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ldy James의 음악을 어떻게 설명하고 어떤 계보에 위치를 시켜야 하는지가 조금 난감할때가 많다. 어떻게 보면 그의 길거리에서 마약 말고도 모든 것을 파는 그러한 이야기들은 1차 은퇴 전의 Jay Z가 생각이 날 법한데 Jay Z가 마약 kingpin의 이야기 였다면 Boldy James는 그러한 인과관계의 기승전결의 이야기를 피하면서 길거리의 인생이란 얼마나 피곤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전에 필자가 여기서 다룬 Roc Marciano의 Marcburg 이후 세워진 네오-클라시시즘? 그렇다고 하기에는 Roc Marciano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성과 모든 것을 얻고야 말겠다는 이야기는 Boldy James가 생존을 중심으로 한 랩 옆에다가 놓으면 약간 싸이코패스적인 기질이 있다. Mobb Deep 의 날카로운 긴장감 보다는 여유롭지만, 그렇다고 듣는 이들 모두 만족 시키려는 펀치라인 기반의 Clipse랑은 또 다르고. Griselda의 세계관에 포함이 됐지만 솔직히, Boldy James가 Griselda를 필요로 하는 것 보다는 Griselda가 Boldy James를 필요 하는 것이 훨씬 더 강한 느낌이다.
볼티모어의 마약 시장을 중심으로하는 The Wire에서도 Avon Barksdale, Stringer Bell, Marlo, Cheese등의 갱스터를 넘어 마약의 공급선을 가지면서 마약 시장 그 자체를 조절을 하려는 킹핀들 사이에서 마지막에 빛이나는 것은 조용하면서도 길거리, 갱의 수장이 아닌 일개 병사 출신의 Slim Charles다. 쇼에서 나오는 비유에 따르면 체스에서 상대방 쪽에 도달을 한 폰이 퀸이 된 그러한 느낌이다. Boldy James도 랩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
(The Wire 안 보신 분들은 진심 100% 추천합니다. 실제로 볼티모어에서 몇년동안 취재하던 기자의 글을 기반으로 쓴 TV 쇼로써 현실적이면서도 많은 래퍼들이 좋아하는 TV 쇼입니다. Pusha T의 My Name is My Name 앨범 제목도 이 TV 쇼에서 나왔던 명장면의 인용문일 정도로요)
하지만 Boldy James는 시각만 다른 래퍼들과 다른 것이 아니고 음악적으로도 굉장히 흥미롭다. Boldy James 같은 경우에 작년과 올해에 낸 앨범들을 보면 모두 한 프로듀서와 각잡고 앨범 통째로 만드는 앨범들이다. 또한 작년에만 4개의 앨범을 내는 기염을 토하는 정도의 작업량을 내면서도, 나온 4개의 앨범 모두 완성도 혹은 음악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좋은 앨범들을 냈다.
몰론 2020년에 낸 첫번째 앨범인 The Price of Tea in China (제가 쓴 리뷰는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도 훌륭했지만 그 바탕으로 한때 Vine에서 코미디언으로 활약했지만 인제는 프로듀서로써 Westside Gunn의 앨범에도 참여한 Jay Versace (Westside Gunn의 Pray For Paris에서 참여한 Versace)와 Versace Tape, 같은 디트로이트 출신인 재즈 뮤지션인 Sterling Toles가 프로덕션을 맡고 랩은 10년전의 녹음본으로 만든 앨범 Manger on McNichols, 그리고 의류 회사임에도 프로덕션도 하는 Real Bad Man이 프로덕션을 맡은 Real Bad Boldy 의 4개의 앨범은 Boldy James 가 10여년의 언더 힙합에서의 생활을 끝을 내고 새로운 힙합의 강자로써, Griselda의 신인 멤버지만 Griselda의 OG들이랑 맞먹는, 혹은 그 이상의 디스코그래피를 단 1년만에 만들어냈다.
Boldy James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 곡을 만드는 방법론에 관련되서 비트가 하라는 대로 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있다. 자기가 한 경험과 자신의 이야기들이 충분히 많아서 비트가 강요하는 방법론 사이사이 빈칸은 채울 수 있는 것은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Boldy James는 어떻게 보면 Alchemist에게 돌아갈 운명이였다. 다른 3 프로덕션 팀이 못 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Alchemist 보다 Sterling Toles이랑 했던 작업인 Manger on McNichols가 훨씬 더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앨범이라고 단언 해도 문제는 없다. 그렇지만 Boldy James을 실험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게하는 비트메이커, 프로듀서는 역시 10여년 동안 손을 맞춰온 Alchemist, 그것도 최근에 레벨업을 한 것 마냥 작년서 부터 히트작 다음에 히트작 다음에 히트작을 내기만 하는 타율이 MVP급인 Alchemist일 수 밖에 없었다.
