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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XXL 프레시맨들, 1년 간의 성적표는?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20.10.12 04:11조회 수 1951추천수 2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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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달간, 흑인음악 전문 매거진 XXL에서 새로 선정한 2020 XXL 프레시맨 클래스(2020 XXL Freshman Class)는 씬의 뜨거운 화두였다.  멤버들의 프리스타일 영상과 싸이퍼 영상은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고, 늘 그랬듯 구성원들의 자격에 대한 갑론을박은 일어났다. XXL이 맡았던 임무는 전부 완수한 현 상황에서, 이제 멤버들에게 남은 건 각자의 역량을 통해 앞으로의 행보로 씬에 증명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그들보다 1년 먼저 그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한 2019 XXL 프레시맨 클래스 멤버들은 현재까지 어떤 성적을 거두었을까?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게 래퍼 걱정이라지만, 그래도 지난 1년간 힙합 씬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영역을 넓혀온 11명의 래퍼에게 성적을 매겨 보았다. 순서는 무작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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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베이비(DaBaby)
인지도: XXL / 음악성: XL / 전망: XXL

독특한 저예산 뮤직비디오로 웃음을 자아냈던 신예 래퍼가 현 힙합 씬을 대표하는 ‘락스타’가 되기까지. 딱 1년 만에 다베이비는 단숨에 주어진 유명세와 영향력을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를 훌륭하게 보여줬다. 장르 팬들은 “Suge”의 익살스러운 테마와 비디오 속에 숨겨진 음악성과 야마(?)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들어온 물에 다베이비는 그간 다져온 음악적/육체적 실전 근육을 활용해 누구보다 대차게 노를 저었다. 실로 열심히 일한 다베이비에게 2019년 XXL 프레시맨 선정, 두 신보의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싱글 “ROCKSTAR”의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 안착은 피 같은 노력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겠다.

영리한 움직임과 소 같은 작업량 덕에, 프레시맨 선정 이후 1년간 다베이비가 일궈낸 성적은 2019년 클래스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한국에서까지 짤이 돌아다닐 정도로 독특한 캐릭터성과 대체 불가능한 톤은 음악 시장 전체의 이목을 끌었고, 릴 나스 엑스(Lil Nas X), 리조(Lizzo), 포스트 말론(Post Malone) 등과 함께 협업을 성사시키며 보다 넓은 리스너층의 귀에 들어가는 데에도 성공했다. 또한, 신보 [Blame It on Baby]를 통해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하며 “항상 비슷한 음악만 한다”라는 오명에 정면으로 맞섰다. 지지가 아깝지 않은 올곧은 태도, 대중과 코어 팬들의 입맛을 동시에 잡는 음악성이 합쳐진 그의 전성기가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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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데(Cordae)
인지도: XL / 음악성: XXL / 전망: XXL

얼마 전 크루 YBN에서 탈퇴한 후, ‘콜데’로 랩 네임을 변경한 콜데는 2019 XXL 프레시맨에 선정될 때까지만 해도 ‘요즘 잘하는 째깐이’의 이미지에 가까웠다. “Kung Fu” 등으로 트렌디한 랩 퍼포먼스를, “Old N*ggas” 등으로 (당시엔) 의외의 작사 능력을 뽐냈지만 한 단계 레벨업하기엔 무언가 부족했었다는 말씀. 하지만 역시 래퍼는 앨범으로 말한다 했던가. 약 한 달 뒤 공개된 그의 데뷔 앨범 [The Lost Boy]는 콜데를 온전히 새로운 수식어들로 둘러싸이게 했다. 첫 앨범이란 사실을 잊은 채 들어도 인상적인 완성도, 앨범에 참여한 선배 래퍼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가사적 완성도와 스킬 등은 결국 2020년 그래미상(Grammy Awards) ‘올해의 랩 앨범’ 부문 후보 등재라는 쾌거를 낳았다.

