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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고결한 충돌]에 관한 25가지 사실

Melo2015.05.16 12:46추천수 13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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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결한 충돌]에 관한 25가지 사실

 

2015년 초에 발표된 한국힙합 앨범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JJK의 [고결한 충돌]이 있다. JJK는 이 앨범을 통해 연인이 부부가 되기까지의 과정, 첫 아이의 탄생에 대한 심정, 자신이 바라본 임신한 부인의 내적 갈등,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 30대의 이야기를 한다. 그로써 한국힙합 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층위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필터링없이 꺼내놓게 되었다. 아래 25가지 항목은 그런 [고결한 충돌]에 관해 JJK가 자신의 SNS에 직접 작성한 내용이다. 2015년 상반기를 수놓았던 명작 중 하나에 대한 깨알 같은 사실들을 한 번 알아보자.




1. [고결한 충돌]은 완전 다른 내용의 버전이 존재한다. 발매된 버전에 비해서 어두운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묻어두기로 결정.

 



2. [고결한 충돌]의 코러스 라인은 소울맨(Soulman) 형이 스튜디오에서 즉흥적으로 부르셨다. 그 광경은 매우 충격적이었으며 천재적이었다.

 



3. [고결한 충돌]은 5분 10초 즈음에 끝날 예정이었으나 믹스할 때 코드 쿤스트(Code Kunst)가 보내준 소스에 후반 연출이 추가 돼 있었다. 내 가족의 이야기 후에 청자들의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그대로 진행했다.

 



4. [고결한 충돌]의 3절 마지막 단어를 '가장'으로 할지, '남편'으로 할지 고민을 했는데, '가장'은 권위적이고 아내를 아래에 두는 뉘앙스가 있다 느껴서 '남편'을 선택했다. 기혼자 입장에서 더 가깝게 느껴지는 단어이기도 했고.

 



5. [고결한 충돌]의 뮤직비디오는 "이 곡의 스케일을 (영상에) 담을 수 없다."라며 감독님이 거절하셨다. (관련 링크: [고결한 충돌] 음감회)

 



6. [고결한 충돌]의 첫 가사, 즉 이 앨범의 가장 첫 가사는 '난 주님의 아들.'이다. 내 영적인 아버지는 하나님이시며,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언급보다 주님이 먼저 언급되는데에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7. "Let us love"는 가사는 같지만, 코드 쿤스트 비트 위에 랩한 버전이 존재한다. 도저히 후렴구를 꾸밀 아이디어가 없고 피처링 제의까지 모두 거절당해서 믹스까지 했음에도 비트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 @: 음감회에서는 코드 쿤스트의 버전을 잠깐 공개하기도 했었다)

 



8. "Let us love"는 내 이야기가 아닌 사회 전반적인 결혼 문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와 아내는 가사의 내용과는 다르게 우리가 원하는 형식대로 결혼을 진행했다.

(관련 링크: Show Me The 밑바닥)

 



9. "결"은 잭 이펙트(Jack Effect)의 무료공개된 비트테입에 '만월'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바 있는 비트이다.

(관련 링크: 잭 이펙트 - [1 Of 6 Billion])

 



10. "결"의 코러스 라인 또한 소울맨 형이 스튜디오에서 즉흥적으로 불러주셨다. '엄마는 기다릴게'는 소울맨 형의 목소리다.

 



11. 2013년 12월 24일 12시 12분은 아들, 결이의 첫 심장 소리를 들은 시간이다.

 



12. "거울 안의 그녀"는 아마 국내 최초의 임산부를 위한 곡일 거다. 내 아내를 보며 느낀 것이 반, 나머지 반은 아내가 말해준 다른 임산부들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졌다.

 



13. "야임마"는 내가 21살부터 키운 고양이의 이름이다. 이 곡은 모두 임마의 관점에서 쓰여있다. 임마에게는 '아침과 밤'이 아니라 밝았다가 어두워지는 게 아닐까. 지 잘못이라 생각 안 하는 도도한 고양이니까 내가 혼낼 때는 '혼난다'의 개념이 아니라 '미움받는다'로 느끼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하며 최대한 임마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썼다.

 



14. "야임마"는 원래 CD ONLY TRACK이었지만 A&R을 맡아준 트왱스타(Twangsta)가 매우 좋아하여 정식으로 수록했다. 심지어 이 곡으로 뮤비를 찍자고 제의할 정도로 좋아했다.

 



15. "야임마"는 "난 잘래…"라고 말하며 무심하게 잠을 청하는 임마를 연기하며 끝내려고 했으나, 도저히 못 할 거 같아서 말았다.

 



16. "알고 싶지 않아"는 원래 코드 쿤스트의 앨범에 넉살이 참여할 곡으로 수록될 예정이었다.

 



17. "알고 싶지 않아"의 후렴구는 들려준 모두가 별로라며 반대했다.

 



18. 2014년 8월 11일 오후 8시 39분은 결이가 태어난 시간이다. 참고로 1973년 8월 11일은 DJ 쿨 허크(DJ Kool Herc)가 연 최초의 힙합파티가 열린 날로 기록되고 있으며, 힙합의 생일이라 불린다. 힙합의 생일 = 결이의 생일. 다빈치코드.

