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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BTP #1-1. All About 360 Sounds

HRBL2015.08.11 00:02추천수 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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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The Party #1-1. All About 360 Sounds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10년은 꽤 긴 시간이다. 어떤 분야든 한 집단이 10년 동안 유지하기는 어렵다. 올해 대한민국에는 한 TV 프로그램의 10주년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2005년 4월 23일 첫 화를 방영한 <무한도전>이 주인공이다. 프로그램 제목처럼 <무한도전>은 수많은 도전을 해오며, 대한민국 예능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단 평가와 함께 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파티 씬에서도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집단이 있다. 바로 DJ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DJ 진무(DJ Jinmoo), 플라스틱 키드(Plastic Kid, 당시 이름은 DJ Yong)가 주축이 되어 만든 크루, 360 사운즈(360 Sounds)다. 척박하기 그지없던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국내 씬에서 독보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계속해서 진보하는 360 사운즈. 첫 번째 비하인드 더 파티(Behind The Party)에서는 다방면에서 오랜 시간 꾸준하게, 또 돋보이게 움직여 온 360 사운즈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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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360 사운즈의 탄생은 세 명의 설립자가 갖고 있던 공통분모와 새로운 파티에 대한 갈증으로부터 시작된다. 크루 결성 전부터 DJ 소울스케이프, 플라스틱 키드, 진무는 당시 국내 최고의 힙합 프로모션인 아프로킹(Afroking)을 통해 만나게 된다. 이후 그들은 힙합, 레코드 수집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가까워진다. 이렇듯 음악적으로 교감을 이어가던 세 명의 DJ는 좀 더 자유롭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DJ를 부각하는 파티를 진행하길 원한다. 그리고 이러한 취지를 바탕으로 2005년 11월, 360 사운즈를 결성하고, 한 달에 한 번씩 360 파티를 진행한다. 비록 360 사운즈의 첫 번째 파티는 새벽 2시에 끝마쳐야 할 정도로 관객 동원에 실패하지만, 2회 파티부터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발전해 나간다. 이것이 10년의 역사를 간직한 국내의 대표적인 파티 크루, 360 사운즈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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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강산이 변하는 동안 꾸준하게 신선한 움직임을 탐닉한 360 사운즈. 오랜 역사를 간직한 크루인 만큼 다양한 역할의 구성원이 속해 있다. 호스트 MC로는 일 스킬즈(Ill Skillz)의 멤버로 활동했던 메이크 원(Make-1)과 지금은 활동을 중단했지만, 2000년대 중후반 독특한 랩 스타일로 많은 인기를 구가했던 재지 아이비(Jazzy IVY)가 있다. 가장 많은 수가 있는 DJ 멤버로는 설립자 세 명을 비롯해 DJ 스무드(DJ Smood), 와이티스트(YTst), 앤도우(Andow), 섬데프(Somdef), DJ 섬원(DJ Someone), DJ 재용(DJ Jeyon), 말립(Maalib)이 있다. 드러머로는 킬라 송(Killah Song)이, 포토그래퍼로는 낙(Nak)이 속해 있다. 더불어 모델이면서 DJ로도 활동 중인 제임스(James). 매니저인 릴 민(Lil Min) 또한 멤버로 있다. 현재 몇몇 멤버는 크루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거나, 개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360 사운즈의 구성원을 바라볼 때 가장 특징적인 면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 명의 창립자부터 어떤 파트에서 활약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우선 DJ 소울스케이프는 한국 힙합 씬에 길이 남을 명반으로 평가받는 1집 [180g Beats] 등을 비롯한 솔로 음반과 I.F, P&Q, 베이식(Basick)의 음반에 참여하며 힙합 비트메이커로 활동했다. 더불어 에스피오네(espionne)라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라운지 계열의 음악을 만드는 프로듀서로서도 움직임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레코딩 엔지니어, 라디오 DJ, 컨트리뷰터, 다양한 공연에서 음악 감독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플라스틱 키드는 프로듀서로서의 활동이 가장 눈에 띈다. 그는 2011년, 몽롱함을 품은 다양한 스타일을 담아 1집 앨범 [Lucid Dreams]을 발표했다. 더불어 기린(Kirin)의 2집 앨범 [사랑과 행복]에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진무는 디자이너로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그는 2000년대 초반, 독일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공부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진무는 클럽 가든(Garden)에서 열렸던 첫 번째 360 파티부터 시작하여 360 사운즈에서 주관하는 행사 포스터를 제작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JMG 디자인 스튜디오를 오픈하며,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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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멤버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의 롤도 다채롭다. 먼저 DJ를 넘어 프로듀서로도 활동하고 있는 멤버가 상당수 있다. 전곡 프로듀싱한 자신의 셀프 타이틀 앨범 발매와 얀키(Yankie), 매드 클라운(Mad Clown), G2 등의 작품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바 있는 섬데프, 제이신(J.Sin)과 함께 프로듀싱 듀오 보이 팻(Phatboy Phatt)을 결성한 와이티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앤도우는 영상 제작자로도 재능을 뽐내고 있다. 이밖에도 포토그래퍼 낙은 언성 매거진(Unsung Magazine)이라는 스케이트 보드 매거진을 창간하기도 했으며, 스케이트 보드 포토그래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기획 파티