[The Lost Boy]를 통해 증명한 그의 감각과 기획력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콜데는 얼마 안 가 현세대를 대표하는 리릭시스트 중 하나로 자리를 견고히 할 확률이 높다. 혹자는 콜데를 두고 ‘넥스트 제이콜(J. Cole)’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하는데, 아미네(Aminé)나 덴젤 커리(Denzel Curry) 같은 현세대 인싸(?) 래퍼들부터 로버트 글래스퍼(Robert Glasper), 존 레전드(John Legend) 등 정통파 뮤지션들에게까지 폭넓은 러브콜을 받는 지금의 폼을 보면 굉장히 흥미로워지는 비유다. 씬에 콜데의 이름을 더욱 또렷히 각인시킬 몇 개의 대표곡, 그리고 현재로서는 조금 부족한 대중적 인지도만 확보한다면 오히려 제2,3의 콜데를 양성할 씬의 새로운 기둥이 될 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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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더 스탤리언(Megan Thee Stallion)
인지도: XXL / 음악성: XXL / 전망: XXL

다베이비와 로디 리치에 이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Savage Remix", "WAP")을 갖게 된 메건 더 스탤리언은 단 1년 사이에 기하급수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Real Hot Girl Shit'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파워풀한 캐릭터는 비욘세(Beyoncé)의 이목을 끌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흔한 트래퍼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탁월한 음악성과 센스 덕에 여전히 장르 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제는 니키 미나즈(Nicki Minaj), 카디 비(Cardi B) 다음으로 생각나는 여성 래퍼로 메건 더 스탤리온이 꼽힐 정도이며, 타임지(TIME)가 선정한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서 개척자 부문에 오르기까지 한 그녀의 기세를 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카디 비와 함께한 싱글 "WAP"로 현재도 차트 최상위권을 항해하는 중인 메건 더 스탤리언의 상업적 성과는 굳이 또 되짚어볼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평단과 대중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녀에게 한 해를 대표할 '올해의 앨범'을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 "B.I.T.C.H.", "Girls in the Hood" 등으로 고전 힙합곡들을 훌륭하게 재해석하기도 한 그녀이기에 충분히 해볼 수 있는 기대이다. 지금 이대로의 상승세와 함께 음악적 기량까지 늘어난다면, 후대의 여성 래퍼들에게서 자신에게 영감을 준 아티스트의 이름을 말하라 할 때 백이면 백 '메건 더 스탤리언'이라는 이름이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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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너(Gunna)
인지도: XL / 음악성: XL / 전망: XL

자타공인 영 떡(Young Thug)의 아들들 중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거너는 지난 1년간, 아니, 사실 XXL 프레시맨으로 선정되기 전에도 엄청난 작업량과 함께 씬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워왔다. 물론 "Drip Too Hard"와 "Hot" 이후로 차트의 최상위권을 돌파한 눈에 띄는 싱글은 없기에, 거너를 두고 다베이비, 메건 더 스탤리언 등과 같이 범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말하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힙합 씬에서만큼은 거너의 영향력 역시 꿀리지 않는다. 풀네임이 'feat. Gunna'라는 우스갯소리가 만들어질 정도로 거너는 '모든 래퍼와 협업하기 챌린지'를 진행 중이고, 그렇게 수많은 작업물이 쌓인 덕분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해서 소소한 히트를 기록하는 중이다. 

그의 음악적 기량 역시 이와 비슷한 모양새다. 거너를 향한 "항상 비트만 새로울 뿐, 멜로디도, 플로우도, 가사도 항상 비슷하다"라는 비판에 토를 달긴 어렵다. 거너가 힙합 씬에 한 획을 그을 거물이 될 것이라고 무작정 확언할 수는 없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 5월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WUNNA]를 들어보자. 비슷한 건 비슷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나은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는 확신만은 들 것이다. 귀가 탁 트일 정도로 비범한 앨범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분명 그의 음악성은 매 앨범을 거치며 소소하게 늘어가고 있다. 등장 당시만 해도 영 떡과의 사제관계가 항상 언급되던 그는 이제는 동떨어진 한 명의 완성형 래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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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 내스티(Rico Nasty)
인지도: L / 음악성: XXL / 전망: XL

자고로 장르 팬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것임이 확실한 2019 XXL 프레시맨 커버 촬영이기에, 어떤 래퍼라도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의상과 콘셉트를 들고 촬영에 임할 것이다. 그런 자리에서 리코 내스티는 동급생 중에서도 가장 펑키하고 아스트랄한 의상으로 등장했다. 그녀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트랩 메탈'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우는 리코 내스티의 카랑카랑한 랩 톤과 다채로운 스타일, 사운드 소스는 1년 뒤인 지금도 여전히 대체재를 찾기 힘드며, 프레시맨 클래스 선정 직전 공개한 믹스테입 [Nasty]와 프로듀서 케니 비츠(Kenny Beats)와 함께한 합작 프로젝트 [Anger Management]는 장르 팬들과 평단의 찬사를 받는 데 성공했다.

