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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번 끄적여 봄... 인더스트리얼의 역사

늒네6시간 전조회 수 95추천수 2댓글 1

1980년대의 영국은 극심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마거릿 대처 정부는 이른바 ‘영국병(British Disease)’으로 불리던 만성적 경기 침체와 비효율적 산업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시행했다. 규제 완화와 민영화, 노동조합의 약화는 단기적으로 국가 경제의 효율성을 높였지만, 그 대가로 실업률과 빈곤률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통적 산업지대였던 북부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은 몰락했고, 도시 빈민층과 청년층 사이의 불만은 폭동과 인종 갈등으로 표출되었다. 당시 영국 사회에는 ‘무너지는 제국의 잔향’과 같은 퇴폐적 정서가 팽배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문화 전반에 걸쳐 깊게 스며들었다. 이것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1973년의 제1차 오일 쇼크는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며, 특히 미국 사회에도 심대한 충격을 가져왔다. 전후 낙관주의는 붕괴했고, 1960년대 히피 세대가 믿었던 평화와 사랑의 이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허무주의와 냉소, 체제에 대한 불신이었다. 바로 그 분위기 속에서 펑크(Punk)가 등장했다. 펑크는 화려한 록 음악에 대한 반발이자, 실업과 절망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날것 그대로의 분노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펑크조차도 곧 상업화의 물결에 휩쓸리며, 그 급진적 에너지는 점차 희석되었다.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등장은 바로 이러한 펑크 이후의 진공 상태 속에서 이루어졌다. 인더스트리얼은 펑크가 제기한 사회적 저항의 언어를 계승하면서도, 그것을 훨씬 더 실험적이고 냉정한 방식으로 확장시켰다. 이 새로운 음악은 단순히 ‘시스템에 대한 분노’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 구조의 붕괴 이후 등장한 탈산업 사회(post-industrial society)에서 인간이 처한 실존적 공허를 드러내는 데 목적을 두었다. 정보와 기술이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하자, 예술가들은 이에 대한 반응으로 기계적 소음, 왜곡된 전자음, 파편화된 인간의 목소리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감각을 표현하고자 했다. ‘인더스트리얼 음악(Industrial Music)’이라는 용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아방가르드 예술가 몬테 카자자(Monte Cazazza)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다. 그는 이 용어를 “음악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선언”으로 이해했다. 이후 영국의 행위 예술 그룹 COUM Transmissions이 이 개념을 이어받아 음악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Throbbing Gristle(스로빙 그리슬)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레이블 이름을 Industrial Records라 명명하며, “Industrial Music for Industrial People(산업사회를 위한 산업음악)"이라는 슬로건 아래 새로운 미학을 제시했다. COUM Transmissions는 이미 1960년대 후반부터 극단적인 퍼포먼스로 사회적 금기를 도발해왔다. 그들의 공연은 종종 신체 훼손, 성적 이미지, 그리고 불쾌한 소리로 구성되었으며, 이는 단순한 충격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비인간화된 감정 구조를 폭로하는 행위 예술이었다. 이들의 실험은 다다이즘과 아방가르드 예술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전자기술과 녹음기술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사운드 영역을 개척했다. 결국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탄생은 단순한 음악적 변형이 아니라, 산업화 이후의 인간 경험을 재해석하려는 철학적 시도였다. 이 장르의 창시자들은 전통적 음악의 조화와 미학을 거부하고, 대신 불협화음과 기계음을 통해 현대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비추었다. 그들의 작품은 공장에서 울려 퍼지는 소음, 프로파간다 방송의 왜곡된 목소리, 그리고 반복되는 기계 리듬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이는 청자에게 불쾌함과 몰입을 동시에 유도했다. 이렇게 인더스트리얼 음악은 펑크의 사회 비판적 에너지와 아방가르드의 실험정신이 결합한 결과물로, 20세기 후반 산업사회의 붕괴와 기술 문명의 폭력성을 예술로 변환한 표현 양식이었다. 그것은 단지 음악이 아니라 시대상을 반영하는 예술 작품이였며 기술과 인간 문명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일종의 철학적, 예술적 질문이였다.


