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s Davis - Bitches Brew (4 / 5)
초현실적으로 뒤섞이는 홍등가
이곳 저곳 부딪히고, 튕기며 귓속을 가득 메우는 흐름. 아니, 이걸 흐름이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흐르긴 하지만, 흐름은 아닌 무언가. 그렇게 흐르는 것이 지어내는 공간은 없다. 단지 흐르는 곳을 따라가보면 무언가 끈적히 관계를 맺는 것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관계가 13명의 빅밴드 구성으로 대량으로 얽히는 이 무언가는 흐르는 것이 아니라 관계로서 알 수 있다. 창녀들이 몸을 팔아 유지하는 곳, 홍등가와 비슷하다고. 하지만 이 앨범은 홍등가가 아니다. 홍등가의 현실을 녹여 공간을 시간의 개념으로 흘리는 것 이다. 이 앨범에서 드러나는 현실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물과 같다. 그렇게 이곳 저곳 부딪히고, 튕기며 귓속을 가득 메우는 홍등가는 초현실적이다. 초현실적으로 뒤섞이는 홍등가. 그렇게 나는 이 앨범을 정의했다.
그렇기에 이 앨범을 트는 순간, 우리는 제일 먼저 낯섦을 느낀다. 갑자기 쳐들어오는 평소 재즈에서 듣지 못한 수많은 인원의 가지각색 연주 소리에 말이다. 그렇게 퍼져나가는 악기들의 소리에 나 또한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왜 좋다는 거지?” 란 생각에 끈 적이 있다. 하지만, 내가 처음 말했듯 이 앨범의 진가는 그 퍼지는 악기들이 결국 사운드의 빈공간을 가득채워 합쳐질 때이다. 그때 발생하는, 뒤섞임에 나타나는 홍등가는 우리에게 낯섦을 주면서도 동시에 유흥을 준다. 신나기야 하지만 그 소리의 파동에 그대로 떠밀려 나갈 것 같은 느낌, 홍등가에 거닐다가 나 또한 시간속에 흐를 것 같은 느낌, 그게 이 앨범만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초현실적 홍등가에 흘러들어가면, 마치 환상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일어난다. 왜냐하면 이 홍등가라는 물은 홍등가처럼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으로 뒤틀리며, 마치 흔들거리는 잔 처럼 현실이 흔들거린다. 흔들림에 따라 유곽과 창녀들이 마구 뒤섞이며 우리 또한 그 속에서 삶을 초월한 초현실을 맞이한다. 때때로 홍등가처럼 보이지 않기도 하지만, 그 신음소리만은 증표로 피워오른다. 그렇기에 초현실의 홍등가에 들른다기 보다는, 체험하는 것에 가까운 앨범이며, 그 체험의 일대기가 시간적으로 흘러 1시간 45분짜리의 앨범이 된다.
또한 이 앨범은 마일스 데이비스의 기술적 극치라고 할 수 있는데, 전작 in a silent way에서 보인 바 있던 일레트릭 사운드를 재즈의 구성원으로서 전혀 어색함없이 한대 어우러져 더욱 어떠한 새로움보다 재즈스럽고, 어떠한 새로움보다 훨씬 새로운 시간을 열었으며, 또한 in a silent way에서 18분을 38분으로 늘리는 마법을 보여준 테오 마세로는 여기서도 테이프를 옮겨 붙여 퍼져나가는 흐름에서 홍등가로 엮어내어 편집마저도 재즈스러운 경지에 이르렀다. 또한 13명이라는 흔치 않은 규모로 만들어진 빅밴드는 다른 앨범에 없는 맥시멀한, 거대한 교향곡 같이 커다란 사운드를 보여주다가도 한없이 퍼져나가는 즉흥 연주를 선보이는데, 이는 무한한 재즈의 사운드 그자체다. 그리고 여기에 접목된 신문물들이 빛을 발하며 단 하나뿐일 거대하게 흐르는 초현실적 홍등가, bitches brew가 만들어진다.
결론적으로, bitches brew는 마치 칸예의 5집과 같이 맥시멀하면서도 재즈의 초월을 보여준 작품이다. 초현실적으로 흐르는 이 사이키델릭함은 다른 재즈 앨범들보다 확실히 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허나 나는 이 앨범에 4점을 주었다. 왜냐하면, 첫째로 1시간 45분 동안 그 예상할 수 없는 사운드를 계속 들어야 한다는 건 나에게는 꽤나 고역이었기 때문이다. 엠비언트 사운드면 몰라, 즉흥으로 난무하는 사운드를 1시간 45분, 105분 동안 듣는 건 내게 있어 큰 도전이었다. 둘째로, 사운드에 대해 말은 길게 했다만 실은 이 사운드를 많이 듣고 싶지는 않다. 대단한 건 느껴지지만 손은 안가는 그 느낌, 다들 알지 않는가. 내가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려 했다면 5점부터 주고 시작했을 테지만, 음악이라는 예술에 손이 안간다는 것은 그만큼 멀리하고프다는 뜻이다. 그렇게 남긴 4점이지만,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음 싶다. 분명 훌륭한 사운드라는 확신은 변치 않기 때문이다.
이거 얼른 들어야하는데
빨리 들으세요
다들 댓글도 안달고 추천만 누르네.. 후추선감
스프에 후추 뿌려 먹으면 맛있어요
파노 올렸을 때랑 반응이 너무 달라서
역시 다들 재즈엔 관심이 없는건가 싶은...
기습 홍보를 하자면, bitches brew란 이름을 짓는 데에는 그의 아내였던 베티 데이비스의 영향이 컸다는 썰이 있습니다. 그녀는 워낙 성적으로 자유분방하고 더티한 훵크음악의 아이콘이다 보니 뭔가 음악과 잘 어울리는 것도 같고.. 지미 헨드릭스와 함께 마일스 데이비스가 퓨전으로 나아가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되니 관심 있음 다들 들어보십시오!
오호 감사합니다
아직 재즈 에센셜도 다 듣지 못했지만
언젠가 시간되면 들어볼게요!
겁나 더티한 맛에 듣는 뮤지션입니다. 단점이라면 앨범마다 인상이 좀 비슷비슷하다는 점입니다만 들어볼만 합니다.
Mile david가 몇명이 모여야 miles davis가 될까요. (진짜 모름)
아재개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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