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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Future - EVOL

title: [회원구입불가]GDB2016.02.25 10:08추천수 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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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 EVOL


01. Ain't No Time

02. In Her Mouth
03. Maybach
04. Xanny Family
05. Lil Haiti Baby
06. Photo Copied
07. Seven Rings
08. Lie To Me
09. Program
10. Low Life (Feat. The Weeknd)
11. Fly Shit Only


퓨처(Future)의 음악은 간단하다. 단조로운 트랩 비트, 여자와 마약 이야기, 훅에서 열심히 곡 제목 외치기는 첫 앨범 [Pluto]부터 변한 적이 없었다. 근 몇 년간 메인스트림 힙합을 트랩이 지배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과 별개로 그는 대중성에 있어 '신계'에 올라있다. 티페인(T-Pain)으로부터 '오토튠하면 떠오르는 아티스트'란 칭호를 빼앗아온 건 덤이다. 또, 리치 호미 콴(Rich Homie Quan)이나 디자이너(Desiigner)와 같은 래퍼가 씬에 등장할 때마다 퓨처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던 것 역시 그의 이미지나 위치를 증명한다. 물론 퓨처의 성공이 오직 유행을 따랐기 때문은 아니다. 그는 근 몇 년간 가장 열심히 일한 아티스트다. 당장 바로 전 정규 앨범인 [DS2] 이후만 보아도, 드레이크(Drake)와 함께한 [What A Time To Be Alive], 씨애라(Ciara)와의 양육권 분쟁 이야기로 구설에 올랐던 [Purple Reign] 등, 최소 EP 단위의 결과물을 꾸준히 내놓았다. 새 앨범 [EVOL]조차도 [Purple Reign] 이후 약 20일 만에 나왔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정규 앨범만 두 장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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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그냥 커피면, 퓨처는 T.O.P.임을 증명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퓨처에게 기대하는 건 신나는 음악이다. 퓨처도 이를 알고 있기에 특별한 시도를 하지 않는다. 다만, 이는 큰 틀에서 한 이야기이며, 세부적으로 살펴본다면 그 역시 변화를 겪었다. [Pluto]에서 래퍼와 싱어를 넘나들었던 퓨처는 [Honest]를 기점으로 래퍼에 좀 더 가까워졌다. 앨범에 사용된 비트 역시 멜로디컬한 곡보다는 서던 힙합의 비중이 더 높았다. 이후 믹스테입 [Monster]와 [Beast Mode]를 통해 래퍼로서의 에너지, 카리스마 등을 다듬었고, 이것이 정점에 다다른 앨범이 바로 [DS2]다. 퓨처의 중독성, 그리고 엄청난 장악력은 트랩의 유행과 화학적 효과를 일으켰고, 클럽튠으로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Pluto]와 [Honest]가 많은 피처링 게스트와 함께했던 것과 달리, [Monster]에서부터는 앨범 대부분을 홀로 해결했던 점 역시 솔로 아티스트로의 퓨처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퓨처에게도 발전 혹은 감상지점이랄 게 있었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모험적인 변화를 시도한 앨범이 바로 [EVOL]이다.

