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앞서> 칸예 웨스트는 누구인가?
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아티스트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그에 대해 알아보자.
칸예 웨스트는 외국힙합의 아이콘과도 같은 인물이다. 그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태어나 일반적으로 가정이 불우한 래퍼들과는 달리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는 14살 때 No I.D를 만나 프로듀싱을 배우고 제이지 밑에서 프로듀서로 활약한다. 그러나 칸예 웨스트의 야망은 더 컸다. 그는 래퍼가 되고 싶었고 미친 듯이 자신의 랩을 증명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결국 그 노력에 보답하듯 아직까지도 클래식으로 평가받는 1집을 냈고 그 이후 MBDTF, Yeezus 등의 명반들을 발매한다.
그의 특유의 언행이나 이상한 인생철학은 최근 트위터 사건같은 사건사고를 불러일으키는데, 그럼에도 그의 음악이 사랑받는 데엔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그의 정규 4집 <808s & Heartbreak>를 리뷰해보자.
<808s & Heartbreaks>
사랑이라는 감정은 모호하다. 사랑은 사람을 치유해주고, 돌봐주고, 기분 좋게 한다. 그래서 아마 모든 사람들은 사랑받고 싶어하고, 사랑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갈망하는 사랑은 한 사람을 바꿔놓는 상처를 만들기도 한다. 그 상처 역시 그 대상을 사랑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 또 그 대상을 사랑할 수록 상처의 깊이는 더 깊어지고 자기혐오가 생기기도 한다.
오늘 내가 리뷰해볼 <808s & Heartbreaks>는 사랑과 그 사랑이 남기고 간 상처에 대한 앨범이다.
이 앨범이 나올 당시 칸예 웨스트는 자신을 옆에서 돌봐주고 자신의 철학에 큰 영향을 준 그의 어머니 돈다 웨스트를 잃고, 자신과 꽤나 오랜 기간 연애하며 약혼까지 했던 약혼녀와의 결별로 상처를 입었다. 아마 두 대상 모두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 상처가 컸고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 앨범과 이 앨범 이전의 칸예 웨스트의 음악적 스타일을 비교해 보면 같은 아티스트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르다. 1집,2집에서는 칩멍크나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결합한 정통에 가까운 힙합을 했고, 3집에선 일렉트로닉과 결합했지만 그 올드 칸예의 개성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그런 칸예와 다르다. 칸예의 목소리에는 오토튠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묻어있고 다른 부분에서도 큰 변화를 꾀했다.
당시 이 앨범이 나왔을 때의 평가는 참담했다. (물론 다른 가수들에 비해 꽤 높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당시에는 유행하던 팝 사운드가 양산되듯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왔던 시기였기에, 평단은 그런 음악에 지쳐있기도 했고 다른 아티스트도 아닌 그 칸예 웨스트가 이런 음악을 만든 것에 대해 평단은 분노했다.
" 슬픈 분위기의 인디 팝과 우아하고 돈 많은 패트릭 베이트먼의 80년대 상업적 사운드를 혼합한 이 앨범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뻔뻔스럽다. "
-피치포크의 당시 리뷰 (출처 나무위키긴 한데 실제 리뷰에도 이렇게 적혀 있음)
그러나 발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최근에는 다시 재평가받고 있는 음반이다. 위켄드, 프랭크 오션, 한국의 지드래곤 등의 팝스타들이 이 앨범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고, 또 팝 사운드에 있어서 진보된 앨범이라고 다시금 주목을 받았기에 재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앨범은 어떻길래 명반으로 재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인가.
앨범 커버의 터져서 말라버린 하트 풍선처럼, 이 앨범은 사랑을 스스로 못 이겨 낙담한 그의 모습이 담겨있다.
https://youtu.be/wMH0e8kIZtE?si=LXrwu3DR6rLY1v-e
Dad cracked a joke, all the kids laughed,
아빠가 농담을 했고, 모든 아이들이 웃었네
But I couldn’t here him all the way in first-class.