릴 나스 엑스(Lil Nas X)의 "Old Town Road", 메건 더 스탤리언의 "Hot Girl Summer" 등에서 뮤직비디오 카메오로 출연, 에이셉 퍼그(A$AP Ferg)나 도자 캣(Doja Cat) 등의 피처링 러브콜을 받는 등 리코 내스티를 향한 평단과 동료 뮤지션들의 사랑은 그녀의 행보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실제로 그럴 가치가 있는 희소성과 탁월한 음악성을 보유하고 있기에, 그녀의 음악적 행보는 앞으로도 전혀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코어 팬들의 사랑과는 달리, 아쉽게도 리코 내스티의 대중적 인지도는 아직 훨씬 더 오를 필요가 있다. 과연 그녀의 현실보다 이세계의 것을 지향하는 듯한 비주얼, 그리고 타협 없는 음악 세계가 시간이 지나면 범대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조급할 필요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는 그녀의 행보를 진득히 지켜보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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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페이스(Blueface)
인지도: L / 음악성: M / 전망: M

'국민 프로듀서'들의 '대중픽'으로 정해지는 2019 XXL 프레시맨 클래스의 마지막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한 블루페이스(Blueface). 등장 당시에는 모두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의 오프비트(Offbeat) 랩 스타일을 치켜세웠는데,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안타깝지만, 등장과 함께 빌보드 싱글 차트 탑10에 "Thotiana"를 올리던 블루페이스의 그 기세는 다시는 목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프레시맨 선정 후 약 2개월 뒤 공개한 EP [Dirt Bag]은 앨범 차트 48위 데뷔와 함께 소소한 성과를 거뒀고, 올해 마침내 공개된 데뷔 앨범 [Find the Beat] 역시 더욱 낮은 차트 성적과 함께 그의 하향 곡선에 하나의 점을 추가했을 뿐이다.

물론, 나름 준수하다고도 생각할 수도 있는 성적이다. 블루페이스의 음악 자체가 대중적으로 탁월하게 먹히는 코드를 품고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밈(Meme)적인 재미의 단물이 쏙 빠진 뒤 현재 블루페이스의 순수한 음악성 자체를 고평가하는 이들이 다수인 것 역시 아니다. 오프비트 스타일이라는 무기가 더는 뜨거운 화두가 아닌 현 상황 속, 블루페이스가 씬에서 인상적인 족적을 남기리라 예상하고 있는 장르 팬은 아마도 극소수일 것이다. 1~2년 동안 큰 인기를 끈 이후 근근이 먹고사는 수많은 트래퍼들의 행보를 우리는 봐왔으며, 슬프지만 블루페이스 역시 엄청난 특이점이 발동되지 않는 한 그 부류의 래퍼들 중 하나로 역사에 휩쓸리지 않을까(물론, 그 모든 래퍼들의 미래 걱정을 하는 건 정말 쓸데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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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라 웩(Tierra Whack)
인지도: M / 음악성: XXL / 전망: XL

2019 XXL 프레시맨 클래스로 선정된 티에라 웩에게 오랜만의 프로젝트 발표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선정 1년 전인 2018년 발표된 데뷔 앨범 [Whack World]가 각종 매체의 찬사를 받았었고, 이후 그녀의 대표곡 중 하나가 된 "Unemployed"가 2019년 초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으며 명분 역시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XXL 프레시맨 클래스에 선정된 모든 래퍼 중 티에라 웩은 현재까지도 가장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3월 공개된 "Unemployed" 이후로 단 한 곡도 발표하지 않은 그녀가 공백기를 보내는 사이에 동급생들은 열심히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 왔고, 그로 인해 여전히 티에라 웩의 대중적인 인지도는 아주 적은 상태이다.

