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y woods - Aethiopes
그는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은 굴절이다. Aethiopes는 입을 벌린 앨범이 아니다. 이는 주검의 이빨 사이를 비집고 나온 바람의 언어이며, 들릴 듯 말 듯한 음성으로 엮인 어떠한 불길한 자서전이다. 아프리카에서부터 브루클린에 이르는 그림자들은 여기서 일대의 지도도 없이 흘러다니고, billy woods는 그 망각의 수로를 따라 고의적인 이탈의 보폭으로 걸어간다. 그는 기억을 복원하는 데 관심이 없다. 오히려 기억이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재현하고, 그 왜곡된 파편 속에서 살아남은 목소리만을 채집한다.
앨범의 제목, Aethiopes. 고대인의 어휘로는 이디오피아인, 곧 타자의 첫 형상. 하지만 woods는 이 낱말을 박물관에서 꺼내 보이지 않는다. 그는 그것을 깨진 거울처럼 사용해, 역사의 얼굴을 비추는 대신 그 균열을 확대한다. 어떤 곡은 장승곡 같고, 어떤 곡은 의도적으로 방향을 잃는다. 그는 끝없이 자신을 탈주시키며, 누군가의 언어였던 것을 빌려와 발음하고, 다시 부정한다. 이 앨범은 말보다 말의 틈, 의미보다 의미를 피하는 방식으로 가득 차 있다.
Preservation의 프로덕션은 구불구불한 미로다. 북아프리카의 현악기와 고서에서 잘라낸 듯한 음성, 그리고 재즈의 시체에서 파낸 브라스 조각들이 겹겹이 배치된다. 하지만 그것들은 조화를 이루려 하지 않는다. 마치 각자 다른 시간대에서 흘러온 것처럼, 서로 맞지 않는 템포로 엇갈린다. 그리고 그 틈에서 woods의 랩은 박자에 순응하지 않고, 마치 유령이 벽을 통과하듯 리듬을 가로지른다.
그의 가사는 이야기라기보다는 누락이다. 우리는 빌려온 이미지, 조용한 폭력, 되새김질된 인용들 사이를 기어가며, 무언가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하는 방식을 목격한다. "Wharves were lined with ships", "All were wooden, many were burning" — 나무로 된 선박과 그 위에 얹힌 불길. 몇 개의 단어로 그는 대서사를 환기하고, 동시에 침묵의 강을 흐르게 한다. 그는 말을 하지만, 독자가 감히 확신할 수 있는 진술은 없다. 그저 하나의 느낌, 이것은 단지 역사적 회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상흔이라는 감각만이 남는다.
Aethiopes는 마치 오래된 성경의 변칙적 복사본 같다. 구절은 빠져 있고, 순서는 어긋나 있으며, 말미에는 아무런 계시도 없다. 이 앨범에서 woods는 더 이상 '말하는 자'가 아니라, '지워진 말의 통로'가 된다. 그는 자신의 언어조차 낯설게 만들며, 발화의 주체성을 해체한다. 어떤 순간에는 그가 누구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지조차 알 수 없다. 목격자인가, 피해자인가, 아니면 가해자의 내부에서 흘러나온 무감한 통지문인가.
그러나 이 모든 파편은 결국 의도된 것이다. Aethiopes는 단지 정치적이거나 역사적인 앨범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라는 개념 자체가 얼마나 편파적으로 구축되고, 얼마나 많은 침묵 위에 세워졌는지를 드러내는 해체물이다. 우리는 여기서 완결된 문장을 듣지 못한다. 대신 균열의 단서, 메마른 리듬, 그리고 날카롭게 잘린 음절들 사이로 기어든다. 그 불안 속에서, 우리는 한 인물의 내면이라기보다, 하나의 세계관의 균열음에 귀 기울이게 된다.
Aethiopes는 결국 사라진 것들의 장례식이 아니라, 사라지기를 거부하는 것들의 화형식이다. 무너진 문장, 숨죽인 표정, 지워진 이름들. woods는 그것들을 다시 부르지 않는다. 그는 다만 그 불완전한 유해의 틈을 가리키며 말한다. "여기가 진실의 자리였을지도 모른다."
진짜 이런 표현은 어떻게 씀?
강기분
존나 잘 쓰네
이게 진짜 글이네 글이야
듣고 나서 봐야지
글진짜너무잘써요
인생명반인데 잘읽엇습니다
어렵네요
적당히 잘 쓰세요... 미쳤네
압도적이네여… 잘 읽었습니다 정말 정말
순수필력이 ㅈㄴ 좋으시네요
감정이고 뭐고 순수하게 표현을 잘만드시는 것 같음
너무높아서 숨이 안쉬어져요
역사는 사료 기반이지만 사료가 과거 진실 그대로를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빌리 우즈가 뱉는 불완전한 문장들은 역사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확히 짚어주셨네요. 결국 사료라는 것도 기록된 것일 뿐, 있었던 그대로는 아니기에 그 누락과 편향, 침묵을 어떻게 읽어내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빌리 우즈의 불완전한 문장들은 오히려 진실에 가까운 형태를 제시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서술이 아니라 파편, 인용이 아니라 균열. 그런 방식으로 우즈가 구축ㄱ하는 역사성은 전통적 서사의 틀을 비틀면서도, 더욱 감각적으로 다가오죠.
리뷰를 쓰라니까 시를 써놓으셨네 (욕아님)
가사 한번이라도 정확히 이해하고싶은 아티스트
잘 읽었습니다
와 글을 그냥 잘쓰네..
미쳤네요 표현력
표현력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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