하지만 난 일등석에 있다보니 그의 얘기를 못 들었네
Chased the good-life, all my life long,
난 평생 좋은 삶을 쫓아왔는데
Look back on my life, all my life gone,
뒤를 돌아보니, 내 모든 삶은 사라졌더라
Where did I go wrong?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Welcome To Heartbreak" 중
https://youtu.be/CiY8-LYkCEk?si=QY_7oijRr0PEM7vO
I can make you make you high, I can make you fly, I can make you touch the sky hey baby so,
너를 기분 좋게 할 수 있어, 멋지게 할 수 있어, 하늘에 손이 닿게 할 수도 있어 자기야, 그러니
"Paranoid" 중
https://youtu.be/kVl__NgDAdw?si=Iouq8VgnWH7EI5Wd
'Bout the baddest girl I ever seen
내가 본 가장 못된 여자에 대해 얘기하지
Straight up out a movie scene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었어
Who knew she was a drama queen
그녀가 그렇게 사연 많은 여자일 줄 누가 알았겠어
That'll turn my life to Stephen King's
내 삶을 Stephen King의 공포 소설로 바꿔놨지
"Robocop" 중
그는 사랑을 잃은 후 솔직하게 그의 속마음을 청자에게 들려준다. 나는 연애를 해본적 없지만 (연애하고싶다) 그런 나에게도 이 앨범은 그의 감정이 공감 될정도로 솔직하게 받아들여졌다.
우선 앨범의 1번 트랙부터 5번 트랙은 사랑에 대한 상처를 처음 맞닥뜨린 그의 모습이 보인다. 자신을 버린 상대에 대한 원망에 억눌려서 그 감정을 분출하고 싶어하고, 괴로워한다. 아무래도 삶의 한 부분이 떨어진 기분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5번 트랙이 지나고, "Paranoid"와 "Robocop"에선 그래도 분위기가 한 층 더 밝아진다. 이 노래들에서 그는 달콤했던 사랑을 노래하며 씁쓸함을 삼키고 애써 웃어 보이는 것만 같다. "Robocop"에서 사실상 앨범은 절정에 다다르고 "Street Lights"부터 이 앨범이 사랑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드러난다.
결국 마지막 트랙에서 그는 원망과 과거에서 벗어나, 사랑했었지만 지금은 손에서 벗어난 현실을 마주하고 인정한다.
https://youtu.be/OeCdG0Mzrkw?si=UeIAkDih0d-muwCr
I got everything figured out
난 이제 다 깨달았어
But for some reason i can never find what real love is about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가 진짜 사랑은 이해할 수가 없어
No doubt
진짜로
Everything in the world figured out but i can never seem to find what love is about
세상의 모든 것을 깨달았는데, 사랑은 뭔지 잘 모르겠어
"Pinocchio Story" 중
인생을 살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고, 얻어도 보고 잃어도 본다. 하지만 우리에게 무슨 시련이 닥치건, 돈이 많아지건, 결혼을 하건, 우울증에 걸리던 우리가 죽을 때 까지는 숨이 붙어있고 우리는 살아갈 것이다.
이 시절의 칸예 웨스트는 사랑의 상처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난 흉터를 숨기지 않고 살아가기로 결심한 듯 하다. 비록 지금의 칸예 웨스트는 실망스럽지만, 이 때 칸예 웨스트의 정신력과 마인드는 인정받아 마땅하다 생각한다.
100/100
최애트랙-Welcome To Heartbreak, Love Lockdown, Robocop
와 필력이 정말 좋으시군요
감사합니다 ㅎㅎ
와 필력이 정말 좋으시군요
감사합니다 ㅎㅎ
선주후감
개추개추개추
점점 글이 는다
혹시 4집 돌릴때 막트랙도 같이 돌리시나요?
사실 평소엔 같이 잘 안돌려요 ㅋㅋ
리뷰쓰려고 이번엔 같이 돌렸습니다
좋은 리뷰글 잘 읽고 갑니다
존경
감사하오
와우.. 지금 808돌리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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