개인 커리어는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지만, 그래도 티에라 웩은 선배 뮤지션들의 여전한 지지와 함께 몇 개의 피처링 벌스를 도맡았다. 지난 2019년 공개된 <라이온 킹>의 사운드트랙 앨범 [The Lion King: The Gift]에서 그녀는 비욘세와 함께 협업하는 영광을 누렸으며, 릴 야티의 신보 [Lil Boat 3], 앨리샤 키스의 4년 만의 신보 [ALICIA]에도 목소리를 보탰다. 이 모두 티에라 웩이 지난 작업물들로 자신의 훌륭한 음악성을 다 증명해 놓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작업물이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9 XXL 프레시맨 클래스 멤버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지금 주어진 인지도와 명예는 너무나도 적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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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모지(Lil Mosey)
인지도: XL / 음악성: L / 전망: L

프레시맨 클래스에 선정된 이후, 릴 모지는 양극에 놓인 두 가지의 이유로 인지도를 대차게 끌어올렸다. 하나는 싱글 "Blueberry Faygo"의 엄청난 성공과 함께 올라간 대중적인 인지도, 그리고 또 하나는 XXL 프레시맨 클래스 싸이퍼에서 선보인 허술한 랩으로 불어난 밈으로서의 인지도. 당장 올해 선정된 2020 XXL 프레시맨 영상들의 댓글만 봐도 릴 모지의 싸이퍼는 비교를 당하는 중이다. 신예들과 랩과 비교를 당하는 게 아니다. 정확히는, 릴 모지의 싸이퍼 벌스는 래퍼들의 장신구나 추임새보다도 낮은 가치가 매겨지고 있다. 심지어 2016년, 2017년, 어느 연도의 영상을 확인해도 그는 온갖 부수적인 요소들과 비교를 당하는 중.

이 정도의 조롱이라면 아티스트로서의 삶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었겠지만, 다행히 프레시맨 선정 이후 릴 모지의 음악성은 대중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정식 공개 이전부터 릴 모지의 팬들에게 극찬을 받았던 트랙인 "Blueberry Faygo"는 빌보드 핫 100 차트의 8위에 오르며 '2020년 최고의 여름 뱅어' 중 하나가 되었고, 두 번째 정규 앨범 [Certified Hitmaker] 역시 준수한 완성도와 함께 메인스트림 힙합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다만, 신보의 제목인 '보장된 히트메이커(Certified Hitmaker)'라는 타이틀을 앞으로도 지키려면 더욱 바짝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 그의 음악이 언제나 비슷하다는 불평은 벌써부터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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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디 리치(Roddy Ricch)
인지도: XXL / 음악성: XXL / 전망: XXL

선풍적인 인기를 끈 트랙 "The Box"로 2020년대 첫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 곡이라는 타이틀을 따낸 로디 리치는 2019 XXL 프레시맨 클래스 멤버 중 가장 큰 아우라를 뿜어내는 중이다. 혹자는 "The Box" 한 곡 말고 무엇이 있느냐며 의심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지난 몇 년간 차곡히 쌓아온 로디 리치의 평판과 선배 뮤지션들의 리스펙을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이지 않을까. 언제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던 그에겐 응당한 기회가 주어졌을 뿐이고, 그는 장르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그 기회를 훌륭하게 잡아냈다. 데뷔 앨범 [Please Excuse Me for Being Antisocial]은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데뷔와 함께 벌써부터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고, 동급생 다베이비와 함께한 싱글 "ROCKSTAR"로 "The Box"에 이어 다시 한번 핫 100 차트 정상을 찍기도 했다.

특유의 멜로디메이킹 능력과 보컬, 그리고 탄탄한 기본기가 씬 안에서도, 대중적으로도 널리 인정받고 있기에 로디 리치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의 다음 프로젝트가 분명히 좋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들이 더욱더 많을 터. 소식에 의하면 로디 리치는 지금이라도 당장 앨범을 발표할 만큼의 곡을 쌓아둔 상태이며, 데뷔 앨범보다 더욱 큰 임팩트를 위해 알맞은 타이밍을 생각하는 중이라 전했다. 이러한 발언 안에서도 단순히 상업적인 이익만을 위해 '곡 모음집'스러운 프로젝트를 발표하지 않으려 하는 그의 참된 자세가 엿보이지 않는가. 단언 앞으로의 힙합 씬을 이끌 재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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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 오시리스(YK Osiris)
인지도: L / 음악성: L / 전망: M

