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힙합 팬으로서 최근 맨스티어의 흥행에 대해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센스형이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도 안타깝고 좀 서운한 심정이기도 하구요 ㅠ
제 생각에 맨스티어라는 팀은 한국 힙합이라는 큰 대중 음악 장르적 사이클의 쇠퇴기를 보여주는 거울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맨스티어가 힙합을 억지로 까내리는게 아니라 쇠퇴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힙합 장르의 뮤지션의 모습을 맨스티어라는 팀이 보여주는 것이죠. 대중 문화가 등장하고 쇠퇴하는 것은 사실 마블 유니버스만 봐도 자연스러운 패턴이기도 하죠. 이것과는 별개로 실제로 맨스티어의 랩과 가사의 수준이 정말 그럴싸하다는 점은 놀랍기도 해요.
한 때 힙합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은 단 10년만에 힙합 곡으로 차트를 줄세우기도 했고 실제로 힙합이 정말로 대중적인 장르의 음악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화의 흐름이 그렇듯 대중들은 힙합 음악에 지겨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쇼미더머니 폐지와 더불어 대중음악으로서의 힙합 음악의 쇠퇴기를 맞이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때 정말 대한민국 전역의 유행이었던 힙합 음악과 힙합 뮤지션의 클리셰를 비꼬고 풍자하는 맨스티어가 이 시점에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닌 어찌보면 필연적인 것 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씁쓸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이제 다시 시작할 시점이라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콰이엇 형이 말했던 홍대로 돌아가야한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어디선가 비트를 깎고 랩을 뱉는 뮤지션 분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홍대로 오라던 신동갑, 여의도에서 국힙판 내려다보고 있네.
그래도 한 10년 정도 전성기였으니 이정도면 할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