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eeknd’s Discography Reviewed.
얼터너티브 R&B의 선봉장이자 빌보드의 새로운 제왕. 대중음악을 자신만의 색으로 물들인 예술가. 현존하는 아티스트 중 마이클 잭슨에 가장 가까운 팝스타. 더 위켄드이다. 그가 흑인음악과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과 그의 미학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이번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다.

Trilogy-House Of Balloons(2011)
풍선으로 가득한 흑백의 욕실과 그곳에 누워 있는 나체의 여성. 신음소리가 메이리치는 복도와 하얀 가루로 뒤덮인 유리 테이블. Trilogy의 첫 번째 파티는 이곳에서 시작한다. 얼터너티브 R&B의 태동기의 가장 중요한 음반이라는 평가를 받는 본작에는 어떤 아티스트에게도 찾아볼 수 없는 위켄드만의 서늘함이 서려 있다. 강렬한 덥 느낌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와 락 사운드, 80년대 포스트 펑크와 신스 팝 사운드까지를 아우르는 기존의 R&B와는 사뭇 다른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프로덕션은 이전의 어떤 음악과도 다른 위켄드만의 색채를 보여준다. 그리고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그와 어우러지는 위켄드의 보컬은 청자의 등골부터 뒷목까지를 일제히 전율하게 만든다. 날선 그의 팔세토 보이스는 차갑고 공허하다. 마치 한겨울을 배경으로 한 흑백영화를 연상시키는 그의 목소리는 약과 성이 주는 쾌락에 취해 허울만이 남은 사랑을 노래한다. 무언가를 쏟아내듯 노래하지만 그의 마음은 텅 비어있다. 그리고 High For This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청자는 위켄드와 같은 공간에서 그가 겪는 금단의 쾌락과 불안정하고 끝없는 공허에 함께하게 된다. 실험적인 사운드와 어두움의 미학. 그의 첫 번째 파티의 막이 내리는 순간 R&B와 대중음악은 이전과 같아질 수 없었다.

Trilogy-Thursday(2011)
목요일. 월요일도, 화요일도, 수요일도, 금요일도, 토요일도, 일요일도 아닌 목요일에 쾌락을 갈망하는 목마른 사람들과 함께 위켄드의 두 번째 파티가 시작된다. 전작보다 음울함의 정서와 몽환이 강조된 본작은 트립 합을 기반으로 전작의 방법론을 충실히 따른 사운드를 갖는다. 그리고 그에 맞게 위켄드는 그의 목소리를 더 얇게, 더 날카롭게, 더 차갑게 사용한다. 여전히 마음속의 공백을 채우지 못한 듯 보이는 그는 또다시 그가 열망하는 사랑의 대척점에 존재하는 껍데기뿐인 쾌락을 찾는다. 그렇게 전작과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주제를 가진 가사와 강렬함을 줄이고 위켄드의 보컬에 집중하도록 돕는 Thursday의 사운드는 House Of Balloons와 Echoes Of Silence를 하나의 작품처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일상에 지친 수요일과 파티에 지친 금요일 사이의 목요일. 이번에도 위켄드만의 새로운 R&B는 청자를 만족시킨다.

Trilogy-Echoes Of Silence(2011)
메아리치는 정적. 무언가를 토해내듯 노래하지만 그 속은 공허일 뿐인 위켄드 자신을 의미하는 것일까. 위켄드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파티의 막은 강렬한 전자음 위에 마이클 잭슨을 커버하는 위켄드의 모습으로 열린다. 전작들의 요소인 강렬한 전자음과 몽환적인 분위기 위에 강렬한 드럼을 얹은 유기적인 사운드를 갖는 Echoes Of Silence에서 위켄드의 목소리는 자신의 불안정함을 보여주려는 듯이 왜곡되기도, 피치가 오르내리기도 하며 또 한 번 예의 퇴폐적인 노랫말을 흘린다. 전작에서 보여준 사운드의 요소들을 충실히 재구성한 본작은 House Of Balloons의 실험성이 보이지는 않았을지언정 전작들과 긴밀하고 자연스레 이어지며 성공적으로 Trilogy의 막을 내린다. 그렇게 마무리된 Trilogy는 전위적이고 서늘한 R&B의 시류를 이끌며 새 시대의 R&B의 교과서가 된다.

