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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La Soul 본인들에게 샤라웃받은 Cabin In The Sky 리뷰

title: Mach-Hommy온암2025.12.09 12:15조회 수 1351추천수 19댓글 19

Cabin In The Sky.png

De La Soul - Cabin In The Sky
*풀버전은 w/HOM Vol. 29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hausofmatters.com/magazine/w-hom/#29

 

https://youtu.be/HwnN0UDUSc0


음? De La Soul의 앨범을 재생하자마자 Gus Fring이 등장하는데? 분명 죽었잖아? 초인종, 초인종이 필요하다!  아, 그래. 팬들에게 제발 Gustavo 말고 본명인 Giancarlo Esposito라고 불러달라고 했는데, 종종 잊곤 한다. 그래요, Mr. Giancarlo. 절대적인 신뢰감을 주는 그의 육성을 듣고 있자면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 2008–2013)> 속 정장을 차려입은 신사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정작 그 본성은 <똑바라 살아라(Do the Right Thing, 1989)>의 Buggin' Out에 더 가까워보인다. 신상 화이트 에어 조던을 밟혔다고 성을 내던 그 젊은이가 눈에 선한데, 어느새 그도 느긋한 중년이 되어 동지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고 있다. 뉴스쿨(New School)은 말 그대로 올드스쿨(Old School)이 되었고, 옆에 앉은 학생들은 어느새 이만치나 늘어났다. 애써 웃어보이지만, 36년이란 세월은 마냥 웃음만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세월이 Dave의 이름과 함께 흩날린다. 그럼에도 우리는 웃는다. De La Soul.

최근 Earl Sweatshirt는 뉴욕 타임즈의 Popcast 인터뷰에서 ‘무조건 De La Soul을 들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대 도파민의 시대에 고리타분한 옛 힙합을 필수적으로 들어야만 한다는 주장이 가당키나 하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젊은 리스너들도 분명 많을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80년대의 Posdnuos, Maseo, 그리고 Trugoy the Dove가 그 발언을 들었다면 더 의아해했으면 의아해했지, 분명 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De La Soul이 Jungle Brothers와 유사한 시기에 힙합 씬에 등장했을 때, 이들이 힙합을 영원히 바꿔놓을 것이란 각오로 음악에 임했겠는가? Prince Paul이 [3 Feet High and Rising]을 프로듀싱할 때 — 물론 훌륭한 작품을 창조하려 노력했겠지만, 그것이 훗날 한 장르의 성서로 평가받게 될 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은 고안하기 어려운 라임이 좋은 MC의 기준이 되고 누가 더 멋진 옷을 차려입나 경쟁했던 시기에, 그저 그들 자체로 존재하며 하고 싶은 바를 이뤘을 뿐이다. 그리고 De La Soul이 수십 년 동안 힙합에 뿌리내린 계보도를 목도하라. 살아남은 두 이는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의 손을 꼭 부여잡고, [Cabin In The Sky]에 이르러 그 시간을 다시 돌아보고 있다.

[3 Feet High and Rising]이 히피적인 얼터너티브 힙합의 기준을 제시했고, 그 주역들이 몸담은 Native Tongues는 힙합 최초의 지성 있는 집단이었다. 그 중 Q-Tip이 A Tribe Called Quest를 이끌고 재즈 힙합을 정의했고, 핵분열과도 같았던 그 충격은 연쇄반응을 발생시키며 각지에서 독특한 스타일을 지닌 지성파 뮤지션들이 각성하도록 했다. 그 뒤로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당대의 주류와 조금이라도 달라지는 길을 택했던 얼터너티브 힙합 아티스트 중 De La Soul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이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Cabin In The Sky]는 그 장대한 영향력을 역추적하고 포괄하는 음반이다. 단순히 De La Soul만의 앨범이라기보다, 음악적 정수를 De La Soul 본인들의 스타일에 두고 자신들로부터 비롯된 그 오랜 세월을 힙합의 이름으로 오롯이 껴안는 작품이다. 그래, 필자의 권한으로 감히 표현해보자면 —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껏 들어왔고, 우리가 그리워했던 힙합이다.

