대에 스탠딩 코미디언, 유명 코미디 방송작가, 래퍼 등 자신의 재능을 맘껏 뽐냈으며 점차 쌓아가던 인맥으로 나중엔 배우로서의 길도 성공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죠. (대충 지방 청년들이 서울에 올라오듯이 똑같은 거 아닌가 생각함..)
2. 음악적 커리어
정규앨범 이전의 믹스테이프
2008년 Sick boi, 2009년 Pointdexter, 2010년 I am just a rapper, I am Just a rapper 2를 연달아 발표한 이후 그 해 중반기 Cludesac 믹스테입을 발표합니다. I am just a rapper 2 이전까진 믹스테이프들이 도널드 글로버의 명성에 비해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퀄리티도 안 좋았습니다.
그래도 정식적인 데뷔 이전 주목할 만한 믹스테이프 작업물이 있는데 그게 Cludesac 믹스테이프입니다. 뭐만 하면 남부 트랩이던 2010년대에 독보적인 존재로 팝과 인디락, 얼터너티브, 펑크 등를 접목시켜 그만의 사운드로 재해석한 것이 이 믹스테이프의 장점입니다. 가사적으론 본업 중 하나인 코미디언같이 유쾌하게 가사를 쓴 것이 특징이며 그동안 중심을 못 잡던 감비노의 랩 스타일의 시작이자 음악적 정체성을 찾은 앨범으로 그의 커리어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일까 각종 평론가들에게 찬사를 받으며 대중들에게 단순 취미로 취급받던 랩을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Ludwig Emil Tomas Göransson와 함께한 첫 작품으로써 나중에 나올 그의 대표작 "Awaken, My Love"를 기약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Camp (2011. 11/15)
호불호가 심한 짬뽕 힙합 or 어색한 컨셉과 시작
Cludesac 믹스테입과 2011년 상반기 또 다른 작업물 EP로 여러 리스너들한테 주목을 받았지만 그의 첫 정규는 기대하는 자들을 만족시키기 못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피치포크 1.6점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앨범의 스타일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과도하게 섞은 "초콜릿 짬뽕"과 같지 않나 생각합니다. 감비노의 의도는 전작들처럼 자신만의 재해석으로 유행하던 트랩 간의 거리감과 그의 분위기를 보여주려고 한 거 같지만 처참히 실패했는데 당시 유행하던 EDM을 너무 덕지덕지 발라서 마치 치킨에 민트 초코를 버무린 거 같았습니다. 어색한 가사(SNL에서 보여주던 개그 즉 찐따미)도 큰 몫을 했는데 랩을 안 하고 노래로 개그를 치려는 진심성 없는? 모습이 많이 보여 많은 비판을 받았죠. 하지만 10년이 넘은 지금은 점점 재평가를 받고 있으며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잠시 저의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이 앨범을 3번이나 꾹 참고 다 돌려봤지만 너무 쓰레기 같아서 다시는 듣기 싫습니다.. 감비노를 좋아하지만 이 앨범만큼은 커버 못 침. 이렇게 욕했어도 애초에 호불호가 강한 앨범이라 한 번쯤은 듣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앨범 덕분에 한 투어는 힙합 역사에서 남는 루키 발굴이 되었는데 Chance the Rapper와 Earl Sweatshirt를 데리고 같이 투어를 돌아 나중 이 둘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하게 됐습니다. 공연 방식도 큰 센세이션을 불러왔는데 자신의 직업 중 하나인 코미디언같이 30분은 스탠딩 코미디를 하고 나머지는 공연을 하는 등 그만의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Because the internet (2013. 12/10)
감비노만의 스타일 시초
감비노를 거론할 때 꼭 빠지지 않는 두 앨범 중 하나이며 현재까지 그의 커리어를 한 줄로 정리할 때 중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이죠. 다른 말로는 새로운 음악 스타일로 변화하기 전인 상태입니다. 전작이 너무 개그스러워서 반감이 들었다면 여기선 개그감을 줄여 적당한 유쾌함을 선사하고 이 앨범을 이야기할 때 라임이 빠질 수 없는데 뛰어난 단어 배치로 앨범의 재미를 최대한 끌어서 줍니다. Camp에선 너무 들뜨고 장난스러운 분위기라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었다면 여기선 물 흐르듯이 넘어가는 비트와 알앤비스러움을 더하면서 더 딴딴해진 가사들을 감상하기 쉬워졌습니다. 또 트랙 중간중간 있는 스킷들도 멜로디가 좋아 더 이지 리스닝 하기 좋은 것도 있죠.