1. Kiss Land(2013)
Trilogy의 완벽한 마무리로 가장 기대받는 신예의 자리에 오른 위켄드는 2년 뒤 그의 첫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대중에게 도착한 Kiss Land는 위켄드만의 사이키델릭함을 보여준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자칫 취해 버리거나 빨려들어갈 것 같은 환각적이고 강렬한 락과 신스웨이브 사운드 속에서 위켄드의 팔세토 보이스는 빛을 발한다. 불안정하고 어두운 화자의 시선에 걸맞게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듯한 날선 보컬은 엷게 퍼지는 몽환적인 사운드 속에서 청자가 길을 잃지 않게끔 인도한다. 그러한 보컬로 위켄드는 일본의 포르노를 테마로 전작들과 유사한 주제인 채워지지 않는 공허, 불안, 외로움과 진실된 사랑에 대한 갈망을 노래한다. 번쩍이는 네온사인들을 뒤로 한 어느 유곽의 어두운 뒷골목 같은 Kiss Land. 위켄드만이 할 수 있는 사이키델릭하면서도 음울하고 어두운 음악은 PBR&B의 대중화와 위켄드의 슈퍼스타 여정의 기반이 되어 준다.

2. Beauty Behind The Madness(2015)
Trilogy와 Kiss Land라는 걸출한 두 작품으로 부상한 위켄드는 그만의 서늘하고 어두운 색의 R&B를 장르 리스너들에게 성공적으로 납득시켰다. 그리고 뒤이어 2집으로 위켄드는 그가 시작한 새로운 음악의 물결로 팝 시장 전체를 집어삼키는 데 성공한다. Beauty Behind The Madness는 위켄드만의 퇴폐미를 더 세련되고 정제된 사운드에 담아낸다. 여전히 건재하는 Trilogy 시절의 한기서린 팔세토 보이스부터 80년대 마이클 잭슨을 연상시키는 R&B 보컬까지를 아우르는 목소리로 그는 또 한 번 육체뿐인 관계와 공허뿐인 사랑, 그리고 그것이 주는 허무함에 대해 노래한다. 그렇게 이번에도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흠잡을 데 없는 보컬 퍼포먼스의 기저에는 맥스 마틴부터 칸예 웨스트까지를 아우르는 최정상급 프로듀서진이 조각해낸 예술적인 사운드가 자리한다. House Of Balloons에서 위켄드가 시도했던 강렬한 일렉트로니카와 락 사운드, 80년대 사운드의 재해석이라는 실험적인 방법론은 상기한 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 대중들도 납득할 수 있는 세련된 사운드로 변모하고, 그렇게 Beauty Behind The Madness는 기존의 팝 음악의 바운더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음악임에도 빌보드의 꼭대기에 2개의 곡을 올려놓는 기염을 토하며 시장을 집어삼킨다. 그렇게 ‘PBR&B’ 라는 새로운 방법론과 ‘음울함’ 이라는 새로운 정서를 팝 시장에 본격적으로 환기시킨 위켄드의 2집은 칸예의 808s & Heartbreak가 흑인음악 아티스트들을 위해 그려낸 흐릿한 청사진을 선명하게 보완하여 그것을 성공적으로 다시 메인스트림 팝 아티스트들에게 건넨 듯 보인다. 그렇게 팝 음악의 근간을 뒤흔든 본작의 모든 부분은 일반적이지 않다. 가사부터 보컬, 사운드까지 외설적이고 전위적인 Beauty Behind The Madness는 어딘가 단단히 미쳐있다. 그리고 제목과 꼭 걸맞게 그 광기의 기저에 아른거리는 위켄드만의 미학은 또 한 번 청자를 전율케 한다.