나레이션과 큐레이터가 존재하는 앨범 컨셉, 곡 뒤에 포함된 짧은 스킷, 때로 코미디 연기자가 되는 참여진들과 1시간이 훌쩍 넘는 과한 볼륨까지. 우리는 [Cabin In The Sky]라는 박물관에 입성하자마자 익숙한 풍경을 조망하게 된다. 이는 초기 Native Tongues 소속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지만, <하늘의 오두막(Cabin In The Sky, 1943)>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본작이 훨씬 연극적인 성격이 강하다. 모든 출연진과 재회해 회포를 푸는 시트콤의 파이널 시즌 같기도 하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뮤지컬의 마지막 공연 같기도 하다. 유독 ‘마지막’이라는 인상이 본작에서 짙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Trugoy의 작고나 아티스트 본인들의 연령 때문만이 아니다. 앨범 한 장에 응축된 모든 원소들의 조합이 하나 같이 달관한 것처럼 무척이나 편안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턴테이블리즘의 미학 속에서 자연스럽게 연주되는 드럼 브레이크, 실제로 디제잉되는 것처럼 강한 생명력을 부여받는 샘플들과 베이스를 필두로 유기적으로 화합하는 악기들, 그 모든 것들을 포괄하며 살짝 낡아버리고 불균형해진 믹싱 상태까지 — ‘이것마저 힙합이었지’ 하며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Giancarlo의 목소리로 현세에서 Dave의 부재를 체감하지만, 음악 세계에서 Trugoy the Dove는 영원히 존재한다. “YUHDONTSTOP”의 오페라적인 오프닝은 De La Soul이 본작에서 선보일 음악 세계를 만발케 하는 신호탄과도 같다. “Me Myself and I”와 “Stakes Is High”를 오가는 아웃트로의 메들리처럼, 앨범 전반의 프로듀싱을 담당한 Supa Dave West의 비트는 롱 아일랜드의 오래된 시공간 어디에선가부터 출발하여 De La의 커리어 전체를 충만한 시대감으로 녹여낸다. 죽음 이후에도 그의 몫은 꼭 남겨놔야 한다며 강하게 주장하는 듯, Trugoy의 생전 작업물들은 고작 유품으로 남기를 거절하며 사이사이 적절히 배치된다. 일관적으로 소울풀하며 생기 넘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악적으로 두드러지는 대목이 부재하진 않는다. [3 Feet High And Rising] 시절의 디스코 잼과 사이키델리아를 잠시나마 재현한 “Will Be”와 “Cruel Summers Bring FIRE LIFE!!”와 라이브 핸드클랩과 아날로그한 신스를 교차시켜 멜랑꼴리한 톤을 자아내는 동요적인 “Petty Cake”, 가스펠과 네오 소울이 정력적으로 공존하는 “Believe (In Him)”은 대표적인 예시이다.

무엇보다 동부 힙합 역사상 최고의 프로듀서 2명마저 De La Soul의 음악에 조화롭게 녹아드는 광경을 목도하고도 흥미롭다는 말을 아낄 수는 없을 것이다. 총 3곡을 프로듀싱한 DJ Premier와 4곡을 프로듀싱한 Pete Rock은 각자의 특장점을 충만히 발휘한다. Preemo는 한때 Soulquarians를 위해 공헌했듯, Gang Starr로 대표되는 자신의 초창기 스타일을 Native Tongues 타입으로 자연스레 재해석해낸다. 특징적인 스크래치는 턴테이블리즘과 올드스쿨 힙합의 향수를 소환한다. 현악 샘플이 주가 되는 “Sunny Storms”와 관악 샘플이 주가 되는 “EN EFF”는 본작의 영화적인 톤앤매너에 완벽히 일조하고, 그만의 오리지널함이 돋보이는 드럼킷마저 보다 고전적인 드럼 브레이크에 유사한 패턴으로 연주된다. Pete Rock의 금속성 드럼은 빈티지한 질감의 소울 샘플과 완벽히 스윙한다. 전형적인 De La 타입인 “The Package”부터 본인의 최신 스타일이 묻어나는 “Different World”와 “Yours”까지 — 사운드 트랙 간 약간의 이질감마저 느껴지는 그의 믹싱은 되려 영혼이 깃들 틈을 주며 ‘Pete Rock’이라는 지문을 찍는다.

