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다 보니 꼬박꼬박 신보를 듣고 정리하는 데 도통 손이 가지 않네요. 그나마 휴가를 나와있는 지금 조금이나마 해둬야 글도 갱신하고, 다음 휴가(2월)에 할 연말결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가볍게 훑어보기로 했습니다. 좋게 들은 기억에 남는 앨범들 몇 개 골라봤고, 찐 연말결산 할 때는 목록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러프하고 가벼운 글로 생각해주세요.
탑스터는 전 장르 포함이지만 외게에는 힙합만...
Personal Top 9

Mac Miller - <Balloonerism>
<Balloonersim>은 상당히 유명한 미발매작이었다보니 발매가 결정되면서 많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상황이었죠. 저는 맥 밀러의 팬은 아니지만 사후 앨범 자체에 대단히 부정적인 입장이라 걱정이 좀 컸는데, 막상 발매되니 그런 걱정은 거의 무의미했네요. 몽롱한 프로덕션이지만 마냥 가볍다기보다는 밀러의 개인사와 엮이며 다소 깊이 있는, 비행이 아니라 침잠하는 앨범이지 않았나. 밀러라는 아티스트 혹은 개인에게 있어서도, 사후 앨범 관행에 관해서도, 앱스트랙 신에 있어서도 기억할 가치가 충분한 앨범입니다.
Earl Sweatshirt - <Live Laugh Love>
저는 <Some Rap Songs>가 나름대로 희망적이라고 보지만, 그럼에도 본래 얼 스웻셔츠는 대단히 우울하고 공허한 아티스트였음을 부정할 수 없겠죠. 그런데 <Live Laugh Love>의 얼 스웻셔츠는 분명히 달라졌어요. 작법 자체는 늘 그가 하던 일과 별다를 것 없는데 동시에 전혀 다른 정서를 품고 있네요. 얼 스웻셔츠와 낙관주의는 정말이지 어울리지 않아보이지만 그가 본작에서 보여주는 바이브는 원래 자기 옷인 것처럼 꼭 어울립니다.
R.A.P. Ferreira & Kenny Segal - <The Night Green Side of It>
여러 차례 저는 케니 시걸의 프로덕션을 좋아한다고 얘기했는데, R.A.P. 페레이라와의 합작 <The Night Green Side of It>에서 그야말로 고점을 찍어버렸네요. 재즈를 기반으로 떄로는 음산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초현실적으로 프로덕션이 이어지는 광경은 꽤나 매혹적입니다. 아주 특별한 개성이나 혁신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대단히 완성도 높은 비트가 가득해요. 케니 시걸의 비트 위에 올라타는 R.A.P. 페레이라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본작의 주인공은 확실히 케니 시걸이었습니다.
Billy Woods - <GOLLIWOG>
앱스트랙 힙합의 군주가 돌아왔습니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허슬하고 있네요.) 블랙페이스 그 자체인 인형 골리웍을 내세워 빌리 우즈는 영화적인 호러코어를 선보입니다. 스산하고 섬찟한 분위기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면서도 그동안 쌓아온 입지에서 나오는 다채로운 참여진이 더해져 그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도 가장 '즐길 만한' 앨범이 나왔어요. 마치 잘 만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포 영화처럼요.
McKinley Dixon - <Magic, Alive!>
후술할 강력한 후보가 나타나기 전까지 저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올해의 랩 앨범으로 매킨리 딕손의 <Magic, Alive!>를 꼽았습니다. (이제는 고민 정도는 필요할 듯 하네요.) 딕손이 꾸준히 보여주던 라이브감이 느껴지는 재즈 랩 프로덕션과 탄탄한 랩, 그 위에 펼치는 진중한 메세지는 여전합니다. 갈고 닦은 장인의 솜씨와 더불어 본작에서는 하드코어, 랩 메탈까지 뻗어나가는 장르적 확장과 포용, 더 뚜렷하고 강력해진 서사와 연출도 함께 하죠. 근 몇 년 간 우수한 작품만을 보여주던 딕손이 전작 <Beloved! Paradise! Jazz!?>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자랑하네요.
MIKE - <Showbiz!>
마이크 역시 매킨리 딕손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자신의 장기를 다듬으며 좋은 작품을 선보여왔습니다. (좋은 의미에서) 답지 않게 각이 살아있던 <Burning Desire>나 라이트한 방향성의 <Pinball> 시리즈와 다르게 <Showbiz!>는 <"Disco!">를 비롯한 마이크 본래의 색이 보다 강하게 묻어나는 앨범이에요. 먹먹한 로파이 속에서 샘플들이 부유하는 dj 블랙파워의 프로덕션도, 그 속에 자연스레 자리잡아 은은하게 풀어나는 마이크의 랩도, 늘 먹던 맛입니다. 하지만 장인은 별다른 기교 없이도 명품을 만들어내는 법이죠.
Preservation & Gabe 'Nandez - <Sortilège>
올해 힙합에서 가장 인상적인 프로덕션은은 프레저베이션과 게이브 난데즈의 합작 <Sortilège>에 있습니다. 게이브 난데즈의 랩이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저베이션이 빚어낸 압도적인 비트가 모든 단점을 무마합니다. 주술적이고 건조하며 다크한 사운드는 빌리 우즈를 비롯한 백우즈의 전매특허지만, 그 중에서도 급이 다르달까요.
아직 안 들었거나 이제 막 들은 앨범들
(* : 아직 안 들은 앨범)