스로빙 그리슬과 카바레 볼테르

스로빙 그리슬(Throbbing Gristle)은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기원을 상징하는 동시에, 예술과 불쾌감의 경계를 해체한 급진적 실험의 원형이었다. 그들의 창작은 기술적 미래상이나 진보적 유토피아가 아니라, 공포와 포르노, 그리고 불안한 인간의 정신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Chris Carter, Peter Christopherson, Genesis P-Orridge (본명 Neil Megson), Cosey Fanni Tutti (본명 Christine Carol Newby)로 구성된 이들은 심리적 트라우마와 사회적 병리를 음악으로 기록하고, 기계적 시스템에 의해 분열된 주체의 내면을 소리로 재현하려는 시도를 했던 것이다. “죽음의 공장에서 나온 음악”이라는 부제가 달린 1977년의 데뷔작 Second Annual Report는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정체성을 규정한 앨범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청취자의 감각 체계를 교란하여 ‘감정의 해체’를 유도하고 사회적 억압이 감각적 형태로 표출되어 카타르시스적인 해방을 유도하며 기계에 의해 희생된 생명을 상징하기 위 불협화음 가득한 전자음, 공포에 질린 비명, 무조로 연주하는 기타, 파운드 사운드를 사용했다. 프리 재즈 즉흥 연주를 도입하고, 구체 음악과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젠의 아방가르드 음악을 참조하였다. 이들의 공연은 그 소음만큼이나 도발적인 멀티미디어 쇼와 함께 했는데, 여러 괴상한 악기들을 사용하거나, 관객들에게 엄청나게 밝은 조명을 비추거나, 금기(영국 파시스트 연합의 상징, 나치의 스와스티카 문양)을 그들의 상징으로 사용하거나, 각종 성적 행위들을 상징화하며 그들의 행위 예술의 길을 개척하였다.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Before and After Science와 론 기신(Ron Geesin)의 Electrosound에서 영감을 받은 이후의 D.O.A.(1978)는 보다 구조화된 전자음 실험으로, 잡음의 조직화와 반복적 패턴의 조합을 통해 공장, 창고, 조립 라인의 기계적인 풍경에 초점을 맞추었다. 20 Jazz Funk Greats(1979)는 이러한 실험 위에 댄스 리듬과 신디사이저의 접근성을 결합하며, 훗날 신스팝과 테크노의 태동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Heathen Earth(1980)와 Mission of Dead Souls(1981)에 이르러 그들의 음악은 점점 더 심리적 의식의 확장, 즉 프로이트적 무의식의 음향화로 발전하였다. 이 시기의 스로빙 그리슬은 음악을 사회적 언어로서 사용하기보다, 문명적 억압이 산출한 감정의 잔여물로서 ‘소리’를 조형하는 예술적 실험체계를 구축했다. 영국 셰필드에서 결성된, 다다이즘의 시발점이 되었던 취리히의 동명의 카페를 명칭으로 하는 그룹 카바레 볼테르(Cabaret Voltaire)는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며, 기술적 매체와 정보 흐름에 대한 탐구를 중심에 두었다. Richard H. Kirk, Stephen Mallinder, Chris Watson으로 구성된 이들은 초기에는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의 기계적 미학과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초기의 실험적 사운드스케이프에서 영향을 받았다. 그들의 초기작 Mix-Up(1979)과 Three Mantras(1980)은 테이프 루프, 왜곡된 보컬, 단절된 리듬의 콜라주로 이루어져 있었다. 1980년대 초반에 접어들며, 카바레 볼테르는 점차 리듬 구조와 대중적 접근성을 강화했다. Red Mecca(1981)는 중동적 선율과 미니멀한 전자 리듬을 결합하였고, 2x45(1982)는 훵크적 비트와 반복적 베이스 패턴을 통해 신체적 에너지의 순환을 강조하는 사운드 실험으로 나아갔으나 그들의 후기 작품들은 점차 인더스트리얼에서 멀어져만 갔다. 이러한 변모는 인더스트리얼의 음향 미학을 클럽 문화 및 전자댄스음악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그들의 음악은 뉴 웨이브와 일렉트로닉 댄스로의 이행을 가속화했다.


이정도 끄적여봤는데 어떤거같음? 아직 글 완성된건 아니라 어떤지 평가좀 해주세용

아 근데 읽다보니까 스카루피 글이랑 너무 비슷한거같다

수정 좀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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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4시간 전

    정보글 정말 귀하네요 ㅠㅠ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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