[Cabin In The Sky]는 힙합 음악의 정신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하나의 블록 파티와도 같다. 모든 참여진들이 적절히 일조하다가 적절한 시점에 퇴장하고, 아쉬움이 가시기 전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이 등장한다. 이들은 레드카펫 포토존에 서 형식적인 포즈만을 취하다가 사라지는 스타들이 아니다. 영혼을 나눈 친우들이자, 이 뮤지컬에 ‘진정으로’ 참여하는 출연진들이다. 그리고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힙합 내 De La Soul의 위상이 얼마나 거대했는지 체감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DJ Premier와 Pete Rock의 참여는 물론이고 — 개인 음반에서의 비애를 딛고 어머니와의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리는 Killer Mike, Gorillaz까지도 닿은 영향력을 상징하는 Little Dragon의 Yukimi, 30년이 넘어도 선배들에 대한 의리를 지키며 비트 위 버터처럼 슬라이드하는 Q-Tip까지만 해도 충분한데, 더 놀라운 참여들이 가득하다. ‘Bravehearts’를 연호하는 군중 사이에서 가장 멋지게 등장해 현 힙합 음악 동태에 대한 고찰을 남긴 “Run It Back!!”의 Nas와 DJ Premier가 J Dilla의 “Stakes Is High”를 자신 버전으로 해석한 듯한 “EN EFF” 위 Trugoy의 벌스를 서정적으로 오마주하는 Black Thought는 과연 최고의 MC다운 품격을 보여주었다. “Hey Young World”의 신화를 재현하는 Slick Rick 옆에서 종교적인 어휘로 여전한 통찰력을 뽐내는 Common과 목소리로 영적 온기를 더하는 Bilal 사이로 스쳐가는 Soulquarians의 자취까지. 모두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De La Soul을 위해 그 순간에 존재했다.

그리고 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무대 중앙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킨 주인공들에게 있다. 특히 커리어 사상 최초으로 단독 주연을 맡으며 앨범을 지휘해야 했던 Posdnuos의 책임이 막중했다. MC로서 그의 역량은 한 달 전 [Infinite]에서 Prodigy와 Havoc이 보여주었던 냉정함과는 대조적이면서도, 동일한 강점을 공유하고 있다. 화려한 랩 테크니션은 아닐지라도, 현명한 랩 리릭시스트인 Pos는 매 순간 신중하게 삶에 대한 고찰과 Trugoy의 부재를 짊어짐과 동시에 결코 감정적으로 과잉하지 않고 앨범의 일관된 감정선에서 쉽게 탈출하지 않는다. “YUHDONTSTOP”의 ‘Cindy said, "If y'all stop, then Dave stops," and that wouldn't be the sure shot’ 구절은 그가 [Cabin In The Sky]를 위해 어떠한 각오로 임했는지 단적으로 제시한다. 그는 삶의 예찬론자가 아니다. 그저 인정할 뿐이다. 간결한 비유와 서술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경험부터 음악 산업의 병폐까지 아우르는 그의 연륜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명료하게 느껴진다. 때문에 여정 끝에 생사의 중간 지점과 Dave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Palm Of His Hands”와 “Cabin In The Sky”에서도 — 그는 시적이면서도 과하게 드라마틱하지 않고, 개인적인 관점을 투영하면서도 감정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유지한다. 그저 사실은 사실로서 존재케 하고, 애도라는 행위에만 매몰되지 않는 진정한 원숙함이다.

