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기획] 남과 여, F**k을 주고 받다

title: [회원구입불가]HiphopLE2012.08.11 16:08댓글 4

hiphople_fk.jpg

남과 여, F**k을 주고 받다

※ 굳이 남자를 화성에서, 여자를 금성에서 데려오지 않아도 충분히 여성과 남성의 사고 차이나 생활 방식은 미묘하게 아니 상당히 다릅니다. 그 생각의 다름이 R&B 선율을 따라 재미있게 충돌을 했던 사건이 하나 있네요. 그 사건과 함께 저, TExt의 '남과 여의 만남'에 관한 '쥐뿔도 모르는 관점'을 좀 섞어 얘기해 볼까 합니다. 함께 하시죠.
 


1. 사건의 개요(Summary)
 
♬ ‘Fuck It (I Don't Want You Back)’ - Eamon
 
이먼(Eamon)이라는 R&B singer-songwriter가 있다. 그에게 명성을 안겨준 곡이 바로 위의 싱글, 'F**k It (I Don't Want You Back)'. 이먼의 이러한 음악 스타일은 Ho-Wop이라고 구분되는데, 부드러운 R&B 선율과 함께 hip-hop의 격함, 거친 느낌을 섞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위의 싱글은 호주와 영국에서 차트 1위를 석권하며 묘한 인기(?)를 끌었던 곡인데 재미있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1을 한 가장 욕이 많이 나오는 곡"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랐다고 한다. 아무튼 부드러운 멜로디와 어울리지 않는 '전 여친에 대한 악에 받친 저주'가 흐르는 곡으로 이먼도 재미 보고 사람들도 즐기고 뭐 그렇게 끝나는 아름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툭 튀어나온 프랭키(Frankee)라는 여가수가 자신이 이먼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며, ‘F.U.R.B. (Fuck You Right Back)’이라는 싱글을 푼다. 결국 상황은 이 곡을 통해, 아주 조목조목 반박하며 아름답게 받은 욕을 아름답게 돌려주는 모양새가 되었다. 사람들은 흥미를 가지고 ‘자기의 상황’에 ‘이 F**k you 주고받기’를 대입하기에 이른다.
 
결론적으로, 프랭키는 이먼과의 관계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그의 전 여자친구가 아니었던 것. 참 독한 마케팅이었는데, 이먼의 입장은 ‘사실 그 여자랑 관련된 일은 내 곡 ’F**k It (I Don't Want You Back)‘의 사용에 대한 라이센스의 허락을 할 때뿐이었어. 그것도 대변인을 통해서. 그냥 뭐, Ho-Wop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해’라고 쿨하게 대응했다. 뭐 이미 라이센스 주면서 돈도 더 벌었고 자기의 음악 스타일이 더욱 주목받았으니 잃을 것이 없었겠지. 역시 돈이 최고...는 아니고, 이 일은 전 아메리칸 아이돌, 현 The X-Factor USA의 심사위원이자 엄청 성공한 제작자/프로듀서 사이먼 코웰(Simon Cowell)에게서 2004년에 ‘아 그 노래, 그거 올해(2004년) 제일 좋아하는 노래야(비웃음)’의 반응을 이끌어 냈다. 덧붙여 나로 하여금 ‘도대체 호주와 영국은 얼마나 연애에서 거지 같은 느낌을 받는 사람이 많길래 두 곡 다 1위를 해먹나?’라는 의문이 들게 하면서 훈훈한 마무리(?)를 했다.
 
 


2. 우리는 결코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없어!...는 아니고
 
♬ ‘F.U.R.B. (Fuck You Right Back)’ - Frankee
 
없을 때는 그저 마냥 ‘아 저렇게 서로 F**k, F**k거려도 되니까 연애하고 싶어’일 테고, 지금 사귀는 중일 때는 ‘아 헤어져? 말아?’를 고민하는 것이 ‘연애’라는 신기루가 아닐까 한다. 뭐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렇게 화려한 연애 경험이 많지는 않은 상태에서 하는 얘기이고, 분명히 그림으로 그려 놓은 듯한, 서로가 서로에게 ’미칠 듯이 좋은 내 반쪽‘이 되어주는 커플도 있을 거다. 구구절절한 얘기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 애인이 없다고 죽상을 하고 있을만한 케이스나 좋아 죽고 안 보면 미치겠다는, 아닌 게 아니라 짜증나는 커플의 케이스는 별로 얘깃거리가 안 되니 배제하자. 자 그럼 음악 얘기로 돌아가서, 위의 음악을 듣고, 관련 이야기를 캐고 글을 구성하면서 나는 나를 웃게 했던 촌철살인의 ’남녀간의 대화‘를 떠올렸다.
 