De La Soul - <Cabin in the Sky>
저는 사실 과거의 전설의 복귀작을 그렇게 신뢰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신보 소식에도 그런갑다 하고 있었는데, 웬걸 반응이 엄청 좋더라고요. 그래서 기대감 max인 상태로 들어봤는데 올라간 역치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앨범이었습니다. 어쩌면 올해의 랩 앨범일지도...
* EsDeeKid - <Rebel>
원래는 전혀 들을 생각이 없었는데, KHL이었나 블로그였나 꽤 호평하는 글을 봐서 궁금증이 들어 들어볼까 합니다. 리틀 심즈 외에 영국 힙합은 또 오랜만인 느낌이에요.
Cities Aviv - <The Revolving Star : Archive & Practice 002>
늘 좋긴 한데 기억은 안 남는 (그런 부분을 지향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미묘한 인상의 시티스 아비브지만, <The Revolving Star>는 그간 들었던 그의 앨범 중에서도 상당히 상위권에 위치할 정도로 뛰어납니다. 85분이라는 러닝타임에 포기했으면 쪼끔 아쉬웠을지도 몰라요.
탑스터를 예쁘게 만들려고 9개로 끊다보니 아쉽게 들어가지 못한 앨범들이 좀 있습니다. 심즈의 <Lotus>를 비롯해서 <Alfredo 2>나 <God Does Like Ugly>, Huremic이란 명의로 파란노을이 발매한 <Seeking Darkness>, 각각 클립스와 데프헤븐, 스테레오랩의 복귀작인 <Let God Sort Em Out>과 <Lonely People With Power>, <Instant Holograms on Metal Film> 정도를 아차상에 넣고 싶네요. 아차상 탈락 후보(...)에는 클리핑의 <Dead Channel Sky>가...
이외에 아주 호평받은 로잘리아의 <Lux>는 제가 여성 아트 팝과 친하지 않은 관계로(...) 그저 그랬고 (대단히 완성도 높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내 취향이 아닐 뿐이야.) <Eusexua>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니나지라치의 <I Love My Computer>는 너무 MZ해서 별로였어요. 연초에 상당히 화제였던 제인 리무버의 <Revengeseekerz>는 가히 올해의 도파민이지만 저한테는 딱 그정도... 마루자의 <Pain to Power>의 경우 나쁘지 않지만 묘하게 뻔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솝 락은 두 장의 앨범을 냈는데 둘 다 늘 하던 거 한 느낌이라. 수단 아카이브는 전작 <Natural Brown Prom Queen>에 비해 강해진 댄스 바이브가 그렇게 잘 어울리지는 않았습니다. BCNR은... 아이작 우드 돌려놔라.




Kenny Segal 요즘 폼이 도랐습니다
HP 인스트루멘탈도 진짜 좋아하는데 이번 작도 진짜 좋았고 하여튼 진짜 잘해요
EsDeeKid ㅈㄴ좋습니다 꼭 들어보세요 ㅠ
?
?
Cabin in the sky는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사후앨범이라고도 볼 수 있을텐데 거장의 복귀작이든 사후앨범이든 양면 보두 다른 음악가들이 보고 배웠으면 싶은 퀄리티였습니다.
벌루너리즘도 정말 훌륭한 사후앨범이였고요
거장의 복귀작이나 사후앨범이나 좋은 케이스보다 망한 케이스가 많다는 점에서 (특히 사후앨범은...) Cabin in the sky도 벌루너리즘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네요
근본적으로 많이 듣기도 했고요ㅋㅋㅋ
20년대 빌리 우즈 커리어만큼 찬란한 전성기를 지낸 래퍼가 얼마나 있을지
사실 10년대에도 대단했거든요,,,
3x3탑스터 중앙에 있는 것과 2x3탑스터 1행3열, 2행 2,3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순서대로
Racing Mount Pleasant - Racing Mount Pleasant
Candelabro - Deseo, carne y voluntad
Cities Aviv - The Revolving Star : Archive & Practice 002
Oneohtrix Point Never - Tranquilizer
입니다
종게에 힙합 아닌 것도 코멘트 써놨어요
감삼다
케니 시걸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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