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인 미로를 중심으로 해석해볼까 합니다.
이는 정석적인 감상이 아니라, 코드화된 앨범을 강제로 열어 재끼기 위한 메타적 해석입니다.
거칠고 부주의할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우선 트랙 리스트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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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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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라고 (feat. BUM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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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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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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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C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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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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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r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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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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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D (feat. 인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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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y Mauve Inter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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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고 돌고 (feat. 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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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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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ap I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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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 Quit This Shit (feat. ILLI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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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ISJUSTHIS P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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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feat. D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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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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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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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Love (feat. DUT2, Street baby, GongGongGoo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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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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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라는 상징물은 원형적으로 입구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일단 첫 곡인 릿을 뜯어봅니다.
[1. LIT]
This that JUSTHIS back
마치 다듀, 해체 후 CB Mass
혹은 누명을 쓴 김진태 back again
아님 슈프림팀 믹스테잎
아님 등장 재지팩트
아님 혼자 다 이긴 16년의 씹새끼
전설에 대한 언급들. 리스펙.
자신의 복귀를 연결하면서 흐름을 이어갑니다.
전반적인 가사는 현재 저스디스의 스탠스를 드러내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후,
[1. LIT]
I’m lost in translation
걍 할 뿐이야 display를
뭐야 무신론자 앞에 예수
So lie or 해 경배를 It’s LIT
해당 코러스로 ‘display’라는 해당 앨범의 키워드 중 하나를 드러냅니다.
자신의 행위를 정의하는 듯한 가사.
아마 저스디스가 조금 더 힘을 실은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당 부분을 체크한 후 쭉 감상하다 보면,
[19. Lost love]
I’m lost in translation
걍 할 뿐야 display를
뭐 무신론자 앞에 예수
So lie or 해 경배를 it’s LIT
다시 한 번 해당 가사가 나옵니다.
이런 중복에는 의미가 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창작자라면 중복에 대한 강박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해서 저는 1번 트랙과 19번 트랙이 미로의 입구와 출구를 의미하는 게 아닌가 가설을 세웠습니다.
트랙리스트를 도면화하여 미로라는 상징과 겹쳐둔 게 아닐까 싶어서요.
여기까지 확인하자 얼추 끼워 맞춰지는 부분이 생깁니다.
1번 트랙과 19번 트랙의 중간 지점의 인터미션이죠.
10번 트랙인 Dusty Mauve Intermission입니다.
스무 수록곡 사이에 8분 가까이 긴 인터미션을 넣는 것에서 중요성을 눈치 깔 수 있는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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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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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라고 (feat. BUM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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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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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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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C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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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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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r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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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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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D (feat. 인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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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y Mauve Inter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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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고 돌고 (feat. 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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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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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ap I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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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 Quit This Shit (feat. ILLI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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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ISJUSTHIS P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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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feat. D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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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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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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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Love (feat. DUT2, Street baby, GongGongGoo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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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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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CD1과 CD2 사이에 긴 분절 지점을 넣었을까요?
해당 트랙의 이음새를 살펴보고자 9번 트랙과 11번 트랙을 확인하겠습니다.
[9. VIVID]
기억나 초등학교 5학년 때 still vivid
학교에서 가르쳤던 건 외모지상주의지
난 내 옆자리 (?)가 이뻐 보이니
좋아했었는데 그런 나한테 느꼈어 guilty
[11. 돌고 돌고 돌고]
아빠는 항상 트렁크 팬티에 난닝구를 입으셨지
트라이 쌍방울 아니면은 BYC
같이 목욕탕에 가면 있는
조그만 목욕 의자에 혼자 쪼그려 앉아
투명한 베란다 미닫이 문을 닫아
인터미션을 기점으로 두 곡은 유년을 다루고 있음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해당 곡을 표기하면 트랙은 이런 식의 구성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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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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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라고 (feat. BUM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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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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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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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C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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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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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r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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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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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D (feat. 인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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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y Mauve Inter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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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고 돌고 (feat. 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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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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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ap I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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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 Quit This Shit (feat. ILLI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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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ISJUSTHIS P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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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feat. D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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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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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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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Love (feat. DUT2, Street baby, GongGongGoo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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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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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트랙과 19번 트랙에서 반복되는 ‘I’m lost in translation’을 위시한 가사들.
구조적으로 중심에 해당하는 인터미션.
그리고 양옆의 유년을 다루는 곡들.
이 앨범이 현재에서 유년으로,
그리고 유년에서 어느 다른 끝으로 달려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편을 확인해야 할 테니, 19번 트랙을 보겠습니다.
[19. Lost Love]
공장에서 찍혀 나온 **
무신사내 존나 나는 **
코에 분필 존나 티 나 **
누가 사랑했다고? 쪽 팔려
너를 믿었던 게 쪽 팔려
1번 트랙에서 보이던 권태로운 안정감과는 또 다른 불길하고 불안정한 에너지가 엿보입니다.
[19. Lost Love]
잔고는 찼어 니가 듣기 싫음 꺼 왜 내 입을 막아
난 할 거니까 no filter 내가 하고 싶은 말
해당 가사도 현 시점의 저스디스를 다루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이런 전제들을 생각해봤을 때,
(현재)-(중간)-(유년)-(인터미션)-(유년)-(중간)-(현재)
이런 식으로 트랙이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10번 트랙 Dusty Mauve Intermission으로 돌아가겠습니다.
Dusty Mauve는 탁한 톤의 무채색화된 컬러입니다.
색채는 감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때 자주 다루는 도구죠.
색채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 보았을 때,
해당 인터미션이 단순한 (사이)로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양 극단의 두 현재가 섞이는 지점.
일종의 교차로를 뜻하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1번 트랙의 허승과 19번 트랙의 저스디스가 인터미션 구간에서 만나는 것이죠.
해당 앨범은 허승과 저스디스라는 두 자아를 display하는 앨범이며,
색(자아)의 분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LIT의 허승은 VIVID에서 다뤘듯이 사랑을 아직 믿고 있는 상태의 자아.
Lost love의 저스디스는 사랑을 상실한 자아로서 양 극단에 배치된 걸로 보입니다.
다시, 트랙리스트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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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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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라고 (feat. BUM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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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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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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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C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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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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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r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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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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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D (feat. 인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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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y Mauve Inter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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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고 돌고 (feat. 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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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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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ap I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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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 Quit This Shit (feat. ILLI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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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ISJUSTHIS P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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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feat. D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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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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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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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Love (feat. DUT2, Street baby, GongGongGoo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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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HOME
유독 눈에 띄는 지점이 있습니다.
20번째 트랙 HOME HOME이죠.
1/9-10-11/19
이런 도식에서 삐져나와 있는 20번째 트랙은 집(바깥)입니다.
두 자아의 완벽한 분리 끝에 저스디스는 집으로 나옵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듯이, 양 극단의 만남 끝에 탄생합니다.
아이가 자궁을 통해 태어나듯이, 파멸적인 현재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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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앨범의 유기적인 결이나 트랙 구성법을 인지한 채로
앨범을 감상하시면 좀 더 정돈된 결로 느껴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이 부족한 관계로 극단적인 해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결을 보시면 다른 분들이 더 잘 느끼실 거 같아서 적어봅니다.




깔끔하고 좋네요
같은생각입니다
가장 드러나있는 지점인듯 지도같은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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