(난감한 표정의 남자와 화가 잔뜩 나서 냉기까지 도는 표정의 여자가 카페에서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여자: 사과해.
남자: 어, 미안해.
여자: 뭐가 미안한데?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대화 같이 ‘연애의 모든 갈등을 야기하는 남녀 간의 사고 구조 차이’를 보여주는 예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가 욕을 먹는 이유는 ‘너무 무신경해서’이고, 여자가 답답한 이유는 ‘너무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지 않을까? 좀 더 헤아려 주고 맞춰주기를 바라는 여자, 그냥 원하는 것을 얘기해서 쉽게 좀 가고 스킨쉽 좀 더 하고 싶은 남자. 너무 무식하게 비약했나? 다시 말하지만, 내가 뭐를 알아서 하는 말은 아니고, 연애에서 오는 갈등을 매우 단순하게 보자면 말이다. 이미 케이블이며 공중파에 남녀 간의 사고 차이, 화법 차이에 관련하여 진지함과 웃음을 넘나드는 분석과 이야기는 넘치니 내가 굳이 어설픈 얘기를 보태지는 않겠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먼과 프랭키가 결국 마케팅에 불과한 저런 해프닝을 일으킨 것에 재미있다는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 자료를 찾는 중에도 두 개의 곡을 같이 올리고 ‘재미있다’는 반응을, 누가 더 옳다는 반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갑자기 들었던 생각이다.
 



 
3. 있는 놈은 항상 있고 없는 놈은 항상 없고
 
대중문화의 산물, 음악, 영화의 이야기에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대입하는 것은 사람들이 위안을 찾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결국 지금 이 이야기에서 다룬 것은 자신의 ‘달콤함은 짧고, 씁쓸한 뒷맛은 긴’, 성공했다고 보기 힘든 연애담을 저 노래들의 오고 감에서 다시 찾은 사람들의 상황이겠지. 얘기를 여기까지 끌어온 나도 슬슬 부담감이 드는데, 뭐 카운설러 같이 어떻게 해라, 어떻게 해야 저렇게 서로 F**k거리는 상황이 안 온다는 조언을 할 의지도 없고 자신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기보다는 당신들이 연애를 잘하든 말든 나하고 뭔 상관...은 아니고 가장 큰 사회적, 국가적 문제는 ‘있는 놈은 항상 있고 없는 놈은 항상 없는’ 양극화 현상이라고 본다. 아무쪼록 이런 양극화 현상에서 벗어나 이긴 병...아니 욕먹어도 행복한 커플이 되기를 기원한다. 마무리하자. 뭐 나로서는 저 프랭키의 노래가 좀 독한 마케팅의 일부였다는 것, Ho-Wop이라는 장르가 흥미롭다는 것 외에는 별 의미 없던 상황이다. 자료를 찾던 중 이 노래의 오고 감에서 남녀의 다른 생각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재미있는 상황이었다. 연애, 사실 환상을 품을 때까지만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연애에 끊임없이 도전해 보고 후회하겠다는 사람은 그렇게 하고, 지치고 짜증 난다는 사람은 몸에서 사리가 나올 때까지 버텨서 그 사리를 나에게 주면 좋겠다...는 농담이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나의 성별에 충실하자니 공평하지 않고 양쪽 입장을 보자니 정확하지도 않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결국 욕 안 먹는 결론은 ‘알아서 하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모쪼록 좀 더 스킨쉽하고 좀 더 기념일 챙기길. 결국 ‘당신들의 연애, 당신들이 주인공인 연애’니까. 
 
 
* 관련글


글 | Mr. TExt


신고
댓글 4
  • 8.12 20:50

    뭔가 재밌네요.ㅎㅎ

  • 8.13 12:56

    재밌네요 ㅋㅋㅋㅋ

  • 8.13 13:03

    감사합니다 : ) 


    뭐 연애 이야기이니까요. 껄껄껄

    저도 "신사의 품격" 이제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야겠네요. 끝나기만 기다렸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8.13 16:46

    오 옛날에 조브라운이 저노래 한국말로 커버헀었는데ㅋㅋㅋㅋㅋㅋ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