전체적으로 전보다 성장했다는 평을 받지만 너무 재미가 없어졌다는 말도 많은데요. 물론 랩을 잘하긴 하지만 중간중간 마치 호흡이 딸리듯이 비트에 랩이 끌려가는 느낌? 을 받았다는 사람도 많았고 플로우가 너무 비슷한 분위기로 가는 것에 불만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충 정리하자면 재미없는 앨범이라는 사람들이 조금 있었습니다.
상업적인 성과로는 빌보드 앨범 200차트에서 7위를 하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고 Because the internet의 수록곡인 3005는 영국 차트에서 8위를 하고 빌보드에선 64위를 할 정도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여러 평론가들에게 5후반에서 7사이에 점수를 받으면서 힙합 리스너들에게도 나쁘지 않게 먹힌 앨범이죠.
Kauai (2014. 10/3)
음악 발전의 중간 다리 역할이자 또 다른 발전
정규 앨범은 아니고 EP로 총 7곡의 노래를 담은 작업물입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그의 커리어를 한 줄로 놓고 볼 때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누는 다리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앨범의 타이틀 명은 하와이 섬들 중 하나인 쿠나이를 모티브 삼았습니다. 사실상 이 앨범 이후로 랩보다는 알앤비 쪽이나 팝 랩 쪽에 더 힘을 기울이고 웃긴 가사보다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는 아티스트로 거듭나게 됩니다. 감비노를 말할 때 입문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업물로 대중적인 사운드를 보여줍니다. 앨범 커버처럼 해가 뜨기 시작할 6시나 7시의 선선하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담고 있는 EP고 트로피컬 한 분위기로 더운 느낌과 부드러운 보컬로 상쾌한 느낌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 EP 역시 미국 쪽보단 영국 쪽에서 강세를 보였으며 앨범의 타이틀곡 Sober도 3005같이 영국에서 유행했었죠. 이때부터 단순 래퍼 "차일디쉬 감비노"가 아니라 다재다능한 뮤지션으로 가는 것을 보여줍니다.
Awaken, My Love (2016. 12/2)
2016 나의 최고의 앨범이자 감비노와 루드비히 고란손의 뛰어난 재능
위에서 말한 Cludesac 믹스테이프를 같이 만든 루드비히 고란손과의 합작입니다. 기본적으로 70년대 펑크, 디스코, 락, 소울, 사이키델릭 펑크 등을 적절히 혼합하여 만들었습니다. 근본 있는 옛 사운드 위에 현대적인 프로덕션을 사용하면서 과거와 현대의 접점 같은 느낌 주는 동시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들고 오죠. 감비노가 전부터 지적받던 뛰어난 프로듀싱들에 비해서 개인적인 역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 더 부각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오히려 어딘가 살짝 미숙한 그의 보컬 덕분에 앨범의 주제와 더 달라붙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가사를 꼽을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Redbone과 Me and Your Mama를 뽑을 수 있는데 Redbone에서는 쫓기는 가사의 내용같이 마치 떨리는 듯한 특이한 보컬을 보여주고 Me and Mama에선 곡의 후반부 천천히 끌어올리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팍 터져버리는 흥분한 심정을 잘 표현한 거 같다. 애 엄마와의 이별 후 남겨진 아이를 걱정하는 내용과 아이가 크면서 겪을 인종차별과 현실들을 냉혹하게 써 내려가면서 앨범의 완성도와 유기성을 만들어 줍니다. 그동안에 있었던 웃음기는 싹 뺀 채 그가 짠 풍자 방송같이 매서운 사회에 대한 비판이 인상적인 앨범입니다.
기록적인 면은 2016년 올해의 앨범 리스트 중에 올랐고 빌보드 앨범 200차트 중 5위, 영화 겟 아웃의 삽입곡 Redbone은 빌보드 12위를 하는 등 현재까지 그의 커리어 중 최고의 전성기를 뽑아낸 앨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싱글
1. This is America4분 4초 안에 미국을 담다.
앨범 하나에 주제를 정하고 깊게 파고 드는 것도 힘든데 짧은 한 곡 안에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표현한 것은 그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겟 아웃의 Redbone의 성공 이후 연타로 This is America가 1등을 차지하면서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됐죠. 당시 중1이었지만 아직도 뉴스에서 감비노의 뮤비를 가지고 미국을 파고드는 기자들의 해석이 기억나네요. 뮤비 해석은 빅쇼트님의 영상을 올리겠습니다.