 



19. "충돌완화"의 원래 제목은 "I'm OK"였다(후렴구를 들어보면 알 것이다).

 



21. [고결한 충돌]의 모든 트랙은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녹음되었다. 녹음하고 산후조리원으로 돌아와서 그 날 녹음한 곡을 아내에게 들려주곤 했는데, "알고 싶지 않아"를 듣고 울어버렸다. '산후조리 중에 왜 이런 노래를 들려주지?'라는 마음이었다고… 난 별 생각 없었는데…

 



22. [고결한 충돌] CD에 찍혀있는 바코드는 실수로 기입된 바코드라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오류가 난 바코드이다.

 



23. [고결한 충돌]에는 사실 열 번째 트랙이 있었다. 일종의 기도문으로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아쉽게도 프로듀서의 실수로 이미 다른 아티스트에게 준 곡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 앨범에 실리지 못했다.

 



24. [고결한 충돌]에 랩 피처링이 없는 이유는 나만의 이야기를 담고픈 욕심도 있었지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결혼한 랩퍼가 당시에 몇 없어서이기도 하다. (+ @: 이후 기혼자 래퍼가 늘어나고 있다. 이 부분마저도 JJK는 선구자가 아닐까…)

 



25. [고결한 충돌]을 부모님께 전달하며 분명 큰 감동 받으실 거라 생각했는데, 별말이 없길래 들어봤느냐고 물어봤더니 "들어봤다.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낸 것 중에는 제일 좋은 거 같더라."라고 하셨다. 내 생각에는 자세히 안 들어본 거 같다.

 


글 | JJK

신고
댓글 23
  • 1 5.16 13:51
    멋있고 재밌네요
  • 5.16 14:58
    존경
  • 5.16 15:24
    555555?
  • 5.16 18:16
    최고였어요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는 음반이네요
  • 5.16 19:42
    울림이 깊은 문제작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대단한 작품이에요..
  • 5.16 20:23
    이걸 왜 안들었을까요..진짜 좋아요
  • 5.17 03:39
    왜 이렇게 문장에서 허세가 느껴지는 건지.. ㅋ
  • 5.17 20:30
    @저녘
    ㅋㅋㅋㅋ 저도 좀 느낌..
  • 5.17 12:17
    소울맨 클래스...
  • 5.19 00:22
    저도 약간 허세끼가 있어서 누가 썼나 했더니
    자기자신..........

    주님하고 남편 단어선택 얘기는......
    신앙이 깊으신 건 알겠는데요........
    ,,,,흠....
  • 5.19 07:38
    SNS에 본인이 직접 밝힌 내용이라면 5번 같은 건 꽤 민망해보이기도..
  • 5.24 02:58
    기획인걸 감안하면 허세는 딱히
  • 5.24 02:59
    확실히 재밌긴하네요 ㅋㅋ
  • 5.25 03:24
    ㅎㅎ재밌게 읽었습니다 이 음반 필구해야할 듯!
  • 1 5.27 15:05
    아무리 그래도 주님 보단 부모님이다....휴..
  • 6.3 01:52
    @AtheswaggerD

    만약에 부모님도 기독교 신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질수도 ^^;

  • 1 6.7 02:08
    @crazydobe
    1순위가 부모님인건 만국 공통인데 유독 다수의 기독교 신자들만 그런 마인드 가지고 사는듯 해서요..솔직히 매일 같이 하느님 예수님 한테 감사하고 사죄하며 기도 하며 표현 하는 그런 사람들이 부모님께 어버이날 카네이션과 생일 제외하면 일년에 몇번이나 표현할지..
  • 6.7 19:24
    @AtheswaggerD
    정말로 "매일 같이" 하나님 예수님에게 감사하고 사죄하며 기도하는 사람들이라면 부모님에게도 그만큼이나 더 잘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만큼 열심히는 아니지만, 신자가 된 이후에 부모님께 마음의 앙금을 풀고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 드리는데 ^^~
  • 6.7 19:26
    왜냐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나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게 가장 큰 계명 중 하나이니까요! 물론 열심히 섬긴다면서 가정을 돌보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만, 저는 솔직히 그런 분들은 어떤 종교를 가지나 그럴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1 6.10 18:25
    @crazydobe
    crazydobe 님 같은 분들만 계신다면야 제가 이런 말 할 필요도 없죠 오히려 저도 종교를 가져볼까 하는 생각 해봤을 겁니다..저만 특이한건지는 모르겠는데 제 친구 중에 송파구 근처 제법 규모 있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 아들이 있는데 얘랑 그 주변 몇몇 친구들 빼고는 그냥 뭐 .... 개독까진 아니더라도 저 새낀 내가 하느님이면 무조건 불지옥이다 싶은 놈들이 꽤 있어서 말이죠..
  • 6.10 22:50
    @AtheswaggerD
    우리 오히려 그런 사람들일수록 종교가 필요하겠구나 생각하고 넘어가요. 왜냐면 저도 초신자 때에는 똑같았을 것 같거든요. 웹상이지만, 솔직한 이야기 나누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럼 이만! ^^
  • 6.3 01:54
    저는 요즘같은 시대에 자신의 작품에 각별하게 애정을 느끼고 하나하나 곱씹어서 기억하고 기록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져 보입니다.
  • 6.6 13:27
    그냥 재밌는데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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