얼터너티브 힙합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그룹이 멤버의 죽음을 극복하고 이전 협력자들과 재회하여 마지막 과업을 수행하는 음반. [Cabin In The Sky]를 듣다보면 자연스레 A Tribe Called Quest의 [We got it from Here… Thank You 4 Your Service]가 떠오르기 쉽상이다. De La Soul이 아우들만큼 급진적이지 않았듯, [Cabin In The Sky] 역시 [We got it from Here… Thank You 4 Your Service]에 비해 담대하거나 도전적이지 않다. 그저 그들 자체로 남아 품격을 지킬 뿐이다. 오두막 아래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소중한 이의 죽음을 감내하고 삶의 연속성을 인정할 때, “Don't Push Me”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오두막 위 Trugoy의 마지막 모습은 생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힙합 역사상 가장 유명한 구절을 활기차게 노래하며 유머러스하게 미소짓는 얼굴. 그것이 구름으로 가려지기 전 우리가 마지막으로 Trugoy the Dove라는 아티스트와 Dave Jolicoeur를 목격한 순간이다. 그 어떠한 위대함조차 비극적인 죽음으로 설명되기 쉬운 힙합에서, 그는 흔치 않게 그 찬란했던 삶으로 기억될 천운을 누릴 수 있었다. [Cabin In The Sky]는 그 천운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우리에게 제시했고, AI의 시대에 먼지 묵은 방에서 꺼낸 향수가 여전히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 더 소중해질 것이다.

천지의 중간지대에서 삶을 삶으로서 존치해 노래하다. Thank you, Dave. Thank you, De La Soul. To the cabin in the Sky.


 

블로그: https://blog.naver.com/oras8384/224102920836

 

Legend Has It 시리즈 중 단연 최고작이었습니다.

본문에서도 ATCQ 6집과 비교했지만, 충분한 시간만 지나면 그에 준하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연말에 힙합 AOTY급 앨범을 데라소울에게서 얻을 것이라 상상도 못했고, 그래서 더 기쁘네요.

여러 번 들으면서, 정말... 아, 그래. 이게 힙합이지. 라는 생각 많이 했어요 ㅋㅋ

특히 Run It Back!!에서 나스가 나올 때는 말 그대로 소름이 다 돋았었습니다.

마치 2025년 버전의 Live At The Barbeque를 듣는 것 같달까...

엔딩에서는 살짝 울었고...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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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페이크가 아니었답니다... ㅎㅎ

포스누오스 아저씨 스토리에 올라가고

데라소울 공계에 올라가고

감동해서 포스누오스 아저씨한테 장문의 DM 보냈더니 답장까지

나 죽어ㅓㅓㅓ어ㅓㅓㅓㅇㅇ어ㅓㅓ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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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 1 12.9 13:22

    엘이 최고 유명인 등극 ㄷㄷ

  • title: Mach-Hommy온암글쓴이
    12.9 17:07
    @릴랩스베이비

    아만드 해머, 파사이드에 이어 데라소울까지... 흑흑

  • 1 12.9 13:28

    진짜 ㅈㄴ 멋있고 부럽습니다 ㅋㅋㅋㅋ

     

  • title: Mach-Hommy온암글쓴이
    12.9 17:08
    @패션커쇼

    감사합니다하지만전멋있지않아요

  • 1 12.9 13:41

    하..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정성스런 글에 놀라고 올려주신 DM보고 또 놀랐습니다. De la Soul 형님들만 할 수 있는 걸 여지없이 또 보여주지 않았나싶네요. 거기에 Dj Premier나 Pete Rock같은 베테랑들이 De la Soul에 현재 딱 맞는 옷을 재단해서 입혀준거같습니다. 이번 메쓰어필 시리즈중에 제일 좋게 들었습니다. 이번 De La Soul앨범은 지금처럼 추운겨울에 들어주면 가슴 따뜻해지는 앨범이 아닐까요. 중간에 션샤인 주세요 하는 한국말도 들리는거 같은데 먹먹하더라구요. 늘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

  • title: Mach-Hommy온암글쓴이
    12.9 17:12
    @nasty2pac

    저도 아침에 일어나서 진짜 DM 답장이 온 걸 보고 놀랐습니다... ㅎㅎ

     

    한국어 들으셨다는 곡은 Day In The Sun (Gettin' wit U)인 것 같은디 선샤인 주세요는 아니고 Sunshine For Sale이었다고 하네요... ㅎㅎ...

