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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Classified - Classified

title: [회원구입불가]Bluc2013.02.18 04:10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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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fied - Classified


1. Intro

2. 3 Foot Tall

3. That's What I Do

4. Inner Ninja (feat. David Myles)

5. Anything Goes (feat. Saukrates & Skratch Bastid)

6. I Only Say It Cause It's True (feat. Raekwon & Kuniva)

7. Growing Pains

8. Familiar (feat. Mike Boyd & DJ IV)

9. Hi-Dea's

10. Pay Day

11. New School/Old School (feat. Kayo)

12. Wicked

13. Look Up (Signs) (feat. Kardinal Offishall & Madchild)




클래시파이드(Classified)의 이번 앨범은 그의 15번째 정규앨범이자 3번째 메이저 앨범,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셀프 타이틀 앨범이다. 그는 캐나다 힙합의 시작에 서있는, 흔히들 1세대라고 부르는 이들 중 아직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아티스트이다. 1995년부터 이어진 긴 커리어 끝에 2009년에 소니와 계약한 그는 뒤늦게 성공을 맛보았으며, 특히 싱글 “Oh Canada”는 그에게 많은 인기와 사랑을 안겨주었다. 동부 스타일에 뿌리를 두면서도 끊임없이 자신만의 색채를 만들어 온 엠씨이자 비트메이커인 클래시파이드는 옆 나라로 건너가 성공하기보다 자국에서 아이덴티티를 고수하면서도 충분히 성공하여 멋진 모습을 보여준 아티스트이다.

 

이번 앨범은 앞선 두 장의 메이저 앨범보다는 좀 더 과거의 바이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그의 음악이 골든 에라 시절 뉴욕의 음악이 가진 느낌을 재현하는 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동부 음악의 충실한 구현과는 다른 사운드를 만들어낸 앨범은 기존의 메인스트림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그것이 난해하지 않고 듣기 편하기에 많은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조건을 갖춘 데에는 익숙함이라는 코드가 있다. 그는 자신의 동생 마이크 보이드(Mic Boyd)와 함께 아예 “Familiar”라는 곡을 싣기도 하였다. 그는 자신의 음악이 완전히 차원이 다른 사운드가 아니라는 것을 힙합 이디엄들을 적절히 배치해가는 방법을 통해 보여준다. 그 외에도 “New School/Old School”에서는 자신의 레이블 아티스트인 케요(Kayo)와 함께 타이트하게 라인들을 주고 받으며 힙합과 랩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꺼낸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의 전매특허의 안정감 있는 랩과 쉬우면서도 깊은 면모가 느껴지는 가사는 충실하게 속을 채운다. 앞에서 이야기한 음악에 대한 고찰 외에도 위드를 통해 영감을 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인 “Hi-Dea’s”, 닌자를 컨셉으로 가져와서 만든 “Inner Ninja” 등 재미를 주는 곡들도 포진되어 있으며 인간적인 면모, 그리고 힙합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고민을 잘 표현했다. 그의 가사에는 몇 차원 꼬아놓은 수준 높은 비유는 드물지만 대신 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직관적인 면모가 있다. 또한 랩에 있어서도 같은 캐나다 아티스트인 소크라테스(Saukrates)의 훅이나 몇 가지 부분을 제외하고는 늘 그래왔듯이 자신의 목소리로 앨범의 많은 부분을 채웠다. 혹자는 그의 랩에서 별다른 메리트를 발견하지 못했다고도 하지만, 타이트한 박자 끊기와 정석에 가까운 쫄깃한 랩은 스스로의 목소리가 가진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뛰어난 랩 실력이 아니면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없는 면모를 오히려 멋지게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뛰어난 것은 그의 프로듀싱 능력이다. 일정한 컨셉을 유지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의 곡들을 혼자 써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앨범을 관통하는 서사나 기승전결을 잘 만들어냈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자극적이고 화려한 음악이 차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실 속에서도 담백함과 단단함을 지닌 그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이번 앨범은 발매 첫 주 캐나다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였고, 싱글 역시 플래티넘을 맛보는 등 대중들의 사랑에 있어서도 좋은 성적을 맞이하고 있다. 긴 시간 인디펜던트 활동을 하면서 얻어낸 내공은 이렇게 또 한 번 빛을 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캐나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로컬 씬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인정 받고 또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그는 많은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들, 로컬 아티스트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어가고 있다. 동부 스타일에 뿌리를 두면서도 화려한 메타포 없이 만들어내는 그의 스타일은 얼핏 보면 뻔하고 지루할 수 있다는 단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보다 좀 더 빠르게 진심을 전달하는 좋은 도구로 승화시켰고, 그만큼 깊은 생각들을 잘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긴 커리어를 가진 아티스트가 15번째 앨범에 셀프 타이틀을 붙였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이 가는 일이다. 그만큼 스스로가 어떠한 각오와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이 앨범을 샀고 리뷰를 썼다. ‘추천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우습게 느껴질 만큼 좋은 앨범이다





글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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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2.25 10:42
    리뷰감사합니다 ㅎㅎ 노래역시좋네요
  • 2.25 11:14
    오 찾아서 들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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