3. Starboy(2016)
본격적인 팝스타의 반열에 오른 위켄드. 그는 어둡고 퇴폐적인 음악을 하던 야자수 머리의 자신을 죽이고 'Starboy'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단칸방에 세들어 살던 캐나다 가출소년에서 빌보드의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과 정서를 담은 3집은 가사의 주제도, 사운드도 이전의 위켄드와 분명한 차이점을 보인다. 여전히 그만의 광기와 퇴폐는 앨범 전반에서 옅게 드러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음울하거나 어두운 색을 띄지 않는다. 다프트 펑크부터 메트로 부민을 아우르는 호화로운 프로듀서진은 80년대를 연상시키는 댄서블한 비트부터 50센트와 우탱클랜의 클럽 힙합 튠 사운드, 트렌드의 전선에 있는 트랩 사운드까지 고금의 팝 음악을 조화롭게 배합하여 빚은 사운드 위에 위켄드의 색을 유약처럼 얇게 입혀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화려하고 대중적인 사운드 위에 위켄드는 80년대의 R&B 보컬과 현대의 싱잉 랩을 넘나들며 기존의 퇴폐적인 노랫말에서 조금 더 발전된 주제를 노래한다. 앨범의 전반부에서 그는 자랑스레 성공과 그것이 가져다준 돈, 차, 여자에 대해 노래하고 예의 약과 성이 난무하는 파티에 대해서 노래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노랫말에서는 사랑에 대한 가치관의 발전이 느껴진다. 전작들에서 항상 느껴졌던 그의 마음 속의 공허는 일련의 사랑과 이별들을 통해 미약하나마 어떤 것으로 채워진 듯 보인다. 그렇게 위켄드의 Starboy는 그만의 어두운 색의 R&B를 선명하고 채도 높은 다채로운 색들로 확장하는 데 성공한다. 2집과는 다른 균형으로 또다시 대중성과 작품성의 줄다리기에 성공한 그는 본작으로 완벽하게 그가 현 시대의 최고의 팝스타임을 보인다.

4. After Hours(2020)
3장의 믹스테입과 3장의 정규를 통해 무수히 많은 변화를 보이고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했던 위켄드. 그의 4집은 그러한 시도들의 집대성임과 동시에 새로운 변화이기도 하다. Starboy에서 자신의 색을 줄이고 보편적인 대중음악에 더 가까운 음악을 보여줬던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색으로 대중음악 전체를 집어삼킨다. Trilogy와 Kiss Land에서 보여줬던 80년대 신스웨이브 사운드와 위켄드만의 서늘한 얼터너티브 R&B의 결합은 본작 After Hours에서 비로소 완벽에 가까운 형태로 완성된다. 미래지향적이고 몽환적이나 과거의 어느 시점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는 역설적인 사운드는 가슴 깊은 곳 어딘가마저 울린다. 그리고 그 위에 흘러나오는 위켄드의 목소리는 어둡고 시려움과 동시에 밝고 따뜻하며, 날카롭고 미래적임과 동시에 포근하고 복고적이다. 기존의 그의 작품들의 보컬이 전달하던 단일의 정서들과 달리 본작의 위켄드는 상반되는 복수의 정서들을 동시에 환기한다. 그렇게 청자는 본작의 사운드와 보컬에서 동시에 느껴지는 상호대립적인 요소들에서 다시 한 번 위켄드의 섬세한 미학을 느끼고 감탄할 수밖에 없게 된다. Trilogy부터 Starboy까지 위켄드는 그만의 고유한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확장해왔다. 본작은 그 아름답고 뒤틀린 세계의 중심에 선 밝게 빛나는 황금도시의 어둡고 차가운 야경과도 같은 작품이다. Trilogy의 색채, Kiss Land의 방법론, Beauty Behind The Madness의 완성도, Starboy의 대중성을 모두 갖춘 After Hours로 위켄드는 그가 현 시대뿐만이 아니라 All-Time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어색하지 않은 아티스트라는 것을 재차 입증한다.
위켄드의 음악은 언제나 청자에게는 새로운 정서를, 시장에는 새로운 방법론을 환기했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그의 이름이 후대에는 마이클 잭슨이나 프린스와 같은 위치에 놓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1o492_reviews