  • 1 12.9 14:39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무심한 표정으로 서 있긴 하지만 누군가 말을 걸어주길 기다리는 느낌인가. 그 누군가를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맥킨리 딕슨이 왔을 때조차 생각보다 무덤덤했던 기억을 되돌려 보면 정말 힙합에 무관심해진 걸까, 하던 찰나에 이 앨범을 들었더니 이제 좀 생각 정리가 되는 것 같네요. 저는 음악을 기다린 게 아니라 사람을 기다린 것 같아요. 특히 2000년 이전 세대에 활동했던 음악에 영혼을 갈아넣어 본 이 늙은이들을 기다린 것 같더군요. 이전에는 소울쿼리언스의 네오 소울과 같은 운동이 힙합에서도 한 번 크게 일어나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미 그런 래퍼들이 꽤 많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니 그냥 과거의 인간들이 음악을 다시 해 주는 걸 기다렸나 봅니다. 클립스에서 의심이 들었고 데 라 소울에서 확신이 들더군요. 굳이 따지자면 제 올해의 앨범은 딕슨이 될 모양이지만 정작 힙합에서 어떤 만족감을 채웠던 순간을 돌이켜 보면 클립스와 데 라 소울이 생각납니다. 요새 90년대 힙합과 워낙 가까이 지내다 보니 음악과 그 역사의 가치에 대해서 이런 저런 재밌는 생각이 들고 있었는데 딱 타이밍 좋게 나와준 것에도 고마운 마음이네요. 그게 정말 자주 듣던 데 라 소울인 것이 더 고맙고요ㅋㅋ

  • title: Mach-Hommy온암글쓴이
    12.9 17:17
    @NikesFM

    음악을 기다린 게 아니라 사람을 기다린 것 같다는 말씀에 공감이 많이 가네요. 저도 요즘 제가 음악을 순수히 음악으로 소비하기보다는, 마치 일종의 브랜드나 하나의 이미지처럼 여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클립스가 본인들을 일컬어 '문화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했다면... 이번 데 라 소울 앨범은 '문화적으로 윤택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힙합 신보를 들으면서 "아, 바로 이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경험은 참 오랜만이었거든요. 나이와 상황은 변했다 한들 본작에 참여한 모두가 내가 기억하던 모습을 보여줘서 행복했습니다.

  • 1 12.9 17:40

    레이지나 하이퍼팝 같은 사운드도 정말 좋지만

    이런 올드스쿨이 주는 감동은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힙합다운 앨범이였어요

  • title: Mach-Hommy온암글쓴이
    12.9 20:25
    @Fishmans

    약간 낡아버리고 불균형한 소리가 나는 것마저 어쩜 그렇게 사랑스러웠는지 모르겠네요...

  • 1 12.9 20:59

    엘이 최고 아웃풋 ㄷㄷㄷ

    그러고보니 나왔다는 얘기만 듣고 아직 안 들어봤네요

  • title: Mach-Hommy온암글쓴이
    1 12.10 00:07
    @M.a.a.dCity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좀 길긴 하지만 그 시간이 결코 아쉽지 않은 앨범이었어요

  • 1 12.9 21:24

    유명해서 질투가 나는 것이 아니다.

    질투하고 보니 그 유명한 온암이었던 것이다.

     

    축하드려요! 항상 개쩌는 글 쓰기 쉽지 않은데

    그걸 매번 해내시는 모습이 너무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 title: Mach-Hommy온암글쓴이
    1 12.10 00:07
    @KangHosam

    저도이걸제가어떻게해내는가싶습니다이번에도시간에쫓기며겨우겨우완성했는데다쓰고보니까이번에도잘쓴것같네?

  • 1 12.9 22:54
  • 1 12.10 02:18

    온암님이 지니고 있는 지식들의 깊이가 너무나도 돋보이는 리뷰 글이었어요. 데 라 소울 공계에 올라오다니.. 완전 성덕이시네요.. ㅎㅎ 좋은 리뷰글 잘 보고 갑니다.

     

    온암님의 글은 항상 멋있네요.

  • title: Mach-Hommy온암글쓴이
    15시간 전
    @민니

    사랑받은 만큼 더 멋있는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 18시간 전

    미국은 온암의 리뷰가 두렵습니까?

  • title: Mach-Hommy온암글쓴이
    15시간 전
    @MarshallMathers

    매쓰-어필은 하우스 오브 매터스의 발전을 두려워합니까? 어서 공식 협업 제안을 하십 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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