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블랙랩 콘텐츠는 힙합엘이에 올라가지 않는다. 이 글을 몇 주간 공지용으로 올린 후 조만간 게시판이 사라질 것이다. 안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더 이상 콘텐츠를 만들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확인해보니 2012년 1월 6일을 시작으로 총 207개의 강좌가 등록되어 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숫자다. 강좌를 올리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고 그것에 더 부흥하기 위해 노력을 해서 이만큼 왔다. 듣보잡이었던 나에게 게시판을 내어준 힙합엘이 운영자 히맨 형과 그 외 스태프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가지 확실한 건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아닌 나의 개인적인 상황 때문에 그만두는 것이니 오해는 없길 바란다.
블랙랩 운영과 레슨을 하며 '어떻게 힙합엘이에 강좌를 올리게 됐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처음 비트메이킹 강좌라는 걸 생각해내고 홈페이지를 만들었지만 오는 사람이 적어서 알릴 방법을 모색 중이었다. 그때 마침 자주 들어가던 사이트가 '힙합엘이'였고, 운영자 형에게 '나에게 비트메이킹 강좌라는 콘텐츠가 있으니 게시판 하나만 만들어달라.'라고 제안 메일을 보냈다. 얼마 후, 운영진과 상의 후 나온 결과는 처음부터 내가 전담하는 게시판이 아닌 'Tutorial' 이란 오픈 게시판을 만들어주겠단 것이었다. 이유인즉, 나는 네임밸류가 없고, 나 하나 믿고 게시판 하나를 내주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왜냐면 열정 하나 믿고 만들어줬는데 흐지부지 끝나면 힙합엘이 쪽에선 안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나 힙합과 관련한 강좌를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어줄 테니 그곳에 올리라는 것이었다. 사실 나라도 그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그 당시 듣보인 나에게 그런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Tutorial' 게시판이 생겼고 내가 만든 강좌들을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 당시엔 댓글 하나하나에 대댓글을 달며 열심히 운영했다. 그렇게 몇 년간 운영을 하던 중 힙합엘이에서 대대적인 리뉴얼이 한 번 있었다. 홈페이지 디자인과 구성 등을 싹 갈아엎는 작업이었다. 그때 내가 히맨형에게 게시판 이름을 '블랙랩'으로 바꿔달라고 제안했다. 히맨 형은 '많은 사람들이 'Tutorial'로 알고 있는데 바뀌면 안 좋지 않냐.'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테니 믿어달라고 해서 이름이 '블랙랩'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 시기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쭉 힙합엘이 내에서 블랙랩으로 쓰이고 있다.
힙합엘이를 그만두는 이유는 위에서도 잠깐 얘기했지만 콘텐츠를 만들 상황이 안되기 때문이다. 힙합엘이의 특징 상 콘텐츠가 꾸준히 업데이트 돼야 한다. 내가 최소 주 1개는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질 못했고 다른 게시판에 비해 텀이 길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때문에 나도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함과 동시에 부담도 되었다. 오랜 기간 콘텐츠를 만들면서 나름 개발한다고 했는데 이제는 더 만들기 힘든 상황이 됐다. 스스로 느끼기에 비슷한 아이템을 계속 돌려쓰는 듯한 느낌? 뭔가 더 새로워지는 게 아니라 포장만 바꿔서 나가는 상품 같았다. 그렇게 되면 보는 사람도 재미없고, 만드는 나도 재미없어서 서로 좋을게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럴 바에는 일단 쉬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만두는 것이다.
힙합엘이는 그만두지만 블랙랩 자체는 없어지지 않는다. 블로그와 페이스북은 그대로 유지가 될 것이다. 다만 당분간은 블로그에도 콘텐츠가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당분간'이 얼마나인지는 정확히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내가 음악을 그만두지 않는 한 다시 올라올 것이니 기대해주길 바란다. 그동안 부족한 강의에 추천과 댓글 등을 통해 보여주신 관심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잊지 못할 경험과 기회를 주신 힙합엘이의 히맨형과 모든 스태프분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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