이상하게 이번에 너무 리뷰가 마음에 안드네요...좀 퀄리티가 떨어져도 감안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위켄드 팬으로써 잘 읽었습니다.
하오벌은 위켄드만의 다크한 감성을 잘 드러낸 앨범이고
키스랜드는 믹테 때 했던거 했다고 욕먹었지만 그의 감성이 잘 드러난 앨범
그리고 BBTM은 팝을 조금 더 가미한 하오벌
스타보이는 다프트펑크 등의 뮤지션 참여로 완벽해진 팝앨범
애프터아워즈는 본문에서도 언급하셨다싶이 위 앨범들의 장점이 모두 합해진 명작이라 애프터아워즈를 가장 좋아합니다
앞으로 위켄드가 어떤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그럼 전 오랜만에 애프터아워즈 들으러 갑니다 다음 리뷰도 기대할게요!
제가 생각한 것도 딱 이거랑 같네요...전 개인적으로 HOB-BBTM-AH 순으로 좋아합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월이ㅓ러ㅏㅇ너히ㅏㅓㅣㅣㅣㅣㅣㅣ 으아ㅏㅏㅏㅏ 너무 좋아요 으ㅏ아아아아...개추! 개추! 개추!
감사합니다...ㅎ
너무 좋아요!!!!! 항상 너무 감사합니다! 이게 퀄이 떨어지는 거라면 전 옥상에서 떨어지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좋네요...자 저는 리뷰를 마쳤으니 님은 가서 그림을 그리십쇼
열심히 그리고 있습니다..! 근데 제 그림을 님 리뷰랑 비교하시는 건 좀.......제가 미안해지네요
최고의 아티스트입니다! 리뷰 잘읽었습니다이
위켄드 최고죠..감사합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추
감사합니다! 저도 떡붕어님 문학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추천 누릅니다
갠적으로 오션 담으로 가장 좋아하는 알앤비 아티스트인데 멋진 리뷰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사실 오션 더 좋아합니다)감사합니다!
리뷰 잘 봤습니다! 다음번에는 스캇 가능할까요??
저번투표에서 위켄드vs스캇 했었는데 위켄드가 이겨서 이번에 위켄드 하게 됐었네요...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스캇 리뷰는 작성할 예정입니다!
야자수 시절 위켄드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네요ㅋㅋ
리뷰 잘 읽었습니당
위켄드만의 섹슈얼한 감성은 너무 좋네요
저도 야자수시절 위켄드 한번만 다시 보고싶네요...도기스타일 리뷰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새 너무 바빠서 아직 글을 제대로 못 쓰고 있네요..ㅎ
최대한 빨리 올리겠습니당
왜 추천은 한번 밖에 못누르는 것인가... 글 잘읽었어용
감사합니다!
너무 극찬만 한게 아닌지.. 그래도 잘봤습니다
리뷰 작성할 때는 좋게 작성한다는 게 나름의 원칙이라서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켄드만의 서늘한 얼터너티브 알앤비.. 너무 잘읽었습니다!
추천 박고 잘 읽겠습니다!
오늘은 풍선이나 불어야겠군요.
저도 같이 불겠습니다! 후욱
글 너무 잘 읽었슴니다!!
혹쉬..가능하시다면 다음에 킹크룰 리뷰 부탁드려봐도 될까욥,,?
킹크룰은 아직 안들어봐서...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리뷰 쓸 정도 이해도가 생기면 고민해볼게요
암만들어도 저는 하오벌이랑 eos가 최고네요 ㅎㅎ
하오벌...못넘죠
사실 hob랑 ah만 들어봤는데 나머지도 들어보고 싶어지게 하는 리뷰네요
그러면 BBTM-별소년-뽀뽀나라-트릴로지 나머지 2장 순으로 추천드릴게요! 정말 다 매력이 있어서 듣기 좋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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