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스캇 레이블 쇼케이스 시리즈의 속편은 주목을 받으려 노력하는 소속 아티스트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준에 불과하며, 이들을 도우려는 의지가 없어보이는 레이블 수장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세기의 이변처럼, 휴스턴 래퍼 트래비스 스캇의 Cactus Jack 컴필레이션 두번째 편인 Jackboys 2에서 가장 먼저들리는 목소리는 그가 아닙니다. 청취자들을 레이블의 변질자같은 세계로 이끄는건 텍사스 랩의 아이콘 UGK의 멤버 Bun B로, 가상의 라디오 인터뷰 형식으로, 휴스턴이 랩의 중심지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30초 짜리 수많은 신화화와 대담한 포부가 담겨있는 인트로에는, Bun B가 DJ Screw가 남긴 엄청난 영향력과 이상적 캔디 페인트 이미지를 언급하고, Jackboys 2가 전국에 휴스턴 시대가 왔음을 납득시킬 앨범이 될거라고 눈이 휘등그래질만한 선언을 합니다. 그 발언은 너무 단호하게 전달되어서, 귀에 꽃이는 순간 오히려 약간 비꼬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는 트래비스 스캇의 자기확신과 일치합니다. 2019년 Jackboys가 발매된 이후 몇년동안, 온갖 비극과 타블로이드식 가십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랩씬에서 분노를 상징하는 슈퍼스타로서의 입지를 거의 위협받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거대 적색거성처럼 팽창해왔고, Astroworld와 Utopia같은 거대한 스펙터클을 앞세워서 굿즈와 티켓 판매에서 놀라울 정도로 꾸준한 영향력을 발휘해왔습니다.
하지만 Cactus Jack의 수장으로서의 트래비스 스캇은 다소 무심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Don Toliver를 비롯해서, 2021년 계약 이후 앨범 하나와 존재감 없는 EP 몇장을 발매한 SoFaygo, 2018년 이후 정규앨범이 단 하나뿐인 Sheck Wes, 그리고 새로 영입된 Wallie the Senset같은 아티스트들에게 이 판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Jackboys 2는 이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또다른 시도로, 트래비스 스캇이 이끄는 아티스트들이 재능을 펼칠수 있도록 블록버스터급 이벤트를 꾸려보려는 시도입니다. 하지만 1편과 마찬가지로, Cactus Jack 소속 아티스트들은 여전히 조연처럼 머무르며, 본래부터 제한적인 인재풀의 기회를 더욱 줄이고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는 특히 전형적인 트랩과 레이지 사운드 프로덕션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의 틀을 그래도 따르면서, 개성이나 독특함으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습니다. 윙윙거리는 신스와 쾅쾅거리는 스네어는 여러 곡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그 중심에 서 있어야할 트래비스 스캇 본인의 진정성있는 노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결국 이 앨범은 분노를 이르킨다기 보단, 오히려 잠이 오게 만드는 결과물로 마무리됩니다.
마치 이 팀은 트래비스 스캇의 앨범(그리고 좀 축소된 형태로는 Don Toliver의 2021년작 Life of a DON같은 솔로앨범)에서 느껴졌던 '대형 시네마틱 이벤트'분위기를 아무런 기반도 없이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옮기려 한듯 합니다. 시작부터 그 한계는 분명하죠. "Champain & Vacay"는 Waka Flocka Flame의 애드립을 등에 업고 문을 박차고 나와야할 트랙이지만, 차분하고 멍한 신스 위에 얹힌 트래비스 스캇의 영혼 없는 푸샤티 디스는 어색할정도로 산만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만 합니다. "2000 Excursion"에서 트래비스 스캇이 "트랙 위에선 좆도 신경 안써 / 녹음된 곡 위에서도 좆도 신경 안써"라고 랩할때쯤, 정말로 그가 아무것도 신경 안쓴다는 말이 사실인것처럼 느껴집니다. Jackboys 2에서 등장하는 슈퍼스타들의 장식조차 형식적인 느낌을 지우기 어렵죠. "Kick Out"의 21 Savage의 유령같이 흐릿한 애드립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Where Was You"에선 Futrue와 Playboi Carti의 그저 그런 F1LTHY 비트 위에 의무적인듯이 얹힌 느낌을 줍니다. 이는 본래 목적과 정반대가 되는 아이러니한 결과죠.
Jackboys 멤버들이 트래비스 스캇과의 케미나 실력을 보여줄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이들은 마치 함께 연습도 안하고, 토너먼트 때마다 체육관에서 얼굴 한번씩 비추면서 인스타에 올릴 하이라이트만 뽑아가는 AAU 농구팀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반가운 장면들도 가끔씩 튀어나옵니다. 대기권을 뚫으려는것 같은 Don Toliver의 오토튠 보컬, "Can't Stop"에서 Wallie the Sensei가 선보이는 달콤한 멜로디, 그리고 "ILMB"에서 프로듀서 AM의 은은한 전자음 위로 펼쳐지는 Sheck Wes의 자유분방한 반복 랩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팀원들을 성공적이 위치에 세우는것이 무언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부족해보입니다.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프로듀서들의 이름이 크레딧에 올라와 있음에도, 결과물은 평면적인 질감의 비트들일 뿐이죠. 그저 효율만 따진 전형적인 레이지와 트랩 비트들이 배경에서 윙윙거리면서 흐를뿐, Sheck Wes와 SoFaygo에게 주어진 몇 안되는 기회조차 오피움 스타일의 모방에 불과하는것처럼 밋밋하게 들립니다.
Jackboys 2의 목적은 대체 무엇일까요? 가장 냉소적인 시각에서 보면,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트래비스 스캇 feat누구누구"형식의 앨범일 뿐이며, Harmony Korine에게 단편영화를 하나 더 찍을 기회를 주고, 트래비스 스캇이 또 한번 머천다이즈를 팔기 위해 존재하는 작품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해석 역시 충분하지 않습니다. 트래비스 스캇이 Jackboys 2에서 진심어린 태도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순간은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SHYNE"에서 Glorilla의 시끄럽고 거친 에너지를 맞춰주는 모습이나, "Beep Beep"에서 SahBabii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장면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이 프로젝트가 Cactus Jack 레코즈 소속 아티스트들의 성과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마추는것도 아닙니다. 결국 이 작품은, Don Toliver와 그의 안정적인 입지 정도를 제외하면, 트래비스 스캇이 과연 누군가의 커리어를 끌어올릴 역량이 있는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오컴의 면도날처럼 이 앨범이 각 아티스트들의 느슨한 트랙들을 대충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며, 적어도 이름만큼은 Jackboys 크루가 아직 존재한다는 물리적 증거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로 인해 Bun B가 인트로에서 한 미완의 약속이 떠오르며, 도시에서 가장 큰 스타의 미래 비전이 이렇기 공허하게 들린다는 사실에 씁씁한 마음이 듭니다.
번역 잘못한 부분이 있어서 다시올림
팝파아아..
말벌 이거 뭔데 자꾸 올리는거임ㅋㅋㅋㅋ
이거만큼 내취향인 사진 못찾음
첫문장부터 극딜 오지게 들어가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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