[EVOL]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가사, 비트, 반복되는 플로우 등을 기본적으로 공유한다. 다만, 이를 풀어내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샤우팅을 포기했단 점이다. 그간 퓨처의 히트곡은 끊임없이 소리 지르거나, 비슷한 플로우로 곡을 채우는 형식이었다. 전자로는 "Sh!t"이 있고, 후자로는 "Move That Dope"이 대표적이다. 그간의 앨범들이 둘을 섞은 형태였다면 [EVOL]은 후자에 완벽히 집중한다. 앨범 수록곡 중 "Lil Haiti Baby"를 제외한 곡에서 퓨처의 목소리는 일정 이하의 톤을 유지하며, "Lil Haiti Baby" 역시 강조가 필요한 부분에서만 잠깐 소리 지를 뿐이다. 퓨처는 샤우팅을 포기하며 잃은 에너지를 더 반복적이고 중독적인 플로우로 채운다. 여기에 사용하는 단어들을 비슷한 음운으로 맞추고, 이를 조금씩 흘려 발음하는 빈도를 높여 앨범을 진행시킨다. 이 점이 가장 돋보이는 곡이 "Xanny Family"와 "Program"이다. 그 외에 재밌는 감상지점은 "Low Life"에 있다. 이 곡은 분위기나 더 위켄드(The Weeknd)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쥬시 제이(Juicy J)의 "One of Those Nights"와 매우 흡사하다. 두 곡 모두 분위기상으로 느와르 영화의 느낌을 풍기며, 더 위켄드의 벌스와 훅으로 시작한 뒤, 곡 주인이 벌스 한 구절과 브릿지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근 힙합 씬에서 퓨처와 가장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는 래퍼가 쥬시 제이라는 점에서 퓨처가 생각하는 래퍼로서의 본인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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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퓨처는 샤우팅을 포기한 대가로 손실된 에너지를 완벽히 채우진 못했고, 이는 듣는 이의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단 단점을 불러온다. 단순한 구성의 앨범인 만큼, 퓨처의 목소리 외에는 별다른 감상지점이 없는데, 이조차도 앨범 전체를 지탱하지는 못한다. 이를 우려해 앨범의 러닝타임을 짧게 구성한 것 같으나, 이 역시도 부족하다. '퓨처'라는 래퍼가 가진 최대 장점이 언제 어디서 들어도 신나는 래퍼였단 걸 생각한다면 이는 큰 손실이며, 클럽튠으로 사용하기 힘들단 이야기이기도 하다. 재생시간이 지날수록 [EVOL]은 어느 돋보이는 부분을 제외하면, 앰비언트 힙합과 마찬가지로 BGM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구성면에서도 아쉬운 면이 있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진행감을 주는 동시에 환기성을 갖는 곡은 "Fly Shit Only"다. 하지만 이 곡이 위치한 곳은 앨범의 마지막인데, 약 40분의 짧은 앨범이라는 점과 결합하여 곡이 끝난 순간 약간의 허무함마저 안긴다.

퓨처는 그간 미국 힙합에서 트랩 파이오니어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그 역시 매너리즘에 봉착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한 앨범이 [EVOL]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앨범 역시 이야기만 다를 뿐, 비슷한 벽에 막혔다. 퓨처가 더는 미국 트랩 힙합 씬의 미래가 되지 못한단 의미다. 이는 퓨처 혼자가 아니라 미국 트랩 힙합이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꾸준히 지적되어오던 트랩 힙합의 단조로움을 에너지 혹은 이질적인 플로우로 상쇄하는 형식 말이다. 새로운 아티스트나 스타일이 등장하지 않겠냐는 기대는 장르가 가진 확장성이 넓지 않기에 이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선이 대다수이다. 당장 트랩 힙합이 메인스트림에서 사라지진 않겠지만, 이 문제는 곧 수면 위로 떠오를 확률이 높다.



글 ㅣ 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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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2.25 09:23

    low life 넘나조음 근데 그거말고 확오는트랙이 없어요

  • 2.25 22:46
    @마이멜로디

    ㅇㅈㅇㅈ 근데 그 트랙도 옛날 위켄드 트릴로지 앨범에 있었던 트랙 재탕인건 함정

  • @a$ap Pretty Flacko
    트릴로지 어떤곡말씀하시는건가요?아무리찾아들어도모르겠네요 짧은구절벌스 인용한건가..ㅠ
  • 1 2.25 14:11
    별 1~2개만 줘도 충분함
  • lie to me,fly shit only,low life
    후반부트랙이 특히좋았음
  • 2.26 00:55
    저는 개인적으로 퓨처에게 신나는 음악을 기대하기 보단
    지금 현재가 딱 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토튠이랑 랩과 노래를 너나드는 플로우와 훅을 반복함으로 뭐랄까 다른 트랩 가수들과 다른 바이브를 뽑아낸다고 생각합니다.
    뭐 어떤 분위기라 콕 찝어 말할순 없지만 lonely at the top 이런 느낌
    그리고 노래 하나하나 다 비슷비슷하지만 metroboomin이나 zaytoven이랑 찰떡궁합이기도 하고요
    퓨처 노래에 다른 래퍼가 랩한다고 생각해도 잘 안어울네요
    이런 점에 있어서 퓨처는 트랩 안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 트랩이 그냥 1차원적인 트랩(migos의 versace)에서 travis scott이나 future 같이 확고한 색을 띈 가수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전 긍정적으로 봅니다ㅋ
  • 1 2.27 15:51
    훅에서 곡 제목 반복하기 ㅋㅋㅋㅋ
  • 3.2 16:31
    세번째 트랙 부터 잠들었음
  • 3.4 21:34
    그닥 오우 쉿 킬링트랙이 없어서 아쉬운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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