360 사운즈를 이야기할 때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기획 파티이다. 그들은 크루 결성 때부터 음악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늘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그들이 오랜 기간 진행해온 수많은 기획 파티에서 만날 수 있다. 우선 현재는 비정기로 진행되지만, 360 사운즈 탄생 때부터 오랜 시간동안 한 달에 한 번씩 열렸던 360 사운즈 파티가 있다. 이외에도 올드스쿨 파티인 프레쉬 박스(Fresh Box), DJ 간의 대결 구도로 진행되는 DJ 챔피언십(DJ Championship), 게릴라 파티인 서든 360(Sudden 360),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인도어 페스티벌 형태의 360 스타디움(360 Stadium) 등 그 형태는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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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기획 행사 중에서도 프레쉬 박스는 단연 눈에 띄는 파티이다. 훵크, 디스코, 올드스쿨 힙합 등 과거에 성행했던 음악으로 꾸미는 프레쉬 박스는 360 사운즈가 결코 트렌드를 쫓는 집단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한편, 프레쉬 박스는 4개월 전까지만 해도 명맥이 끊긴 파티였다. 그러다가 지난 4월 18일, 홍대에 있는 클럽 프리버드 2에서 약 4년만에 열렸다. 올드스쿨 파티인 만큼 올해 프레쉬 박스에서 360 사운즈는 기린(Kirin)과 일본의 뉴잭스윙 아티스트 젠-라-락(ZEN-LA-ROCK) 등과 함께하며 관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프로젝트와 콜라보 


사실 360 사운즈는 단순히 파티 크루라고 하기보다는 하나의 문화 집단에 가까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들이 새로운 형식의 파티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슬로건을 만들고, 이를 많은 프로젝트와 머천다이징을 통해 전파하는 데서 드러난다. 이러한 것은 크게 360 사운즈 내부에서 진행하는 구조와 외부 단체나 개인과 만나 움직이는 구조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360 TV, 360 라디오스테이션(360 Radiostation), 헤드룸 락커스(Headroom Rockers),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머천다이즈 등이 있다. 이중 2014년 초 진행되었던 헤드룸 락커스는 국내에서 찾기 힘든 프로듀서 서바이벌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프로젝트다. 헤드룸 락커스는 단순히 곡을 만들어 경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아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참가 프로듀서는 360 사운즈를 대표하는 장소인 룸 360(Rm 360)에서 레코드를 선정한 후, 샘플링 작법을 통해 곡을 만들어 경연한다. 장소 선정과 LP를 통해 360 사운즈가 가진 이미지를 충분히 드러내는 데서 기획 부분에서 그들의 영민함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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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는 스투시와 함께했던 콜라보가 눈에 띈다. 2012년, 360 사운즈는 7주년을 맞이하여 국내 최초로 스투시와의 콜라보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스투시를 대표하는 해골 심볼과 360 사운즈의 슬로건인 ‘STILL GOIN’ STRONG’의 결합은 국내 스트릿 씬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았다. 다음 해인 2013년에는 8주년을 기념하여 또 한 번 스투시와 콜라보 티셔츠를 발매하며, 자신들이 국내 씬의 표상임을 증명했다. 이외에도 360 사운즈는 많은 이들과 만나 머천다이징을 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리타(LEATA), 모리(MOREE), 스티키 몬스터 랩(STICKY MONSTER LAB) 등이 있으며, 해외 아티스트 혹은 업체와의 콜라보로는 앞서 언급한 스투시를 비롯하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로스타(Rostarr)와 협업한 티셔츠 등이 있다. 이런 면에서 확실히 협업 범위가 음악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스트릿 컬처 씬 전반적으로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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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 사운즈의 10주년


지난 2~3년 전부터 국내 파티 씬에는 양질의 고른 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크루가 생겨났으며,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음악을 맛볼 수 있는 배경이 갖춰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360 사운즈는 늘 그랬듯 자신의 색을 유지하고, 발전해 나가고 있다. 그들이 국내 씬의 선구자이기도 하지만, 결성 시기부터 가진 진보적인 성격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360 사운즈는 90년대 생 위주로 구성된 신생 파티 크루 딥코인(Dipcoin)과 전국 투어를 진행했으며, 페리에(Perrier)와의 협업을 통해 오픈에어 라이브 컨셉의 루프탑 파티를 열기도 했다. 또한, 현재 섬머 매드니스 전국 투어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360 사운즈는 ‘처음’, ‘선구자’라는 틀에 박혀 허우적되는 집단과는 차별화된다. 10년 간 그들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클럽에서 행사를 진행했으며, 그중 다수의 베뉴는 문을 닫은 상태다. 지속성이 짧은 국내 씬에서 360 사운즈는 변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함을 유지하며, 여전히 역동성을 뽐내고 있다. 분명 내부적으로 위기도 있었을 것이다. 10년간 하나의 집단을 이어가고 있는 데 사건, 사고가 없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 소개 글을 통해 그들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여전히 밝은 빛을 내는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을 뿐이다.





관련링크 |

360 Sounds 페이스북: [링크]

360 Sounds 트위터: [링크]


Behind The Party 시리즈 |

Behind The Party #0. 프롤로그 [링크]

Behind The Party #1-1. All About 360 Sounds [링크]

Behind The Party #1-2. 360 Sounds Interview [링크]

Behind The Party #1-3. 360 Sounds Party [링크]


글 | H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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