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앨범] Robin Thicke - Blurred Lines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3.08.06 15:42추천수 4댓글 10

Robin_Thicke_-_Blurred_Lines.jpg


Robin Thicke - Blurred Lines


01. Blurred Lines (Feat. Pharrell & T.I.)

02. Take It Easy on Me

03. Ooo La La

04. Ain't No Hat 4 That

05. Get in My Way

06. Give It 2 U (Feat. Kendrick Lamar)

07. Feel Good

08. Go Stupid 4 U (U.S. Edition Only)

09. The the Rest of My Life

10. Top of the World

11. The Good Life

 


이번 앨범 이전까지 로빈 시크(Robin Thicke)의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훌륭했던 작품은 -150만 앨범 세일즈를 기록했던 [The Evolution of Robin Thicke]가 아닌- [Sex Therapy]였다. 관능적인 보이스가 무기인 그가 뿌려놓은 선정적인 향기가 앨범 전체를 휘감는데, 그러면서도 다양한 소스의 활용으로 수록곡들의 분위기가 중첩되는 것을 방지했다. 알앤비와 소울을 기반으로 한 팝 음반이지만, 일렉트로니카, 라틴 팝, 힙합,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소리를 끌어온 점과 게임(The Game), 제이지(JAY Z), 니키 미나즈(Nicki Minaj), 스눕 독(Snoop Dogg), 에스텔(Estelle), 키드 커디(Kid Cudi)라는 흑인음악 아티스트들을 앨범에 동원한 부분에서 이러한 노력을 감지할 수 있다. 앨범의 모든 수록곡들은 하나의 테마로 줄기를 공유하지만, 각자 새로운 가지로 퍼져 나가는 듯했다. 이 '다채로운 컨셉 앨범' [Sex Therapy]는 그 구성만큼이나 각각 트랙들의 수준도 높은 견고한 수작이었다.

 

이에 반해 후속작 [Love After War]는 심심했다. 물론, 앨범의 수록곡들이 크게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준수한 트랙들의 연속, 그러나 그뿐이었다. 강력한 흡입력도, 매혹적인 멜로디도 없었다. 그가 스타 트랙(Star Trak)과 계약한 후에 들려줬던 소리의 한계에서 발전된 부분은 전혀 없었다. 차트 성적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는 없겠지만, 메인스트림 팝 가수 앨범에 싱글 차트 100위에 진입한 트랙이 단 한 곡도 없었다는 사실은 그의 음악이 대중들에게 별다른 설득력을 지니지 못했음을 의미하고, 이는 처참한 실패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 Robin Thicke (Feat. Pharrell & T.I.) - Blurred Lines

 

그 후, 2년 만에 돌아온 그는 새 싱글 "Blurred Lines"를 공개했다.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가성을 배제했지만, 여전히 섹시한 보컬을 무기로 대중들을 공략했고, 소속사 '사장님' 퍼렐(Pharrell)과 남부의 제왕 티아이(T.I.)의 지원까지 더해져 알앤비 차트는 물론 싱글 차트 1위를 탈환했다. 싱글 차트 탑 텐에 진출해 본 적도 없는 그로서는 신기록의 수립이었다. 사실 그리 새롭거나 파격적일 것은 없는 트랙이라 넘버 원 등극은 의외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대중들에게 어필할 만한 밝은 사운드의 활용과 19금 뮤직비디오의 효과가 꽤 컸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Ooo La La"에서는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소리를 연상시킬 만큼 디스코를 세련되게 단장해놓았고, "Ain't No Hat 4 That"에서 보여준 그의 펑키(Funky) 리듬 활용과 미세하게 흐르는 라틴 팝의 조화는 환상적이다. 그가 차기 싱글로 지목한 "Give It 2 U"에 들어서는 자신의 주무기인 가성까지 끌어들였고,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라는 최신형 무기까지 장착한다. 지난 앨범에서의 실패로 작심을 단단히 한 모양새다.

 

그런데 이렇게 언급한 몇 트랙을 제외하고 남은 트랙들은 싱글과의 간격을 좁히기 어려운 정도로 평범하거나 그의 수준에 미달한다. 강력한 히트 싱글을 배출하진 못하더라도 앨범의 전반적인 수준을 유지했던 지난 그의 앨범들을 돌이켜본다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모습일 수밖에 없다. 이건 마치, 잘해주지 못해 헤어진 지난 인연이 한이 되어 새로운 애인에게는 일방적인 헌신만 하다가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쳐 차이는 꼴이랄까. 높은 음의 전자 소리는 가성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드러나는 "Feel Good"에서의 뒤틀림은 이미 비트 선택에서 미스가 시작된 것으로 느껴지고, "For The Rest Of My Life"에서는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하는지 곤란하게 만드는 비트와 멜로디의 부조화가 청자들을 당황하게 하며 '건너뛰기'의 클릭을 유도해낸다.

 

앨범의 마지막 두 곡인 "Top Of The World"와 "The Good Life"에서는 간신히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만회하기는 하지만, 앨범 전반에서 좋았던 흐름을 깨버린 중반부의 트랙들이 앨범의 전체적인 수준을 끌어내린다. 건질 만한 수준 있는 트랙은 존재하지만, 하나의 앨범으로 청취하기 힘든 것은 지난 앨범이나 이번이나 마찬가지다.



글│greenplaty
편집│soulitude

 

신고
댓글 10
  • 8.6 19:12
    저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정확히 지적해주시네여 몇곡만 신경쓰고 나머지는 대충만든느낌
  • 8.6 19:37
    Sex Therapy - Love After War 앨범의 연속된 상업적 부진 때문에

    이번 앨범에선 제대로 유행을 따라갈려다가 이도저도 안된 느낌;;

    그래도 예전 로빈싴 앨범에서도 함께했던 로빈싴-프로제이 프로듀싱 곡들인

    Ooo La La -> Ain't No Hat 4 That -> Get In My Way로 이어지는 부분은 좋았어요.
  • 8.6 20:19
    스펙트럼에 대한 욕심 때문인가..
  • 8.7 21:14
    앨범은 아쉬웠지만 blurred line 곡 하나만으로도
    이미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공을 이뤘죠!
    본인은 상당히 기뻐할듯..
  • 8.12 23:29

    싱글을 택하고 앨범을 포기하다...로빈씩 이전 작품들은 앨범단위 퀄리티가 정말 좋았는데 확실히 이번 앨범에서 이점은 아쉽더군요 들을만한 곡이 생각보다 별로 없었음

  • 8.21 00:35
    내맘을 그대로 리뷰에 표현해주셨네요
  • 10.13 02:14
    진짜 최악의 리뷰네요
  • 10.29 02:32
    스타성있는 음악과 스타들
  • 1.28 16:02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2.11 22:55
    와.... 로빈씩 이작품으로 처음 접했는데 딱 제생각그대로네요 ;; 다행이 이보다 더잘한 음반이 있다니 그걸 들어봐야겠네요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