트랙 리스트:
1. Double Hockey Sticks
2. Turpentine
3. Brickmile To Montana (ft Benny The Butcher)
4. E.P.M.D.
5. Steel Wool
6. Photographic Memories (ft. Earl Sweatshirt)
7. Speed Trap
8. Diamond Dallas (ft. Steve God Cooks)
9. Flight Risk
10. Illegal Search & Seizure
11. Fake Flowers (ft Curren$y, Freddie Gibbs)
12. 3rd Person
13. First 48 Freestyle
14. Drug Zone
Alchemist는 Boldy James가 정말로 마음에 드는 래퍼인 것 같고, 자기 자신을 시험을 할 수 있는 어떤 기준이 되는 것만과도 같다. 사실 Alchemist의 기존의 프로덕션, 예로 들자면 Conway와 작업을 했던 곡들이나 Prodigy와 함께 만들었던 프로젝트는 그 자체로는 깔끔하고 Alchemist의 완벽주의자 성향, 샘플 플리핑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안되는 그 매니악함을 잘 담아내기는 했어도 그래도 기존 붐뱁의 틀 안에서 지속적으로 놀았다. 붐뱁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좋은 곡들을 만들었지만 그래도 붐뱁은 붐뱁이지 뭐라는 말도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오프닝 트랙 Double Hokey Sticks의 MV>
하지만 Alchemist는 Boldy James랑 작업하면 왜인지 몰라도 프로덕션이 다이나믹하고 유동성이 있다. 통통 튀면서 어디로 갈지도 모르겠고 그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면서 너무나도 즐겁기도 하다. 오프닝 곡인 Double Hockey Sticks에서 Boldy James의 플로우에 맞춰서 그 만큼이나 틀에서 벗어나고 이상한 리듬을 그 바탕으로 깔고 간다. 물론 붐뱁의 샘플링과 드럼 루프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Boldy James은 언제나 그 경계선을 건들고 넘나든다. E.P.M.D에서 피아노의 스타카토와 리듬 사이에서 뻔할 수 있는 리듬감 사이에서 살짝 저는 듯한 플로우. 아니라면 Speed Trap이나 Flight Risk에서 예상을 벗어나는 드럼 패턴에도 끄덕 없이 자신 만의 벌스를 뱉는 Boldy James와 Alchemist는 서로의 최고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은 파트너십이다.
Curren$y 하고 Freddie Gibbs가 피쳐링된 Fake Flowers을 들어봐라, 불협화음과 킥 드럼과 하이햇으로만 찍어내는 비트는 무슨 재즈 아티스트들이 LSD를 하고 만들법한 멜로디라인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멜로디라인에 존재하지 않기에 직전인 퍼커션을 바탕으로 3 래퍼 모두 벌스를 뱉어내는데 아….들으면서 이렇게 대중적이고 실험적인 비트와 벌스들은 참 듣는 이에게 묘하게 즐거움을 준다.
정말 Alchemist의 최근 2년의 run은 놀라울 수 밖에 없다. Turpentine의 샘플 플리핑을 들어봐라. 정말….와….이건 뭐….어떻게 말해야 이 놀라움이 전해질까. 근데 그런 고민 할때 지속적으로 다음곡도 와 씨….말을 못 잇게 만든다. Roc Marciano와 협업해서 프로듀싱한 Photographic Memories도….내가 프로덕션을 가르치는 대학교수고 샘플 플리핑에서 가르치는 수업을 가르쳐야 된다면 진심 한 3주 이 곡 하나만 붙잡고 강의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2번 트랙/5번 트랙인 Turpentine/Steel Wool MV>
하지만 Alchemist가 이렇게나 실험적이고 경계선을 확장하고 그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이유는 Boldy James의 래핑 때문이다. Boldy James는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약간, 뭐랄까,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21 Savage는 모노톤하다고 초기에 욕을 많이 먹었지만 Boldy James 도 사실 21 Savage가 A Lot에서 보여준 그 피로감과 무게감에 지쳐서, 거의 무감각함의 목소리랑 비슷한 목소리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러한 모노톤, 목소리의 다이나미시즘이 없고 목소리 그 자체의 음악성이 그가 강하지 않는 부분은 오히려 그의 가사에 집중하게 만들고, 그는 가사에서 짧은 스토리들을 짜집기해서 만드는 더 큰 그림은 마치 라쇼몽 보다는 예술 영화에 가깝고 예술 영화 보다는 특정 목적성을 가지고 랩을 하기 보다는 현실 그 자체에 충실한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하지만 단순히 지루한 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프닝의 Double Hockey Sticks에서 중간의 비트 스위치 후에 거의 트랩적인 트리플렛 플로우에 가까운 플로우를 보여주는등, 알케미스트는 지속적으로 Boldy James에게 비트로 밀어붙인다. Benny the Butcher이 피쳐링 하는 Brickmile To Montana에서 Benny the Butcher의 에너지에 밀릴 수도 있는데도 Boldy James는 Benny the Butcher의 한줄 한줄을 맞추면서 big glock 20 hit like Manu Ginobili (NBA의 샌앤토니오 Spurs의 선수였던 지노빌리의 등번호가 20번) 같은 펀치라인들도 가볍게 날리면서 아무렇지 않은것 같으면서도 엄청난 벌스들을 뱉어낸다.
<13번 트랙 First 48 Freestyle MV>
비트들은 알케미스트의 커리어에서 실력적으로 가장 날카롭고, Boldy James은 이러한 비트들을 죽여놓지 않으면 알케미스트 팬들에게 영원히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알고 있는지 죽여놓을려고 엄청난 벌스들을 하나 하나 차곡히 쌓여간다. 정말 이 둘을 만나서 만드는 앨범의 완성도는 너무나도 높다. 안 들어봤으면 무조건 들어봐라,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자신이 있다.
결론:
평점: 9.1/10
추천곡: 전부 다.
첨엔 이게 뭐지..싶은데 계속 듣게 되고 그러면서 한곡씩 팍팍 꽂히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올해 나온 앨범중에 mach hommy 앨범이랑 더불어 제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저도 엄청 좋게들은 앨범!!
볼디, 락 마르시아노, 그리젤다 멤버들처럼 모노톤으로 랩을 잘한 앨범이 올해 뭐가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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