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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이상비행2024.07.23 22:17조회 수 556추천수 5댓글 5

힙합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에서 편협한 사고 방식임.


각종 매체에서 최고의 영화로 뽑히는 <시민케인>만 봐도 2024년에 나왔으면 지금과 같은 명성을 누릴 수 없었을 거임. 그리고 다른 클래식 영화들도 마찬가지고 영화를 넘어 그림, 책, 춤이나 다른 예술도 똑같음.  하지만 그것들이 그 시대를 넘어서 지금까지 높은 평가를 받는 건 후대 작품들이 그것들의 영향을 받고 문화가 그 작품들로 인해 발전했기 때문임. 


너바나의 <nevermind>의 pop적인 부분은 비틀즈한테서 영향 받은 것임. 그리고 너바나는 얼터너티브의 락의 시대를 열고 그 후 나온 대다수의 아티스트들은 너바나에게 영향을 받고 존경을 표했음. 이렇듯 비틀즈가 있기에 <nevermind>가 있고 다른 아티스트들도 훌륭한 작품을 낼 수 있었 던 것 같이 <누명> 또한 그러한 위치라고 생각함. 또한 <누명>이나 비틀즈의 곡 그리고 <시민케인>은 지금 듣고 봐도 시대를 뛰어넘는 훌륭한 작품임은 틀림없음.


다만 <누명>이 비교적 비틀즈의 곡보다 올드하게 느껴지는 것에 대한 내 생각은 이럼. 근본적으로는 힙합이랑 락이랑 추구하는 사운드가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첫 번째로 힙합은 트렌드에 민감한 장르임. <누명>이 나온 2008년도와 우리는 다르게 입고, 다른 단어를 쓰고, 다른 멋을 추구함. 그렇기에 2008년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누명>은 그 시대를 겪지않은 사람들에게는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함. 또한 그 시절 버벌진트가 겪은 서사를 알고 봐야 더 와닿기에 그런 부분도 있다고 느낌. 


두 번째는 피쳐링 진임. 버벌진트와 이센스를 제외한 다른 래퍼들의 랩은 실제로 올드함. 여기에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음. 들어보면 앎.


세 번째는 역설적이게도 버벌진트가 너무 랩을 잘해서 같음. 시대를 앞서가는 랩을 뱉고 라임개념을 확립한 것이 한국 힙합이 빠르게 성장하게 된 원인임. 만약 버벌진트의 랩에 래퍼들이 영향을 받지않았더라면 <누명>의 영향력은 떨어지더라도 <누명>을 지금 세대에서 느끼는 사람이 많지않았을까 생각해봄. 


난 참고로 <누명>보다 <킁>을 더 많이 돌림. 그럼에도 한국힙합 최고의 앨범을 뽑으라고 한다면 <누명>을 뽑을 것이며 이것은 내가 죽을 때까지 바뀌지않을 거 같음. 또 손이 자주 안간다는 이유로 평가절하하는 건 옳지않다고 생각함. 특히나 "난 이게 좋더라~"가 아닌 "한국힙합 대표 앨범"이라는 타이틀을 달 때에는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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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7.23 23:04

    사실 작년인가 재작년에 힙합 입문하고 누명 첨 들어봤을 땐 그렇게 좋다고는 못느꼈는데 그 때 제가 듣던 음악이랑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것도 있고... 락과 다르게 힙합은 비트도 중요하지만 보통 랩과 가사로 승부를 보기에 그 시대상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것도 있는 것 같아요.

  • 이상비행글쓴이
    9시간 전
    @Monheim

    <누명>이 극한의 유기성과 작가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그런 부분도 있죠.

     

    그 시절 리드머에서 평한 걸 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누명]은 불친절하다. 단번에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인스트루멘탈 트랙이 산재해있고, 내러티브도 비선형적이다. 발매 당시 버벌진트의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 앨범 전반에 흐르는 무거운 분위기에 완전히 몰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라고 말할 정도로 서사가 중요한 앨범이에요.

     

    그 뒤로도

    "하지만 탄탄한 프로덕션과 퍼포먼스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가치가 있다. 당시에는 물론이고 지금도 한국 힙합 씬에서 이 정도로 빼어난 완성도의 앨범은 흔치 않다."

    라고 코멘트 할 정도로 랩핑자체로도 뛰어난 앨범이 맞죠.

     

    하지만 지금에 와서 시대상을 고려하지않는 사람들은 앞에 나온 서사나 작가주의적 성향을 못느끼고 단순히 "뛰어난 랩핑"에만 주목하고 있어요. 그래서 버벌진트의 랩이 뛰아나긴 하지만 2024년의 발전한 랩을 듣다가 2008년의 버벌진트의 랩을 들으면 실망할 수 있죠. 그러나 시대상을 고려하고 작가주의적 성향과 유기성에 주목해서 듣는다면 더욱더 앨범을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여러 번 언급했지만 버벌진트의 랩 자체는 지금 들어도 상당히 훌륭한 수준입니다.

  • 타 장르 음악인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를 같은 년도에 나왔다는 이유로 누명과 비교하는 댓글을 보고 너무 답답했어요

  • 이상비행글쓴이
    1 9시간 전
    @제이콜모르는너네는애스홀

    말 그대로 버벌진트는 지금도 누명을 쓰고 있죠. 타 장르랑 비교 하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인데 또 하필 역사가 긴 락 장르와 비교하니 더 억울할 수 밖에 없죠. 락은 정착이 된 지 상당히 오래된 장르고 가장 최근에 일어난 혁명이 너바나의 <네버마인드> 라고 생각해요.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가 나오기 17년 전이죠. 하지만 <누명>은 한국힙합의 과도기에 나온 작품이고 그 과도기 또한 버벌진트 덕에 빠르게 안정화됐고 그 뒤로 발전하였죠. 그러니 솔직히 장르적 특성 및 추구하는 사운드를 빼고 봐도 시기적으로 비교가 잘못되었죠. 2040년에 2024년의 락과 힙합을 비교하는 것과는 10배 이상의 차이라 장담할 수 있습니다.

  • @이상비행

    타당한 말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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