2. Summer Pack 이지리스닝 하기 좋은 싱글
총 두 곡의 싱글이며 Summertime Magic과 Feels Like Summer입니다. 각각 빌보드에서 44위, 54위를 달성하며 괜찮은 성적을 뽑아냈죠. 이 중 Feels Like Summer는 온난화에 대한 이야기와 재미있는 뮤비로 빌보드 알앤비송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3.15.20 (2020. 3/21)
코로나 이슈로 인해 주목받지 못하고 저평가 받은 앨범
나왔을 당시에 욕과 칭찬을 동시에 먹었던 앨범으로 기억하고 있는 앨범입니다. 초반엔 앨범 표지부터 백지(위에 자세히 보면 하얀 글씨로 도널드 글로버라고 써져있음), 트랙들은 다 알 수 없는 숫자로 이상한 앨범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3년이 거의 지난 지금 시점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는 앨범이며 평론가들에게 좋지 않은 점수를 받는 그가 뜬금없이 이 앨범은 높은 점수를 얻는 앨범이죠. 감비노의 앨범 중에서 제일 실험적인 앨범으로 뽑고 있으며 가사 내용 중엔 아내와의 사랑, 흑인차별 문제에 관한 것, 자신의 인지도 때문에 힘든 삶까지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는 걸 볼 수 있죠. 그중 인지도에 관한 것이 가장 큰 주제인 거 같은데 밑에 메모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충 풀자면 유명인으로서 갖춰야할 것들과 시선들이 두렵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말하면 유명인으로써의 시선이 너무 두렵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3. 음악 스타일
그가 칭찬받는 점으로 한 가지를 뽑는다면 당연 매번 작업물을 낼 때마다 새로운 사운드라는 것인데요. 루드비히 고란손의 하드캐리라는 말이 많지만 그 역시도 고란손과 함께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봐서 매번 혁신적인 사운드의 공은 한 명의 몫이 아닌 감비노와 고란손 두 명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별거 아닌듯하면서 캐면 캘수록 속뜻이 나오는 유심한 스타일도 그의 스타일이죠. 그의 대표작인 폭스사의 애틀랜타 드라마와 맡았던 코미디 코너와 다르게 음악 속에선 웃기기보단 진지하게 비판하며 더 매서운 표현도 대단합니다. 랩 스타일에 대해선 말이 많지만 플로우가 마치 책을 읽는 거 같이 재미가 없다는 말이 많습니다. 또 그와 반대로 독특한 랩 스타일로 좋아하는 사람도 많으며 보컬도 듣다 보면 중독된다는 말이 많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뽑자면 적절하게 대중성과 음악성을 갖춘 몇 안 되는 래퍼라고도 할 수 있죠.
4. 고쳐나가야 할 점과 전망
앞에서 말했듯이 매번 혁신적인 사운드와 다르게 보컬과 랩 실력이 딸린다는 말이 많은데요. Awaken My Love에선 칸예의 808같이 어색한 것을 장점으로 삼았지만 이런 컨셉은 한 번만 써먹을 수 있지 다음부턴 못 써먹는 것이 특징이라 다음 작은 랩과 보컬 실력을 더 키워야 할 거 같습니다. 워낙 예측할 수 없는 스타일이라 전망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다음 작품도 뛰어난 사운드로 다시 한번 놀라움을 안겨 줄 거 같네요. 최근 감비노가 애틀랜타 드라마를 끝내고 다시 음악 작업에 몰두한다고 말한 것 같이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시점입니다.
5. 여담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적인 가사로 유명하죠. 저도 가사들을 보고 왔는데 한두 번이 아니더군요. 이건 쉴드 못 쳐줄 거 같습니다. 연기에 대해 짧게 말해보자면 그는 일상적인 연기 즉 찐따연기, 극사실주의 연기 등을 유행시켰으며 이로 인해 최근 한국에서도 잘 보이는 거 같습니다. 대충 나의 아저씨, 좋좋소, SNL의 요즘 MZ 세대 등 예전부터 있긴 했지만 확실한 건 이런 부류들을 크게 발전시키고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린 것 같습니다. 유년 시절 종교적인 이유로 자극적인 것을 하나도 안 하면서 자라왔는데(티비도 중고등학생까지 못 볼 정도로) 대학교에 온 이후 여사친과 원나잇을 한 후 그가 "우리 이제 그러면 결혼해야 해?"라고 물은 사연이 유명하죠. 그 말을 듣고 여사친은 감비노를 한심하게 보면서 욕한 게 있죠.
내가 만든 감비노 플레이리스트
블로그: https://blog.naver.com/qazplmgv046/223008652329
잘좟어요 저고 화이트 앨범 최고로 꼽습니다
정성 ㄷㄷ
장문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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