YS 오시리스의 소년미 넘치는 보컬과 멜로디컬함, 그리고 힙합과 알앤비의 경계에 있는 감성은 2019 XXL 프레시맨 중 가장 대중성이 짙었다. 실제로 프레시맨 선정 이전 그가 발표한 “Valentine”, “Worth It” 등의 트랙은 대중적으로도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바 있다. 하지만 이 곡들 이상의 중독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탓일까, 아니면 동급생 중 가장 미미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었던 탓일까? 프레시맨 선정 후 넉 달 뒤 발표한 데뷔 앨범 [The Golden Child]는 빌보드 200 차트 90위에 오르는 데 그쳤고, 해외 힙합 관련 뉴스 매체에서도 그에 관한 이슈를 다루는 기사는 찾기가 힘들다. 물론 별다른 잡음을 만들어내지 않고 묵묵히 음악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기에 오히려 옳은 행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장르 씬보다도, 그리고 예전 세대보다도 래퍼의 캐릭터가 뚜렷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요즘 판떼기에서 YK 오시리스라는 아티스트의 생명력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는 듯 비춰질 수밖에 없다.

본인도 이를 의식했는지, 몇 개월 전 YK 오시리스는 릴 우지 버트(Lil Uzi Vert)와 함께 없는 적대심을 쥐어 짜낸 듯한(?) 비프를 빚어내기도 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도 안 나는 걸 보면, 노이즈 마케팅 역시 그렇게 큰 효과를 발휘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면, 결국 YK 오시리스에게는 훌륭한 음악으로 설득하는 정공법밖에 남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다행히 그에겐 훌륭한 멜로디메이킹 능력이 있고, 심지가 굵은 랩싱잉 스타일도 생각보다 대체재를 찾기 힘들 정도로 특색 있는 편이다. 릴 모지에게 어떤 이미지가 씌워졌든, 어떤 행보를 보여왔든 결국 “Blueberry Faygo” 같은 히트 싱글이 그를 대표하게 되었듯이, YK 오시리스 역시 자신의 커리어에 모터를 달아줄 한두 곡의 히트 싱글이 터지고 난다면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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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싸진(Comethazine)
인지도: M / 음악성: L / 전망: M

지금까지의 XXL 프레시맨 클래스 역사를 되돌아보면, 평균적으로 2~3명의 래퍼가 장르 팬들 사이에서의 언급이 줄어드는 걸 체감하곤 한다. 2018년 프레시맨 클래스에서는 블락보이 JB(Blocboy JB), 와이파이스퓨너럴(Wifisfuneral) 등이 그렇고, 2017년에서는 캡 지(Kap G), 어글리 갓(Ugly God) 등이 그렇다. 2020년에는 슬프지만, YK 오시리스와 코메싸진이 이러한 길을 걷게 될 확률이 가장 높다. 물론 코메싸진의 항상 찡그리고 있는 인상, 도저히 자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폭력적인 가사와 여전히 먹혀드는 트랩 작법은 다행히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실제로 그의 커리어를 지탱하고 있는 [Bawskee] 믹스테입 시리즈는 점차 데뷔 순위를 높여가다가 프레시맨 선정 직후 공개한 [Bawskee 3.5]에서 53위를 찍으며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Bawskee 3.5]의 선방은 엄밀히 말하자면, 프레시맨 선정 후 한 달 뒤 공개한 덕분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2020년 이후다. 올해 발표된 코메싸진의 첫 스튜디오 앨범 [Pandemic]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무려 98위 하락한 151위로 데뷔했다. 2년 전 선보였던 “Walk”, “Bands” 같은 싱글의 컬트적인 인기와 비교했을 때, 사실상 많은 장르 팬들이 코메싸진이 데뷔 앨범을 발표한 줄도 몰랐다고 여겨도 큰 무리가 아니다. 물론 코메싸진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얼굴을 찡그린 채 우리를 랩으로 위협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없고, 결국 코메싸진이 현재 행복한지, 슬픈지 알 길이 없다. 다만 행복하길 바란다. 다행히 그는 평균적으로 반년에 한 번씩 작업물을 발표할 정도로 꾸준한 작업량을 증명하고 있으니, 결국 ‘노력하는 자는 결실을 본다’라는 진리는 세상 누구에게나 통한다는 걸 증명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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